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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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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그날 밤 이후로 안시연은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최미란에게 본인과 주지혁은 이미 끝난 사이라는 걸 알렸다.사실 최미란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챘었다. 주지혁을 마지막으로 본 것도 한참 지난 일이니 관계가 틀어졌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난 나이를 많이 먹은 건지 너희들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구나.”최미란은 어느새 코를 훌쩍이셨다.안시연은 말없이 최미란의 눈물을 닦아줬다.“지혁이 그 아이는 모난 곳이 없고 참 바른 아이였는데. 난 너희 둘이 참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안시연은 과거의 더러운 일을 최미란에게 알려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사람 마음이라는 건 어쩔 수가 없어요. 외할머니도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최미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인 건 최미란의 수술 경과가 아주 좋다는 것이었다. 불편한 곳이 없어 보였지만 오랜 병원 생활에 조금 지쳐 보였다.안시연은 연정훈에 대한 얘기를 꺼낼지 말지 한참을 고민했다.지금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숨겨야 했고 사실대로 말한다면 최미란이 밤낮으로 걱정할 게 뻔했다.이런 생각에 잠겨있는데 최미란이 퇴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그건 안 돼요!”안시연이 딱 잘라 말했다.병원 생활이 너무 지겨워진 최미란의 입장도 아주 굳건했다.“집은 걱정하지 말거라. 퇴원하면 네 엄마가 나랑 같이 지내며 날 보살필 테니 넌 안심하고 일하면 된단다.”안시연은 귀를 의심했다.“뭐라고요?”최미란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안시연의 손을 잡았다.“너희 엄마 그 사람이랑 완전히 끝냈어. 앞으로 경인시에서 지내며 너에게 해주지 못했던 사랑을 주고 싶다고 그랬어.”정말 믿을 수 없었다.소현정과 오성호가 함께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어떻게 갑자기 헤어지겠는가?그러나 최미란은 아주 단호하게 퇴원하겠다고 했다.소현정은 아직 경인시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최미란은 안시연더러 퇴원 수속을 밟고 내일이면 퇴원하자고 졸랐다.안시연은 덜컥 겁이 났다.소현주가 경인으로 돌아오는 것도 믿을 수가 없는데 이렇게 급히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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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주변에는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서서히 모이고 조이현은 미친 것처럼 아우성쳤다. 몇 개월 전 우아하고 도도하던 조이현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안시연 씨, 저희가 내쫓을까요?”경호원의 물음에 안시연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경찰에 신고부터 해주세요.”“네.”경호원이 경찰에 신고하자마자 주지혁이 도착했다.조이현에 비해 주지혁은 번듯한 정장 차림에 예전과 같은 반반한 얼굴이었고 조이현을 바라보는 시선에 지겨움이 가득했다.주지혁은 경호원에게 둘러싸인 안시연을 발견하고 불만인 듯 얼굴을 찌푸렸으나 바로 조이현을 낚아채고 밖으로 끌었다.“여기까지 와서 왜 난동을 피워?”주지혁이 도착하고 조이현은 더 흥분에 겨워 소리쳤다.“이래도 안시연이랑 아무 사이가 아니야? 내가 안시연 찾아오자마자 달려왔잖아. 너 안시연 못 잊었잖아!”조이현은 주지혁의 가슴팍을 내리치며 울음을 터뜨렸다.“꿈속에서 안시현 이름 불러서 뭐 해? 안시연은 돈 많은 남자 찾아 잘만 사는데.”안시연은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났다.헤어진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주지혁 때문에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니 어이가 없었다.조씨 가문의 사위가 되겠다고 그 난리를 부리고 떠난 사람이 왜 그런 짓이나 하는 건지 참.안시연이 주지혁을 향해 말했다.“당장 데리고 가요. 안 그러면 우리 쪽에서 손 쓸 거니까.”안시연의 말에 조이현은 악독한 표정을 짓더니 주지혁의 손에서 벗어나 안시연을 향해 달려왔다.상황은 또 걷잡을 수 없이 혼란해졌다.안시연은 행여나 최미란이 알게 될까 빠르게 사람을 시켜 조이현을 붙잡았고 병실 안으로 들어가 최미란을 진정시키려 했다.그런데 몸을 돌리니 병실 문이 벌써 열려 있었다.그 순간 안시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게다가 조이현이 아무렇게나 흩뿌린 사진 중 몇 장이 최미란의 발치에 떨어져 있었다.최미란이 허리를 숙여 사진을 주었고 안시연은 최미란을 막을 기회조차 없었다.그리고 이 틈을 타 조이현이 큰 소리로 외쳤다.“할머님! 댁 손녀는 몸 파는 사람이에요! 