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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556 챕터

제231화

율건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안시연도 덩달아 긴장한 듯 몸을 움츠렸고 결국 부승희가 먼저 정적을 깨면서 물었다.“왜 그러세요? 임신했어요?”그 순간, 안시연은 연정훈과 허공에서 시선을 마주쳤고 지난 한 달 동안 밤낮없이 사랑을 나눴던 것이 떠올라 머릿속이 하얘졌다.‘정훈 씨가 매번 피임을 한 걸로 기억하는데, 설마...’그녀는 오늘 밤 그의 과감했던 행동 때문이었는지 그동안의 위험했던 순간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면서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그러나 연정훈은 괜한 걱정을 하는 안시연을 보면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오늘 밤을 제외하고는 위험한 행동을 한 적이 없는데 왜 저렇게 걱정이 가득한 표정인 거야!’율건은 아무 말 없이 계속 뜸을 들였고 곧이어 이승우를 포함한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집중되었다.이때 참다못한 이승우가 율건을 재촉하기 시작했다.“율 박사님, 빨리 말해봐요!”율건은 가볍게 기침을 내뱉고는 천천히 말했다.“아가씨의 맥박이...”안시연은 긴장한 나머지 두 손을 꽉 쥐었다.“매우 건강합니다.”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시연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고, 연정훈은 화를 참기 위해 어금니를 꽉 깨물었으며, 이승우는 대뜸 언성을 높였다.“그럼, 왜 한숨을 내쉰 거죠?”“사실은 아까 승희 아가씨가 했던 말이 일리가 있는 말이거든요.”“그게 무슨 뜻이죠?”“시연 아가씨의 맥박을 체크해보니 확실히 보양을 많이 한 것 같네요.”아직도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안시연은 그의 한마디에 다급하게 손을 뺐다.“율 박사님, 전문가가 맞으세요?”이에 이승우가 그를 대신해서 입을 열었다.“왜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거죠? 우리 율 박사가 20년 동안 남녀 사이만 연구했다고요.”그러나 안시연은 아직 20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율건이 20년 동안 그 방면을 연구했다는 이승우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에이, 거짓말이요?”이때 부승희가 그녀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정훈 오빠가 시연 씨의 기를 보충해 주려다가 기절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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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연정훈은 안시연이 율건과 대화하는 동안 계속 그녀를 주시했다.그녀는 계속 손을 등 뒤에 놓고 부자연스럽게 입술을 깨물면서 눈꺼풀까지 떨었다.연정훈은 율건이 안시연에게 친절함을 넘어 상냥한 태도를 보이자, 단번에 그가 그녀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이때, 심상치 않음을 느낀 부승원이 윤건을 잡아끌었고, 안시연은 결국 한숨을 내쉬면서 약국에서 피임약을 배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이 다 가자, 방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연정훈은 자기한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는 안시연을 보면서 온순했던 첫 만남이 떠올라 화가 났지만, 다 큰 남자가 여자를 혼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록 내쫓는 건 더욱 말이 안 되었기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얼마 뒤, 현관문 벨 소리에 연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고 부승희가 주문한 음식과 의문의 약봉지를 보고는 곧장 문을 닫고 방 쪽을 응시했다.한편, 안시연은 기진맥진해서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잠이 들 뻔하다가 갑자기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았다.곧이어 연정훈은 약을 그녀의 손 옆에 버리고 나갔다.그의 행동에 상처를 받은 안시연이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방 안에 있던 주전자에 물을 끓이면서 약봉지를 뜯었다.연정훈도 자기가 저지른 일에 그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현실에 거실을 나온 이후로 기분이 좋지 않았고 약봉지를 뜯는 소리에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그녀는 약을 다 먹은 후, 오늘 밤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떠올리다가 방을 정리하고 문 앞에 서서 연정훈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빨리 음식 먹어요. 