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4화 차별 대우

작가: 손라떼
안나는 하연에게 싱긋 웃으며 인사하더니 이내 모든 신경을 상혁에게 쏟아부었다.

“부 대표님이 여기까지 친히 오실 줄은 몰랐네요. 환영해요. 먼 길 오셔서 피곤할 텐데 호텔로 안내할게요.”

상혁은 상대의 태도에 눈이 어두워지더니 딱딱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눈앞에 세워진 두 대의 밴을 보자 안나는 이내 하연을 그중 하나로 안내했다.

“최 사장님, 타세요.”

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상혁이 이내 그 뒤를 따라 하연의 옆자리에 앉으며 안나에게 말했다.

“이사님, 저는 최 사장님과 함께 탈게요.”

안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감정을 억제했다.

“네. 그럼 저희가 뒤에서 따르겠습니다.”

차 문이 닫히고 차가 출발하자마자 하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해서 말했다.

“상혁 오빠, 안나 이사님이 오빠랑 같은 차 타려고 하는데 이렇게 대놓고 미녀의 체면을 깎아도 돼요?”

상혁은 고개를 돌려 하연을 힐끗 보더니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그마한 머리통으로 대체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이토록 심각한 표정의 상혁은 처음 보는지라 하연은 애써 웃음을 참더니 농담조로 말했다.

“알았어요. 그런데 안나 이사님이 저렇게 예쁜데 정말 안 설레요?”

“별 감흥 없어.”

무뚝뚝한 상혁의 대답에 하연은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그 때문인지 얼굴을 덮쳐오는 바람도 아까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자 하연은 그 웃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 호텔 인테리어는 7, 8년 정도 된 데다 한눈에 봐도 낡아 보였다.

그때 안나가 차에서 내려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부 대표님, 최 사장님, 들어갑시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하니 하연은 트집을 잡지는 않았다. 하지만 곧 이어지는 안나의 말에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이곳은 이 부근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예요. 며칠 동안 편안하게 묵었으면 좋겠어요.”

‘가장 좋은 호텔?’

‘이게?’

‘와, 현타 오네.’

상혁은 그런 하연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한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85화 쥐가 있어요

    “그래서 하나는 부 대표님께 드리는 겁니다.”가방에서 카드키를 꺼내 든 안나는 매력적인 눈으로 상혁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카드키를 쥐어 주며 윙크를 날렸다.“제 방은 바로 옆방이니 언제든지 환영해요. 깊이 있는 교류를 해도 좋고요.”이윽고 말을 마치자마자 상혁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엉덩이를 흔들며 떠나갔다.상혁은 카드키를 힐끗 보더니 망설임 없이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이윽고 하연에게 전화하려 할 때, 하연이 캐리어를 끌며 다가오더니 상혁을 보자마자 그대로 내팽개치고는 상혁의 품에 폭 안기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상혁 오빠, 쥐... 엄청 큰 쥐가 있어요.”어찌나 놀랐는지 얼굴이 창백해지고 몸도 떨고 있었다.놀란 고양이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하연을 보자 상혁은 끝내 웃음을 참지 못했다.“마침 잘됐네, 그럼 여기서 지내.”하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쥐가 뭐라고, 괜찮아.”상혁의 위로에도 하연은 흐느끼며 고개를 저었다.“엄청 큰 쥐였어요.”말하면서 상혁의 품에서 떨어진 하연은 그제야 상혁의 방이 제 방과 천지 차이라는 걸 발견했다.그 순간 울고 싶은 마음마저 생겨났다.“이건 차별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됐어. 안방은 네가 써, 난 소파에서 잘게.”하연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닫았고, 상혁은 하연에게 슬리퍼를 챙겨주고 캐리어를 안으로 옮겨 주었다.방에 들어오자마자 하연은 이내 침대로 향했다. 커다란 침대에 몸을 맡기니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나른해졌다.“와, 침대 너무 넓고 편하다!”몸을 돌려 옆에 있는 베개를 품에 꼭 안으니 한시도 침대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이에 하연은 한참 누워 있다가 느릿느릿 잠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치고 나니 졸음이 쏟아져 하연은 하품을 하며 헤어드라이기를 챙겨 나왔다. 그 시각, 상혁은 노트북을 끌어안고 업무를 보고 있었다.그러다 하연을 보자 이내 노트북을 덮고 헤어드라이기를 받아 들었다. 졸려서 눈꺼풀과 싸우고 있는 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86화 설마 최씨 가문 사람은 아니겠지?

