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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544 챕터

제271화

연정훈의 말에 안시연은 입을 다물었다.고개를 푹 숙인 그녀는 한참 고민하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아니요.”연정훈은 겁에 질린 그녀를 보며 왠지 마음이 아파졌다.연정훈이 아무 말 없자 안시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예전처럼 도와줄 수는 있어요...”대충 말해도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 수 있었다.예전의 연정훈이었다면 스스럼없이 부탁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를 가지고 싶지 않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를 강제로 가지거나 그녀가 배려하는 건 싫었다.그래서 연정훈은 안시연을 내려주었다.“자자.”안시연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연정훈은 벌써 몸을 돌려 침대에 누웠다.안시연은 그제야 연정훈이 진심이라는 걸 눈치챘다.머리카락을 다시 정리한 안시연이 조용히 그의 옆자리에 누웠다.“불 끌게요.”안시연이 말했다.“응.”방안은 다시 어두워졌다.이번에는 알파카의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연정훈은 자신의 숨소리와 심장 박동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눈을 감았지만 잠에 들 수가 없었다.안시연은 바로 자신의 옆에 누워 같은 이불을 덮고 있었다. 그녀의 체온과 체향이 그를 둘러쌌다.연정훈은 몸이 들끓는 게 느껴졌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이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다.이러한 마음은 침대 위의 안시연이 아닌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단지 미소일 뿐이었으나 연정훈은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그는 온밤 생각에 뒤척였고 다시 잠에 들 수가 없었다....잠에서 깬 안시연은 옆자리가 텅 빈 걸 발견했다.연정훈은 옆방에서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연정훈이 양주를 찾은 소식이 전해진 건지 앞다투어 그와 약속을 잡았다.안시연은 작은 방으로 들어가 알파카의 사료를 챙겨주고 연정훈을 따라 방을 나섰다.“아침 먹으러 가요?”그녀의 물음에 연정훈이 답했다.“옷 갈아입어. 부승희가 아침밥 사준 대.”안시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부승희 씨도 양주에 온 거에요?”“응.”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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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부승희는 우유 한 컵을 들이마시며 말했다.“그래요! 당연히 그래야죠!”안시연은 미소로 부승희의 말에 대답했다.연정훈은 덤덤하게 말했다.“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할 필요 없어. 적응하는데 어려우면 다시 경인으로 돌아오면 돼. 그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안시연은 고집이 센 편이었고 연정훈의 앞에서는 특히 뜻을 굽히지 않았다.그녀는 입술을 매만지다가 한마디 했다.“견뎌낼 수 있어요.”연정훈은 고집을 피우는 그녀의 모습에 두 마리의 알파카가 떠올랐다.양혁수를 고사하고 안시연은 알파카 두 마리와 참 닮았다.이승우는 두 사람 사이 작은 갈등을 눈치채고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는 한편으로 연정훈이 말을 참 직설적으로 한다며 나무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연정훈의 편을 들어주려고 이렇게 말했다.“양주까지 온건 안시연이 보고 싶어서 그런 거라며? 또 다른 이유는 없어?”안시연이 자리에 굳었다.‘보... 보고 싶었다고?’연정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승우를 차갑게 노려봤다.이승우는 연정훈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부승희는 바로 구역질했다.연정훈은 이승우를 이겨낼 자신이 없었으므로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중요할 볼일이 있었어.”“예를 든다면?”연정훈이 고민하다가 답했다.“주씨 가문과 노인 복지 시설의 전국화에 대해 얘기해 봐야 해.”꽤 자세하게 늘여놓은 말은 거짓말 같지 않았다.안시연은 다시 음식을 입에 넣었다.‘그럼 그렇지. 나 때문에 여기까지 왔을 리가 없잖아.’하지만 이승우는 속으로 연정훈이 구제 불능이라며 욕하고 있었다.“주운성네 가문을 말하는 거야?”“응.”이승우는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정인 그룹이 큰돈을 들여 전국에 노인 복지 시설을 놓으려는 거면 주씨 가문이 잘 어울리긴 하지.”“왜?”부승희가 대화에 끼어들었다.최근 몇 년 동안 부승희도 개인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연차가 짧아 이승우 무리와는 비길 수가 없었다.이승우가 설명했다.“주씨 가문에는 사람이 많아. 