스폰서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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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같은 시간 연정훈은 출장 중이었고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안시연은 수술실 문 앞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경호원이 연정훈에게 연락했다.“핸드폰 그 사람한테 넘겨요.”“네.”경호원은 텅 빈 눈을 하는 안시연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안시연 씨, 연정훈 대표님 전화입니다.”연정훈이라는 세 글자에 안시연은 조금 기운을 차렸다. 하지만 곧 죄책감에 시달렸다.만약 연정훈과 엮이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있었다.“시연아.”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안시연은 마음이 진정되는 게 느껴졌다.안시연은 머리카락을 쥐어 잡고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사실 그건 아니었다.연정훈이 없었다면 안시연은 오늘까지 버틸 수도 없었을 것이다.“연정훈 씨...”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목이 메어왔다.“너무 조급해하지 마. 바로 병원장한테 연락해 제일 능력 좋은 의사를 보낼 테니 외할머니 아무 일도 없을 거야.”안시연은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통화 종료 후 몇 분 뒤 낯선 얼굴의 의사가 찾아왔다.안시연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 시야가 흐려졌고 많은 사람 중 왠지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다.“현주 씨 먼저 준비하고 있어요. 나랑 같이 들어가요.”“네. 걱정하지 마시고 저한테 맡겨주세요.”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안시연도 대화 내용을 들었지만 최미란의 걱정에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렇게 안시연은 수술실로 들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그리고 몇 시간의 기다림 끝에 최미란이 무사히 수술실에서 나왔다.안시연은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 시간 동안 안시연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병원장은 안시연과 함께 사무실로 가서 얘기하자고 했고 안시연은 최미란을 잠시 챙기다가 의사를 따라갔다.사무실 안에는 적지 않은 의사가 대기하고 있었고 안시연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어르신의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입니다. 너무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고 수술 경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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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안시연은 잠시 고민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안시연도 소현주 의사가 연정훈 과거의 여자가 맞는지 궁금했다.하지만 아쉽게도 연정훈이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 의사가 퇴근했고 남자 의사 한 분이 당직을 서고 있었다.날이 상당히 추운 건지 따뜻한 병원 안에 들어선 연정훈의 몸에서 냉기가 사라지지 않았다.“좀 어때?”연정훈은 바로 안시연을 챙겼다.안시연은 조금 전보다 많이 진정되었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다행히 외할머니한테 아무 문제없대요.”연정훈은 안시연이 일부러 강한 척하는 게 눈에 보여 자신의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괜찮아. 내가 돌아왔으니 남은 건 내가 다 알아서 할 게.”“괜찮아요.”안시연은 연정훈의 품에서 나오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난 멀쩡해요. 방금 외할머니가 쓰러졌을 때 조금 놀랐을 뿐이에요.”연정훈은 촉촉한 안시연의 눈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 아주 잘했어.”안시연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의사 사무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혹시 소현주가 갑자기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늘 밤 외할머니 곁을 지킬 거야?”연정훈의 물음에 안시연이 고개를 저었다.“의사가 그러는데 외할머니 푹 쉬어야 한대요. 그래서 간병인 두 명한테 맡기고 난 내일 낮에 오려고요.”최미란이 쓰러졌는데 안시연까지 무너질 수 없었다.많이 성숙한 안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안시연과 함께 한동안 병실 앞을 지키다가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조이현이 난동을 부린 사건은 크다고 하면 크고, 사소하다면 또 사소한 일이었다. 특히 연정훈 쪽 사람이 신고한 것이니 경찰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법대로 하세요. 처벌받을 건 당연히 받아야죠.”연정훈은 그 끝으로 전화를 끊고 안시연에게 물었다.“고소할 거야?”“네!”대답하는 안시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조이현은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었다. 