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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91 - 챕터 500

536 챕터

제491화

변호사 사무실에서.이승우는 부승원의 설명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완전 막무가내 아니에요?”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반우희와 부승희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이승우는 부승희가 아닌 반우희를 향해 말했다.“아니, 제 말이 틀렸어요?”“그럼 이승우 씨는 시연 언니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요?”“...”“거봐요. 이승우 씨도 대답할 수 없잖아요.”이승우는 입술을 매만지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우선 연정훈이 몰래 연명걸을 처리한 건 안시연 씨를 사랑하기 때문이었어요. 이것도 잘못된 건가요?”“진짜 사랑해서 그런 건데 잘못이라고 치부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반우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럼, 소현주 의사를 왜 그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는 거죠?”“...”‘어린 녀석이 한 마디도 지지 않네.’가만히 듣고 있던 부승희가 입을 열었다.“그럼 반우희 씨 말대로면 정훈 오빠가 소현주 씨를 몰래 처리하거나 거짓 증거를 만들어 감방에 보냈어야 한다는 말이에요?”반우희는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그러자 이승우가 기세등등하며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야.’반우희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불법 행위는 틀린 게 맞아요.”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하지만 난 시연 언니가 이해돼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이성을 지킬 수 있겠어요? 언니가 이성을 되찾는다면 다시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죠.”세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부승원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부승희가 제 오빠 옆구리를 톡 치며 말했다.“어이 변호사님은 할 말 없어?”“안시연 씨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세 사람이 바로 고개를 돌려 부승원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부승원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연정훈이 정말 하늘 아래 부끄럼이 하나도 없었다면 왜 안시연 씨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겠어?”“상대가 소현주만 아니었다면 연정훈은 절대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테고 안시연 씨가 손해를 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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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안시연은 연정훈이 소현주에게 직접 벌을 주라는 게 아니었다. 만약 연정훈이 소현주의 죽음을 원하냐고 묻는다면 안시연은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연명걸의 일에도 안시연은 연정훈이 안 좋은 일에 연루될 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라고 말렸었다.하지만 연정훈이 소현주의 일에 자꾸 변명을 늘여놓자 안시연은 너무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졌다. 안시연이 무너질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는 건 연정훈이었다. 그런데 연정훈이 다른 사람의 편을 든다면 안시연은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연정훈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안시연의 애인이 아니던가!한참 생각에 잠겨 있던 안시연은 이성을 되찾고 부승원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부탁은 뭐든지 들어줬고 빠르게 부승원을 집으로 불렀다.“내가 변호할게요.”부승원의 말에 안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소현주 씨는...”이름만 뱉었을 뿐인데 안시연은 호흡이 가빠졌다.부승원은 이를 눈치채고 먼저 말을 꺼냈다.“난 변호사고 법으로 사람을 지키는 사람이에요. 그 어떤 사람도 내 원칙을 어긋나게 할 수 없고 아무리 연정훈이라고 해도 변함이 없어요. 소현주 씨에게 잘못이 있다면 끝까지 싸울게요.”연정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절대 간섭하지 않을게.”“저는 지금 당사자와 사건에 대해 얘기 중이니 연정훈 씨의 의견은 듣지 않겠습니다.”“...”안시연은 부승원을 믿었다.“그럼 작은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부승원이 노트북을 꺼내 들며 말했다.“말하세요.”“만약 형량을 받을 수 있다면 실형 선고를 바라며,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배상을 포기할게요.”부승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먼저 말씀드리자면 현재 상황이 안시연 씨에게 더 불리한 상황이에요. 