전국 각지의 의료 시스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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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생일 파티는 무슨. 기일 아니야?”이승우의 말에 안시연도 관심을 보였다.“기일이요?”이승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냅킨으로 손을 닦으며 말했다.“주씨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주씨 할머니가 신경 쇠약이 왔어요.”“노부부는 쭉 사이가 좋으셨어요.”“그렇지.”이승우가 말을 이었다.“하지만 할머니가 그렇게 된 건 또 다른 마음의 병이 있어요. 아이가 일곱이라도 딸은 하나였는데 딸이 스무 살을 넘기자마자 병에 걸려 죽었거든요.”안시연이 탄식했다.“그래서 주씨 가문은 매년 죽은 아가씨 기일을 챙겼는데 할머니가 여든이 넘고 올해를 넘기기 힘들다고 생각하셨는지 이번에는 돌아간 아가씨의 생일 파티를 연다는 소식이 있어요.”부승희가 쯧 소리를 내며 말했다.“주씨 가문도 참 효성이 지긋해요. 할머니가 원하는 건 모두 하잖아요.”“할머니 소원을 들어주는 건가 보죠.”안시연이 말했다.“말은 그래도 이번 생일 파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빚지게 되겠어요?”부승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정훈이 오빠만 봐도 그래요. 오빠 같은 사람이 직접 여기까지 왔는데 말을 아직도 꺼내지 못한 걸 봐요. 주씨 가문이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안시연은 연정훈이 급하게 이곳까지 온 이유가 그제야 납득이 갔다.그녀는 멀지 않은 곳을 바라봤다.창가 앞 슈트 차림의 연정훈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자세였다. 옆선은 아침 햇살에 비쳐 유난히 차갑고 우아하게 보였다. 상대가 말을 건네도 연정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입을 열지도 않았다.“이번은 우리 두 가문이 처음으로 협력하는 거라 양민아를 보냈어. 우리 민아는 주운덕의 부인에게서 직접 그림을 배웠고 주씨 가문 사람들이 민아를 조금 챙겨줄 거로 생각해.”양지원의 말에 연정훈은 잠시 고민하며 말을 아꼈다.양지원은 바로 눈치채고 말을 돌렸다.“하지만 민아가 요즘 할 일이 있다고 하더니 너와 함께 이동하는 건 어렵겠어.”연정훈은 그제야 대답했다.“저도 양민아의 능력을 믿어요.”양지원은 그의 뻔한 거짓말을 들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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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안시연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정말 집에서 시험공부하고 싶었다.연회는 재미가 없었고 들어본 데에 의하면 무려 고인의 생일 파티라 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참 나. 연정훈은 점점 알 수가 없어.’그녀는 고개를 묻고 밥을 먹었다.그때 앞접시에 새우 두 알이 놓였다.“고개 들고 밥 먹어.”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 마치 괴롭힘을 당한 것 같았다.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제로 어깨를 쭉 폈다.맞은편에 앉은 부승희가 웃음을 터뜨렸다.안시연이 고개를 돌리자 부승희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두 사람 정말 아빠와 딸 같은 모습이 있어요.”안시여은 할 말이 없었다.가끔 연정훈에게는 고지식한 부분이 있었다.음식 습관, 수면 리듬, 언어 선택 부분에서도 가끔 같은 나이대의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묵인하는 안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이승우가 일부러 안시연에게 물었다.“연정훈이 좀 심심하지 않아요?”“그런 건 아니에요.”“양혁수랑 비교하면요?”안시연은 갑자기 어젯밤 알파카가 연정훈에게 침을 뱉던 모습이 떠올랐다. 연정훈은 두 눈을 감고 이를 꽉 깨물었는데 시간이 3, 4초 정도 멈춰진 것 같았다.안시연이 참지 못하고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승우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왜요? 양혁수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요?”???빠르게 웃음을 지우고 안시연이 말을 이었다.“아니에요!”이승우는 쯧쯧 소리를 냈다.안시연은 초조한 얼굴로 연정훈을 바라봤다. 어젯밤 일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무표정의 연정훈을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앞접시의 새우를 보며 넋을 놓았다.그때, 젓가락이 휙 나타나 새우를 낚아채 쓰레기통에 확 버렸다.“먹기 싫으면 먹지 마.”“...”이승우와 부승희는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연정훈의 질투 하나는 알아줘야 했다.밥 한 끼에 기진맥진해진 안시연은 서둘러 출근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드디어 아침 식사가 끝나고 그들은 나란히 레스토랑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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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이승우가 양주를 찾은 건 여행 겸 겸사겸사 부승희의 사업을 돕기 위해서였다.