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4화

작가: 라오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안시연은 잠시 고민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안시연도 소현주 의사가 연정훈 과거의 여자가 맞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정훈이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 의사가 퇴근했고 남자 의사 한 분이 당직을 서고 있었다.

날이 상당히 추운 건지 따뜻한 병원 안에 들어선 연정훈의 몸에서 냉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좀 어때?”

연정훈은 바로 안시연을 챙겼다.

안시연은 조금 전보다 많이 진정되었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다행히 외할머니한테 아무 문제없대요.”

연정훈은 안시연이 일부러 강한 척하는 게 눈에 보여 자신의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내가 돌아왔으니 남은 건 내가 다 알아서 할 게.”

“괜찮아요.”

안시연은 연정훈의 품에서 나오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난 멀쩡해요. 방금 외할머니가 쓰러졌을 때 조금 놀랐을 뿐이에요.”

연정훈은 촉촉한 안시연의 눈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아주 잘했어.”

안시연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의사 사무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혹시 소현주가 갑자기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밤 외할머니 곁을 지킬 거야?”

연정훈의 물음에 안시연이 고개를 저었다.

“의사가 그러는데 외할머니 푹 쉬어야 한대요. 그래서 간병인 두 명한테 맡기고 난 내일 낮에 오려고요.”

최미란이 쓰러졌는데 안시연까지 무너질 수 없었다.

많이 성숙한 안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안시연과 함께 한동안 병실 앞을 지키다가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조이현이 난동을 부린 사건은 크다고 하면 크고, 사소하다면 또 사소한 일이었다. 특히 연정훈 쪽 사람이 신고한 것이니 경찰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법대로 하세요. 처벌받을 건 당연히 받아야죠.”

연정훈은 그 끝으로 전화를 끊고 안시연에게 물었다.

“고소할 거야?”

“네!”

대답하는 안시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조이현은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었다. 온갖 준비를 마쳐 최미란에게 충격을 주었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05화

    서랍을 열자 도장 같은 물건들이 가장 먼저 보였다.가장 깊숙한 곳에는 벨벳 재질의 짙은 색 액세서리 박스가 있었다.안시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 박스를 꺼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사파이어에 감탄을 자아냈다.이 목걸이의 이름이 스탄티스, 벤더였던 거로 기억했다.스탄티스.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그리고 불변의 사랑을 의미했다.연정훈과 소현주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본 적이 없어도 이 목걸이 하나에 질투에 눈이 멀 것 같았다.자리에 앉은 안시연은 오늘 만났던 소현주를 떠올렸다.그때, 서재 문이 벌컥 열리고 안시연은 손에 쥔 물건을 서랍 안에 넣을 시간이 없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액세서리 박스를 닫아버렸다.유난히 조용한 방안에서 딸깍 닫히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연정훈이 고개를 돌리자 어색한 미소를 짓는 안시연이 보였다.연정훈은 안시연 손에 쥔 목걸이를 발견했으나 평온하게 드라이기를 들고 안시연 맞은편에 앉았다.안시연이 입술을 만지작거리다가 물었다.“이렇게 빨리 씻은 거예요?”“요즘 돈 들어갈 곳이 많이 수도세 아끼려고.”연정훈의 농담에 안시연이 미소를 지었고 목걸이를 원상 복구하고 연정훈의 옆에 앉았다.“내가 말려줄까요?”“그럼 나야 감사하지.”연정훈이 드라이기를 넘겼다.안시연은 의자 등받이 뒤로 서서 거의 연정훈을 끌어안는 자세로 머리를 말렸다.연정훈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안시연의 손길을 받아들였다.얼마 후 안시연은 건조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다 됐어요.”그리고 드라이기를 정리했다.연정훈은 다시 눈을 뜨고 정리하고 있는 안시연에게 물었다.“그 목걸이 신경 쓰여?”안시연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저 목걸이 보면 그때 추억이 생각나지 않아요?”“난 한 번도 꺼내 보지 않았어.”“그래도... 간직하고 있잖아요.”“아니. 간직한 게 아니라 잊어버린 거야.”안시연은 옛날 기억을 끄집어냈다.“브랜드 사에서 선물한 그날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이 목걸이 나한테 준다고 말하더니 다시 몰래 챙겨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06화

