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선 안시연은 맨 먼저 주방에 갔고, 생강 두 조각을 찾아내고 기뻤다.며칠 주방에 들어가지 않은 그녀는 생강차를 끓였을 뿐만 아니라 생강 우유푸딩까지 한 번에 성공했다.그녀의 ‘작품’들을 바라보는 연정훈의 마음은 착잡했다.이전에 그를 좋아할 때 그녀는 저녁 식사로 최소한 5개 요리를 했었다.지금은 이런 디저트 하나를 만드는 것도 기분이 좋아야 가능하다.그의 마음은 속상함 반 즐거움 반이었다.속상한 것은, 그녀의 좋은 감정이 너무 가벼워서 확 타오르다가 이내 꺼졌기 때문이다.즐거운 것은... 그녀가 생강 우유푸딩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그는 생강을 싫어하면서도 한 접시를 다 먹어버렸고, 그러고 나니 온몸이 따뜻해졌다.방에 돌아가서 샤워한 그는 수건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 안시연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그녀가 옆 방에 옮겨간 것이 생각났다.그 순간 즐거움보다 속상한 감정이 커졌고, 따뜻함도 사라졌다.그런데 샤워를 마치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머리를 닦고 있던 그는 말없이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동물 잠옷을 입은 안시연이 문 앞에 서 있었다.“서재의 프린터를 좀 쓸게요.”“...편할 대로.”“고마워요.”안시연은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정말 예의가 바르네!’그가 문가에 서서 언짢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또 울렸다.그는 바로 문을 열지 않고, 몇 초 후에야 손잡이를 잡았다.문이 다시 열렸다. 안시연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프린터가 반응이 없어요...”연정훈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반응이 없는데, 나를 찾으면 반응이 있어?’“한번 봐주실래요?”안시연의 요청에 연정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문을 나섰다.안시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뒤를 따라 서재로 갔다.그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프린터는 작동하기 시작했다.“고마워요.”그녀는 또 고맙다고 말했다.연정훈은 이 말이 귀에 거슬려서 대답하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았다.안시연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눈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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