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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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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당황한 안시연은 얼빠진 듯 연정훈을 쳐다보다가 한참 후에야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연정훈이 여전히 뒤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감을 느끼며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바깥은 햇빛이 눈에 부셨다.안시연이 나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수빈이 얼른 내려서 맞이했다.“안시연 씨, 대표님은요?”안시연은 그를 보고도 놀란 가슴이 가라앉지 않았다.그녀는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3층에요. 일이 좀 있어요.”진수빈은 그녀를 차에 태웠다.안시연은 얼빠진 상태로 뒷좌석에 탔다.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을 보니 땀이 흥건했다.진수빈은 연정훈이 없는 틈을 타서 미련한 짓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려 했다.하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안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진 비서님은 양 의원을 본 적이 있어요?”진수빈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방금 차에 탄 사람이 양 대표님 아니었어요?”안시연이 침묵하자, 진수빈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는 양혁수가 함부로 하다가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안시연이 더 놀랄까 봐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이 계시니 오해를 풀 수 있을 겁니다.”안시연은 힘없이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심장이 계속 쿵쾅거리고 있다.전국 남자들의 발언권 순위를 매긴다면 양석진은 단연 10위권에 들 것이다.그녀는 양지원도 만난 적이 있는데, 거리감은 느꼈지만 긴장감이나 공포감은 없었다.연정훈의 경우, 학창 시절의 기억이 있어서 다시 만난 후 신분이 하늘과 땅 차이였음에도 두려운 감정은 없었다.하지만 양석진은 다르다. 그녀는 사무실 문밖에 서 있을 때 다리까지 나른해졌다.그녀는 눈을 감고 아직 거기 있는 연정훈을 생각했다.연정훈도 양석진에게는 손아랫사람인데 불리하지 않을까?안시연은 삐져서 이렇게 큰 문제를 일으킨 것이 좀 후회됐다.한참 지나도 연정훈이 나오지 않자, 그녀는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했다.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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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구청.위층 사무실에서 비서가 연정훈을 보내자마자 양석진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보지 않고도 누군지 알았다.“지원아.”전화기 저편에서 양지원은 변함없는 남자의 덤덤한 목소리에 코끝이 찡했다.사실 최근 몇 년 그녀는 그에게 거의 전화를 하지 않았다.양혁수가 허튼짓을 하는데 미처 돌아가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부탁한 것이다.그녀는 책상 앞에 앉은 채 전화가 연결되자 손가락으로 전화선을 감았다.“오빠, 오늘 신세 많이 졌어요.”“응.”아무 감정도 실리지 않은 외마디 대답이었다.양지원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다음에 집에 오면, 제가 직접 요리해서 대접할게요.”“내가 죽어야 시간이 나서 제사상이라도 차려주겠지.”“...”그동안 항상 그를 피했고, 그가 집에 돌아오면 출장을 갔던 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오빠는 지금 바쁘잖아요? 제가 어떻게 시간을 뺏겠어요?”그녀의 말에 전화기 너머에서 한참 말이 없었다.잠시 후 남자가 입을 열었다.“내가 총통부 근처에 묵고 있으니 도착하면 사람을 내려보낼게.”“저는 아마...”“오늘 나한테 신세 진 거 갚는다고 생각해.”양석진은 그녀의 말을 중도에 잘랐다.양지원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또 한참 침묵이 흘렀다.잠시 후, 그녀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저녁 8시까지 갈게요.”“기다릴게.”-연정훈의 한마디에 안시연은 안도감이 들었지만,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오후에야 양혁수에게서 전화가 왔다.“미안해요. 당분간 선배님과 결혼할 수 없어요.”안시연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혁수 씨, 부탁인데 다시는 이 얘기를 꺼내지 말아요. 저는 박복한 사람이라 이러다가 제명에 못 죽을 것 같아요.”“...”“제가 안 가서 연정훈이 비웃던가요?”생각해 보니 그런 것도 아니다.차에서 내릴 때 위로의 뜻으로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전화기 저편에서 양혁수가 코웃음을 치며 연정훈을 음흉하다고 욕했다.“그 사람이 혁수 씨에게 무슨 짓을 했어요?”