    “누가 그래?”연정훈의 질문에 안시연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누군가 나한테 알려줬어요.”연정훈이 인상을 찌푸렸다.“누가 자주 너한테 이런 말을 했던 거야?”안시연은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거론된 차수가 적은 편은 아니었다.김세연이 처음 안시연을 내쫓았을 때도 소현주라는 이름이 나왔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다녔던 학교에 대한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만약 또 누군가 너한테 그 사람에 대해 얘기한다면 꼭 나한테 알려줘. 내가 처리할게.”안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말없이 연정훈을 쳐다보았는데 방금 물음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어쩔 수 없이 연정훈은 바른대로 대답했다.“의사 맞아.”안시연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오늘 만난 소현주 의사가 바로 소문 속 소씨 가문 아가씨라는 것에 확신이 들었다.소문으로만 듣다가 직접 만나 보니 과연 남달랐다.연정훈을 떠나고도 멋지게 제 전공을 살려 사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그래서 참지 못하고 또 질문했다.“왜 헤어진 건데요?”연정훈은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해주지 못했고 그 사람에게 더 좋은 선택이 생겼거든.”안시연은 속이 텅 비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연정훈이 내내 잊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 사람이 다시 돌아와 연정훈 씨가 좋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그건 그 사람 선택이지.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어.”연정훈은 안시연을 안아 들고 안방으로 걸어갔다.안시연은 연정훈의 목에 두 팔을 감쌌고 여전히 불안해했다.그러자 연정훈은 안시연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그 사람이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우린 헤어지기 전이였어.”그러니 소현주의 배신이었다는 걸 의미했다.안시연은 그제야 모든 게 이해가 갔다.연정훈의 성격상 자신을 배신한 여자를 용서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러한 대답을 듣고 모든 상황이 납득되었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았다.“아직도 걱정돼?”연정훈은 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07화

    퇴근할 무렵, 안시연은 간병인의 연락을 받았다.“안시연 씨. 연 대표님이 오셨어요.”안시연은 깜짝 놀라버렸다.그러자 간병인은 사건전말을 세세히 설명했다. 알고 보니 최미란은 간병인을 수상히 여겨 간병인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을 말하지 않으면 당장 링거 뽑고 퇴원하겠다고 난동을 부린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상사에게 연락했고 연정훈에게도 연락이 갔던 것이었다.그 결과 연정훈이 병원을 찾아갔다.안시연은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병원으로 뒤쫓았지만 병실 밖엔 이미 진수빈이 도착해 있었다.급하게 달려오는 안시연을 보며 진수빈이 말했다.“너무 급해 마세요. 연 대표님 할머님과 얘기 잘하고 계세요.”무슨 얘기?안시연은 연정훈이 최미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그래서 노크도 하지 않고 벌컥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병실 안에서, 최미란은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있었으며 연정훈은 멀지 않은 곳에서 사과를 깎고 있었다.“우리 시연이 어렸을 때는 사과를 많이 안 좋아했어요. 겨우 얼리고 달래서 한 조각씩 먹였어요.”“시연이 지금도 사과 좋아하지 않아요.”둘의 대화에 안시연은 조금 어리둥절해졌다.최미란은 아침보다 훨씬 편안해진 얼굴로 안시연에게 물었다.“퇴근한 거니?”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연정훈은 예쁘게 깎은 사과를 절반 나눠 최미란과 안시연에게 나눠줬다.“난 배고프지 않아요.”그러자 연정훈은 최미란을 향해 말했다.“봐요. 지금도 안 먹잖아요.”그 말에 최미란이 웃음이 터졌다.???연정훈은 반쪽짜리 사과를 다시 절반으로 잘라 안시연에게 건넸다.“조금이라도 먹어. 저녁 먹으려면 아직 더 있어야 하니까.”“그래요.”안시연은 얼떨결에 사과를 받아쥐었다.그러자 최미란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릴 때보다는 말을 잘 듣는구먼.”안시연이 조금 부끄러워져 얼굴을 붉혔다.“할머니...”병실은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안시연은 연정훈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드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08화

    연정훈은 소현주를 발견하고 얼굴을 살짝 굳혔고 안시연은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의 인연이라는 건 참 신기했다. 연정훈의 옛 애인을 안시연이 먼저 마주쳤고 오늘 드디어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소현주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연정훈과 안시연이 다정하게 스킨십하는 걸 보며 얼굴을 굳혔다.몇 초 후, 정신을 차린 소현주가 먼저 그곳으로 다가갔다.소현주의 등장에 연정훈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어젯밤 소현주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걸 보아 두 사람이 먼저 만났다는 걸 이미 예상한 터였다.소현주가 입을 열었다.“오랜만이야.”연정훈은 대답하지 않았다.안시연이 흘러내리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의도가 다분하게 물었다.“소현주 의사와 아는 사이였어요?”“...”안시연과 소현주는 말없이 연정훈의 대답을 기다렸다.“그래.”연정훈은 무뚝뚝하게 대답하더니 안시연을 제 옆으로 당기고 소현주에게 인사를 시켰다.“여긴 내 여자 친구, 안시연.”소현주는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그러나 다시 완벽한 미소를 지으며 안시연을 향해 악수를 건넸다.“우리 어제도 만났지만 다시 인사해요.”안시연도 소현주의 손을 잡았다.짧은 접촉이었지만 왠지 소현주가 껄끄럽게 느껴졌다.다행히 연정훈은 이런 어색한 상황이 계속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소현주와 몇 마디 주고받지도 않고 안시연의 손을 잡고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소현주는 덩그러니 자리에 남겨졌고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지 않았다.안시연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았다.고개를 돌리니 태연하게 미소를 짓는 소현주가 보였다.다른 동기가 소현주를 찾자 소현주는 연정훈이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동기와 대화했다.차에 오르고 연정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어제 소현주 만나고 와서 날 떠본 거야?”“맞아요.”안시연이 솔직하게 인정하자 연정훈도 할 말이 없었다.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다니. 연정훈은 잔꾀 많은 소현주가 손을 댄 게 아닌지 의심이 갔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09화

