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연정훈은 그 평범했던 아침을 떠올리며 여전히 가슴이 답답해지고 후회가 밀려왔다.그는 안시연의 결단을 과소평가했고 그들 사이의 거리가 이토록 깊을 줄은 몰랐다.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기억 속에는 이미 돌아서 버린 안시연의 뒷모습만이 남아 있었다.연정훈은 알지 못했지만, 안시연은 돌아서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안시연은 빠르게 걸어 나가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그를 조금이라도 더 바라보면 자신이 후회할까 연정훈이 없는 세상을 두려워하게 될까 겁이 났다.앞길은 멀었고 이제 혼자서 걸어가야 했다.어떻게 비행기에 올랐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창가에 앉아 가방도 내려놓지 않은 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도착 후 일정을 세심하게 준비했지만, 안시연은 그의 계획에 따라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가져온 현금은 많지 않았지만, 당분간은 충분했다. 안시연이 머무를 곳을 찾아 새로운 도시에서 자리를 잡기에는 충분한 부족하지 않았다.안정을 찾은 뒤 연정훈에게 연락할 생각이었다. 그때쯤이면 그도 더 이상 자신을 붙잡지 않으리라 여겼다.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감으며 안시연은 머리가 터질 듯했다.사랑하던 사람을 스스로 떼어내는 일이 이런 느낌이라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이번 생에서 연정훈을 사랑한 만큼 또 다른 이를 사랑할 힘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이륙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더욱 괴로워졌다.‘정훈 씨가 아직 공항에 있을까? 지금도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그리고...안시연은 눈물을 닦고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그 반지는 여전히 손가락에 끼워져 있었다.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시선을 돌리더니 반지를 손가락에서 빼내어 손에 단단히 쥐었다.비행기가 이륙했다.하늘 위에 떠 있던 마음이 마침내 잔잔해졌다.안시연은 눈을 감으며 마음속으로 경인과 모든 것을 작별했다.몽롱한 순간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익숙한 여자 목소리였다. 안시연은 눈살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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