“말로는 시연 씨를 보내준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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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소현정을 생각하니 안시연은 마음이 복잡했다.그녀는 엄마를 보고 싶지만 소현정을 보고 싶지는 않다. 소현정은 전혀 그녀가 상상했던 엄마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시연아?”최미란이 그녀를 불렀다.“외할머니.”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최미란은 한숨을 쉬며 이전처럼 그녀를 달랬다.“일단 와. 평안 부적이라도 가져가야지.”안시연은 원래 핑계를 대고 가지 않으려 했는데 갑자기 양석진이 경인시에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 대단한 분이 양혁수의 일로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여동생인 양지원을 무척 아끼는 것 같다.그녀는 결국 병원에 가기로 했다. 모녀 관계를 생각해서 더 이상 미련한 짓을 하지 말라고 소현정을 설득하고 싶었다.그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소현정은 병실에 없었다.“엄마는 내 상태를 물어보러 의사한테 갔어.”이 말을 들은 안시연은 의심스럽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잡생각 할 겨를도 없이 최미란이 그녀를 끌어당기더니 삼각형 모양의 부적을 그녀의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너를 무사하게 지켜주는 거니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안시연은 입을 삐죽거렸다.“몸에 지니고 다니기 불편해요.”“그럼 가방에 넣어두고 외출할 때 들고 다녀.”안시연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소현정이 계속 돌아오지 않자, 최미란은 빨리 가보라고 안시연을 재촉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병실에서 나와 의사 사무실로 갔지만 소현정은 없었다.화장실 근처로 가니 소현정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언제 돌아와요?”“벌써 며칠 지났는데 당연히 보고 싶죠.”안시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업무가 다망하신 오 대표님께서 저를 기억하세요?”오... 안시연은 가식적이고 아양을 떠는 소현정의 목소리를 듣고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구역질이 나서 홱 돌아섰다. 구제 불능이다!최미란은 어두운 표정으로 황급히 돌아온 그녀를 보고 자초지종을 물었다.“저녁에 수업이 있어서 외할머니랑 같이 식사하지 못할 것 같아요.”말을 마친 안시연은 재빨리 자리를 떴다. 지금 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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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안시연은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이 있었다.그녀는 연정훈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다.안시연은 별생각 없이 잡념을 버리고 수업에 집중했다.오전에 있었던 소동 때문에 오히려 연정훈과의 긴장 관계가 다소 완화된 것 같다. 적어도 날카롭게 맞설 필요는 없다.8시가 넘은 후 밖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휴식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비를 구경하러 나갔다.안시연은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아 좀 걱정됐다.일기예보를 보니 다행히 10시까지 내린다고 한다.“상황을 보니 10시에 그칠 것 같지 않아.”“일기예보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옆에서 수군거리는 소리에 안시연은 걱정하기 시작했다.기사가 데리러 오지 않는 한 그녀는 비를 맞아야 할 것이다.지금 연정훈과 싸우고 있는데, 그의 기사를 쓰는 것은 면목이 없는 것 같다.그녀는 수업 시간 내내 안절부절못했다. 역시 마지막 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비는 그치지 않았다.다른 애들은 엄마, 아빠가 데리러 오거나 애인이 데리러 온다고 한다.그들의 말을 듣다가 그녀는 오히려 침착해졌다.처음 비를 맞는 것도 아닌데, 불안할 게 뭐가 있는가?그렇게 잡생각하고 있는데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연정훈에게서 전화가 왔다.안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아직 수업 중이야?”거리감이 느껴지는 말투였다.안시연이 대답한 후, 잠시 침묵이 흘렀다.연정훈이 끝내 입을 열었다.“어느 동에 어느 교실이야?”안시연은 살짝 놀랐다.그녀는 확신 없이 위치를 말했고, 연정훈은 알았다고 말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안시연은 그의 뜻을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데리러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아니... 예전이라면 착한 척하려고 올 수도 있었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일어나서 교실 입구로 가서 기다렸다.밖에서 비가 쏟아지면서 빗물이 바람을 타고 복도로 튕겨 들어왔다. 