    반우희를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반우희는 편한 운동복 차림에 한 손에는 삶은 옥수수를 들고 있었고 안시연과 연정훈을 향해 두 눈을 반짝였다.“안시연 씨도 여기 살아요?”안시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제 외할머니가 곧 여기로 이사 올 거예요.”“정말 이런 우연이!”비록 작은 우연이었지만 안시연은 기쁜 마음이 들었다.지인이 위층에서 지낸다면 외할머니가 이곳에서 지내도 안심을 할 수 있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이 반우희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별말 없이 두 사람이 대화하도록 슬쩍 자리를 비켜주었다.집안에는 쌓인 먼지가 많았고 저녁 여가 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청소하려 했다. 안시연은 반우희에게서 청소 도구도 빌렸다.그리고 반우희는 위층을 향해 한껏 목청을 높였는데 버섯 머리의 세 아이가 쪼르르 내려왔다. 남자아이 두 명과 여자아이 한 명이었는데 모두 10살 정도로 보였다.안시연이 깜짝 놀라 물었다.“반우희 씨 동생이에요?”반우희가 자랑스럽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안녕하세요!”버섯 머리 세 명이 꾸벅 인사를 올렸다.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고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가 차 안에 뒀던 간식을 넘겨줬다.간식을 받은 아이들은 소매를 걷으며 너도나도 일을 돕겠다고 했다.집안은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가장 밝은 남자아이의 이름은 승주였고 연정훈을 힐끗 살피며 몰래 안시연에게 말했다.“누나 남자 친구는 참 게을러요.”“...”연정훈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갔다.그러나 안시연은 웃음이 터졌다.반우희는 옥수수를 지그시 입에 물더니 깨끗한 수건을 연정훈에게 건넸다.“연정훈 씨도 쉬지 말고 빨리 창문부터 닦아요.”연정훈은 눈앞이 캄캄해졌다.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떠올리며 연정훈은 수건을 받아 쥐었다.안시연은 말없이 수건을 들고 창문을 닦는 연정훈이 조금 귀엽게 보였다. 그리고 몰래 자신을 반성했다.연정훈은 자신을 위해 계속 변하고 있으니 굳이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10화

    사실 진수빈도 한참을 고민하다가 연정훈을 찾았다. 두 사람의 연애 시절도 지켜봤었던 진수빈이라 연정훈이 소현주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비운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만약 소현주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진수빈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죄를 뒤집어쓸 수 있었다.이에 진수빈은 선택권을 연정훈에게 넘기기로 했다.그런데 갑자기 위층에서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연정훈이 고개를 들자 작은 고개는 쏘옥 다시 들어갔다가 또 몰래 빼꼼 내밀었다.승주라는 이름의 남자아이였다.저 꼬마가 대체 어디에서부터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안시연은 바로 위층에 있었고 꼬마가 이상한 말이라도 꺼낸다면 연정훈은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연정훈은 직접 소현주를 구하러 갈 마음이 없었다. 못 들은 척 외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아량을 베푸는 것으로 생각했다.“경찰에 신고해.”그리고 연정훈은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남겨진 진수빈은 단순히 경찰에 신고할 것인지, 아니면 연정훈의 이름을 빌려 경찰 쪽에 연락을 남길 것인지를 고민했다.‘에휴.’위층의 안시연은 연정훈이 다시 돌아온 걸 발견하고 물었다.“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요?”연정훈은 옆에서 간을 보는 개구쟁이를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소현주에게 일이 생겼다는데 경찰에 대신 신고해 줬어.”안시연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러나 연정훈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 표정으로 다시 하던 일을 이어갔다.“무... 무슨 일이 생겼는데요?”안시연의 질문에 연정훈은 바른대로 말했다.“식사 자리에서 곤란한 상황이 생겼대.”안시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직접 연락해 도와달라고 했어요?”“난 연락처 차단했고 운전기사를 통해 나에게 알렸어.”“그렇구나...”옆의 반우희는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채고 빠르게 소란을 피우는 세 아이를 진정시켰다.그때, 연정훈의 핸드폰이 울렸다.직감적으로 소현주와 관련된 일이라는 게 느껴졌다.연정훈이 전화를 받았고 대화 내용은 회사에 관련된 것이었다.“지금 회사에 가봐야겠어. 넌 여기에서 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11화