당신이 또 쓰러지면 나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연정훈이 아무 대답이 없자, 안시연은 또다시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다시는 연정훈 때문에 울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그녀였지만, 조용한 방 안에 누워 조금 전 일들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얼마나 지났을까, 연정훈이 방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뒤에서 감쌌고, 그녀는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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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연정훈은 자기한테서 받은 위자료로 혼수 준비를 하겠다는 안시연의 한마디에 화가 치밀어 올라 밤잠을 설쳤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뜬 그는 텅 빈 침실에 앉아 있다가 탁자 위에 놓인 아침밥을 보고 내심 기뻐했지만, 어제 먹다 남은 음식을 데운 것임에 머리가 다시 지끈거렸다.이때, 방문을 두드리던 소리가 나더니 진수빈이 들어왔다.“진 비서가 여기는 어떻게 들어왔지?”“아가씨께서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대표님을 뵈러 올라가라고 하셨어요.”연정훈의 안색이 급격히 수그러들었다.“그녀가 진 비서한테 올라가라고 했다고?”“네! 조금 전 우연히 아가씨를 만났는데 출근 준비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대표님을 걱정하시더라고요.”진수빈은 계속 그의 표정을 살피면서 말을 꺼냈다.“대표님, 오늘...”“금방 준비하고 내려갈 테니까 아래에서 기다려.”그녀는 안경을 고쳐 쓰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오늘 하루는 쉬시는 게 어떠십니까? 시연 아가씨도 점심에 돌아와서 밥을 차려주겠다고 하셨거든요.”연정훈은 어젯밤 자기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녀가 손수 점심을 차려주러 오겠다고 했다니까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빈은 그의 마음이 조금 움직인 것을 눈치채고는 한마디 덧붙였다.“대표님께서 검토하실 자료들은 제가 서재에 놓을 테니 괜찮아지시면 보세요.”연정훈은 진수빈의 말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고, 그녀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정인 과학기술.아침 일찍 도착한 양혁수는 안시연이 오기만을 기다렸고, 그녀는 어젯밤 일로 어색한 나머지 그를 보자마자 두피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이때, 양혁수가 그녀에게 다가오면서 한마디 했다.“장난 아니던데요?”안시연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애써 진정시킨 후, 오는 길에 산 아침을 테이블 위에 놓으면서 물었다.“아침 먹었어요?”“날 주려고 산 거예요?”“많이 사서 나눠 먹어요.”“설마 이게 입막음 비용인 건가요?”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연정훈을 욕했고, 이내 컴퓨터를 켜면서 말했다.“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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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안시연은 연정훈과의 일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혁수와 얽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혁수 씨, 당신이 이 일에 정말 관심이 있어서 나랑 잘 지내려는 거면 몰라도, 다른 목적이라면 시간 낭비하지 말아요.”양혁수가 아무 대답이 없자, 그녀는 곧장 가방을 들고 벚꽃동으로 향했다.얼마 후, 그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 집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서재에서 나지막하게 들리던 그의 목소리도 그녀가 거실로 들어가는 순간 멈췄다.안시연은 곧장 주방으로 들어가 만두를 만들 재료를 준비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40개가 넘는 만두를 빚었다.그녀가 찐만두를 식탁에 놓으려는 순간, 연정훈이 서재에서 나왔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잠시 마주쳤다.곧이어 그가 식탁에 앉자, 안시연은 만두를 그의 앞에 놓았고 남은 만두들을 도시락통에 넣으면서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연정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결국 먼저 말을 건넸다.“넌 점심때 뭐 먹어?”안시연은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잠시 멈칫하다가 답했다.“당신이랑 똑같이 만두를 먹어야죠.”그녀가 손수 만든 찐만두는 배가 고팠던 그의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는 아무 말 없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안시연은 이내 도시락통을 챙겨 현관문 쪽으로 갔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나 저녁에 운전 연습을 해야 해서 늦게 돌아올 것 같아요.”연정훈은 고개를 숙여 신발 끈을 묶고 있는 그녀를 보고 양미간을 찌푸리면서 냉담하게 말했다.“마음대로 해.”또다시 혼자 남겨진 연정훈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따뜻했던 집안이 다시 차가워진 것도 모자라 앞에 놓인 만두마저도 그를 비웃는 것 같았다.