두 사람은 함께 차에 오르며 안시연을 함풍목재로 바래다주었다.안시연이 차에 오르고 양혁수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안시연 씨.”그러나 상대는 낯선 남자였고 안시연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그쪽은 누구시죠?”“저는 양혁수의 경호원입니다.”“네. 양혁수 씨는요?”“도련님은 방금 양 대표님의 사람들에 의해 경인으로 돌아가셨습니다.”“...”아마도 자의는 아닐 것이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양혁수에 동정을 표했다.경호원이 말을 이었다.“도련님이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네, 하세요.”“연정훈 대표에게 전화로 이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냐, 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안시연이 이마를 쥐었다.“그리고 당분간 나비와 영준을 잘 부탁한다고 하셨습니다. 딸과 손자가 함께 있으니 외간 남자와 거리를 지키라고 했습니다.”“...”“다른 말은 없었나요?”“있습니다.”경호원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도련님께서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하셨습니다.”안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또 있어요?”“네. 도련님께서 안시연 씨가 웃음을 터뜨렸다면 앞으로 매일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을 덧붙여 달라고 하셨어요.”안시연은 마음이 따뜻해졌다.“네. 모두 전달받았습니다. 저도 같은 말로 전해주세요.”“알겠습니다.”안시연은 통화를 마치고 기분이 퍽 좋아졌다.앞좌석의 부승희와 이승우는 서로를 마주하며 눈썹을 치켜세웠다.함풍목재에 도착하고 안시연이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두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안으로 들어섰다.안시연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부승희가 이승우를 노려보며 말했다.“왜 안시연에게 알려주지 않았어?”“뭘?”“모른 척하지마!”이승우가 입을 삐죽였다.“어젯밤 취한은 아주 이상하잖아. 안시연이 평소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산적이 없다면 임유정이 벌였다는 걸 의미해. 안시연은 지금 연명걸 쪽에서 일하고 있으니 정훈 오빠가 당당하게 안시연을 소개해 연명걸이 건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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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블라인드 뒤에서.연명걸과 임유정은 끈적이는 스킨십을 나눴다. 임유정은 연명걸의 품에 안겨 냉소적으로 말했다.“내가 저딴 여자를 그렇게 신경 쓸 것 같아요?”연명걸은 임유정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신경 안 쓰여?”임유정이 말했다.“내가 신경 쓰이는 건 당신뿐이에요.”연명걸이 웃음을 터뜨렸다.그가 믿지 않는다고 생각한 임유정이 직설적으로 말했다.“함풍목업은 이미 당신의 손에 쥐어졌잖아요. 앞으로 더 걸어가 보고 싶지 않아요?”연명걸이 눈치채고 물었다.“나도 주씨 가문과 협력을 시도해 보라는 말이야?”“연명훈도 가능한데 당신은 왜 안 되겠어요?”연명걸은 임유정이 아직도 연정훈을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렇게 하는 것도 연정훈이 놓친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말하고 싶을 뿐이었다.임유정은 멍청했지만 방금 제안은 꽤 마음에 들었다.“연정훈과 경쟁은 쉽지 않을 거야. 게다가 양지원도 양주로 왔다고 들었어.”임유정이 인상을 찌푸렸다.“연정훈에게 양지원이 있고, 당신에게는 내가 있는데 뭐가 두려워요?”연명걸은 마음이 점점 동했다.임씨 가문의 재력은 아주 두터웠고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더구나 직접 문 앞까지 찾아와준 미인도 있지 않은가?연명걸은 고개를 숙여 임유정의 옷깃을 정리하며 말했다.“네가 옆에 있으면 당연히 안심되지. 하지만 다시 안시연을 골탕 먹이는 일은 하지 마. 어젯밤 이철수가 너무 바보같이 움직여 연정훈은 이미 우리가 벌인 일을 알아차렸을 거야. 그러다가 주식 이전에 어려움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떡해!”임유정은 불만이 많았지만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이 일만 끝내면 다시 안시연을 철저히 무너뜨릴 것이다....안시연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했고 저녁 시간이 되자 부승희가 직접 그녀 마중을 왔다.“부승희 씨. 저는 가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아요.”안시연이 부드럽게 거절했다.아직 풀어야 하는 문제가 산더미였다.그러나 부승희는 안시연의 손을 잡고 차에 올랐다.