    연정훈이 회사로 돌아간 건 정말 급한 볼일이 생긴 게 맞았다.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해결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꽤 복잡한 문제가 생겼다.한참 바삐 움직이는데 진수빈이 연락을 와 소현주 사건을 해결했다고 전했다.사인하던 연정훈의 손이 뚝 멈춰 섰다. 연정훈은 굳은 얼굴로 통화를 종료했고 소현주 연락처 차단을 풀었다.얼마 뒤 소현주가 전화를 걸어왔다.연정훈은 차가운 얼굴로 통화 버튼을 눌렀고 두 사람은 한참 침묵을 유지했다.결국 참지 못한 소현주가 피곤한 목소리로 먼저 말을 걸었다.“오늘 저녁엔 고마웠어.”연정훈은 펜을 내려 두고 의자 등받이 몸을 기댔다.“내가 전에 했던 말 잊었어?”“기억해...”“그럼 오늘 직접 신고했어야지.”그 말에 소현주가 냉소를 터뜨렸다.“정훈아, 내가 신고했다면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그건 네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냉기가 도는 연정훈의 목소리에 다른 사람이었다면 바로 전화를 끊었을 것이다.하지만 소현주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다. 한때 연정훈의 사랑을 받았던 사람으로 연정훈의 차가움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정훈아, 아직도 나한테 많이 화가 나 있다는 걸 알아.”거의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연정훈은 무표정으로 다시 펜을 들고 문서를 처리했다.차단을 해제한 건 소현주와 과거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한 주일 시간 줄게. 안시연 외할머니를 다른 의사에게 넘겨.”차단을 푼 게 겨우 이 이유인 것을 소현주는 예상하지 못했다.소현주는 한발 늦어버렸다.“난 내 힘으로 정당한 경로로 취직했어. 안시연 씨 만난 건 단지 우연일 뿐이야.”소현주가 덤덤하게 변명했다.“세상에 그렇게 많은 우연은 존재하지 않아.”“나랑 자주 만나는 게 불편하대?”“이런 이유라면 너 정말 실망이야.”연정훈은 소현주가 잔꾀가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안시연은 소현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연정훈은 안시연을 선택했으니 안시연을 감싸고 도는 게 당연했다.소현주는 한참 침묵했다.“연정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12화

    배신은 말 그대로 배신이었고 그 어떤 이유를 대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연정훈에게 있어 이유는 결국 변명이었고 굳이 듣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연정훈이 아무 말없자 소현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꺼냈다.“널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넌 재벌가 도련님이었고 난 내 최선을 다해 겨우 좋은 학교를 나왔지. 그래도 우린 대화가 잘 통했고 바라보는 미래도 일치해 어쩌면 어울리는 한 쌍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그래서 우리가 결혼하고 함께 그릴 미래를 꿈꿨지.”소현주는 덤덤하게 말을 꺼냈으나 자꾸 목이 메어 목소리가 낮아졌고 어느새 눈시울마저 붉어졌다.“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난 너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 잠을 잘 수 없었고 넌 나와의 결혼을 약속하지 않아 더욱 불안에 휩싸였지.”소현주의 목소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소현주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며 연정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나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아?”연정훈은 이런 소현주의 모습에도 전혀 미동이 없었으며 차가운 얼굴을 유지했다.소현주가 두 눈을 감더니 가방에서 USB 하나를 꺼냈다.“내가 널 떠나게 된 건 네 어머니가 사람을 시켜...”목이 메어 한참 뜸을 들인 소현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날 성폭행했어.”큰 사무실에는 기이할 정도로 침묵이 찾아왔다.연정훈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소현주는 조용히 손에 쥔 USB를 테이블 위로 올렸다.“그날 차 안의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이야.”연정훈이 인상을 찌푸렸다.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연정훈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사람을 시켜 아들의 여자 친구를 성폭행하다니 김세연의 할 법한 행동이 아니었다.연정훈이 믿지 못하자 소현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공휘라는 사람 알지?”그 이름에 연정훈이 표정을 팍 찡그렸다.공휘는 김세연의 사촌 동생으로 늘 철없이 허송세월하는 사람이었다.“그러니까 어머니가 삼촌을 시

