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271 - Chapter 280
308 Chapters
제271화 다시 나타난 한유진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럴듯하네요. 그런데 대표님이 뭐가 아쉽다고 일개 비서를 만나겠어요? 상대를 골라도 최 이사님 같은 명문가 아가씨를 만나죠.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이 왜 있겠어요.”“...”문 앞에서 직원들의 대화를 들은 서희는 복잡한 마음에 주먹을 그러쥐었고, 눈에는 어느새 그늘이 져 있었다.한편, 상혁과 함께 회사를 대충 둘러본 하연은 회사 운영 방식을 대략적으로 익혔다.그때 상혁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어때? FL 그룹과 협력할지 말지는 잘 생각해 봤어?”하연은 그 말에 눈썹을 치켜 올렸다.“생각할 게 뭐 있어요?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는 당연히 우리끼리 해먹어야죠. 이렇게 하리고 해요.”“응, 좋아. 그럼 가능한 내일애 계약 체결하는 거로 해.”“좋아요. 우리 효률이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대화하며 복도를 걷던 그때, 상혁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이제 업무 얘기도 끝났으니 밖에 나가 스트레스 푸는 게 어때?”“어디 갈 건데요?”의아한 눈으로 묻는 하연을 보며 상혁은 입을 꾹 다물더니 하연의 앞을 막아섰다.“너 어릴 때 승마 좋아했잖아. 승마장에 가보는 건 어때?”“그걸 아직도 기억해요? 그런데 한동안 못 타서 몸이 근질거리기는 하네요. 가 볼까요?”“그래.”상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결국 상혁은 하연을 데리고 승마장으로 향했다.오늘은 평일이라 승마장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상혁과 하연을 본 직원은 얼른 다가와 공손한 태도로 인사했다.“부 대표님, 최 사장님.”분명 처음 오는 곳인데 상대가 아는 것처럼 인사하자 하연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 백마를 데려와요.”상혁의 분부에 직원은 얼른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잠시 뒤 백마를 끌고 나타났다. 백마는 무척이나 예뻐 감탄이 절로 흘러나올 정도였다.“정말 예쁘네요.”상혁은 끈을 쥐고 하연의 앞에 끌고 와 건네주었다.“한번 타봐.”백마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고분고분 다리를 굽혀 몸을 낮췄다.“와, 사람 말도 알아들어요?”하연은 놀
Read more
제272화 승마장의 진짜 사장
“혼자 들어가요.”유진은 입술을 꽉 깨물며 안 좋은 기색을 내비쳤지만 서준이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자 결국 군말없이 옆에 서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 두 사람이 말했던 고객, 허승철이 뒤늦게 도착했다.“한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네요.”일할 때의 서준은 흠잡을 곳이 없다. 지금 역시 의젓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허승철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괜찮습니다. 오래 전부터 승마를 좋아한다고 들어 일부러 승마장으로 약속장소를 잡았는데, 오늘 솜씨를 제대로 볼 수 있겠네요.”“저를 너무 추켜세우네요. 한 대표님의 승마술도 기가 막혀다던데 오늘 제대로 겨루어 봅시다.”두 사람은 말하면서 승마장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승마에 관심이 없는 유진은 아예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저기요, 과일 주스 좀 가져다 줘요.”종업원에게 주스를 주문한 유진은 소파에 앉아 승마장을 빙 둘러봤다. 그러다 익숙한 사람에게 시선이 멈추더니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섰다.곧이어 원망과 분노가 섞인 눈으로 하연을 노려봤다.“최하연이 여긴 어쩐 일이지?”유진은 서준이 있는 곳을 이내 살피더니 하연과 정반대 방향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눈을 가늘게 뜨며 미간을 찌푸렸다.‘최하연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고객님, 주문하신 주스 나왔습니다.주스를 내려놓고 떠나려는 종업원을 유진은 다급히 불러 세웠다.“잠깐!”이윽고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 종업원에게 건네더니 상혁을 가리키며 물었다.“저 남자는 누구예요?”종업원은 유진의 시선을 따라 확인하더니 이내 대답했다.“저분은 저희 사장님입니다.”“사장님?”유진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하연이 승마장 사장과 붙어먹는다니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사장님 이름이 뭐예요?”종업원은 고개를 저었다.“죄송하지만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유진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자 종업원을 돌려보냈다.하지만 시선을 하연에게서 떼지 못했다. 지난 번 일이 하연이
