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안시연은 베개에 엎드려 잠시 쉬고 있었다. 시야가 맑아지자 베개 위에 떨어진 남자의 머리카락 하나를 발견했다.입술을 살짝 깨문 채, 손가락에 머리카락을 감아올렸다.연정훈은 안시연보다 먼저 일어나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저택 안은 여전히 고요해 마치 그들 둘만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안시연은 부엌에 먹을 것이 있을지 의아했다.그러던 중,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안시연은 이불을 몸에 단단히 감싼 채 머리카락을 가볍게 정리하며 따뜻한 이불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연정훈은 아직도 잠옷 차림이었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가득했다.오늘 아침엔 안경까지 쓴 연정훈은 온화하고 우아한 느낌을 더 풍겼다. 연정훈은 아침 식사를 손에 들고 문으로 들어섰고 햇살이 연정훈의 옆을 스쳐 가며 잘생긴 얼굴을 더욱 뚜렷하고 현실감 넘치게 했다.안시연은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연정훈은 그녀를 바라보다, 나른한 모습에 입을 열었다.“내려오지 말고 침대에서 먹어.”안시연은 잠시 의아해했다.연정훈은 항상 깔끔하고 규칙적인 사람이었기에 연정훈의 침대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막 거절하려는 순간, 연정훈은 이미 접시를 들고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그는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입가심부터 해.”안시연은 그를 한 번 올려다보고 조용히 두 손을 뻗어 컵을 받았다.물을 입에 머금고 헹구며 문득 소설 속의 한 문장이 떠올랐다.남자가 당신을 사랑할 때는 정말 음식을 떠먹여 주고 손톱까지 잘라주지만, 사랑하지 않을 때는 원칙과 규칙만을 내세운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 치며 말했다.“빨리 안 먹을 거야? 배 안 고파?”안시연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에 네가 말했던 원칙들 생각 중이야.’그러나 겉으로는 얌전하게 대답했다.“배고파.”연정훈은 그녀 뒤에 앉으며 미트 스파게티를 내밀었다.“천천히 먹어.”안시연은 그 말을 듣고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 입에 넣었다.최대한 조심스럽게 먹으려 했지만, 두 번이나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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