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녀는 갑자기 연정훈이 아직 감기가 낫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교실에서 선생님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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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안시연은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답안지를 책 속에 끼워 넣으려 했다.연정훈이 계속 쳐다보자 그녀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휴지를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안경을 닦아요.”연정훈은 휴지를 보지도 않고 손을 뻗어 책을 펼쳤다.수업 중이라 연정훈에게서 다시 뺏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손바닥만 한 답안지를 손쉽게 손에 넣은 연정훈은 이내 뒤집어 보았다. 49와 123 두 개 숫자가 있었다.49가 점수라는 것을 아는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낙제야?”안시연은 입술을 깨물며 책 모서리를 비비적댔다.“이제 막 수업을 시작해서 학생들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에요.”연정훈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다른 사람들도 이래?”“비슷해요.”“그 옆에 숫자는 뭐야?”안시연이 입을 다물고 있자, 옆에 있던 여자가 끼어들었다.“그건 등수예요.”“...”연정훈은 곁눈질로 그 여자를 훑어보았다. 30대로 보이는 여자는 젊은 총각과 함께 수업을 들으러 왔다.그가 묻지도 않았는데 여자가 또 한마디 했다.“반에 학생 수가 130명이에요.”말을 마친 그녀는 답안지 한 장을 책상 위에 놓았다.연정훈이 힐끗 보니 3등이었다.“...”왠지 집에서 제일 못난 말썽꾸러기 아이의 학부모 회의에 참석했다가 수모를 당한 기분이었다.그는 어이가 없어서 입술을 꽉 깨물고 안시연의 답안지를 뒤집어 놓았다.강사는 학생들이 듣든 말든 열심히 강의하고 있었다.연정훈이 낮은 목소리로 안시연에게 물었다.“너 성진대학교 회계학과를 나왔는데, 그동안 배운 것은 다 선생님께 돌려줬어?”안시연은 억지를 부렸다.“이건 세법이에요.”“회사 다닌 지 몇 년 됐어?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어?”안시연은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어려서부터 성적이 뛰어났고 학부모에게 이런 비난을 당해본 적이 없다. 외할머니는 그녀의 유일한 학부모로서 항상 그녀를 칭찬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울분을 토했다.“보름 전에 강의를 구매했는데, 정식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들어야 하는 온라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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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성진대학교에 들어갈 정도이니 안시연의 학습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다만 너무 많은 일에 얽매여 있어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오늘 저녁 이 몇 시간 동안은 정말 집중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수업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이 다 갔는데도 그녀는 계속 문제를 풀었다.연정훈은 답안지를 그녀의 옆에 놓고 연습지를 들여다보며 하나하나 풀게 했다.안시연은 말없이 열심히 풀다가 10시 반이 되어서야 멈추었다.“일단 집에 가요.”더 늦으면 교실 문도 닫을 것이다.연정훈은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연습지를 가져갔다.“답과 맞춰봤는데, 다 맞아요.”그녀는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다.연정훈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돌아가서 계속 풀어.”“알았어요.”비가 줄어들었지만 완전히 그치지는 않았다.안시연은 연정훈을 따라 건물에서 나온 후에야 그가 직접 운전해서 왔다는 것을 알았다. 차는 건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었다.그는 우산을 하나만 가져왔고, 그녀를 찾아갈 때 온몸에 비를 맞았다.두 사람이 같이 쓰려고 하니 편할 리 없었다.안시연은 차에 우산이 더 있으면 가지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연정훈이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모자를 써.”안시연은 엉겁결에 알겠다고 대답하고 후드티 모자를 푹 눌러썼다.모자와 머리카락이 그녀의 시선을 가렸는데, 미처 정리하기도 전에 연정훈이 그녀의 어깨를 껴안았다. 왼쪽 어깨가 남자의 넓은 가슴에 닿자, 그녀는 멍해졌다.연정훈은 한 손으로 우산을 들더니 두 사람의 앞쪽을 향해 버튼을 눌렀다.우산이 쫙 펴지면서 미세한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약간 차가운 기운이 안시연의 얼굴에 밀려왔다.연정훈은 곧바로 그녀를 껴안고 계단을 내려간 후 재빨리 차 쪽으로 걸어갔다.건물 안에 있을 때는 가랑비 정도로 생각했는데, 빗속에 들어서니 빗물이 우산을 때리는 쫘르륵 소리가 들리며 꽤 큰 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비를 맞지 않았고, 단지 발밑이 약간 시렸다.