소현주는 몇 초간 상황 파악을 마치고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날 정신 병원에 가두려고?”“네 병, 치료받아야 하지 않겠어?”연정훈이 되물었다.“지금 안시연 씨를 위해 화풀이해 주는 거잖아!”소현주가 눈을 붉혔다.“법률상 난 무죄니까 안시연 씨를 대신해 날 벌주려고!”“정훈아, 너 왜 이렇게 변했어? 네가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은 나였어. 그런데 안시연 씨가 생겼다고 나한테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네 어머니가...”“잊어버린 거 아니야.”연정훈이 소현주의 말을 잘랐다.그 일을 잊지 못해 지금 이렇게 발이 묶여 버렸다.“재판이 끝나고 네가 정말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난 널 치료받게 할 거야. 퇴원 기준에 도달하면 그때에는 퇴원해도 좋아.”소현주가 냉소를 터뜨렸다.“퇴원 기준? 그런 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연정훈이 안시연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연정훈은 자신의 원칙을 깨면서 안시연을 위해 복수를 하려 했다.그러자 소현주가 차가운 얼굴로 집요하게 말했다.“나한테 보상해 준다고 말했잖아.”연정훈은 여전히 덤덤했다.“내가 빚진 건 내가 갚아. 그러나 네가 안시연 씨에게 빚진 건 피할 수 없어. 두 일은 전혀 다른 결이야.”“그러니 지금부터 난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너의 유죄를 증명할 거야.”소현주가 길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내가 고의로 그랬든 고의가 아니었든 설사 정훈이 네가 증거를 위조한다고 해도 난 큰 처벌을 받지 않아!”“네가 큰 벌을 받으라는 의미가 아니야.”“안시연 씨...”“시연이는 그저 네가 받아야 할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니까.”연정훈은 아주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이런 연정훈의 모습에 소현주는 마음이 차게 식어갔다.몇 년 동안 자리를 비웠더니 연정훈의 마음에는 안시연만 남아 있었다.두 사람이 알고 지낸 것도 겨우 반년가량에 불과했다!불만, 질투, 두려움 등 모든 감정이 뒤섞여 결국 원한으로 되었다.‘내가 추락하면 너희들도 편하게 지낼 수는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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