그는 한꺼번에 만두 두 개를 집어서 입안에 쑤셔 넣었고, 몇 번의 젓가락질 만에 텅 비어버린 그릇을 보고는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서둘러 회사로 돌아온 안시연은 점심시간 때문인지 반쯤 비어 있는 사무실에 양혁수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안혁수는 그녀가 태연하게 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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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고수가 얼마나 맛있는데요!”사실 양씨 가문에서는 양혁수를 제외하고 모두가 고수를 좋아했다.“세상에서 제일 징그러운 채소가 고수예요!”“에이, 난 전 세계에서 고수를 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대화가 잠시 멈추었고, 양혁수는 자기를 밀어내려는 안시연의 마음도 모른 채 또다시 말을 걸었다.“점심때 정훈 씨를 만나러 갔어요?”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가 투덜대기 시작했다.“시연 씨는 자존심도 없어요? 그 사람한테 팔려 간 것도 아닌데 점심시간까지 짬 내서 보고 오고, 피곤하지도 않나 보네요.”그러나 곧장 그녀의 허탈한 표정을 보고 혀를 내두르더니 말을 바꿨다.“그한테 팔렸다고 가정해도 약속을 어기는 것도 안 되는 거예요?”“혁수 씨, 계약을 위반하면 위약금이란 걸 내야 해요.”“내가 대신 내줄게요!”“그러면 내가 혁수 씨한테 팔려 가는 거잖아요?”“전 정훈 씨와 달리 정직하고 착한 사람이라서 당신만 원한다면 평생 지켜줄 자신이 있어요”안시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됐어요, 뭐니 뭐니 해도 나 자신한테 의지하는 것이 제일 믿음직한 것 같네요. 내가 능력이 생기는 날이면, 무조건 나 자신부터 되찾을 거예요!”그녀는 자기가 연정훈에게 빼앗긴 건 단지 일 년의 시간만이 아니라 자존감과 자신감도 포함되었다고 생각했기에 하루빨리 모든 걸 되찾을 거라고 다짐했다.양혁수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고집이 세요, 난 정말 정훈 씨랑은 완전 다르다니까요!”“난 그 누구의 소유물이 되고 싶지 않아요, 이제 따라다닌다는 단어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난단 말이에요!”“설마 정훈 씨가 당신과 결혼하길 바라는 건가요?”안시연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그럼, 나랑 결혼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양혁수가 조심스럽게 건넨 물음에 그녀가 잠시 멍하니 있더니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별로예요.”사실 양혁수도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지만, 그녀를 보면 볼수록 왠지 모르게 친분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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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차는 미리 연습장에 빼놓았다.안시연이 차에서 내리고 연정훈도 따라 내렸다.안시연이 연정훈을 살짝 곁눈질하자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운전해 봐. 얼마나 연습했는지 내가 봐줄 테니까.”안시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요즘 들어 연정훈에게 맞짱 뜰 정도의 배짱이 생기긴 했으나 학생이 시험을 두려워하는 건 뼛속 깊이 새겨진 흔적 같았다.“아직 한 번밖에 연습해 보지 못했는데요.”“그럼 그 한 번의 연습 결과를 볼게.”연정훈이 먼저 연습장 안으로 들어섰다.이 부근은 종합 서킷장이었는데 운전 연습하는 곳은 그저 부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추가 구역 같았다.저녁이 되어도 연습장은 대낮처럼 밝았다.연정훈을 발견한 코치는 바람처럼 사라지며 조수석을 연정훈에게 양보했다.안시연은 이를 악물며 차에 올라탔다.바로 시동을 걸려는데 연정훈이 물끄러미 안시연을 쳐다봤다.그 시선에 안시연은 멈칫했다.‘왜, 왜 그러지?’“안전벨트.”“아, 맞다!”코치라는 허울을 쓴 연정훈 앞에서 안시연은 순한 양이 되었다.안전벨트를 얌전히 착용하고 안시연은 또 연정훈의 눈치를 살폈다.다른 실수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운전대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안시연은 이어질 지시를 기다렸다.그러나 연정훈은 차 시동이 걸어지기를 가만히 기다렸고 안시연도 마찬가지였다.한참 정면을 직시하던 안시연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말 안 해요?”???안시연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시작, 이라고 말해야 해요.”“...”연정훈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시작.”안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긴 한숨을 내뱉은 뒤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시동이 걸리고 다이얼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0위로 수치가 올라간 걸 확인하고 안심을 했다.조작을 마치고 안시연은 한참 머리를 굴리며 양혁수가 저번 시간에 알려준 걸 뒤집었다.‘아 맞다 기어!’