차 옆에 도착하자, 연정훈이 차 문을 열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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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집에 들어선 안시연은 맨 먼저 주방에 갔고, 생강 두 조각을 찾아내고 기뻤다.며칠 주방에 들어가지 않은 그녀는 생강차를 끓였을 뿐만 아니라 생강 우유푸딩까지 한 번에 성공했다.그녀의 ‘작품’들을 바라보는 연정훈의 마음은 착잡했다.이전에 그를 좋아할 때 그녀는 저녁 식사로 최소한 5개 요리를 했었다.지금은 이런 디저트 하나를 만드는 것도 기분이 좋아야 가능하다.그의 마음은 속상함 반 즐거움 반이었다.속상한 것은, 그녀의 좋은 감정이 너무 가벼워서 확 타오르다가 이내 꺼졌기 때문이다.즐거운 것은... 그녀가 생강 우유푸딩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그는 생강을 싫어하면서도 한 접시를 다 먹어버렸고, 그러고 나니 온몸이 따뜻해졌다.방에 돌아가서 샤워한 그는 수건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 안시연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그녀가 옆 방에 옮겨간 것이 생각났다.그 순간 즐거움보다 속상한 감정이 커졌고, 따뜻함도 사라졌다.그런데 샤워를 마치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머리를 닦고 있던 그는 말없이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동물 잠옷을 입은 안시연이 문 앞에 서 있었다.“서재의 프린터를 좀 쓸게요.”“...편할 대로.”“고마워요.”안시연은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정말 예의가 바르네!’그가 문가에 서서 언짢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또 울렸다.그는 바로 문을 열지 않고, 몇 초 후에야 손잡이를 잡았다.문이 다시 열렸다. 안시연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프린터가 반응이 없어요...”연정훈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반응이 없는데, 나를 찾으면 반응이 있어?’“한번 봐주실래요?”안시연의 요청에 연정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문을 나섰다.안시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뒤를 따라 서재로 갔다.그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프린터는 작동하기 시작했다.“고마워요.”그녀는 또 고맙다고 말했다.연정훈은 이 말이 귀에 거슬려서 대답하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았다.안시연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눈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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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연정훈은 안시연의 침대 옆에 앉아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확실히 살이 빠졌다. 며칠 사이에 턱이 다 뾰족해졌다.그는 마음이 아팠지만 그녀의 옹고집을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그에게 앙탈을 부리고 양혁수와 엮이고.예전처럼 좀 얌전히 있을 수 없을까?안시연은 그의 속마음을 읽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누웠다.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잠시 가만히 있던 연정훈은 이불을 위로 끌어당겼다.잠시 더 머물고 싶은데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려왔다.안시연이 깨어날까 봐 그는 일어나서 나갔다.그녀의 방 문을 닫은 후에야 그는 걸음을 재촉했다.소리는 안방에서 들려왔다. 그가 방금 깜박하고 문을 닫지 않았던 것이다.휴대폰을 집어 들고 번호를 확인한 그는 눈빛이 어두워졌다.양민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그는 느릿느릿 전화를 연결한 후 말하지 않았다.전화기 저편에서 양민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연정훈?”“무슨 일이야?”그의 쌀쌀한 말투에 양민아는 한숨을 쉬었다.“혁수와 안시연의 일을 알고 있지?”소파에 앉은 연정훈은 몸이 반쯤은 어둠 속에 있었다.“무슨 일인데?”양민아는 의아해했다.“설마 몰라?”“얘기해 봐.”양민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양혁수가 안시연과 결혼하려 했던 것을 말했다.“창수 아저씨 말로는 큰외삼촌까지 개입했다고 하던데, 네가 말했어?”“응.”“미안해. 혁수가 허튼짓을 해서 너에게 폐를 끼쳤어.”연정훈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그런데...”양민아가 말머리를 돌렸다.“정훈아, 내가 한마디 더 할게. 안시연 씨에게 이성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일깨워 줘야 할 것 같아.”연정훈은 입꼬리를 살짝 내리며 입을 열었다.“그 일에 대해 안시연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양민아는 잠시 침묵했다.“아니, 그런 뜻이 아니야. 내 말은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거야. 혁수가 양씨 가문에서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아.”