병원 쪽 입장을 알아봤는데 이 사건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아주 큰 숫자의 배상금을 제시하고 있어요.”안시연이 쓴웃음을 지었다.“변호사님 그거 아세요? 제 남자 친구가 얼마 전에 그 병원에 억 단위로 기부했어요. 그러면 그 배상금이 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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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연정훈에게 소현주란 사랑이 아니라 죄책감이었다.과거의 연정훈은 사랑과 죄책감 두 감정은 전혀 섞일 리가 없을 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현재 두 감정이 뒤죽박죽 섞여버렸다.굳어버린 연정훈을 살피며 부승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소현주 씨에게 감정이 남은 거야?”“아니.”“그럼, 대체 뭔데?”연정훈은 부승원을 한참 바라보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소현주와 사귀는 동안 어머니가 삼촌을 시켜 뒷조사하게 했어. 그런데 우리가 다툰 날 소현주가 홀로 뛰쳐나갔고 삼촌이 그 틈을 타서 나쁜 짓을 했어.”“공휘?”“그래.”공휘가 어떤 사람인지는 부승원도 잘 알고 있었다. 연정훈이 많이 간추려 말했지만 부승원은 무슨 상황인지 바로 눈치를 챘다.‘이게... 이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건지.’소현주의 사고는 연정훈의 엄마로 비롯된 일이었으니 연정훈이 한평생 소현주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이번엔 소현주가 안시연에게 잘못을 저질렀고 안시연은 충분히 소현주에게 죗값을 물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정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게다가 연정훈이 안시연을 위해 소현주를 감방에 보낸다는 것도 참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그러나 연정훈이 이 사건을 방관하여 안시연의 외할머니를 죽인 소현주를 법 테두리 밖으로 보낸다면 안시연에게 너무 몹쓸 짓이었다.부승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진퇴양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그때, 부승원은 갑자기 촉이 왔다.“소현주 씨 사건 증거 제대로 확인해 봤어?”“동영상 확인했어.”“...”‘어휴. 참 매몰차긴.’부승원이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그럼 동영상은...”“검증받았는데 합성 아니래.”부승원은 정말 할 말을 잃었다.그래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그럼 넌 정말 답도 없네.”“...”“안시연 씨는 알고 있어?”부승원의 질문에 연정훈은 가만히 바라만 보았고 부승원은 바로 눈치를 챘다.연정훈이 소현주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 걸 이해할 수는 있었다. 연정훈은 이 사건에 있어 간접 가해자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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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부승원이 떠나고 연정훈은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안시연은 탁자에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그 옆에 다가가니 종이에 적은 리스트는 장례에 필요한 물품들이었다.“이건 내가 다 알아서 준비할게. 쉬고 있어.”안시연은 이런 연정훈을 쳐다도 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혼자 힘으로 하고 싶어요.”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안시연은 몇 글자를 끄적이다가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빠르게 닦아내고 다시 글을 쓰는 걸 반복했다.연정훈이 안시연의 손을 잡으며 그 행동을 저지했다.“벌써 나와 선을 긋는 거야?”안시연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뱉을 수가 없었다.한참 뒤 안시연이 힘겹게 말을 시작했다.“지금 연정훈 씨와 이런 얘기할 기분 아니에요. 무사히 외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싶어요.”“그 다음엔?”그 다음엔...안시연도 그다음을 몰랐다.하지만 지금, 이번 생에 주어진 행복과 희망을 단숨에 뺏겨버린 기분이 들었다.이젠 모든 일에 흥미를 잃어버렸다.안시연이 아무 말도 없자 연정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소현주 때문에 날 원망하고 있다는 걸 알아.”“그래요. 지금 연정훈 씨가 많이 원망스러워요.”안시연은 고분고분하게 인정했다.그리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차가운 시선으로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연정훈 씨를 원망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연정훈은 마음이 너무 아파 호흡이 가빠졌다.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안시연이 말했다.“법대로 처리하겠다는 그 말에 내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알기나 해요?”“그렇게 되면 소현주는 손쉽게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텐데 고작 그런 말로 내 입을 막으려고 했어요?”연정훈이 말을 이었다.