‘기어 먼저 바꿔야 해.’안시연이 손을 뻗자 연정훈은 가만히 창문을 톡톡 두드렸다.고개를 돌린 안시연이 조심스러운 눈길로 연정훈의 눈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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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은 거야?”“브레이크 안 밟았어요.”“그럼 차는 왜 갑자기 멈췄을까?”안시연의 얼굴은 빨갛게 익었고 급하게 숨을 내몰았으며 미간도 한껏 찌푸렸다.연정훈은 사람을 가르치던 그 포스가 돌아왔는지 아주 엄격하게 굴었다.“다시.”안시연은 차에 오른 뒤로 긴장해 등 뒤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코치가 아닌 연정훈이다 보니 더더욱 손에 땀을 쥐었다.안시연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늘 안 바빠요?”“운전이나 해.”“서킷 경기 곧 시작한대요.”“오늘 운전하다가 서킷장까지 돌진하지 말고.”안시연은 입을 꾹 다물었다.연정훈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안시연이 말했다.“이만 볼일 보러 가요. 코치한테서 배우면 돼요.”연정훈의 시선에 안시연이 두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코치님이 더 잘 가르치기도 하고요.”“액셀을 브레이크로 밟는 네가 내 실력을 논하는 거야?”“...”안시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이렇게 말했다.“양혁수가 가르쳐줬을 땐 운전 잘했단 말이에요.”연정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으며 잘못 들은 게 아닌지 귀를 의심했다.양혁수와 함께 있었다는 걸 신경 쓸 게 뻔했으므로 일부러 자극해 연정훈을 떠나게 하려는 계획이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의 예상대로 확실히 화가 나긴 했다.평소의 그는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았지만 안시연은 손쉽게 그의 기분을 좌지우지했다.차 안에는 한동안 정적이 찾아왔다.연정훈은 머리가 찢어질 것처럼 지끈거렸는데 고개를 돌리자, 운전대를 잡고 있는 안시연이 아까보다 더 긴장 해하는 게 느껴졌다.연정훈은 심호흡을 길게 했고 안시연이 짜놓은 함정에서 빠져나왔다.“운전 시작.”안시연은 깜짝 놀랐다.고개를 돌려 연정훈을 바라보는 얼굴에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너와 양혁수 사이 있었던 일은 그 후에 다시 말해.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어도 코스를 완주해야 할 거야!”연정훈이 명령을 내렸다.안시연의 멋대로 되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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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안시연 씨도 같이 가는 거예요?”양민아가 물었다.어젯밤 그 일로 안시연의 이름을 언급하는 양민아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안시연은 눈치껏 연정훈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 했다.그러나 연정훈은 절대 그 손을 놓지 않았다.“부승희가 널 꼭 데려오라고 했어.”“나한텐 연락이 없었어요.”“나한테 했다니까?”안시연은 어이가 없었다.“찐친 모임”에 왜 “가짜 여친”을 굳이 데려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더구나 미래 아내 후보도 이 자리에 함께이지 않는가?안시연은 다시 손을 빼내려고 시도했지만, 연정훈은 그녀를 끌고 밖으로 향했다.양민아는 안색 한번 변하지 않고 그 뒤를 따랐다.이 세 사람의 조합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별석으로 이동하는 길 내내 사람들의 의아한 눈초리가 그들을 향했다.안시연은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부승희의 시선마저 자신과 양민아 사이를 오가는 게 느껴졌다.자리에 앉자마자 부승희가 어깨에 팔을 걸어왔다.“양민아가 괴롭혔어요?”“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거예요.”안시연이 덤덤하게 말했다.부승희가 쯧 하고 소리를 내더니 안시연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쭉 밀었다.“바보예요? 그런 우연이 어디 있어요.”안시연은 그 뜻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건지 입을 삐죽였다.“우연이 아니더라도 양민아 씨의 표적은 제가 아니었어요.”부승희가 입을 매만졌다.“하긴, 그렇긴 하죠.”부승희는 소파에 등을 기댔고 시선은 한우빈과 부승원 옆자리를 향했다. 양민아는 연정훈에게 꼭 붙어 무언가 속닥이고 있었다.“하여간 조심 좀 해요. 언젠간 크게 다치는 수가 있으니까.”물을 한 모금 마시던 안시연이 멈칫했다.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부승희의 말은 연정훈의 결혼을 의미했다.그리고 부승희가 안시연의 귓가에 대고 작게 말했다.“양민아 삼촌 양석진이 승진하는 건 기정사실로 된 거래요. 그 아래 사람들은 대부분 연정훈 할아버지의 후배들이고요.”안시연은 이러한 일에 문외한이었으므로 눈만 껌벅였다.