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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순서도 안 지킵니까?

그 말에는 무력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

어떤 것은 수천 마디 말로도 보상할 수 없다.

서준의 태도에 하연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입꼬리를 말았다.

“본인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사과해?”

서준은 고개를 저었다.

“이건 예전의 일에 대한 사과야.”

“그거라면 넣어둬.”

하연은 말하면서 고민정을 바라봤다.

“이 일은 끝까지 책임 물을 거니까.”

“그래. 그 선택 존중할게.”

서준의 태도에 고민정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준아 너 어쩜 또 이 여자 편을 드는 거니? 네 누나가 아직 병상에 누워있잖아.”

“다 큰 어른이 자기가 한 짓에 책임은 져야죠.”

“유진이 대체 뭘 했다고 이러는 건데? 지금 병상에 누워 있는 건 유진아라고!”

고민정은 너무 화가 나 버럭 소리쳤다.

“둘이 뭘 하려고 하든 유진이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려봐.”

하연은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해요. 하지만 경찰은 어떨지 모르죠.”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제복을 입은 경찰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승마장에서 벌어진 사건에 관해 신고받았습니다. 혹시 한유진 씨가 누구죠?”

고민정은 갑자기 나타난 경찰에 무척 당황해했다.

“왜 이래요?”

맨 앞에 서 있던 경찰은 이내 고민정 앞에 다가가 경찰증을 보여주며 상황을 설명했다.

“저희는 경찰입니다. 법적으로 한유진 씨 소환하는 거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한유진 씨가 누구죠?”

그 말을 들은 순간 고민정은 이내 비틀거리며 제 이마를 짚었다.

“제가 머리가 아파서 지금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네요.”

‘저런 것도 연기라고 하나?’

하연은 속으로 헛웃음을 쳤다.

하지만 고민정이 그런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경찰도 도착한 데다 증거도 확실해 유진이 아무리 머리를 써도 빠져나갈 수가 없다.

하연은 하품을 하며 저를 기다려준 상혁에게 다가갔다.

“오빠, 우리 이제 돌아가요.”

“응, 밖에 추우니까 이거 걸쳐. 감기 조심해야지.”

상혁은 외투를 벗어 하연에게 덮어주며 이내 병원을 떠났다.

그때, 둘이 나란히 떠나는 뒷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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