“전에 내가 소현주에게 빚진 게 있다는 말 기억해?”“그래서 지금 그걸 갚겠다고요?”“아니.”“그럼, 뭔데요?”“지금 네가 불법이든 합법이든 소현주를 손보고 싶다면 난 절대 간섭하지 않을게. 하지만 시연아, 난 내 손으로 소현주를 두 번 망가뜨릴 수는 없어.”안시연은 마음이 흔들렸다. 연정훈에게 말하지 못할 상황이 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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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이제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안시연의 말에 연정훈은 심장이 조각조각 부서져 갔다.아무리 많은 변명을 대도 연정훈은 이길 수가 없었다.안시연을 지켜 주겠다고, 경인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정말 연정훈이 필요한 순간, 연정훈은 변명밖에 늘어놓지 못했다.그리고 빌어먹을 변명은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외할머니 장례를 마치는 대로 우리 사이도 정리해요.”“우린 진심으로 사랑했으니 내가 살 수 있게 이만 놔 줘요.”사랑하기에 그만하자는 말이 너무 대질 적으로 느껴졌다.그리고 살 수 있게 놔달라는 말은 가시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연정훈은 서재 소파에 앉아 브랜드 사에서 보내온 수많은 반지 디자인을 살폈다. 머릿속엔 반년 사이의 추억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다.사랑을 원하는 순간부터 연정훈의 사랑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그 사랑을 지금 제대로 알아차렸는데 이만 놓아주어야 했다.후드득.눈물이 반지 디자인 위로 떨어졌다.연정훈은 황급히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크게 심호흡을 뱉었고 두 눈을 질끈 감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니코틴의 자극에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담배가 꺼지면 또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을 반복하자 서재는 담배 연기로 꽉 차버렸다.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이곳에서 연정훈은 숨을 돌리고 있었다.‘아니. 우리 둘 사이를 이런 식으로 끝낼 수는 없어. 정말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뭐라도 해야겠어.’...부승원은 사건 현장을 다녀왔다. 연정훈이 자신의 제안을 빠르게 반박했지만 변호사의 촉이 안시연의 어머니가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그래서 직접 확인해 보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다.아래층에서 이웃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반우희가 보였다.부승원은 반우희를 카페로 데리고 가 디테일을 묻기 시작했다.“직업이 변호사 아니에요? 왜 탐정 일까지 겸하고 있는 거예요?”반우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알고 있는 모든 걸 말해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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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그때 카페 직원이 다가왔다.“아무것도 필요 없어요.”“...”시키지 않고 자리만 떡하니 차지한다니, 직원은 어이가 없었다.머쓱해진 반우희가 대신 메뉴판을 받아 쥐며 말했다.“일단 메뉴 한번 확인해 볼게요. 잠시만요.”“네네.”부승원은 이런 반우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방금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승주의 얘기를 확인하느라 바빴다.반우희는 부승원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며 메뉴판을 훑었고 밀크티 두 잔을 주문했다.“저도 소현정 이모를 의심하긴 했어요... 그런데 설마 이모일 리가 있겠어요? 이모는 할머니 친딸이잖아요. 할머니가 이모를 가리키지도 않았고요.”“세상 그 어느 어머니가 자기 딸을 범죄자라고 알리겠어?”“그건... 맞아요.”반우희는 빨대를 입에 물고 굳은 얼굴로 살짝 끄덕였다.멀지 않은 곳에서 직원이 반우희를 향해 손짓했다.그러자 반우희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부승원에게 말했다.“변호사님, 질문 다 하셨으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미련 없이 일어나는 반우희에 부승원은 조금 의아해했다.하지만 그날 자신이 뱉은 말을 떠올리며 반우희가 그걸 신경 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반우희는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그리고 직원이 계산서를 들고 부승원에게 내밀었다.“총 12만 원입니다. 어떻게 계산하시겠어요?”부승원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밀크티 두 잔에 12만 원?계산서를 훑은 부승원은 입가가 굳어갔다.계산서에는 무려 가게의 절반가량의 메뉴가 찍혀 있었다.고개를 돌리니 반우희가 포장된 간식을 양손에 나눠 들고 길을 건너고 있었다.“...”‘나이도 어린 게 잔머리만 좋아서.’부승원은 말없이 계산을 마쳤다....연정훈은 장례식장에서 나와 부승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두 사람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연정훈의 말 대로 부승원은 소현주를 사무실로 불렀다.