“그러니까 두 가문이 서로 공유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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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부승희처럼 과한 리액션을 취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시연도 놀라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저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부승희는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이승우와 한판 붙으려 했다.이승우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촌스럽긴. 키스도 아니고 볼에 뽀뽀한 거로 그러는 거야? 안시연 옆에 앉았기 망정이지 나도 너한테 뽀뽀 안 해.”“한번 제대로 맞아볼래!”두 사람은 위아래로 뛰어다니며 아웅다웅 싸워댔다. 안시연은 이승우가 워낙 개방적인 스타일이라며 자신을 다독이며 연정훈이 있는 곳으로 슬쩍 고개를 돌렸다.연정훈의 안색은 어두워 보였으며 기분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또 어쩌면 처음부터 이쪽에는 관심을 가지지도 않은 것 같기도 했다. 양민아는 술잔을 들고 연정훈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연정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안시연은 조용히 시선을 거두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부승희의 빈자리를 보며 안시연은 심심해졌다. 그래서 지루한 마음으로 기둥에 몸을 기댔다.가만히 서킷장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사람들 사이로 서킷복으로 무장한 사람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게 보였다.두 사람 사이 많은 인파가 모여있었지만 상대의 시선이 본인을 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양혁수라는 것도 알아차렸다.“내가 초대할 땐 오지 않더니 연정훈이 초대하면 오는 거야?”질투가 났다는 걸 전혀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안시연은 어이가 없었지만 양혁수가 곧 경기에 참여할 거라는 생각에 대충 변명을 하기로 했다.“옆 연습장에서 운전 연습하고 있는데 부승희 씨가 초대해서 온 거에요.”틀린 말은 아니었다.“그 말 믿어볼게.”“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상품은 선배 줄게.”안시연은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을 보며 양혁수가 이길 가능성이 미약하다고 생각했다.“그래요. 열심히 해봐요.”그때, 특별석 룸 문이 열리고 웨이터 해산물 파스타를 들고 안시연 앞으로 걸어갔다.“맛있게 드세요.”안시연이 멈칫했다.“저는 주문하지 않았는데요...”그 말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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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파스타를 입에 넣으려던 안시연의 손이 허공에 멈춰 섰다.안시연이 고개를 돌려 부승희에게 물었다.“양혁수 씨는 F1을 예전부터 했던 거예요?”“프로 선수야.”부승희의 말에 안시연은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아까 경기에서 우승하면 상품을 자신에게 주겠다는 양혁수의 말이 떠올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양혁수가 우승하면 안 되는데.’안시연은 다시 침착하게 파스타를 입에 넣었는데 떨리는 동공에 마음이 들켜버렸다.연정훈은 이런 그녀를 보며 표정을 굳혔다.옆자리에서 부승희와 양민아는 또 말다툼하며 서로 비아냥거렸다.“유치한 사람이 위험한 스포츠에 빠지는 거예요.”“사람마다 추구하는 게 다른 거예요.”부승희는 양민아에게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도 정훈 오빠가 제일 대단해요. 어릴 때부터 이런 경기에는 관심도 없고 사람이 늘 진중하고 성숙하고 말이에요.”그 점에 대해서는 양민아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양민아가 연정훈을 가장 좋아하는 점이 바로 진중한 모습이었다. 처음 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연정훈은 어떤 일에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천문을 좋아했지만 깔끔하게 포기하고 전과를 했다.소현주를 사랑했지만 헤어지고 미련조차 가지지 않았다.과감하고 진중하고 냉정한 연정훈만이 양민아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안시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사람들은 연정훈에 대해 알지 못했다. 진짜 연정훈은 그렇게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더 감정을 잘 숨길 뿐이었다.천문을 포기했다고 해도 서재의 반 이상의 서적은 천문에 관한 내용이었다.소현주와 헤어졌다고 해도 소현주를 위해 제작한 목걸이는 아직도 서랍 깊숙이에 남아있었다.보기에 우아하고 멀쩡한 사람 같아 보여도 울타리에 가둬놓은 안시연에게만은 사리사욕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그러니 한마디로 정리하면 연정훈은 의관을 갖춘 짐승에 불과했다.그 생각에 안시연은 입꼬리가 꿈틀거렸다.고개를 들자 연정훈이 가만히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어쩐지 자신의 속마음을 그에게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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