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여전히 좋은 날씨였다.남하준은 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서다인은 거실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봤다.갑자기 벨이 울렸고 그녀가 확인해보니 낯선 번호였다.서다인은 이어폰을 귓가에 댔다.“여보세요?”휴대전화 너머로 여은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다인 양? 아직도 이 늙은이 기억하나?”서다인은 움찔 놀라서 몇 초 동안 멍해 있다가 긴장된 표정으로 주방을 들여다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어르신, 무슨 일이세요?”“그냥 궁금해서. 둘이 이혼은 했어?”서다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했다.“어르신, 죄송하지만 저랑 하준 씨 이혼하지 않기로 했어요.”휴대전화 너머로 정적이 흘렀다.서다인은 할머니의 노기를 알아채고 거듭 설명했다.“무엇보다 하준 씨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아서 다시 잘살아 보기로 했어요.”여은수는 코웃음을 쳤다.“하준이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아? 지금 농담해?”“어르신, 정말 죄송하지만 이혼 얘기는 다시 꺼내지 않기로 했어요.”“자네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뻔뻔하고 고약한 여자야. 자네가 지금 오랫동안 서로 사랑했던 연인을 억지로 갈라놓고 있다는 거 알아?”서다인은 꾹꾹 참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은근히 참고 묵묵부답.“다시 한번 말하지만 하준이는 내 손녀를 아주 사랑해. 적어도 20년은 사랑했을 거야. 그런데 빈민가에서 태어난 천한 자네가 성형한 얼굴로 내 손녀 자리를 대신하려고 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서다인은 참다못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휴대전화 끝에 대어 또박또박 말했다.“어르신께서 손녀를 아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중히 말씀드릴게요.”“첫째, 저는 성형을 하지 않았고 원래 이렇게 생겼어요. 만약 제 생김새가 하준 씨 스타일이라면 아주 다행이고 기쁠 것 같네요.”“둘째, 이혼을 거부한 사람은 하준 씨에요. 군전 그룹 장군이라 나라 군혼법이 하준씨 권익을 보호하고 있어요. 하준 씨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혼은 불가능해요.”“셋째, 고약한 거로 따지면 제가 어르신 손녀의 1만분의 1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