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221 - Chapter 230

916 Chapters

제221화

서다인은 그의 휴대전화에 분명 증거가 있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사진첩에는 그가 개발한 무기 사진들로 가득했다.메신저 앱을 열어보니 그는 이미 한 달 전 백하린의 메신저 계정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았다.주소록에는 백하린의 번호를‘백’이라고 저장해 두었다.서다인은 몸을 움츠리고 이불 속에 숨어서 한참을 뒤졌지만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해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자신의 번호는 ‘아내’라고 저장되어 있었다.서다인은 그 두 글자에 충격을 받아 잘못 본 것 같아서 다시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이 두 글자가 있었다.휴대전화를 가슴에 꾹 눌러 붙인 채 떨리고 막막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잠시 후, 그녀는 조용히 이불을 젖히고 받쳐 들어 남하준의 위를 넘어 휴대전화를 제자리에 조심스레 놓았다.그녀의 몸이 너무 가까워 남하준의 코안은 온통 여자의 은은한 향기로 심금을 울렸다.그는 목이 타는 듯 침을 삼키고 계속 자는 척했다.잠시 후 그가 천천히 눈을 떴을 때, 방의 전등은 이미 꺼졌고 옆에 있는 서다인은 여전히 그를 등지고 옆으로 누워 숨을 고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휘영청 밝은 달빛이 창문으로 비친 방안의 어스름한 어둠 속에서 그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겁고 괴로웠다.분명 지척에 있는데도 만질 수 없는 허탈함이 그를 괴롭혔다.그는 에어컨 리모컨을 만져서 온도를 20도로 조절했다.그러고는 자신의 이불을 서다인의 몸에 덮었다.조용한 방에서 20도의 찬 공기가 잠시 불자 잠든 서다인은 몸을 움츠리고 남하준에게 몸을 기대었다.뜨거운 온도를 포착한 그녀는 남하준의 품으로 파고들어 그의 가슴에 머리를 모두 파묻었다.그녀의 작고 부드러운 몸은 남하준 품속에서 작은 새처럼 보였다.남하준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그녀의 헝클어진 긴 머리를 뒤로 넘겼다. 머리를 숙이고 그녀의 정수리에 가볍게 키스했다. 향기로운 머리카락 냄새를 맡으니 공허한 마음은 약간 안정감을 느꼈다.문득 남하준은 몸이 빳빳하게 굳어졌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의 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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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서다인은 깜짝 놀랐다.남자는 눈을 감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침부터 어딜 만져?”“아니, 그게 아니라... 난 만지려던 게 아니라”서다인은 긴장해서 말을 더듬으며 손을 빼려 했다.‘잘 때 내가 몰래 만졌다고 생각하겠지?’남하준은 무거운 눈꺼풀을 뜨지도 않고 말했다.“무슨 생각하는 거야?”서다인은 머릿속이 하얘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지금 두 사람의 자세가 너무 애매하고 다정하게 누워있어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 이 어색함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잠시 후 그녀는 아무런 변명도 없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미안해요.”남하준은 가볍게 웃었다.“자기 남편 만지는데 뭐가 미안해?”“만지지 않았어요!”서다인은 심장 박동이 더욱 빨라졌고 볼은 빨갛게 달아올랐다.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근육을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가 다시 자신의 단단한 가슴팍에 올려놓았다.“만지고 싶으면 만져. 사과도 설명도 필요 없어.”서다인은 남자의 피부에 손이 닿았다. 또렷하고 탄탄한 근육 라인이었고 근육마다 완전하고 적당했다.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이 촉감이 좋았다. 수줍음과 욕망을 동시에 느끼며 그야말로 그녀 심장 박동의 최고점에 도전하고 있었다.남자는 몸이 뜨겁고 호흡이 좀 가빴다.“이거... 놔요.”서다인은 부끄러운 듯 손을 움츠리려 했지만 남하준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가슴을 누르며 움직일 수 없게 했다.방안의 기류는 뜨거워졌고 두 사람의 숨결은 거칠어졌다. 야릇한 분위기에서 남하준은 천천히 눈을 떴고 그녀를 바라볼 때 눈동자는 이미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너무 자극적이고 욕망적이고, 마치 끝없는 심연 같고 뜨거운 용암 같아서 서다인은 정말 견딜 수 없었다.그녀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며 눈을 늘어뜨리고 쳐다보지 못했다.“몸은 맘에 들어?”서다인은 얼굴이 확 달아올라 귀밑부터 목까지 뜨거워지며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가슴을 만지던 굳어버린 손도 서서히 풀리며 그의 피부가 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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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남하준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순간 안색이 변했다.