    이 방에 저와 상혁 두 사람뿐이라는 걸 떠올리자 하연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답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상혁 오빠가 나를 방까지 안아갔나 보네.’“아! 최하연, 정말 미쳤어!”하연은 쪽팔리고 화가 나서 중얼거리더니 상혁을 화장실에서 쫓아냈다.하연의 속내를 알 리 없는 상혁은 어리둥절해서 밀려 나가더니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하연이 씻고 나서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상혁은 이미 방에 없었다. 그제야 히연은 숨을 푹 내쉬고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그리고 한참 뒤, 식사를 반쯤 끝냈을 때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당연히 상혁이 돌아왔다고 생각한 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오빠, 카드키 안 챙겼어요?”하지만 말소리는 이내 뚝 끊겼다.그도 그럴 게, 하연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상혁이 아니라 놀란 표정을 한 안나였으니까.안나는 하연을 삿대질하며 분노를 얼굴에 드러냈다.“설... 설마 어제 여기 있었어요?”“무슨 문제 있나요?”천진무구한 표정으로 되묻는 하연의 모습에 안나는 화가 치밀었다.“부 대표님은 어디 있죠?”하연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여기 없어요. 혹시 무슨 일 있나요?”“이제 곧 출발해야 하니 사람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가시 돋친 말투로 말한 안나는 상대방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쾅 닫고 떠나버렸다. 그 뒤에 혼자 남겨진 하연은 어리둥절해서 커다란 눈을 깜빡거렸다.하연이 아래층에 도착하자 일행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그중에서 태훈이 제일 먼저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했다.“최 사장님, 잘 주무셨어요?”“응. 다 도착했네?”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이내 상혁을 돌아봤다. 이윽고 어제 일은 완전히 잊은 듯 뻔뻔하게 손을 흔들었다.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안나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상혁 앞에서 체면을 지켜야 했기에 아까처럼 하연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부 대표님, 오늘 오전 회의가 잡혀 있어 회의하고 나서 오후에 현지 조사를 진행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87화 내가 없으면 협력 건도 없던 일이 될 텐데?

    “우연의 일치일 거예요. 성만 같겠죠.”“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최 사장이 어딜 봐서 명문가 아가씨 같아 보여?”안나는 내친김에 하연을 보며 지아의 의견에 맞장구쳤다.“됐어, 오늘 목표는 최 사장이 아니야.”지아는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다.“걱정하지 마세요. 이사님 목표는 부 대표님이잖아요.”“맞아.”안나가 순순히 인정하자 지아가 말을 이었다.“부 대표님 꼭 낚아채세요. 이렇게 훌륭한 남자를 어디 가서 만나요? 저런 남자를 낚아채면 그야말로 사는 세상이 달라진다고요.”안나는 으쓱한 표정을 지었다.“당연하지. 남자는 가끔 청순한 걸 좋아하지만 결국에는 섹시한 걸 못 거절해. 그러니 부 대표도 무조건 나한테 넘어오게 돼 있어.”말을 마친 안나는 자신만만하게 사람들 뒤를 따랐다.일행을 실은 차는 곧바로 HY 그룹으로 향했다. D시 최고의 기업인 HY 그룹은 인테리어부터 매우 웅장하고 화려했다.심지어 대문 앞에는 [최 사장님과 부 대표님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드리워 있었다.모든 사람이 차에서 내리자 현장에는 열렬한 박수 소리와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직원들이 하연과 상혁을 둘러싼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부 대표님, 회의실은 22층입니다. 이쪽으로 오세요.”안나가 상혁한테 살갑게 말하는 사이, 하연이 뒤따라 엘리베이터에 오르려고 했으나 지아가 막아섰다.“최 사장님, 우리는 다음 걸 탑시다.”하연은 그 말에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상혁 역시 문이 닫히고 나서야 하연이 아직 오르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태훈에게 물었다.“최 사장은 안 탔어요?”“최 사장님은 미처 못 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내려가서 확인할까요?”태훈이 대답하자 옆에 있던 안나가 다급하게 끼어들었다.“이제 더는 못 타요. 괜찮아요. 제 비서도 못 탔는걸요. 이따가 최 사장님을 위층으로 안내할 거예요.”안나의 말에 상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일행과 함께 22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HY 그룹 대표가 상혁 일행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88화 최 사장님이 없어졌어요