온갖 준비를 마쳐 최미란에게 충격을 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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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서랍을 열자 도장 같은 물건들이 가장 먼저 보였다.가장 깊숙한 곳에는 벨벳 재질의 짙은 색 액세서리 박스가 있었다.안시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 박스를 꺼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사파이어에 감탄을 자아냈다.이 목걸이의 이름이 스탄티스, 벤더였던 거로 기억했다.스탄티스.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그리고 불변의 사랑을 의미했다.연정훈과 소현주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본 적이 없어도 이 목걸이 하나에 질투에 눈이 멀 것 같았다.자리에 앉은 안시연은 오늘 만났던 소현주를 떠올렸다.그때, 서재 문이 벌컥 열리고 안시연은 손에 쥔 물건을 서랍 안에 넣을 시간이 없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액세서리 박스를 닫아버렸다.유난히 조용한 방안에서 딸깍 닫히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연정훈이 고개를 돌리자 어색한 미소를 짓는 안시연이 보였다.연정훈은 안시연 손에 쥔 목걸이를 발견했으나 평온하게 드라이기를 들고 안시연 맞은편에 앉았다.안시연이 입술을 만지작거리다가 물었다.“이렇게 빨리 씻은 거예요?”“요즘 돈 들어갈 곳이 많이 수도세 아끼려고.”연정훈의 농담에 안시연이 미소를 지었고 목걸이를 원상 복구하고 연정훈의 옆에 앉았다.“내가 말려줄까요?”“그럼 나야 감사하지.”연정훈이 드라이기를 넘겼다.안시연은 의자 등받이 뒤로 서서 거의 연정훈을 끌어안는 자세로 머리를 말렸다.연정훈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안시연의 손길을 받아들였다.얼마 후 안시연은 건조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다 됐어요.”그리고 드라이기를 정리했다.연정훈은 다시 눈을 뜨고 정리하고 있는 안시연에게 물었다.“그 목걸이 신경 쓰여?”안시연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저 목걸이 보면 그때 추억이 생각나지 않아요?”“난 한 번도 꺼내 보지 않았어.”“그래도... 간직하고 있잖아요.”“아니. 간직한 게 아니라 잊어버린 거야.”안시연은 옛날 기억을 끄집어냈다.“브랜드 사에서 선물한 그날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이 목걸이 나한테 준다고 말하더니 다시 몰래 챙겨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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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누가 그래?”연정훈의 질문에 안시연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누군가 나한테 알려줬어요.”연정훈이 인상을 찌푸렸다.“누가 자주 너한테 이런 말을 했던 거야?”안시연은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거론된 차수가 적은 편은 아니었다.김세연이 처음 안시연을 내쫓았을 때도 소현주라는 이름이 나왔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다녔던 학교에 대한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만약 또 누군가 너한테 그 사람에 대해 얘기한다면 꼭 나한테 알려줘. 내가 처리할게.”안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말없이 연정훈을 쳐다보았는데 방금 물음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어쩔 수 없이 연정훈은 바른대로 대답했다.“의사 맞아.”안시연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오늘 만난 소현주 의사가 바로 소문 속 소씨 가문 아가씨라는 것에 확신이 들었다.소문으로만 듣다가 직접 만나 보니 과연 남달랐다.연정훈을 떠나고도 멋지게 제 전공을 살려 사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그래서 참지 못하고 또 질문했다.“왜 헤어진 건데요?”연정훈은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해주지 못했고 그 사람에게 더 좋은 선택이 생겼거든.”안시연은 속이 텅 비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연정훈이 내내 잊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 사람이 다시 돌아와 연정훈 씨가 좋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그건 그 사람 선택이지.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어.”연정훈은 안시연을 안아 들고 안방으로 걸어갔다.안시연은 연정훈의 목에 두 팔을 감쌌고 여전히 불안해했다.그러자 연정훈은 안시연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그 사람이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우린 헤어지기 전이였어.”그러니 소현주의 배신이었다는 걸 의미했다.안시연은 그제야 모든 게 이해가 갔다.연정훈의 성격상 자신을 배신한 여자를 용서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러한 대답을 듣고 모든 상황이 납득되었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았다.