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정은 처음에 양혁수를 보지 못했다. 최근 안시연의 엄마 역할에 몰입해 있던 터라 안시연을 보자마자 바로 웃으며 다가왔다.“시연아, 퇴근했는데 왜 집에 안 가고 있어?”안시연이 막 대답하려는 순간, 옆에서 양혁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둘이 무슨 사이야?”안시연은 순간 멍해졌다.이제야 기억났다. 양혁수는 소현정을 극도로 싫어했고, 양혁수의 반응을 보니 아직 소현정이 안시연의 엄마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소현정도 잠시 멈칫했다.양혁수를 보자 반가움이 가득했지만, 자신의 현재 신분이 떠올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반우희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상황을 살피며 말없이 서 있었다.‘대체 무슨 상황이지?’양혁수는 다시 한번 안시연에게 물었다.“안시연, 소현정 씨와 무슨 관계야?”안시연은 한숨을 쉬며 머릿속을 정리한 후, 양혁수에게 설명하려 했다.그러나 아직 입을 떼기도 전에 맞은편에 서 있던 소현정이 갑자기 안시연 뒤쪽을 보며 무서운 표정으로 외쳤다.“조심해!”안시연이 반응할 새도 없이 소현정이 달려들었지만, 안시연에게 다가오지 못했다.안시연을 밀어낸 것은 바로 그녀 뒤에 있던 반우희였다.안시연과 반우희, 소현정과 양혁수는 각각 반대 방향으로 넘어졌고 그 사이로 작은 픽업트럭이 빠르게 지나갔다.사건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안시연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땅바닥에 앉아 있었고, 손바닥이 뜨겁게 아파졌다.작은 픽업트럭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반우희는 안시연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안시연 언니, 괜찮아요?”안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맞은편에 있는 양혁수와 소현정을 바라보았다.양혁수는 땅에서 일어나 얼굴이 굳어 있었다.소현정은 잠시 얼어있다가 맞은편을 보더니 빠르게 반응해 안시연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어디 다친 데는 없어?”안시연은 멍한 채로 고개를 저었다.소현정은 안시연의 손을 꼭 잡으며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아까 엄마가 너무 놀랐어. 원래 널 밀어내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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