    하연은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눈으로 한기를 내뿜었다.“일개 비서가 이렇게 기고만장해서야. HY 그룹의 성의를 좀처럼 보기 힘드네요. 하지만 충고 하나 하자면 본인이 한 일에 대한 뒷감당은 본인이 져야 해요.”이윽고 말을 마치자마자 뒤돌아 떠났다.하지만 지아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그도 그럴 게, 하연이 그저 저한테 겁을 주려고 그런 말을 내뱉았다고 생각했으니까.오랜 직장생활을 하며 안 보고 안 겪은 일이 없다고 자부하는 지아는 하연을 그저 힘없고 권력 없는 일개 나부랭이로 취급했다.하연은 HY 건물에서 나온 뒤 곧장 차에 올라타 핸드폰을 꺼내 들고 게임을 시작했다.그 시각,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테이블 앞에 앉아 미간을 구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상혁 때문에 회의실 안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상혁이 이러는 이유를 알 리 없는 HY 대표 주자철은 이마 위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부 대표님, 혹시 무슨 문제가 있나요?”상혁은 대답 대신 손목시계를 확인했다.‘벌써 20분이나 흘렀는데 하연은 왜 안 오는 거지?’그때 태훈이 심각한 얼굴로 다가와 나지막하게 보고했다.“부 대표님, 최 사장님이 없어졌어요.”그 말을 들은 순간 상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화를 하며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회사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그때 안나가 다급히 따라나섰다.“부 대표님, 회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어디 가시나요?”상혁은 안나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제 갈 길을 걸었다. 한 번도 이렇게 소란을 피운 적이 없고 더욱이 제 전화를 끊은 적 없던 하연의 이상한 반응에 상혁의 미간은 팍 구겨졌다.‘오늘 대체 왜 이러지?’“혹시 최 사장님 봤어요?”상혁의 물음에 안나는 그제야 방금 전 지아를 시켜 하연을 막으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하지만 상혁이 이렇게까지 하연의 일에 예민할 줄은 생각도 못 해 괜히 마음이 찔렸다.“저도 부 대표님과 함께 올라왔는데 어떻게 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89화 부상혁의 보호

    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부상혁과 최하연이 대체 무슨 사이인 거야?’그 시각.똑똑-차창 박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눈을 들어 확인한 하연은 밖에서 기다리는 상혁을 발견했다.하지만 하필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 시선을 거두고 물 흐르듯 스크린을 몇 번 터치하더니 몇 초 만에 상대를 KO 시켰다.이윽고 액정에 뜬 승리라는 문구를 보자 그제야 핸드폰을 거두고 문을 열었다.“상혁 오빠.”입을 삐죽 내민 하연의 얼굴에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그 모습에 상혁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무슨 일인데 차에서 게임을 하는 거야?”하연은 두 손을 쫙 펴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입을 삐죽거렸다.“왜긴 왜겠어요? 누군가 저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으니 못 들어갔죠.”그 말에 상혁의 낯빛은 순간 어두워졌다.“보아하니 우리와 협력할 마음이 없나 보네. 그렇다면 우리도 계속할 필요 없지.”말을 마친 상혁은 차에 타더니 이내 기사더러 출발하라고 명했다.차가 시동을 걸고 곧바로 출발하자 하연은 왠지 자기가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은근히 좋았다.“오빠, 이번 프로젝트 2천억짜리인데, 이렇게 그냥 간다고요?”“사업이 너만 중요할까?”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상혁을 보며 하연은 싱긋 웃었다.순간 공기 속에 달콤한 분위기가 섞이기 시작했다.“그렇게 말하니 저는 기분 좋은데, 운석 씨가 마음 아파하겠네요. 이 프로젝트는 운석 씨가 따낸 거거든요.”상혁은 순간 질투심이 솟아났지만 이내 무표정한 얼굴로 발했다.“프로젝트는 나도 때낼 수 있어. 2천억짜리 프로젝트를 원하면 얼마든 따내 줄게. 하지만 다음부터 내 앞에서 다른 놈 얘기 꺼내지 마.”‘와, 남자다. 카리스마 쩌네.’하연은 눈을 깜빡이며 상혁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오빠 너무 난폭한 거 아니에요? 좀 쪼잔한 것 같기도 하고.”“사랑하는 여자에 관한 일이라면 어떤 남자든 쪼잔해져.”하연은 가슴이 콩닥거리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사랑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90화 협력 취소