“새 옷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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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상대는 바로 양지원이었다.부승희는 바로 안시연을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지원 언니. 제가 예약한 거예요.”양지원은 미소를 지으며 피팅실 직원을 바라봤다.직원은 당황해 두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다.부승희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고 양지원도 침착하게 답했다.두 사람의 대답이 끝나고 예약을 확인한 직원이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 쪽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분 모두 예약하신 게 맞습니다. 하지만 모두 연정훈 님 이름으로 예약하셔서 같은 분으로 착각했습니다.”부승희가 낮게 욕을 읊조렸다.안시연은 부승희가 연정훈을 원망하는 소리를 들었다.하지만 부승희는 빠르게 표정 관리를 하고 직원에게 말했다.“그래도 선후 순서라는 게 있지 않겠어요?”“예약한 시간을 보면 부승희 씨가 먼저 예약을 잡은 게 맞습니다.”부승희가 당당하게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양지원을 향해 말했다.“지원 언니, 어떡해요? 이번에는 저희한테 양보하셔야겠는데요?”양지원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따라주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승희 씨. 피팅 예약한 건 승희 씨가 입을 옷을 맞추려는 거예요?”양지원의 물음에 부승희는 가방을 소파 위로 휙 던지고 털털하게 자리에 앉았다.“제가 아니라 안시연 씨에게 맞춰주려는 거예요.”양지원은 그 말에 덤덤하게 안시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안시연 씨도 드레스 좋아하시나 봐요?”안시연은 무뚝뚝하게 말했다.“딱히요.”“그럼, 저한테 양보하시죠.”“왜요!”부승희가 불만을 터뜨렸다.“승희 씨. 오늘은 제가 예약한 게 아니에요.”“그럼 누가 예약했다고...”“사모님이 대신 예약해 주셨어요.”“...”‘젠장!’부승희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양지원만 보면 화가 났으므로 안시연에게 눈치를 줬다.‘빨리 한 방 먹여줘요!’‘가만히 서서 뭐 해요!’안시연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양지원을 무시한 채로 낮은 소리로 부승희에게 물었다.“드레스 좋아해요?”“그건 왜요?”“좋아하면 연정훈 씨에게 전화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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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여자 셋이 모이면 바가지가 깨진다는데 여자 넷이 모였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양지원은 사이즈를 모두 재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와 드레스를 골랐다.양지원과 임유정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같은 적인 안시연이 있을 때는 오히려 쿵짝이 맞았다.부승희는 안시연을 도와 드레스를 골랐으나 마음에 드는 건 모두 양지원과 임유정이 후보 드레스로 가져가 버렸다.“오직 한 벌만 맞출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굳이 이렇게 많이 후보로 가져갈 필요 있어요?”부승희가 분노를 터뜨리자 양지원은 덤덤하게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오직 한 벌만 맞출 수 있으니 더 신중해야죠.”임유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말에 동의해요.”부승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안시연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언니들, 제가 평소 직설적인 편이라 솔직하게 말할게요. 드레스는 어리고 예쁜 사람이 입어야 어울려요. 아무나 다 어울리는 게 아니라고요.”양지원과 임유정이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안시연을 바라봤다.안시연은 아직도 고개를 파묻고 문제를 풀고 있었다.부승희는 안시연의 볼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이 콜라겐 꽉 찬 얼굴을 봐요.”안시연은 문제에 정신이 팔려 대화를 듣지 못했고 볼을 찌른 부승희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부승희는 연신 감탄하며 말했다.“이 미모를 좀 봐요!”???“...”부승희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그렇게 2층은 잠시 평화를 되찾았다.그때 직원이 양지원을 찾았다. 피팅 해줄 선생님이 도착했다.양지원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부승희는 크게 쳇 하고 소리를 냈다.임유정도 안시연에게 시비 걸려는 마음을 지웠다. 자신의 상대는 별 볼 것 없는 안시연이 아닌 양지원이라고 주문을 걸었다.이번 주씨 가문 연회에서는 반드시 양지원을 외모로 이길 거라고 다짐했다.그리고 임유정은 마음에 드는 드레스 두 가지를 골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중에는 부승희가 안시연을 위해 골라 놓은 드레스가 포함되었다.