최신 챕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40화

    “부 변호사님, 연 대표님을 데려가지 않으면 저 여기 두고 갈 거예요!”술집 3층 복도에서 반우희는 부승원을 다시 한번 위협했다.부승원은 느긋한 태도로 대답했다.“그래. 두고 가.”반우희는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부 변호사님, 제발 저를 그만 괴롭혀요! 한 달에 월급 100만 원밖에 안 주시면서요!”“양시연 씨에게 전화해 봤어?”반우희는 불만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정말 너무하네요. 양시연 언니까지 끌어들이는 건 아니잖아요?”부승원은 계속해서 질문했다.“전화했어?”반우희가 대답했다.“...했어요!”부승원은 냉소적인 어조로 대답했다.“우정 때문에 그 정도 의지도 없어졌어.”반우희는 어이없었다.“...”‘욕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어쩌지?’반우희는 방문을 열고 연정훈이 소파에 기대어 조용히 쉬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한시름 놓았다.“양시연 씨가 연정훈을 데려가면 너는 후문으로 나가.”부승원이 말했다.“왜요?”반우희가 불만스럽게 물었다.부승원은 즉시 전화를 끊어버렸다.반우희는 미칠 것 같은 마음에 핸드폰 화면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화를 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시연이 가방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왔다.반우희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이 달려가 사과했다.“언니, 죄송해요. 일부러 여기까지 오게 해서.”양시연은 반우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방에서 작은 액세서리를 꺼내 반우희에게 건넸다.“미안해할 건 나예요. 우희 씨까지 곤란하게 해서요.”“아니에요!”반우희는 팔찌를 찬 순간 얼굴이 환해졌다.그녀는 양시연을 데리고 연정훈을 보러 가며 말했다.“연 대표님이 계속 핸드폰을 들고 계셨어요. 언니에게 전화하려는 것 같더니 중간에 언니를 차단해 버렸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무슨 이유인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양시연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강한 술 냄새가 확 밀려왔다. 양시연은 테이블 위에 가득 놓인 빈 병들을 훑어보았다.싱글 소파에 앉아 있는 연정훈은 눈을 감고 반쪽이 어둠에 가려져 있었다. 그는 머리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9화

    밤10시.방 안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변백호는 손에 책을 말아 쥐고 소파를 두드리며 양시연을 재촉했다.“빨리 해. 이러다 시간 다 되겠어.”양시연은 펜을 쥔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이마에 땀을 흘리며 문제를 풀고 있었다.시험지는 다양한 언어와 주식, 은행, 세무 지식이 얽힌 난해한 문제들로 가득했다.점수가 잘 나올 것 같지 않자 양시연은 살짝 변명할 생각이 들었다.“이거...네가 안 가르쳐 준 부분이 많아서...”“어떤 문제?”변백호는 차가운 눈빛을 던졌다. 전공과 관련된 부분에서 변백호는 무섭게 엄격했다.양시연은 선택지 하나를 펜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변백호는 말아놓은 책을 펼쳐 양시연의 머리를 툭 쳤다.“이 문제 네가 귀국하기 전 마지막 수업에서 가르쳤던 거잖아!”양시연은 머리를 감싸 쥐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문제 빨리 풀어.”변백호는 싫증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가르친 학생 중에 네가 제일 형편없어.”양시연은 침묵했다.“...”양시연은 서둘러 답안을 작성했고 마지막 순간에 간신히 시험지를 제출했다.변백호는 즉석에서 채점했고 양시연의 점수는 80점이었다.됐다. 합격이다.변백호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형편없어.”양시연은 할 말이 없었다.변백호는 학생들에게 매우 엄격해서 100점 만점에서 80점이 되어야 겨우 통과라고 인정했다. 그의 다른 학생들은 모두 천재에 가까워서 양시연은 그들을 따라가기 버거웠다.중에는 이제 막 성인이 된 혼혈 여학생이 있었고 그녀는 대학을 일찍 마친 상태였다. 그녀는 기계처럼 정확한 두뇌를 가졌고 정보를 입력하면 답이 바로 나오는 듯했다.“그럼...이제 집에 가도 될까?”양시연은 조심스럽게 변백호를 살피며 물었다.변백호는 조금 더 양시연을 잡아두려 했지만, 휴대폰 알림이 울리자 태연히 자세를 고쳐 앉으며 손짓했다.“가 봐.”양시연은 마침내 해방된 기분으로 방을 빠져나갔다.양시연이 나가자마자 변백호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카톡 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8화