서다인은 남자의 실의에 빠진 눈빛을 보고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불안해했다.하지만 그와 백하린의 일을 생각하면 죄책감이 말끔히 사라졌다.게다가 자신의 진짜 신분을 찾기 전까지 서다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었다. 그 상대가 남하준일지라도. 서다인은 앉아서 긴 머리를 정리하며 말했다.“당신 같은 나쁜 남자랑은 절대 평생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남하준도 그녀를 따라 앉더니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여 양손으로 짧은 머리를 잡아당겼다. 긴 숨을 가볍게 내쉬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계속 나보고 나쁜 남자라는 둥 쓰레기라는 둥 하는데,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이유나 좀 알자.”서다인은 고개를 숙이고 침묵을 지켰다. 손가락으로 시트를 꼬집으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네가 알려줘야 내가 고칠 거 아니야?”서다인은 아주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당신 속으로는 계속 첫사랑을 사랑하고 있잖아요.”남하준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나한테 첫사랑은 너밖에 없어.”서다인은 움찔 놀랐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이건 내가 쓰레기라는 이유가 될 수 없어. 또 다른 건?”“당신 병원에 있을 때 내가 곁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백하린을 불렀잖아요. 당신은...”남하준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하린이를 군전 그룹으로 불러들인 건 순전히 일 때문이었어. 사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어.”서다인은 점점 어이가 없어 화를 내며 말했다.“그럼 병실에서 서로 껴안고 있던 것도 일이었어요?”남하준은 살짝 놀라더니 그제야 왜 서다인이 갑자기 떠났고 또 이혼을 강행하는지 알게 되었다.‘그래도 숨기지 않고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네.’남하준은 다시 한번 숨을 가볍게 내쉬며 말했다.“그건 하린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날 안은 거야. 근데 마침 그 모습을 봤다고?”능구렁이 같은 이 남자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어떻게 세상에 우연이 그렇게 많을까?서다인은 억울해서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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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서다인은 고개를 숙이고 흔들었는데 답답한 기운이 목에 걸려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말이 없는 건 묵인한단 뜻인가?”남하준은 괴로운 듯 나지막이 캐물었다.서다인은 목구멍에 걸린 기운을 뚫고 울먹이며 말했다.“아니에요.”남하준은 눈을 짓누르고 있던 손을 내리고 붉게 물든 눈을 뜨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서다인에게 등을 돌려 엄숙하게 말했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혼 얘기는 다시 꺼내지 마. 절대 불가능하니까.”“나한테 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 성격만 빼고 다 고칠 수 있으니까.”“그리고 원하는 거 있으면 바로 말해. 난 여자 마음 헤아리지 못해.”말을 마친 남하준은 화장실로 향했고 서다인은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몰래 눈물을 닦고 코를 훌쩍였다.그녀는 여전히 어둡고 싸늘한 모습의 남하준이 두려웠고 방금 그의 엄숙한 말에 지레 겁을 먹었다.아무리 억울하고 괴로워도 그 앞에서 감히 억지를 부리지 못했다.서다인은 생각하면 할수록 이렇게 쉽게 넘어가는 것이 달갑지 않아 화가 나서 화장실 문으로 다가가 문을 사이에 두고 말했다.“그럼 각서 써요. 앞으로 백하린이랑 인연 끊겠다고. 아니면 이혼이에요.”다시 이혼이라는 두 글자를 꺼내자 서다인은 당황해서 말을 마치고는 곧장 드레스룸으로 뛰어들어 옷을 갈아입었다.곧 남하준은 씻고 화장실에서 나왔다.그는 드레스룸의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펜과 종이를 챙겨 베란다 밖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글을 썼다.서다인은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씻고 긴 머리를 묶고 산뜻하게 걸어 나왔다.남하준은 베란다 밖에서 걸어 들어와 손에 든 종이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서다인은 종이를 건네받고는 고개를 숙여 확인했다.[각서.나 남하준은 평생 아내와 가정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아내 완이에게 보증한다. 만약 약속을 어길 시 무조건 이혼에 동의한다.]각서를 확인한 서다인은 고개를 들어 남하준을 바라보았다.“난 완이가 아니에요.”남하준은 차분하고 여유롭게 대답했다.