Read more
제273화 한유진의 도발
허승철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한 대표님과 합작 건에 대해 얘기도 할 겸 승마하러 왔습니다. 혹시 저희와 함께하지 않을래요?”“죄송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상혁의 거절에 허승철은 옆에 있는 하연을 흘긋거리더니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그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기회 되면 다음에 다시 만나죠.”이윽고 상혁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피했다.“한 대표님, 저희는 이만 갈까요?”하지만 서준은 오히려 싸늘한 태도로 대답했다.“아니요. 합작 건은 없던 일로 하죠.”갑작스러운 상황에 허승철은 어리둥절했다.“한 대표님, 아까까지는 이런 말씀 없었잖습니까.”“본인 입으로도 그건 아까라면서요.”허승철은 여전히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HT 그룹의 위세에 눌려 화도 내지 못했다. 결국 콧방귀를 뀌고는 뒤돌아 떠나버렸다.그 옆에 있던 서준은 끝까지 입을 꾹 다문 채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하연을 빤히 바라봤다.얼굴을 뚫을 것만 같은 눈빛이 느껴지자 하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서준과 눈이 마주쳤다.서준은 저도 모르게 하연과 승마장에서 경쟁하던 날을 떠올렸다.지난번에 만났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은 한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승마 시합을 했었다.그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승마하던 하연의 모습은 지금도 서준의 머릿속에 선명하다“최하연, 같이 승마하지 않을래?”“미안하지만 관심 없어.”제 초대를 냉정하게 거절하는 하연을 보자 서준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때 유진이 다가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하연을 바라봤다.“하연 씨,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유진은 마치 전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친근한 태도로 인사를 건넸다.그런 유진의 뻔뻔함에 하연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지만 겉으로는 예의를 지켰다.“유진 언니도 승마하러 왔어요?”유진은 싱긋 웃었다.“그런데 혼자 타는 건 재미없는데 시합하는 거 어때요?”“미안하지만, 관심 없어요.”하연이 거절하자 유진은 여유로운 얼굴로 도발했다.“관심 없
Read more
제274화 놀란 백마
유진은 순간 화가 나 독설을 퍼부었다.“하, 기다려 봐. 최하연 오늘 제대로 골탕먹을 테니까.”그 말에 서준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유진을 덥석 잡았다.“무슨 짓 했어?”그때 유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마구간에서 하연의 비명이 흘러나왔다.“아!”하연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료를 주고 있었는데 설기가 갑자기 뭐에 놀랐는지 갑자기 하연을 향해 달려들었다.그 기세에 놀라 하연은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리고 설기가 하연을 덮치려는 순간.“조심해.”때마침 나타난 상혁이 하연을 품에 안은 채 보호했다.설기는 마치 화가 난 듯 세게 버둥대며 당장이라도 마구간을 뛰어나올 것처럼 굴었다.몇 년 동안이나 말을 타온지라 말에 대해 알고 있는 하연은 단번에 이상한 낌새를 챘다.“상혁 오빠, 말에 문제 있어요.”상혁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응. 설기는 성격이 온화해서 이런 적 한 번도 없어.”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서준이 달려와 걱정스러운 태도로 물었다.“최하연, 괜찮아?”설기는 서준 뒤에 따라오는 유진을 보자 더 세게 날뛰었다.점점 격해지는 설기의 반응에 상혁은 다급히 하연을 보호했다.“조심해.”다음 순간, 설기는 끝내 줄을 끊고 유진에게 달려들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유진은 꽁지 빠지게 도망쳤다.“싫어, 오지 마!”화가 난 듯 유진만 쫓는 설기의 기세에 유진은 비틀거리며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그때 설기가 유진에게 달려들어 발로 유진의 등을 차버렸다.곧이어 비명이 들리며 유진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하지만 설기는 동작을 멈추지 않고 또다시 유진을 발로 밟았다.상황을 본 직원들은 너무 놀라 헐레벌떡 달려왔고, 상혁은 눈빛이 어두워진 채 버럭 소리쳤다.“설기야!”하지만 설기는 이성을 읽고 마구 소리쳤다.다행히 제때 도착한 직원이 곧바로 조치하는 바람에 유진을 구출했지만, 이미 충격을 받은 유진은 진작 쓰러졌다.하연은 어두운 눈으로 상혁과 눈빛을 교환했고, 상혁은 알아차린 듯 얼른 직원에게 분부했다.“얼른 구급차 불러요.”하연