    태훈 일행이 떠나자 주자철은 끝내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어떤 자식이 최 사장님 심기를 건드렸어? 당장 나와!”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필 뿐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날벼락을 맞은 듯한 사람들의 표정과 이토록 화내는 회사 대표를 보자 안나는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그때.“대표님, 방금 CCTV를 확인했더니 누군가 최 사장님을 막고 회의실 밖에 세워뒀습니다.”비서의 보고에 주자철은 버럭 소리쳤다.“어떤 놈이야? 어떤 놈이 감히 최 사장님을 막았어?”비서는 이내 지아를 가리켰다.“지아?”충격을 받은 사람 중, 누군가 이내 지아를 미는 바람에 지아는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아픈 걸 상관할 새도 없이 다급하게 사정했다.“대표님, 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저는 그냥...”주자철은 발로 지아의 어깨를 세게 걷어찼다.“그냥 뭐? 그분이 B시 DS 그룹 최 사장님이라는 거 몰라서 그래? 그런 눈치도 없이 회사 생활 어떻게 해?”“대표님,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헤 주세요. 제발.”지아는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무시한 채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하지만 단단히 화난 주자철은 그 자리에서 명령했다.“나한테 비는 게 뭔 소용이야? 당장 가서 최 사장님께 빌어! 최 사장님 화를 풀어드리지 못 해 이 프로젝트가 물 건너 가면 앞으로 출근할 필요 없어.”지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바로 최 사장님을 찾아가 용서를 구할게요.”이윽고 말을 마치자마자 후다닥 일어나 냅다 밖으로 뛰쳐나갔다.그걸 본 주자철은 이를 악물며 지아를 속으로 수천수만 번 욕했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가서 일하지 않고!”사람들은 저한테 불똥이라도 튈까 두려워 순식간에 흩어져 제자리로 돌아갔다.한편, 호텔에 돌아온 하연은 휴식할 새도 없이 주자철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최 사장님, 오늘 정말 죄송했습니다. 아랫사람이 실수로 벌인 짓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91화 최 사장님만은 건드리면 안 되죠

    상혁의 행동이 어찌나 빨랐는지 DS 그룹과 FL 그룹이 동시에 HY과의 협력을 취소한다고 발표하자마자 HY는 단번에 마비가 되었다.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회사를 보자 안나는 그제야 현실을 직감했지만 여전히 이 모든 게 하연의 짓이라는 건 믿을 수 없었다.이에 핸드폰을 꺼내 지금껏 저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던 운석에게 전화했다.“나... 나 본부장님?”“네, 안나 이사님, 협력은 잘 되고 있나요?”아직 D시 상황을 모르는 운석은 당연하다는 듯 물었다.하지만 안나는 운석의 말에 직접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반문했다.“오늘 뭐 하나 확인할 게 있어 전화했어요. 혹시 최 사장님이 무슨 대단한 신분을 갖고 있나요?”그 말을 듣자 운석은 이내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왜 그래요? 혹시 무슨 일 있나요?”그제야 안나는 입술을 깨물다가 사실대로 대답했다.“DS 그룹과 FL 그룹이 HY 그룹과 협력을 취소했어요.”“대체 무슨 일이죠?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겁니다.”흥분해서 따져 묻는 운석의 태도에 안나는 모든 책임을 하연에게 돌렸다.“다 최 사장 때문이에요. 제 비서가 실수로 심기 좀 건드렸다고 바로 협력을 취소한 거 있죠? 애들 장난도 아니고, 수천억대 프로젝트를 이렇게 중단하면 우리더러 죽으라는 것밖에 더 돼요?”“잠깐만요!”운석은 화가 치밀어 안나의 말을 잘랐다.“안나 대표님, 그 말은 지금 최 사장님 심기를 건드렸단 말이에요? 최 사장님이 누구인지 알고 건드려요? 본인 주제를 알아야지. 협력만 중단된 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아니, 나 본부장님...”안나는 뭐라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운석은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렇게 말해줄게요. 당신들이 그 누구, 심지어는 저를 건드려도 괜찮지만 최 사장님만은 건드리면 안 되죠. 그런데 건드렸으니 그 결과는 당신들이 알아서 감수해야죠. 협력 취소는 고작 돈 조금 손해 보는 거로 끝날 텐지만, 만약 최 사장님한테 무슨 일 있으면 내가 HY 가만 안 둘 거예요.”말을 마친 운석은 곧바로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92화 광산 조사