    양시연이 일어나 문을 열려고 하자 변백호가 양시연의 목을 감싸며 앞으로 끌어당겼다.“이거 놔. 무슨 짓이야.”변백호는 장난스럽게 말했다.“힘 좀 써서 나한테서 벗어나 봐.”양시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변백호, 너가 내게 복싱을 몇 번이나 가르쳤다고! 그마저도 나를 샌드백 삼아 때리기만 했는데 내가 대체 뭘 배웠겠어?”변백호가 혀를 차며 말했다.“에이. 정말 형편없네.”양시연은 어이없었다.“...”“당장 놔!”양시연은 소리쳤다.양시연이 정말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확인한 변백호는 흥미를 잃은 듯 양시연을 풀어주며 투덜거렸다.“양혁수가 널 어디가 좋다고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체력도 허약한 데다 그다지 똑똑해 보이지도 않는데.”양시연은 이를 악물었다. 정말 짜증이 치밀었다.변백호는 매번 만날 때마다 이렇게 양시연을 깎아내리곤 했다.분노에 찬 얼굴로 양시연은 문을 열었다. 배달 직원일 거로 생각했지만, 문이 열리는 순간 양시연은 멈칫했다.연정훈...?연정훈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했다. 겉옷을 대충 손에 걸친 채 흰 셔츠의 단추는 두어 개 풀려 있었고 손등의 핏줄은 도드라져 있었다. 창백한 얼굴엔 감정이 묻어나지 않았다.비서가 전한 말이 떠오르며 혹시 따지러 온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양시연은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어떻게 오셨어요?”‘무슨 일이냐고?’양시연은 묘하게도 차분했다.연정훈은 숨이 막힐 듯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를 악물고 차가운 목소리로 내뱉었다.“시계를 방에 두고 왔어요.”“시계요?”양시연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어디 두셨는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찾아드릴게요.”“내가 직접 찾을 거예요.”양시연은 잠시 멈칫했다. 생각에 잠긴 찰나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며 변백호의 귀찮은 듯한 연극조 목소리가 들려왔다.“자기야, 누구랑 얘기 중이야?”양시연은 침묵했다.“...”양시연은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연정훈의 검은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은 채 응시하자, 양시연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7화

    검은색 벤츠가 스쳐 지나가며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길가에 서 있던 연정훈은 입가에 냉소를 띠고 있었다.배은망덕하다.아주 좋다.양시연이 연정훈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양시연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지 의아했다. 계약을 체결한 다음 날부터 마치 동물을 훈련하듯 연정훈의 눈앞에 나타나는 빈도가 줄어들었고 그녀의 열정도 점차 식어갔다. 어젯밤에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이른 아침부터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연정훈의 얼굴을 스쳤다.연정훈은 무거운 표정으로 방으로 돌아가며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양시연에게 강한 한 수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는 스스로 억눌렀다.연정훈은 계속해서 양시연에게 핑계를 만들어 주었다. 아마 그녀가 너무 바빠서 그럴 것이라 스스로 위로했다.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양시연이 계속 연정훈에게 신경 쓸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점심 무렵 양시연의 비서가 나타나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양 대표님께서 오전에 급한 일이 생겨 연 대표님과의 쇼핑을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연정훈의 마음속 불만은 어느 정도 가셨고 연정훈은 냉랭한 표정으로 비서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인가요?”“별일은 아닙니다.”비서는 미소 지었다.“그냥 양 대표님의 남자친구가 귀국해서 대표님께서 마중 나가신 것입니다.”스윽!비서의 말이 끝나자마자 등 뒤로 한기가 느껴졌다. 눈앞에서 연정훈의 얼굴이 급격히 변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검은 눈동자 속에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스쳤고 곧 차가운 눈빛으로 얼어붙었다.연정훈은 고개를 들고 천천히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양 대표님이 왜 가셨다고요?”“남자친구...마중 나갔습니다.”비서는 울고 싶은 지경이었다.이 일이 목숨을 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비서는 연정훈의 얼굴을 힐끗 바라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연정훈이 묻지 않는 틈을 타 살짝 자리를 피했다.다시 돌아보니 연정훈은 표면적으로 여전히 냉정을 유지하며 젓가락으로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6화

    양시연은 주 팀장의 얼굴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계약서를 들어 확인한 후에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양시연의 마음 한편에 묘한 감정이 스쳐 갔으나 양시연은 담담히 받아들였다.“연 대표님과 정인 그룹이 저희 인터참을 믿고 맡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양시연은 사람들을 향해 차분히 말했다.주 팀장은 환한 미소로 답했다.“그럼요. 저희는 양 대표님을 믿습니다.”양시연은 침묵했다.“...”부승원은 변함없는 담담한 얼굴로 계약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일행과 함께 자리를 떴다.주 팀장은 양시연에게 식사를 제안했지만, 양시연은 정중히 거절했다.“다음에 주 팀장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제가 초대하겠습니다.”“네. 좋아요.”그 사람들을 배웅한 후 비서가 사무실로 달려가 좋은 소식을 전했다. 양시연이 돌아서자마자 사무실 안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몇몇 담당자를 회의실로 불렀다.중요한 이야기를 마친 후 조려욱과 몇몇은 연정훈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주 팀장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어야 했다고 생각했다.“양 대표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몇몇 사람들은 양시연을 바라보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양시연의 답을 기다렸다.양시연이 말했다.“계약은 이미 체결했으니 이제는 우리의 몫입니다. 투자자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겠지요.”“연 대표님께서는 저희 쪽에 머무르고 계시잖아요.”비서가 상기시켰다.양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연 대표님의 생활을 세심하게 챙기고 최고의 예우를 다하세요.”사람들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양시연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과거 그녀와 연정훈이 사귀었던 사이였고 연정훈이 이렇게까지 배려하는 것을 보고 혹시 그가 재결합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었다.하지만 재결합은 중요하지 않았다.설령 연정훈이 양시연을 다시 원한다 해도 양시연이 원하는 것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5화