“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나한테 내 사람을 잘 관리하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양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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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안시연이 깨어나 보니 서브룸 침대에 누워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연정훈이 그녀를 안고 방으로 돌아간 것이다.그녀는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연정훈이 그녀를 데리러 왔고 시험문제의 포인트를 찍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안고 방으로 간 후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이는 화해하자는 신호일 것이다.그들의 관계로 볼 때, 계속 팽팽하게 대립할 수는 없다.그래서 그녀는 아침을 만들 때 연정훈의 것까지 만들었다.얇게 썬 햄은 진수빈이 보내온 최상급 햄을 썰어놓은 것이다. 뜨거운 국수에 올리니 향긋한 냄새가 피어올랐다.연정훈도 잠시 생각해 보았다.그는 안시연이 손을 내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의 그릇에는 햄도 없었다.아침부터 그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던 속상한 감정도 고개 냄새와 함께 사라지고 가뿐한 기분만 남았다.‘됐다. 시시콜콜 따질 게 뭐가 있는가?’마음이 편해진 그는 젓가락을 들더니 햄 한 조각을 안시연의 그릇에 옮겨놓았다.안시연은 살짝 놀랐고, 연정훈은 얼굴에 어색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비싼 금테 안경 뒤에 감정을 숨겼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먹자.”안시연은 대답하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소시지를 좋아하고 햄은 싫어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주는 걸 먹지 않을 수도 없어서 그냥 입에 넣었다.연정훈은 그녀가 꿀떡 삼키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운 나머지 정색하며 자기 그릇에 있던 햄을 전부 주었다.안시연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오전에 진 비서가 음식을 보낼 거야. 그리고 네가 운전을 배우고 수업을 듣는 동안 저녁 식사도 챙겨줄 거야.”연정훈의 말에 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처리하는 것이 좋다. 조금 전까지도 그와 관계가 완화되면 저녁에 와서 밥해줄까, 고민하던 참이었다.이렇게 되면 그녀는 밥을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연정훈이 그녀를 안방이 아닌 서브룸으로 안아갔다는 것은 당분간 그녀와 그 일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왠지 모르지만 그녀는 마음이 전에 없이 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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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연정훈은 병이 나은 후, 아직 이승우 등 친구들과 모이지 못했다.부승희가 작은 장사를 하다가 문제가 생겨서 그들을 불러 모았다.“승희가 한참 동안 네 얘기만 했어. 한 번 나오면 어디가 덧나니?”전화에서 이승우가 연정훈을 비난했다.연정훈은 식탁에 앉아 안시연이 가져온 밀크티를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시간이 없어.”“산후조리라도 해? 벌써 며칠째 나오지 않고 집에만 있는 거야?”연정훈은 모임에 나가기 귀찮아서 한마디 했다.“승희한테 뭘 원하는지 확실하게 말하라고 해. 내가 사람을 시켜서 처리할 테니.”“지금 누구를 무시해? 승희가 네 덕을 보려고 그러는 줄 알아? 네가 오면 투자유치 계획을 들려주겠대. 괜찮은 것 같으면 그때 결정하면 돼.”연정훈이 입꼬리를 올렸다.“사업계획서를 나한테 보내라고 해.”“아무것도 안 먹힌다, 이거지? 쯧쯧! 그런데 네가 집에서 기다려도 소용없어. 승희가 안시연에게 전화했으니 안시연도 올 거야.”연정훈은 컵을 든 채 동작을 멈추었다. 안시연도 간다고? 오늘 저녁에 운전 연습을 하지 않나? 이렇게 하다 말다 하면 합격하는 게 더 이상하다.그는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다가 컵을 내려놓았다.“주소를 찍어줘.”“아이고, 기다리지 않을 거야?”“...”부승희는 친구들을 모두 초대했고 일도 빈틈없이 처리했다. 그녀는 먹고 마시고 내기하는 등 모든 것을 준비했다.연정훈이 도착했을 때 이승우 등은 포커를 치기 시작했다.부승희가 일어나서 연정훈에게 자리를 내줬다.“승희야.”이승우가 입을 열었다.“왜?”“안시연은 도착했어?”부승희는 휴대폰을 꺼냈다.“내가 2시 넘어서 연락했는데, 초대에 흔쾌히 응했어. 아마 아직 퇴근하지 않았을 거야.”이승우가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연정훈을 쳐다보며 웃었다.“얼른 안시연 여신님을 모셔 와. 안 그러면 오늘 정훈 오라버니가 네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어.”부승희는 연정훈의 옆에 앉았다.“내가 그걸 모를까 봐?”그녀는 팔꿈치로 연정훈을 쿡 찔렀다.“오빠,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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