짧은 두 날 사이 소현주도 많이 초췌해지고 피곤해 보였다.그러나 연정훈을 발견하고 구세주라도 찾은 듯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정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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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소현주는 몇 초간 상황 파악을 마치고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날 정신 병원에 가두려고?”“네 병, 치료받아야 하지 않겠어?”연정훈이 되물었다.“지금 안시연 씨를 위해 화풀이해 주는 거잖아!”소현주가 눈을 붉혔다.“법률상 난 무죄니까 안시연 씨를 대신해 날 벌주려고!”“정훈아, 너 왜 이렇게 변했어? 네가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은 나였어. 그런데 안시연 씨가 생겼다고 나한테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네 어머니가...”“잊어버린 거 아니야.”연정훈이 소현주의 말을 잘랐다.그 일을 잊지 못해 지금 이렇게 발이 묶여 버렸다.“재판이 끝나고 네가 정말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난 널 치료받게 할 거야. 퇴원 기준에 도달하면 그때에는 퇴원해도 좋아.”소현주가 냉소를 터뜨렸다.“퇴원 기준? 그런 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연정훈이 안시연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연정훈은 자신의 원칙을 깨면서 안시연을 위해 복수를 하려 했다.그러자 소현주가 차가운 얼굴로 집요하게 말했다.“나한테 보상해 준다고 말했잖아.”연정훈은 여전히 덤덤했다.“내가 빚진 건 내가 갚아. 그러나 네가 안시연 씨에게 빚진 건 피할 수 없어. 두 일은 전혀 다른 결이야.”“그러니 지금부터 난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너의 유죄를 증명할 거야.”소현주가 길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내가 고의로 그랬든 고의가 아니었든 설사 정훈이 네가 증거를 위조한다고 해도 난 큰 처벌을 받지 않아!”“네가 큰 벌을 받으라는 의미가 아니야.”“안시연 씨...”“시연이는 그저 네가 받아야 할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니까.”연정훈은 아주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이런 연정훈의 모습에 소현주는 마음이 차게 식어갔다.몇 년 동안 자리를 비웠더니 연정훈의 마음에는 안시연만 남아 있었다.두 사람이 알고 지낸 것도 겨우 반년가량에 불과했다!불만, 질투, 두려움 등 모든 감정이 뒤섞여 결국 원한으로 되었다.‘내가 추락하면 너희들도 편하게 지낼 수는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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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안시연은 거절하고 싶었다. 가족끼리 도란도란 도시락을 먹는데 자신이 그곳에 낄 이유가 없었다.양혁수도 이를 눈치채고 바로 거절했다.“부근에 밥집이 많아요. 근처에서 먹으면 돼요.”양지원이 살짝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지금 집밥 무시하는 거야?”“너무 적어서 두 사람이 먹기엔 부족하잖아요.”“그럼 너 말고 안시연 씨 먹게 해.”???양지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넌 조용히 차에 앉아 있어. 마침 안시연 씨에게 물을 말도 있거든.”“시연 씨에게 뭘 물어보시려고요?”양지원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묘하게 위협적이었다.그러자 양혁수가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알겠어요. 먹으면 될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안시연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차에 타요. 제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도 돼요.”안시연은 안 그래도 정신이 오락가락했는데 지금 이 상황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러나 양지원과 양석진이 정말 자신에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여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실례할게요.”“편하게 앉아요.”고분고분 차에 올라타는 안시연에 양지원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양석진을 바라보았다.양석진은 침착한 얼굴이었지만 시선은 안시연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안시연은 저번 만남보다 더 살이 빠졌고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냘팠다.양혁수는 서둘러 도시락을 열어 모든 반찬을 꺼냈다.안시연은 조금 긴장한 얼굴로 양지원에게 물었다.“하실 말씀이 뭔가요?”양지원은 돌아가신 대표를 방패막이로 삼아 말을 이었다. 그래서 요즘 조문을 오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마치 대표의 사생활을 캐는 것처럼 위장했다.안시연은 아는 게 별로 없었으나 아는 만큼 답했다.양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이거 먹어봐요.”양혁수는 고기 한 점을 골라 안시연의 앞접시에 올랐다.“고마워.”안시연은 젓가락을 들었고 조심스럽게 반찬을 입에 넣었다.