“할머니도 널 완자라고 부르고 화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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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남하준은 오랫동안 쌓인 그리움을 지금 이 진한 키스에 모두 쏟아부었다.서다인은 남자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멍해졌다.머리가 텅 빈 채로 그의 키스가 아주 오래 지속되었다는 것만 알았다. 그녀를 방 벽에 대고 몇 세기가 넘는 키스를 한 것 같았다.키스가 끝난 후,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그를 따라 내려가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허윤미가 호기심에 물었다.“다인아, 어제 하린이 할머니가 너 왜 찾아오신 거야?”모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서다인을 쳐다보았다.서다인은 움찔하더니 말했다.“별말씀 안 하셨어요.”그러고는 고개를 숙이고 계속 아침을 먹었다.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셋째 형수 최서윤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하하, 뻔한 거 아니에요? 딱 봐도 귀염둥이 손녀의 남은 인생을 위해 왔겠죠. 그 할머니 성격상 협박하거나 돈을 주며 매수해 다인이가 도련님을 떠나도록 설득했겠죠.”서다인은 마음이 좀 언짢았다.“형님은 사람 마음을 참 잘 읽으시네요.”조용히 아침을 먹고 있던 남하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유가영은 흥미가 생긴 듯 서다인을 보며 물었다.“그 할머님이 얼마 주셨어?”서다인은 무심코 대답했다.“금액은 제가 원하는 대로 적으라고 하셨어요.”이 말에 유가영은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어머, 대박. 그런데 그걸 거절한 거야?”말이 끝나자 자신의 말실수를 깨닫고 남하준의 어두운 안색을 힐끗 쳐다보더니 황급히 한마디 보탰다.“그러니까 내 말은 다인이가 허영심도 없고 성격이 꿋꿋하다고 칭찬한 거야.”서다인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식탁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모두가 남하준의 눈치를 살폈다.오직 최서윤만 겁도 없이 계속 도발했다.“도련님이 동의하지 않는 이상 다인이가 그 돈을 갖고 싶어도 이혼 못 해요. 내가 어제 우연히 두 사람 이혼 얘기 오가는 거 들었잖아요?”모두가 서다인을 경악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가 돈 때문에 이혼을 원하는 것 같다는 의심을 품었다.“다인아, 정말이야?”허윤미가 긴장해서 물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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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우리 집에 수사대 두 팀 보내.”최서윤은 당황하고 긴장하여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멍한 표정으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다른 사람들은 너도나도 물었다.“집은 왜 수색해?”“가족끼리 무슨 짓이야?”“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요?”남하준은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냉담한 얼굴로 식탁을 나와 거실 소파에 앉았다.그의 온몸에서는 사람을 얼게 만드는 한기가 풍겨 나왔고 차갑고 엄숙하여 사람들을 몸서리치게 했다.피비린내 나는 가족 대전이 펼쳐질 것 같아 모두 두렵기만 했다.서다인은 거실에 있는 남하준을 돌아보고 또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부모님의 요구로 남씨 가문의 동서끼리 강제로 함께 살게 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별 탈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폭풍전야였다.잠시 후 류청은 대여섯 명의 그룹 수사관들을 데리고 집에 도착했고 그들은 전문 장비까지 챙겨왔다.“도련님, 수사대 도착했습니다.”남하준은 유유히 앉아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로 초점 없이 다기를 바라보며 턱을 괴고 있는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동작은 느리지만 기세는 웅장했다.모두 식탁을 떠나 거실로 가서 그들의 방으로 향하는 수사대를 지켜보았다.최서윤은 당황해서 남편의 손을 힘껏 잡아당겼다.셋째 형은 아내가 괴롭힘 당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남하준에게 소리쳤다.“하준아, 여기가 너 혼자 사는 집이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집안을 수색해? 우리 동의도 없이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남하준은 서서히 눈썹을 치켜올리고 셋째 형을 무심히 쳐다보았다. 그 단순한 모습이 걱정스러울 따름이었다.그는 또박또박 말했다.“집안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기를 기도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처리할 테니까.”셋째 형은 끝까지 무서워하지 않고 대꾸했다.“허. 내가 뭔 걱정거리가 있어서 기도까지 하겠어? 난 단지 너의 그 오만방자함이 보기 싫을 뿐이야. 부모님이랑 형님들은 안중에도 없는 거지?”남하준은 대꾸하지 않았다.