Read more
제275화 미안해
“최하연은 우리 집과 안 맞는 게 틀림없어.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매번 너한테 이러는 거야? 유진아 걱정하지 마. 이번 일은 엄마가 꼭 책임을 물을 거야. 네가 이렇게 다쳤는데, 승마장도 책임을 면치 못 해.”그 말에 유진은 이내 요점을 말했다.“엄마, 그 승마장 사장이 최하연이 지금 만나는 사람이에요. 두 사람 분명 한통속일 거예요.”“이거 큰일 날 소리네. 한씨 가문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아나?”고민정은 화가 치밀어 눈까지 충혈되었다. 자식이라곤 유진 하나뿐인데,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고 온 꼴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이에 고민정은 벌떡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그러다 때마침 나타난 서준과 마주치자 헛웃음을 쳤다.“서준아, 너도 들었지? 이 모든 게 최하연 그 계집이 벌인 짓이래. 너 이번에는 절대 이대로 넘어가면 안 돼.”서준은 마치 우스운 소리라도 들었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큰숙모, 본인 딸을 너무 모르시네요.”“그게 무슨 뜻이야?고민정은 의아한 듯 되물었다.“저도 현장에 있었어요.”그 말을 들은 고민정은 깜짝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말했다.“너 설마 이번에도 최하연 편을 드는 건 아니지? 최하연이 네 누나한테 이런 짓까지 하고 전에는 네 어머니와 동생한테도 못된 짓 했는데, 대체 네 가족이 누구야?”고민정의 한마디는 망치처럼 서준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3년 전 저지른 자신의 잘못들이 한순간 뇌를 서준의 뇌리를 스쳤다.그때 서준은 하연을 고작 집안 장식품이라고 여겼다. 그 3년 동안 하연은 늘 고분고분했고 아내의 본분을 다했으며 아무런 사고도 친 적이 없다.심지어 시어머니의 등쌀과 시누이의 괴롭힘, 다른 친척의 불친절한 태도에도 항상 참아왔다.그때 하연이 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텼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그런데 그걸 이혼하고 나서야 발견했다는 게 저절로도 한심했다.“큰숙모, 솔직히 말할게요. 오늘 사고 최하연과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그런데 만약 최하연을 찾아가 행패 부린다면 앞으로 경제적으로 일전한 푼
Read more
제276화 순서도 안 지킵니까?
그 말에는 무력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어떤 것은 수천 마디 말로도 보상할 수 없다.서준의 태도에 하연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입꼬리를 말았다.“본인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사과해?”서준은 고개를 저었다.“이건 예전의 일에 대한 사과야.”“그거라면 넣어둬.”하연은 말하면서 고민정을 바라봤다.“이 일은 끝까지 책임 물을 거니까.”“그래. 그 선택 존중할게.”서준의 태도에 고민정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서준아 너 어쩜 또 이 여자 편을 드는 거니? 네 누나가 아직 병상에 누워있잖아.”“다 큰 어른이 자기가 한 짓에 책임은 져야죠.”“유진이 대체 뭘 했다고 이러는 건데? 지금 병상에 누워 있는 건 유진아라고!”고민정은 너무 화가 나 버럭 소리쳤다.“둘이 뭘 하려고 하든 유진이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려봐.”하연은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는 아무것도 안 해요. 하지만 경찰은 어떨지 모르죠.”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제복을 입은 경찰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승마장에서 벌어진 사건에 관해 신고받았습니다. 혹시 한유진 씨가 누구죠?”고민정은 갑자기 나타난 경찰에 무척 당황해했다.“왜 이래요?”맨 앞에 서 있던 경찰은 이내 고민정 앞에 다가가 경찰증을 보여주며 상황을 설명했다.“저희는 경찰입니다. 법적으로 한유진 씨 소환하는 거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한유진 씨가 누구죠?”그 말을 들은 순간 고민정은 이내 비틀거리며 제 이마를 짚었다.“제가 머리가 아파서 지금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네요.”‘저런 것도 연기라고 하나?’하연은 속으로 헛웃음을 쳤다.하지만 고민정이 그런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경찰도 도착한 데다 증거도 확실해 유진이 아무리 머리를 써도 빠져나갈 수가 없다.하연은 하품을 하며 저를 기다려준 상혁에게 다가갔다.“오빠, 우리 이제 돌아가요.”“응, 밖에 추우니까 이거 걸쳐. 감기 조심해야지.”상혁은 외투를 벗어 하연에게 덮어주며 이내 병원을 떠났다.그때, 둘이 나란히 떠나는 뒷모