    연정훈의 폭탄 같은 질문에 양시연은 말문이 막혔다.다행히 연정훈의 얼굴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허둥지둥 상처를 치료하느라 대화 주제를 넘길 수 있었다.상처를 달고 연정훈은 말을 멈췄다.그러나 그 질문에 양시연은 그날 밤 불면에 시달렸다.하지만 불면에 시달린 건 가장 큰 이유는 연정훈의 조건이었다.‘내 돈... 그게 어떤 돈인데.’양시연은 이튿날 아침까지 생각에 잠겼다. 연정훈이 아직 잠에서 깨지도 않았는데 부승원은 정인 그룹의 법무팀과 프로젝트 책임자를 대동해 이곳을 찾았다.“투자에 대해 대표님이 직접 얘기를 하셨습니다. 추후의 사항은 저희가 맡을 예정입니다.”양시연은 심장이 철렁했다.연정훈에게 연락하고 싶었으나 직원이 아직 쉬고 있다고 전해 감히 문을 두드릴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양시연은 책임자와 배틀을 할 수밖에 없었다.중도에 양시연은 작은 핑계를 대고 자리를 비웠고 비서를 시켜 몰래 상황을 지켜보게 했다.그리고 예상한 대화가 흘렀다.“주 팀장님이 그러던데 연 대표님이 30% 아래로 승낙하셨다네요.”양시연은 화가 났다.어젯밤 고작 긁힌 거로 끝내는 게 아니었다!전 남자 친구치고 멀쩡한 사람이 없다더니 다 사실이었다!사무실 안에서 주지한은 부승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연 대표님이 이미 계약서 초안을 작성했다고 하던데 잠시 후 확인해 볼까요?”부승원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왜 주 팀장님이 작성한 게 아닌가요?”주지한은 단순한 사람이라 아무 걱정 없이 답했다.“연 대표님께서 다 생각이 있지 않겠어요? 어젯밤 확인하시고 아랫사람을 시켜서 작성했나 보죠.”부승원은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사실 그 이유가 아닐 것이다.주지한은 계속 말을 이었다.“양시연 씨도 참 대담하시지. 듣자 하니 고작 10%에 우릴 보내려고 하다니.”그리고 쯧, 소리를 내며 말했다.“꿈이 참 야무지셔요.”“아, 참.”주지한이 고개를 돌려 부승원에게 말했다.“대표님을 직접 체험하러 오게 한 건 미인계 아니에요?”부승원은 대답하지 않았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4화

    그 소리에 양시연은 괜히 연정훈에게 좋은 음식을 먹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모든 노력이 거품이 되는구나 싶었는데 양시연이 다시 생각을 고치고 말했다.“연 대표님, 그 땅의 가치는 그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나와의 협력에서 고작 땅만 노린다면 양시연 대표님의 선구안이 참 별로라고 생각되는데요.”“...”양시연이 눈을 데굴데굴 굴렀다.“연씨 가문의 투자를 받는다는 건 곧 경인에서 입장권을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그러니 입장권으로 50% 받는 것도 과분한 일이 아니지요.”양시연이 침묵했다.가치를 따져본다면 연정훈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가장 이상적인 결말이라면 연정훈이 땅을 넘기는 것이었으나 지금 보니 비현실적인 것 같았다.하지만 30%나 넘기는 건 너무 마음이 아팠다.“18%는 어떠세요? 서로 한 걸음만 양보하는 게...”연정훈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삼십.”양시연은 이를 악물었다.“그럼 땅은 물론 그 위에 건축한 모든 시설까지 팔게요.”“안 살 겁니다.”“...”정말 말이 통하지 않았다.양시연이 이런저런 생각을 굴리고 있는데 연정훈이 작게 신음을 뱉는 게 들렸다.고개를 들어 상황을 확인한 양시연이 입을 딱 벌렸다.연정훈의 얼굴에 쉐이빙 크림이 반쯤 지워졌는데 왼쪽 얼굴에 빨간색 상처가 늘어났다.어린 직원은 이 상황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양시연은 빠르게 휴지를 뽑아 상처를 감싸며 큰 소리로 말했다.“빨리 의사 불러요!”양시연은 크게 힘을 주지 않았지만 연정훈은 상처가 아주 화끈거렸다. 아마 쉐이빙 크림이 상처를 타고 들어간 것 같았다.그래서 누를 필요가 없다며 되려 감염 우려가 있다고 말하려는데 고개 들어 긴장한 양시연을 발견하고 그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의사는 아주 빠르게 현장에 도착했다.양시연은 휴지를 들었고 상처는 꽤 깊어 보였다.연정훈을 편한 자리로 옮기게 하고 의사 여러 명이 연정훈을 둘러쌌다.이에 어지럼증을 느낀 연정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3화

