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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가장 솔직하게 대하고 싶은 사람

상혁은 우습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으며 또박또박 대답했다.

“누가 먼저인지 제대로 알고 말해.”

서준의 눈에 순간 의심이 언뜻 지나갔다.

“그게 무슨 뜻이지?”

상혁은 전혀 숨길 생각이 없었다.

“3년이나 차지했으면 됐잖아. 이번에는 절대 하연이 당신 같은 사람한테 안 뺏겨.”

그 말을 듣는 순간 하연은 눈을 들어 상혁을 바라봤다. 그리고 문득 뭔가 중요한 걸 놓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서준은 그 말에 콧방귀를 뀌며 경멸 섞인 미소를 날렸다.

“주제를 알아야지, 여기가 누구 구역인지 잊었나 본데?”

“예전이었다면 한씨 가문이 쥐락펴락했겠지만 지금도 그런지 어디 한번 해보던가.”

상혁의 여유로운 말투와 달리 말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

심지어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서준은 고개를 살짝 들고 상혁을 바라봤다. 이토록 상대 같은 상대를 만난 게 오랜만인지라 오히려 피가 끓어올랐다.

“나랑 해보자 이건가? 난 주구한테 져본 적이 없어. 최하연은 내가 무슨 수를 쓰든 내 사람으로 만들 거야. 내가 부상혁 당신 제대로 인간 만들어줄게.”

상혁은 서준의 도발에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사람이 능력도 없으면서 설치면 안 되지.”

말을 마친 뒤 두 사람은 함께 하연을 바라봤다.

그때 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최하연, 나랑 같이 가자.”

그에 반해 상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연에게 선택권을 넘겨주었다.

“한서준, 난 사람이지 물건이 아니야. 예전에는 당신한테 그나마 작은 감정이라도 남아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 감정마저 사라졌어.”

말을 마친 하연은 상혁을 바라봤다. 그저 눈빛만으로도 상혁은 하연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하연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약속은 그저 소꿉장난에 불과하니까.

상혁은 눈을 내리깔며 실망감을 감추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하연은 상혁에게 다가와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상혁 오빠, 우리 집에 가요.”

상혁은 눈을 들어 하연을 바라봤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두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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