    그날 오후, 일찌감치 호텔 입구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던 IM 그룹 책임자는 하연을 보자마자 공손하게 인사했다.“최 사장님, 저는 IM 그룹 책임자 강시원입니다. 이게 제 명함입니다. D시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고 저희 IM을 선택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명함을 받아 들었다.금색으로 된 명함에는 강시원이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강 대표님 존함을 익히 들었습니다.”“아유, 별말씀을요.”강시원은 말하면서 안으로 들어가자는 손짓을 했다.“최 사장님, 부 대표님, 우선 차에 오릅시다.”하연과 상혁이 차에 오르자 차는 이내 출발했다. 강시원은 가이드를 자처하여 열정적으로 D시의 풍경과 문화를 소개했다.그렇게 한참 달리던 차가 겨우 광산에 도착하자 강시원은 아직 흥이 가시지 않은 듯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최 사장님, 우리 D시가 작은 곳이긴 하나 광업, 농업, 축산업이 모두 발달했습니다. 오늘은 우선 광산을 방문하고 내일 농장을 구경하러 갑시다.”“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하연은 말하면서 상혁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고개를 들어 보니 주위는 온통 황량한 벌판이었고 그 가운데 높은 광산이 놓여 있었다.광산 위에서 노동자들이 바삐 작업하는 중이었고, 일부 노동자들은 갱 안에서 작업하고 있었다.그때 강시원이 하연에게 자상하게 안전모를 건네주었다.“최 사장님, 광산이 위험하여 안전에 유의하셔야 합니다.”이윽고 다른 안전모를 상혁에게 건넸다.“부 대표님, 최 사장님, 우선 1번 탄광부터 확인합시다.”강시원은 상혁과 하연 일행을 거느리고 광산 안으로 들어가 열정적으로 광산의 작동 원리를 하나하나 설명하였다.하연이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광부들을 눈앞에서 직접 실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특히 갱 안에서 광물을 캐는 광부들이 가장 힘들어 보였지만 까무잡잡한 얼굴 때문에 유일하게 보이는 눈에는 형형한 생기가 넘쳐 흘렀다.온몸이 구질구질해졌지만 광부들은 허리를 숙여 열심히 광물을 캐고 있었다.“이분

최신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4화 참 행복해

    집에 돌아온 하연은 좀처럼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침실 안. 은은한 조명이 켜진 방에서, 하연은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님...” 가정부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조심스레 부르며 방으로 들어왔다. 상혁은 문틈 사이로 방 안의 하연을 흘깃 바라보며 손으로 가정부를 막았다. “내가 할게요.” 가정부가 물러난 뒤, 상혁은 바로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벽에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때, 상혁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는데, 원신민에게서 온 메시지였다.그 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상혁은 짧은 문장을 확인한 뒤, 입가에 가볍게 조소를 띄우며 휴대폰 화면을 껐다. 마치 모든 걸 손아귀에 쥐고 있는 사람의 태도였다. 그는 이내 천천히 방의 문을 열었다. “하연아.” 남자의 차분한 목소리에 하연은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상혁을 바라보며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언제 들어왔어요?” 상혁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우유를 하연의 손에 쥐어주었다. “따뜻할 때 마셔.” 남자의 부드러운 말에 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곧 우유를 들고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후, 컵이 바닥을 드러냈다. “잠깐 회사에 좀 다녀올게. 집에서 푹 쉬고 있어.” 상혁은 하연이가 들고 있던 유리잔을 받아들며 말했다. “이 밤중에요? 무슨 일 있는 거예요?” 하연은 살짝 의아해했다.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아마 늦을 거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남자는 고개를 숙여 하연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지금 이 순간이 난 참 행복해.” 상혁의 눈에는 하연이가 자신의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이 행복이 오래가길, 조금이라도 더 오래가길...’ 하연은 상혁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의 품에 안기며 살짝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도요. 정말 행복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3화 왜 갑자기 포기했을까?