    연정훈은 이렇게 배가 터질 정도로 먹긴 처음이었다. 거의 턱 끝까지 음식이 찬 것 같았다.식사 후 디저트도 삼킬 수가 없었다.양시연은 매실차를 들고 오며 배시시 웃었다.“이걸 마시면 소화에 좋대요.”“...”그렇게 연정훈은 또 매실차를 비웠다.11시를 막 넘긴 시간이라 아침이자 점심을 한 번에 먹은 셈이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의 얼굴을 살피다가 산책을 하자며 밖으로 끌었다. 그리고 드디어 공적인 일을 입에 올렸다.“이 프로젝트는 정인 그룹에 있어 보잘것없는 프로젝트라 해도 저희 회사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 될 수 있어요.”양시연이 먼저 약한 모습을 보였다.연정훈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먼저 시선을 피해 앞으로 걸었다.양시연이 하루 종일 애를 쓴 건 자신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양시연은 포기하지 않고 그 발걸음을 맞춰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만약 토지 제공이 어렵다면 혹시 투자는 안 될까요?”연정훈이 표정 한번 변하지 않고 말했다.“고려해 볼 게요.”“그럼 정말 다행이고요.”양시연은 웃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몰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그때 연정훈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몇 시인지 물었다.“거의 12시가 되어가네요.”“점심 시간엔 일 얘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밥 먹고 일 얘기는 하지 말자니, 갑질이 아닐 수가 없었다.하지만 양시연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방을 잡아드릴 테니 고객으로서 체험 한번 해보시는 게 어떠세요?”“그렇게 해줘요.”양시연은 연정훈이 까다롭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직접 방을 체크하고 연정훈을 안으로 들여보냈다.깨끗한 방안에는 누군가 머문 흔적도 없었다. 침대 헤드에는 YSY라는 이니셜이 적힌 카드가 있었다.“다른 방은 이미 예약되어 있는데 제 방 하나만 비어 있어 그곳으로 모실게요.”양시연이 설명했다.“걱정마세요. 저도 아직 묵은 적이 없어 깨끗하답니다.”연정훈이 양시연을 힐끗 보며 말했다.“점심엔 어디에 있을 거예요?”“사무실이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32화

    제어 버튼은 모두 안전벨트 측에 있었고 그 손잡이를 잡으려면 연정훈의 몸 위를 가로 타야 했다.양시연은 자신이 넘치게 대답했지만 한참 더듬어도 손잡이가 느껴지지 않았다.‘응? 뭐지?’연정훈이 시선을 아래로 깔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손잡이 찾았어요?”연정훈은 등 뒤로 몸을 기대지 않고 바른 자세로 앉았고 목소리가 바로 양시연의 귓가에 전해졌다.조금 머쓱해진 양시연이 바로 몸을 뒤로 뺐다.“아, 그건 다른 차량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착각한 것 같은데 이 차량은...”버튼이 어디 있는지 기억을 되짚어 보는데 연정훈이 손을 뻗어 왼쪽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손쉽게 몸이 뒤로 빠지고 각도가 조절되었다.“...”‘할 줄 알았으면 진작 하지 그랬어?’이런 속마음을 읽은 건지 연정훈은 팔짱 끼는 자세를 취하며 천천히 말했다.“방금 알았어요.”양시연은 어이가 없었다.‘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워하며 양시연은 시동을 걸었다.그러나 연정훈은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특히 입을 삐죽이는 모습이 방금 사무실보다 많이 편해 보여 만족스러웠다.목적지를 향하는 내내 양시연은 창을 내려 직접 과일나무와 양어장을 소개했다.대화속에서 연정훈은 양시연이 많이 변한 게 느껴졌다. 외모와 분위기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논리와 단어 선택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앵두나무를 지나치며 양시연이 물었다.“맛 보실래요?”연정훈은 양시연이 먹고 싶은 게 아닌지 의심이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양시연은 바로 근처에 차를 세우고 전문적인 도구로 빠르게 앵두를 땄다.차창 바로 밖에서 양시연은 페트병의 물로 앵두를 씻었고 한 줌을 연정훈에게 넘겼다.“이 앵두는 치라엘 쪽에서 옮겨온 거라 알이 크고 과즙이 많아요.”연정훈은 앵두를 힐끗 살폈다. 양시연은 크고 예쁜 앵두만 자신에게 넘겼다.그래서 하나를 쥐어 입안에 넣으니 단맛이 가득 퍼졌다.“어때요?”양시연이 물었다.“나쁘지 않네요.”그러자 양시연이 웃음을 터뜨렸고 빙 돌아 다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