“아직도 걱정돼?”연정훈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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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퇴근할 무렵, 안시연은 간병인의 연락을 받았다.“안시연 씨. 연 대표님이 오셨어요.”안시연은 깜짝 놀라버렸다.그러자 간병인은 사건전말을 세세히 설명했다. 알고 보니 최미란은 간병인을 수상히 여겨 간병인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을 말하지 않으면 당장 링거 뽑고 퇴원하겠다고 난동을 부린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상사에게 연락했고 연정훈에게도 연락이 갔던 것이었다.그 결과 연정훈이 병원을 찾아갔다.안시연은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병원으로 뒤쫓았지만 병실 밖엔 이미 진수빈이 도착해 있었다.급하게 달려오는 안시연을 보며 진수빈이 말했다.“너무 급해 마세요. 연 대표님 할머님과 얘기 잘하고 계세요.”무슨 얘기?안시연은 연정훈이 최미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그래서 노크도 하지 않고 벌컥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병실 안에서, 최미란은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있었으며 연정훈은 멀지 않은 곳에서 사과를 깎고 있었다.“우리 시연이 어렸을 때는 사과를 많이 안 좋아했어요. 겨우 얼리고 달래서 한 조각씩 먹였어요.”“시연이 지금도 사과 좋아하지 않아요.”둘의 대화에 안시연은 조금 어리둥절해졌다.최미란은 아침보다 훨씬 편안해진 얼굴로 안시연에게 물었다.“퇴근한 거니?”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연정훈은 예쁘게 깎은 사과를 절반 나눠 최미란과 안시연에게 나눠줬다.“난 배고프지 않아요.”그러자 연정훈은 최미란을 향해 말했다.“봐요. 지금도 안 먹잖아요.”그 말에 최미란이 웃음이 터졌다.???연정훈은 반쪽짜리 사과를 다시 절반으로 잘라 안시연에게 건넸다.“조금이라도 먹어. 저녁 먹으려면 아직 더 있어야 하니까.”“그래요.”안시연은 얼떨결에 사과를 받아쥐었다.그러자 최미란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릴 때보다는 말을 잘 듣는구먼.”안시연이 조금 부끄러워져 얼굴을 붉혔다.“할머니...”병실은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안시연은 연정훈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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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연정훈은 소현주를 발견하고 얼굴을 살짝 굳혔고 안시연은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의 인연이라는 건 참 신기했다. 연정훈의 옛 애인을 안시연이 먼저 마주쳤고 오늘 드디어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소현주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연정훈과 안시연이 다정하게 스킨십하는 걸 보며 얼굴을 굳혔다.몇 초 후, 정신을 차린 소현주가 먼저 그곳으로 다가갔다.소현주의 등장에 연정훈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어젯밤 소현주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걸 보아 두 사람이 먼저 만났다는 걸 이미 예상한 터였다.소현주가 입을 열었다.“오랜만이야.”연정훈은 대답하지 않았다.안시연이 흘러내리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의도가 다분하게 물었다.“소현주 의사와 아는 사이였어요?”“...”안시연과 소현주는 말없이 연정훈의 대답을 기다렸다.“그래.”연정훈은 무뚝뚝하게 대답하더니 안시연을 제 옆으로 당기고 소현주에게 인사를 시켰다.“여긴 내 여자 친구, 안시연.”소현주는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그러나 다시 완벽한 미소를 지으며 안시연을 향해 악수를 건넸다.“우리 어제도 만났지만 다시 인사해요.”안시연도 소현주의 손을 잡았다.짧은 접촉이었지만 왠지 소현주가 껄끄럽게 느껴졌다.다행히 연정훈은 이런 어색한 상황이 계속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소현주와 몇 마디 주고받지도 않고 안시연의 손을 잡고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소현주는 덩그러니 자리에 남겨졌고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지 않았다.안시연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았다.고개를 돌리니 태연하게 미소를 짓는 소현주가 보였다.다른 동기가 소현주를 찾자 소현주는 연정훈이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동기와 대화했다.차에 오르고 연정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어제 소현주 만나고 와서 날 떠본 거야?”“맞아요.”안시연이 솔직하게 인정하자 연정훈도 할 말이 없었다.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다니. 