바짝 긴장한 안시연을 보며 양지원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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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양혁수가 자리를 비우자, 차 안은 조용해졌다.안시연은 반찬을 조금씩 꼬집어 천천히 입에 넣었다.참다못한 양지원이 양혁수의 젓가락을 들어 안시연에게 반찬을 집어 주었다.“많이 먹어요.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안시연은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으나 고개를 들어 양지원의 눈을 마주하자 진심으로 걱정하는 게 느껴져 코끝이 시려왔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양 대표님.”양지원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양지원은 안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고 싶었으나 시기가 적당하지 않은 듯싶어 마음을 꾹꾹 눌렀다.그 옆의 양석진은 긴장한 마음을 숨긴 채로 물었다.“외할머니는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나요?”안시연의 손이 허공에 멈춰 섰다.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몰려오자 눈가가 뜨거워졌다.그래서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네.”양지원이 바로 휴지를 건넸다.안시연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휴지를 받아쥐었다.그리고 양석진이 질문을 이어갔다.“병원 측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안시연이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병원에서는 대부분 의료 사고로 치부할 텐데요.”안시연이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네, 정말 그러네요.”양지원의 눈빛이 바뀌었다.“외할머니 일은 병원 측 문제인가요?”젓가락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어느 의사가 약용량을 잘못 주사해 의료 과실이에요.”양지원과 양석진은 미리 사건 조사를 마쳐 상황을 대충 알고 있었다. 그저 안시연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 이런 질문을 했다.“정훈이가 있으니 그 의사 책임을 피하지 못하겠네요.”양지원의 말에 안시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눈물이 멈추지 않아 안시연은 휴지로 눈을 꾹꾹 눌렀다.양지원은 마음이 너무 아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또 휴지 두어 장을 뽑아 건넸다.“왜 그래요?”안시연은 휴지를 모두 주먹 안으로 말아쥐었고 고개를 점점 숙였다.처음부터 안시연은 양지원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호감을 느꼈고 오늘따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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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양지원은 안시연의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입력했다.“내가 도울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요.”양지원은 아주 완벽하게 위장했다. 마치 연정훈의 행동에 불만이 생겨 안시연을 돕는다는 뉘앙스를 풍겼다.안시연이 감동을 한 얼굴로 말했다.“감사합니다.”그때, 양혁수가 드디어 딸기를 사 들고 차로 돌아왔다.양혁수는 불만을 터뜨렸다.“3kg 딸기가 이렇게 많았어요?”양지원이 말했다.“그래?”그리고 딸기를 힐끗 보며 말했다.“뭐, 좀 많긴 하네.”“...”‘그래, 엄마가 직접 딸기를 사봤겠어?’그리고 얼마 먹지 못한 안시연을 발견한 양혁수는 안시연을 강제로 몇 술 더 뜨게 했다.얼마 뒤, 안시연은 차에서 내렸고 양혁수가 바래다주었다.두 사람이 멀리 떠나가자 양지원은 창가에 손을 올린 채로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음은 마치 불에 타는 것처럼 아팠다.이곳을 찾아오기 전 양지원과 양혁수는 안시연이 외할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사실을 알리기로 결정을 내렸었다. 하지만 고통에 잠겨 있는 아이에게 출생의 비밀을 알리는 건 더 큰 혼란을 조성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양창수를 시켜 알아보니 할머니 발인이 내일이라고 하더라.”양석진의 말에 양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장례를 마치고 안시연이 경인을 떠나 먼 나라로 출국하게 된다면 그들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사실을 고백하고 제대로 보상해 줄 거야.”양지원의 말에 양석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너뿐만이 아니야.”양지원이 고개를 돌려 양석진을 바라보았다. 양석진이 안시연을 퍽 마음에 들어 하는 게 느껴졌다.원주에서 지내며 자주 안시연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양석진은 안시연에게 많은 관심을 쏟고 있었고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사람을 시켜 바로 알아보게 했다.“그 의사 말이에요. 내가 손을 대고 싶은데.”양지원의 말에 양석진이 인상을 찌푸렸다.“안돼.”양지원이 반박하려 하자 양석진이 이렇게 타일렀다.“네가 손을 댄다고 해도 기껏해야 1년 정도 실형을 받을 거야.”“하루라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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