남창민과 허윤미도 자리를 잡고 앉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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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동서 말고 또 누가 이런 짓 하겠어?”유가영이 되묻더니 또 조롱했다.“게다가 전에 하준 도련님을 그렇게 좋아했잖아?”유가영의 말에 셋째 내외의 안색이 더 나빠지고 분위기가 점점 폭발할 것 같았다.남영준이 애써 참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진짜 당신 짓이야?”“아니에요.”최서윤은 기세가 드높아지더니 말했다.“당신도 나 못 믿어요?”남영준은 소리 높여 말했다. “아까 수사대 온다고 했을 때 가장 겁먹은 사람이 당신이잖아?”최서윤은 너무 화가 나 울음을 터뜨렸다.“그렇게 나 못 믿으면 이혼해요!”남창민이 테이블을 탁 치며 고함을 질렀다.“그만해!”거실 전체가 조용해졌다.서다인은 그의 고함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시아버지를 쳐다보았다.남창민은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말투를 조절하더니 침착하게 남하준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준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냐?”남하준은 엄숙한 태도와 뜨거운 눈빛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당연히 몰래 훔쳐본 자를 찾아내고 법대로 처벌해야죠.”허윤미가 다급하게 말했다.“하준아, 가족끼리 법대로 처리하다니. 얼마나 감정 상하겠어? 그러다 감옥에 갈 수도 있잖아?”“그래, 네 엄마 말이 맞아. 우리 두 사람을 봐서라도 이 일은 그냥 넘어가. 너희 부부가 방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장면도 찍히지 않았겠지. 어떠한 악영향도 끼치지 않았는데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니?”서다인은 완전히 어이가 없어서 시부모님을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이렇게 손발이 딱딱 맞아서야. 그야말로 한 식구가 맞았다.그녀와 남하준의 사생활이 모두 침해되었는데 뜻밖에도 아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다고 하다니?남하준이 집에 없을 때 방에서 옷을 갈아입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만약 옷을 갈아입었다면 누드 사진과 함께 누드 영상이 찍혔을까?이런 생각만 해도 서다인은 두피가 저렸다.가족 중에 이정도 변태가 있을 줄은 몰랐다.남하준은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책상 위의 물건을 들어 류청에게 건넸다.허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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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남하준은 서다인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나랑 나가서 살래?”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그를 따라 나가야 했다.이 집, 이 가족 사람들 중에 누가 범인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생각만 해도 오싹했다.“올라가서 짐 챙겨.”남하준이 부드럽게 말했다.“네.”서다인은 곧장 대답하고는 급히 올라갔다.모두가 거실에 앉아 안색이 좋지 않고 분위기가 무거웠다.남하준은 서다인의 짐을 챙겨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집을 나섰다.차에 올라타자 서다인이 호기심에 물었다.“근데 우리 어디 가요?”남하준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온화한 눈빛으로 놀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금원에 갈까?”금원?그곳은 서다인 마음속의 응어리였다.금원은 백하린을 위해 맞춤 제작한 신혼집이었다. 인테리어든 스타일이든 모두 그의 첫사랑이 선호하는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었다.금원도 싫고 남씨 저택도 싫으면 남하준에게 새집을 마련하라고 할 수는 없었다.“좋아요.”서다인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었다.남자의 눈빛이 부드러워졌고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서다인은 남자의 다정하고 친밀한 행동에 부끄러워 고개를 떨구고 약간 긴장해서 말했다.“하지만 금원에도 수사대를 보내 수색하라고 하면 안 될까요?”남하준이 멍해 있자 서다인이 급히 설명했다.“셋째 형님이 당신을 좋아했었고 지금도 저를 싫어하지만 그렇게 변태적인 행동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그래? 형수가 날 좋아했다고?”“첫째 형님이요.”남하준은 어이 없어 피식 웃었다.“그걸 믿어?”“나도 형님이 당신 좋아하는 거 눈치챘어요. 그래서 나한테 적개심이 큰 거고요.”남하준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깊고 검은 눈동자로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서다인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또 심각하고 차갑고 위엄 있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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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40분 후 차량이 금원 입구에 주차되었다.