Read more
제277화 가장 솔직하게 대하고 싶은 사람
상혁은 우습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으며 또박또박 대답했다.“누가 먼저인지 제대로 알고 말해.”서준의 눈에 순간 의심이 언뜻 지나갔다.“그게 무슨 뜻이지?”상혁은 전혀 숨길 생각이 없었다.“3년이나 차지했으면 됐잖아. 이번에는 절대 하연이 당신 같은 사람한테 안 뺏겨.”그 말을 듣는 순간 하연은 눈을 들어 상혁을 바라봤다. 그리고 문득 뭔가 중요한 걸 놓쳤다는 느낌이 들었다.반면 서준은 그 말에 콧방귀를 뀌며 경멸 섞인 미소를 날렸다.“주제를 알아야지, 여기가 누구 구역인지 잊었나 본데?”“예전이었다면 한씨 가문이 쥐락펴락했겠지만 지금도 그런지 어디 한번 해보던가.”상혁의 여유로운 말투와 달리 말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심지어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서준은 고개를 살짝 들고 상혁을 바라봤다. 이토록 상대 같은 상대를 만난 게 오랜만인지라 오히려 피가 끓어올랐다.“나랑 해보자 이건가? 난 주구한테 져본 적이 없어. 최하연은 내가 무슨 수를 쓰든 내 사람으로 만들 거야. 내가 부상혁 당신 제대로 인간 만들어줄게.”상혁은 서준의 도발에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사람이 능력도 없으면서 설치면 안 되지.”말을 마친 뒤 두 사람은 함께 하연을 바라봤다.그때 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최하연, 나랑 같이 가자.”그에 반해 상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연에게 선택권을 넘겨주었다.“한서준, 난 사람이지 물건이 아니야. 예전에는 당신한테 그나마 작은 감정이라도 남아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 감정마저 사라졌어.”말을 마친 하연은 상혁을 바라봤다. 그저 눈빛만으로도 상혁은 하연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는 하연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어린 시절의 약속은 그저 소꿉장난에 불과하니까.상혁은 눈을 내리깔며 실망감을 감추려 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하연은 상혁에게 다가와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상혁 오빠, 우리 집에 가요.”상혁은 눈을 들어 하연을 바라봤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두웠던
Read more
제278화 갑작스런 사고
상혁은 앞을 내다보며 핸들을 꽉 잡더니 애써 감정을 주체했다.“너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 나를 영원히 오빠로만 대하고 싶다고 해도 괜찮아. 절대 본인을 희생하지도, 싫어하는 선택을 하지도 마.”이 세상에서 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상혁이라는 걸 하연도 알고 있다.이 감정만큼은 절대 저버리고 싶지 않았기에 이번만큼은 용기 내어 한 발짝 내디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알았어요, 상혁 오빠.”상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내일 D시 프로젝트 책임자가 DS로 찾아갈 거야. 얼른 계약해 버리자.”갑자기 바뀐 화제에 반 박자 느리게 반응한 하연은 싱긋 웃었다.“그래요. 부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다음날FL 그룹 책임자는 아침 일찍 DS 그룹에 도착했다.그리고 오전 10시, 두 회사는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부 대표님, 앞으로 우리 한 가족인데 서로 도웁시다.”하연이 싱긋 웃으며 말하자 상혁은 하연을 빤히 바라보며 대답했다.“당연하죠. D시 프로젝트는 주기도 길고 투자도 많은 사업인데, 언제 같이 현장 답사나 하지 않을래요?”그러지 않아도 하연은 진작 계획을 세워 두었다.“다음 주가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비서한테 시간 조율하라고 할게요. 부 대표님은 시간 괜찮아요?”잠깐 스케줄을 되짚어보던 상혁은 이내 대답했다.“될 것 같네요.”그 대화를 끝으로 사무실을 나서자 하연은 곧장 참지 못하고 말했다.“상혁 오빠 진지한 모습 너무 멋있던데요?”“너야말로 말솜씨가 점점 더 늘었더라? 앞으로 더 열심히 해.”하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이윽고 상혁을 직접 회사 아래까지 바래다주었다. 아래에 도착하자 상혁은 이내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이제 들어가.”“그래요, 그럼 다음 주에 봐요.”하연은 말하면서 상혁을 향해 손을 흔드는 걸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각, 온 정신이 상혁에게 팔려 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오는 건 발견하지 못했다.곧이어 들려오는 거슬리는 마찰음에 고개를 돌린 하연
Read more