부승희는 화가 나 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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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안시연은 한 번에 회계사 시험 세 과목을 넘길 생각이었다. 날짜를 계산해 보니 벌써 빠듯했다.더구나 낮에는 회사도 나가야 했다.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안시연을 자신을 감췄다.이런 상황에서 연정훈을 상대하는 건 오히려 더 쉬웠다.더 이상 연정훈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옷을 맞추지 않은 게 다른 사람한테 뺏겨서 그래?”연정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시연은 제대로 듣지 못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네?”연정훈은 조용히 그녀를 내려다봤다.잠시 고민하던 안시연이 펜을 내려두고 연정훈을 향해 걸어갔다.연정훈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자기 다리 위로 올렸다.그는 평소에도 이런 행동을 자주 했었으나 방금 생리를 시작한 안시연은 배가 아파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왜 그래?”안시연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살살 해요.”“어디 아파?”안시연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생리가 와서 배가 아파요.”그 말에 연정훈은 손의 힘을 풀고 그녀를 부드럽게 품에 안아 가슴에 얼굴을 기대게 했다.“많이 아파?”“그 정도는 아니에요.”연정훈은 고개를 숙여 안시연의 얼굴을 살폈다. 어쩐지 오늘따라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매달 아픈 거야?”안시연이 고개를 저었다.“가끔 아파요.”“내일 병원 가자.”“아니에요. 병원 가도 달라지는 건 없어요.”“왜 이런 병엔 약도 없는 거야?”안시연이 미소를 억지로 지어 보이며 말했다.“병원 여러 번 다녀왔는데 큰 문제는 없대요. 의사가 결혼하면 병이 낫는다는데 결혼이 만병통치인 것처럼 말하더라고요.”처음에는 농담처럼 꺼낸 말이었는데 조금 어색해진 분위기에 안시연이 말을 덧붙였다.“아이 낳으면 나아질 거래요.”연정훈의 침묵에 안시연이 당황했다.자꾸 그에게 결혼을 암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래서 그냥 말하지 않기로 했다.연정훈은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사람을 시켜 생강차를 사 올게.”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연정훈은 얇은 옷차림의 안시연을 보며 옆에 놓인 담요를 둘둘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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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안시연은 다정한 연정훈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디저트는 정말 달고 맛있었으며 단 음식은 기분 전환에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입가에 가져대는 족족 삼키는 안시연에 연정훈은 그녀를 아기 돼지처럼 떠먹였다.그러다가 질린 안시연이 고개를 돌렸다.연정훈이 스푼을 내려두며 말했다.“이건 별로야?”안시연은 그의 손을 밀어내며 테이블을 가리켰다.“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연정훈은 디저트를 쭉 살폈다.뭐든지 한입씩만 먹어 티도 안 났다.안시연이 마지막으로 케이크 한입을 삼키고 연정훈은 드디어 스푼을 완전히 내려뒀다.“너무 많이 시켰어요.”“남은 건 알파카 두 마리 줘.”그 말에 멀지 않은 곳에서 양나비가 귀를 쫑긋 세웠다.안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어느 알파카가 케이크를 먹어요?”“알파카는 잡식 동물이잖아.”“그래도 케이크는 안 먹죠.”연정훈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알파카를 보며 말했다.“저 아이 불러와 봐.”“왜 직접 부르지 않고요?”“이름이 별로야.”“...”‘그래.’안시연이 입술을 매만지다가 양나비 이름을 두어 번 불렀다.탁탁탁.나비가 걸어왔다.연정훈은 애완동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똑똑하지 않은 애완동물은 싫어했다.지금까지 알파카는 연정훈의 비호감 애완동물 1순위에 놓였다.그는 스푼으로 접시 끝을 두어 번 두드려 먹어도 된다는 표시를 했다.알파카는 고개를 내밀고 여러 케이크를 킁킁 냄새 맡았다.향이 꽤 마음에 든 건지 나비는 바로 입을 벌렸다.연정훈이 안시연을 향해 말했다.“봐봐, 뭐든지 다 먹잖아.”그 말이 끝나자마자 나비는 먹는 행동을 멈추고 차가운 눈길로 연정훈을 바라봤다.예민한 안시연은 이 녀석이 입을 벌리는 행동을 예측해 빠르게 손으로 막아섰다.“뱉지 마! 뱉지 마!”연정훈도 얼굴을 굳혔다. 옆으로 피하는 것과 동시에 안시연의 손을 끌어당겨 그녀의 손에 뱉지 못하도록 했다.두 사람 모두 바짝 긴장해했다.그러나 양나비는 아무것도 뱉지 않았다.안시연은 손바닥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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