    지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상혁의 얼굴에 잠시 스치는 한 줄기 차가운 빛... 하지만 그것은 곧 부드러운 미소로 가려졌다. “지석 도련님 말씀대로, 형제간에는 서로 도와야 하는 법이죠.” “다만, 부씨 가문의 일을 굳이 외부인이 나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만.” 상혁의 말에는 분명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고, 그의 기운에 압도된 지석은 잠시 얼굴이 굳었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은 지석이 변명을 하려는 찰나, 슬기가 먼저 나섰다. “하연 씨, 여기 메뉴 중에서 어떤 게 제일 맛이 괜찮아요? 추천 좀 해주세요.” 슬기의 말에 하연은 조용히 상혁의 손등 위에 손을 올렸다. 둘의 시선이 교차하자, 상혁의 눈가에 웃음이 스쳤다. ‘지금 나를 걱정하는 거야? 하지만 너무 날 과소평가하는 거 아닌가?’ 별일도 아닌 걸로 걱정하는 하연을 안심시키려는 듯, 상혁은 눈빛으로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연이 그제야 안심이 되어 바로 슬기에게 메뉴를 추천했다.“오리지널 맛도 괜찮고, 여러가지가 섞인 맛도 좋을 것 같아요. 둘 다 드셔보세요.” “그럼 두 가지 맛으로 각각 한 그릇씩 주세요!” 슬기는 메뉴를 탁 닫으며 밝게 말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지석은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요.” 그가 나가는 것을 슬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석이 자리를 떠나 자, 슬기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두 분의 오붓한 자리를 불편하게 해서요. 집안에서 주선한 선 자리를 억지로 나온 거라...” 여자의 말투에서 묘한 무력감이 느껴졌다. 슬기는 문득 눈을 들어 상혁을 바라보았지만, 상혁은 그녀를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온전히 하연에게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 슬기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그 눈빛을 외면했다. “그나저나, 하연 씨.” 슬기가 화제를 돌렸다. “최근 하연 씨가 뒤로 물러나고 회사를 최하성 씨에게 맡겼다고 들었어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2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하연 씨, 우리 같이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슬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연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 괜찮죠.” 슬기는 예상 밖의 대답에 약간 놀란 듯했다.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하연을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하연 씨, 이제 저 같은 ‘라이벌’에게 경계심이 풀린 건가요? 그래도 혹시 모르죠. 제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재도전할지?” 슬기가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그 속엔 은근한 탐색이 깃들어 있었다.그러나 하연은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되받아쳤다. “주 대표님, 그런 생각할 여유가 있으시면 옆에 있는 분 눈치부터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슬기는 어깨를 으쓱하며 별거 아니라는 듯 답했다. “뭐, 집에서 주선한 맞선일 뿐이라 별로 신경 안 써요. 첫 만남이기도 하고요.”그 순간 뒤에 있던 지한이 앞으로 나서며 상혁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부 대표님, 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부 대표님’이라는 말은, 그가 이미 상혁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한은 외부에서 떠도는 소문을 떠올렸다. 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이 곧 혼사를 통해 막대한 사업적 결합을 이룰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가 바로 최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에 지한은 적잖이 긴장했다.“최하연 씨, 안녕하세요.” 지한이 하연에게도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속으로는 긴장의 끊을 놓지 않았다. ‘주슬기가 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 사람들과 이렇게 가까운 사이일 줄은 몰랐는데?’ 처음 지한은 그저 형식적인 맞선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니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느꼈다.그때 상혁이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SW그룹의 도련님을, 여기서 다 만나고 보기 드문 일이군요.” 단 한마디로 심지한의 배경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지한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부 대표님께서 저를 알고 계셨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1화 생각보다 괜찮은데?