서다인은 남하준을 따라 차에서 내려 금원의 거실로 들어갔다.그들이 막 앉자마자 류청이 손에 십여 개의 도청기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도련님, 이것 좀 보세요.”류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긴장하고 분노한 모습이었다.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한 무더기의 소형 도청기를 보더니 안색이 갑자기 변했고 눈빛은 더욱 싸늘해졌다.서다인도 수많은 도청기에 놀라 류청과 남하준을 번갈아 쳐다보았다.거실의 분위기가 갑자기 냉엄하고 엄숙하게 변했다.수사팀은 안팎을 모두 한 번 검사했고 바깥 정원과 잔디밭도 놓치지 않고 몰래 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한 후 보고 후 철수했다.서다인이 불안에 떨며 물었다.“대체 누가 설치한 거죠?”류청은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남하준은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치켜세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전에 대통령과 이곳에서 회의했는데 안개 찾기 계획이 누설되어 그는 한때 서다인의 정체를 의심했고 심지어 그녀가 누설한 것으로 의심했다.지금 보니 정말 우습기 짝이 없었다.그는 자신의 우매함과 어리석음에 수치스러움과 분노를 느꼈다.이제 그는 짝퉁의 정체가 누구인지 매우 확신하고 있었다. 덩굴을 따라 참외를 찾으려면 경솔하게 굴어서 뱀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서다인은 남하준이 생각에 잠겨 줄곧 말이 없자 호기심에 또 물었다.“혹시 백하린 아닐까요?”남하준 눈을 치켜들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완아, 절대 모른 척해야 돼. 소문도 내지 말고 질문도 하지 말고 조사도 하지 마.”“왜요?”남하준은 인내심 있게 달랬다.“이유는 묻지 말고 그냥 내 말대로 해.”서다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백하린은 대체 왜 그런 거죠? 당신을 너무 사랑해 미쳐버린 건가요?”이것은 사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아니. 함부로 추측하지 마.”남하준은 그녀를 다독이고 류청에게 말했다.“이것들 다 치워.”“네, 도련님.”“전에 내가 시킨 일 계속 조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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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남하준의 눈 밑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긴장이 스쳐 지나갔다.“서재로 가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너도 서재로 와.”서다인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그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진중하고 냉엄한 외모에 반해 감정에 서툰 초보의 느낌이 들었다.서다인은 책장 앞으로 걸어가 책을 한 권 뽑아 가슴에 안고 돌아서서 그를 응시했다.남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긴장했다.그는 서재로 향했고 서다인이 뒤를 따랐다.서재.그는 사무용 책상 앞에서 공무를 처리하고 서다인은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두 사람은 아무도 상대방을 방해하지 않았다.밝고 따뜻한 방, 베란다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꽃향기 섞인 잔잔한 향기가 가슴을 파고들었다.따스한 햇살이 창가에 비쳐 따뜻하고 낭만적이며 고즈넉했다.세월이 그렇게 조용할 수 없었다.남하준은 여전히 10년 전처럼 그녀 옆에 있으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의 매혹적인 핑크빛 얼굴을 보면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었다.10년 전만 해도 그랬고, 오늘 밤도 그랬다.남하준은 감개무량해서 가볍게 탄식했다.역시 누구도 그의 할머니 눈을 속일 수 없었다.과학은 조작할 수도 있지만 노인의 안목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완아.”서다인은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살굿빛 눈은 여전히 맑고 초롱초롱했다.“네?”“심심해?”서다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뭐 좀 먹을래?”남하준은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가서 과일 가져올게.”“괜찮아요. 난...”서다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하준의 모습은 이미 방안에서 사라졌다.그녀는 좀 어리둥절했다.잠시 후 남하준이 잘게 썬 과일을 들고 들어와 서다인 옆에 앉았다.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서다인은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를 옮겨 탁자 위의 과일을 보고 다시 그를 쳐다보았다.“먹어.”서다인은 순순히 포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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