연정훈은 잔꾀 많은 소현주가 손을 댄 게 아닌지 의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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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반우희를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반우희는 편한 운동복 차림에 한 손에는 삶은 옥수수를 들고 있었고 안시연과 연정훈을 향해 두 눈을 반짝였다.“안시연 씨도 여기 살아요?”안시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제 외할머니가 곧 여기로 이사 올 거예요.”“정말 이런 우연이!”비록 작은 우연이었지만 안시연은 기쁜 마음이 들었다.지인이 위층에서 지낸다면 외할머니가 이곳에서 지내도 안심을 할 수 있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이 반우희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별말 없이 두 사람이 대화하도록 슬쩍 자리를 비켜주었다.집안에는 쌓인 먼지가 많았고 저녁 여가 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청소하려 했다. 안시연은 반우희에게서 청소 도구도 빌렸다.그리고 반우희는 위층을 향해 한껏 목청을 높였는데 버섯 머리의 세 아이가 쪼르르 내려왔다. 남자아이 두 명과 여자아이 한 명이었는데 모두 10살 정도로 보였다.안시연이 깜짝 놀라 물었다.“반우희 씨 동생이에요?”반우희가 자랑스럽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안녕하세요!”버섯 머리 세 명이 꾸벅 인사를 올렸다.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고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가 차 안에 뒀던 간식을 넘겨줬다.간식을 받은 아이들은 소매를 걷으며 너도나도 일을 돕겠다고 했다.집안은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가장 밝은 남자아이의 이름은 승주였고 연정훈을 힐끗 살피며 몰래 안시연에게 말했다.“누나 남자 친구는 참 게을러요.”“...”연정훈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갔다.그러나 안시연은 웃음이 터졌다.반우희는 옥수수를 지그시 입에 물더니 깨끗한 수건을 연정훈에게 건넸다.“연정훈 씨도 쉬지 말고 빨리 창문부터 닦아요.”연정훈은 눈앞이 캄캄해졌다.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떠올리며 연정훈은 수건을 받아 쥐었다.안시연은 말없이 수건을 들고 창문을 닦는 연정훈이 조금 귀엽게 보였다. 그리고 몰래 자신을 반성했다.연정훈은 자신을 위해 계속 변하고 있으니 굳이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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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사실 진수빈도 한참을 고민하다가 연정훈을 찾았다. 두 사람의 연애 시절도 지켜봤었던 진수빈이라 연정훈이 소현주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비운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만약 소현주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진수빈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죄를 뒤집어쓸 수 있었다.이에 진수빈은 선택권을 연정훈에게 넘기기로 했다.그런데 갑자기 위층에서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연정훈이 고개를 들자 작은 고개는 쏘옥 다시 들어갔다가 또 몰래 빼꼼 내밀었다.승주라는 이름의 남자아이였다.저 꼬마가 대체 어디에서부터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안시연은 바로 위층에 있었고 꼬마가 이상한 말이라도 꺼낸다면 연정훈은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연정훈은 직접 소현주를 구하러 갈 마음이 없었다. 못 들은 척 외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아량을 베푸는 것으로 생각했다.“경찰에 신고해.”그리고 연정훈은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남겨진 진수빈은 단순히 경찰에 신고할 것인지, 아니면 연정훈의 이름을 빌려 경찰 쪽에 연락을 남길 것인지를 고민했다.‘에휴.’위층의 안시연은 연정훈이 다시 돌아온 걸 발견하고 물었다.“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요?”연정훈은 옆에서 간을 보는 개구쟁이를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소현주에게 일이 생겼다는데 경찰에 대신 신고해 줬어.”안시연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러나 연정훈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 표정으로 다시 하던 일을 이어갔다.“무... 무슨 일이 생겼는데요?”안시연의 질문에 연정훈은 바른대로 말했다.“식사 자리에서 곤란한 상황이 생겼대.”안시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직접 연락해 도와달라고 했어요?”“난 연락처 차단했고 운전기사를 통해 나에게 알렸어.”“그렇구나...”옆의 반우희는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채고 빠르게 소란을 피우는 세 아이를 진정시켰다.그때, 연정훈의 핸드폰이 울렸다.직감적으로 소현주와 관련된 일이라는 게 느껴졌다.연정훈이 전화를 받았고 대화 내용은 회사에 관련된 것이었다.“지금 회사에 가봐야겠어. 넌 여기에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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