제279화 고의 살인
그 말을 들은 순간 상혁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하연더러 원위치에 가만히 있으라고 당부하고는 운전석 쪽으로 다가갔다.확인해 보니 운전석에 있는 사람은 환자복을 입고 있는 연약한 여자였다. 충격이 컸는지 이마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의식을 잃은 듯 운전대에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찬찬히 확인해 본 상혁은 이내 표정이 굳었다.“그 여자야.”하연도 이미 운전석에 앉은 여자를 확인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유진이었다.“왜 여기에 나타났지? 그럼 방금...”순간 하연의 머릿속에 위험한 생각이 떠올랐다.“나를 죽이려 했던 건가?”하연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그리고 그제야 이 사고가 평범한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라는 걸 알아차렸다.한유진이 저를 죽이려 한다는 생각에 하연은 순간 덜컥 겁이 났다.만약 아까 상혁이 밀어서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상상하기도 무서웠다.상혁도 그걸 알고 있기에 얼른 하연을 품에 안고 위로했다.“괜찮아, 내가 있잖아.”그 순간, 신기하게도 하연의 마음은 기적처럼 편안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소방대원 그리고 구급대원까지 이내 현장에 도착하여 사고 현장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다.이번 사고가 DS 그룹 건물 앞에서 발생한 거라 회사 사장인 하연이 책임자로 경찰청에 소환되었다.물론 녹취록을 작성하는 내내 상혁은 늘 하연과 함께했다.모든 조사가 끝난 뒤, 하연은 그제야 상혁의 팔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오빠, 다쳤어요?”상혁은 애써 상처를 숨기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괜찮아, 별거 아니야.”“이게 어떻게 별거 아니에요? 살이 이렇게 많이 떨어졌는데. 얼른 병원 가요.”원래 거절하려던 상혁은 저를 이토록 걱정해 주는 하연의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 고분고분 따랐다. 그리고 한참 뒤, 병원.“의사 선생님, 이 상처 좀 치료해 주세요.”의사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동전 크기만 한 상혁의 상처를 보며 잠깐 할 말을 잃었다.그러다 뭐라도 말하려고 눈을 든 순간 그대로 얼어붙었
Read more
제280화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사람
상혁의 소개에 하연은 다급하게 인사했다.“아, 안녕하세요.”하연의 인사를 받은 성준은 싱긋 웃으며 상혁에게 말했다.“짜식, 능력 있네. 그런데 네 상처는 아무렇지도 않아 처치 좀 하면 끝날 일이야. 누가 보면 네가 큰 병 걸린 줄 알겠다?”“괜찮다니 다행이네요. 고마워요.”상혁이 괜찮니 그제야 안심이 됐다.그때, 성준이 거즈와 요오드를 들고 와 상혁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별거 아니에요. 다음번에는 안 다치게 조심해요.”이윽고 치료를 마치고 나니 하연을 보며 말했다.“됐어요. 치료 다 끝났으니 치료비는 저쪽 창구에서 지불하세요.”“네.”하연은 이내 대답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때 성준이 하연의 뒷모습을 보며 농담조로 말했다.“부상혁, 내 기억이 맞다면 너 지금껏 최하연 씨 한 번도 잊지 못했지?”그 목소리는 마치 재밌는 일이라도 생긴 듯 흥분에 차 있었다.“너 연애 경험이 없어서 아직 여자 어떻게 꼬셔야 하는지 모르지? 연애는 이렇게 하는 게 아니야.”“혹시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상혁은 헛기침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상혁이 이토록 겸손한 건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라 성준은 믿기 힘들다는 듯 말했다.“이거 이거, 내가 아는 그 대단하신 부상혁 도련님 맞아?”성준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재밌다는 듯 웃어댔다.“괜찮아. 내가 있잖아. 내가 가르쳐 줄게. 연애는 말이지, 진심이 전달되어야 해. 물론 여자의 동정심도 이용해 주면 좋고. 그런데 내가 볼 때 하연 씨도 너 엄청 신경 쓰는 것 같던데. 힘내 봐. 그래야 나도 네 결혼 축하주 마시러 가지.”“...”병원에서 나온 상혁의 팔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다.분명 작은 상처였지만 성준은 작은 상처는 효과 없다며 기어코 붕대까지 감아줬다.상혁은 그게 오버라며 당장 풀려고 했지만 하연이 나서서 제지했다.“오빠, 상처 소독 이제 막 끝났는데 마구 움직이지 마요. 집에 가서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하고, 도움 필요한 일 있으면 비서 꼭 불러요.”그 순간 상혁은 동작을
Read more
PREV
1
...
26272829303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