    최근 몇 년 동안 H시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며 번화한 고층 빌딩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고, 도시 풍경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도시로 자리 잡았다.상혁은 차를 몰고 하연과 함께 요즘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유명 먹거리 거리로 향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운 후,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 먹거리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 양옆으로는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했고, 상인들은 열심히 손님들을 끌어모으며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곳곳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가 두 사람의 발걸음을 이끌었다.한참을 걷던 중, ‘10년 전통 국밥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깔끔하고 정갈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내부 인테리어는 오래된 가게답지 않게 세련되었고, 메뉴는 벽에 붙어 있어 가격이 한눈에 들어왔다.상혁이 가게를 한참 바라보는 사이, 하연은 이미 들어가 자리에 앉으며 기다릴 새도 없이 외쳤다. “사장님, 여기 대표 국밥 하나요!” 사장님은 빠르게 주문을 적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못 드시는 재료 있으세요?”“짜지 않게 해주시고, 후추는 빼주세요. 나머지는 다 괜찮아요.” 하연이 주문을 마치자 사장님은 상혁을 향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사장님은 뭘로 드릴까요?”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사장님의 깍듯한 존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가게의 음식 나오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잠시 후, 두 사람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두 그릇이 놓였다. 하연은 반짝이는 눈으로 국밥을 바라보며 기쁜 표정으로 숟가락을 들고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천천히 먹어.” 상혁은 그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자신 앞에 놓인 국밥을 내려다보았다. 어릴 때부터 상혁은 까다로운 식습관을 가진 어머니인 조진숙의 영향으로 엄격하게 관리된 음식을 먹으며 자라, 이런 길거리 음식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0화 항상 곁에 있을 거니까요

    “정말요?” 다영은 남준의 말을 듣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남준을 믿고 기다린 게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그녀가 모든 걸 걸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남준 씨, 난 그냥...” “그냥 뭐요?” 다영은 고개를 저으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전에 떠돌던 소문들 때문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던 것뿐이에요.”“그런 쓸데없는 소문에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남준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잠시 스쳤다. 하지만 기쁨에 젖어 있는 다영은 남준의 말 속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남자의 팔을 꼭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언제나 남준 씨의 편이에요. 당신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를 부르면 돼요. 항상 곁에 있을 거니까요.”‘당신이 원하는 모든 걸 내가 도와서 얻게 해줄 거야. 그게 DL그룹이라 해도...’ 그녀는 이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굳은 결심을 다졌다....새해를 맞이하는 밤.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렸고, 도시는 환희와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모두가 기쁨 속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그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하연은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방 안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 창밖으로부터 들어온 아침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일어났어?” 상혁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연은 기지개를 켜며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몇 시예요?” 상혁이 곧바로 답했다. “아직 일러. 11시밖에 안 됐어.” “11시?” 하연은 예상외로 늦은 시간에 살짝 놀랐다. 그 순간 상혁이 침대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눈을 맞췄다. 그의 눈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괜찮아. 조금 더 자도 돼.”그러나 상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연의 배에서 신호가 왔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9화 최하연 씨 때문이에요?

    “남준 씨, 지금 당신 날 피한 거예요?” 다영은 손에 쥔 라이터를 꽉 쥐었다가 조용히 주머니에 넣으며 한 발짝 물러섰다. 최근 들어 너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졌고, 남준의 마음을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이 상황 역시 그녀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한때 누구보다 가까웠던 두 사람이, 이제는 마치 남이 된 것 같은 이 분위기가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남준은 정면만을 응시한 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타요.” 다영의 눈에 순간적으로 희미한 빛이 스쳤다. 망설임 없이 그녀는 차 뒤쪽을 돌아 조수석 문 앞에 섰고, 문을 열어 차에 탔다.차에 올라탄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놓인 정교한 포장 상자로 향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영은 상자를 들고서 물었다. “남준 씨, 이거... 내 선물이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손은 이미 멈추지 않고 상자를 열고 있었다.남준은 살짝 찌푸린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상자를 열어보는 것을 무심하게 지켜볼 뿐이었다.다영이 상자를 열자, 안에는 섬세하게 디자인된 고급스러운 목걸이가 자리하고 있었다. 중앙에 놓인 독특한 디자인의 목걸이는 푸른빛의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조명에 반사되어 빛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말 예쁘네요...” 다영은 감탄하며 목걸이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환한 미소로 남준을 바라보았다. “이거 나한테 걸어줄 수 있어요?”남준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목걸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한없이 깊어졌고,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목걸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남아공에서 천연으로 채굴된 최고급 보석입니다. 순도와 투명도가 모두 최상급이고, 무엇보다도 희소성이 높아 전 세계에 단 하나뿐입니다.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이죠.’ 그때 들렸던 매장의 직원 설명이 귀에 맴돌았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8화 임신한 거야?

    “나... 나 술 안 취했어.” 남준은 말끝이 흐려졌고, 아까의 당당한 기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하연은 남준의 이상한 태도를 감지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거기에는 상혁이 어느새 가까운 거리에 서 있었다. 혼자 있는 남자의 긴 그림자가 조명 아래 길게 드리워졌고, 묵직한 발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오빠...” 하연은 입을 열어 무언가 설명하려 했으나, 상혁은 모든 상황을 이미 이해한 듯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편안한 눈빛을 주었다. 단 한 번의 눈맞춤으로 하연은 마음속에 있던 불안함이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두 사람 사이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신뢰가 있었다.상혁은 그녀에게 다가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어깨에 걸쳐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바람이 차니까 빨리 들어가자.”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 “응, 알았어요.” 주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두 사람의 손가락이 서로 맞물리고,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가 고스란히 서로에게 느껴졌다.그러나 이 장면은 남준의 가슴 깊은 곳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남준은 표정만큼은 최대한 담담하게 유지하며 시선을 애써 다른 곳으로 돌리더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DS그룹 연말 행사가 있다고 해서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들렸어, 마침 형도 여기 있었네.”상혁은 하연의 손을 살며시 감싼 채 고개를 들고 남준을 바라보았다. 상혁의 눈빛은 깊고 알 수 없는 감정을 담고 있었다. “왜 이젠 DS그룹 일에도 신경이 쓰여? 모르는 사람은 보면 네가 DL그룹 버리고 DS그룹으로 옮기려는 줄 알겠어.” 남준은 그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상혁의 말에는 은근한 경계와 조롱이 담겨 있었다. 남준은 불리한 상황임을 깨닫고 억지로 웃으며 변명했다. “형,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분위기나 좀 보려고 들른 거야.”상혁은 남준의 속내를 이미 간파하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7화 다 거짓말이야?

    “시간 없어.” 하연은 단호하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 소리가 들렸다. 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메시지를 확인했고, 내용을 본 후 손에 힘이 들어갔다. 10분 후.하연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남준의 눈에 띄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비상등을 켠 채 호텔 입구에 세워져 있으며, 번화한 호텔 입구에서 유독 도드라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잠시 후, 차 문이 열리고 남준이 내렸다. 그는 오늘 블랙 패딩을 걸친 채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풍기며 여유롭게 하연을 바라보았다. “역시 올 줄 알았어.” 남자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고, 말투에는 확신이 묻어 있었다.찬바람이 부는 겨울밤, 차가운 바람이 하연의 얼굴을 스치며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하연은 몇 걸음 옮긴 뒤 걸음을 멈췄고, 남준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손을 들어 흩날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말해. 문자에 적힌 상혁 씨하고 관련해서 중요한 일이 뭔데?”남준은 팔짱을 끼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형이 걱정돼?”“그건 네가 신경 쓸 일 아니야.” 하연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남준은 그녀 쪽으로 몇 걸음 다가가더니, 불과 반걸음 거리에 멈춰서 몸을 약간 숙였다. “너의 그 관심 나 한테도 좀 나눠 주면 안 돼?”그가 가까이 다가오며 내뱉은 말에 은은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하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술 마셨어?”남준은 입가를 비틀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거 혹시 나 걱정하는 거야?”“착각하지 마.”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부남준,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여기서 시간 끌 여유 없어.”남준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어딘가 불만 섞인 어조로 말했다. “너 갈수록 성격이 우리 형이랑 닮아가네. 역시 잘 어울리는 커플이야.” 하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46화 내 마음이지

    하연은 밝게 웃으며 상혁이 건넨 잔을 받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갓 짠 오렌지 주스는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부 대표님이 직접 짠 오렌지 주스라 그런가, 확실히 맛이 다르네요. 정말 맛있어요.” 상혁은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레 손을 뻗어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렸다. “맛있으면 자주 짜줄게.” 하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그럼 감사히 잘 마실게요, 부 대표님!” “아니, 한참을 찾았는데 여기서 둘이서만 꽁냥거리고 있었네?” 문 앞에 기대어 서 있던 하성이 두 팔을 교차하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상혁, 너 요즘 이 녀석을 너무 애지중지하더라. 그러다 버릇 나빠지겠어.” “오빠!!” 하연은 볼이 부풀어올라 약간 투덜거렸지만, 옆에 있던 상혁은 태연하게 그녀를 감싸며 말했다. “애지중지하든 말든 내 마음이지. 네가 무슨 상관이야?” 하성은 두 손을 들며 장난스레 투항했다. “알았어, 알았어. 난 그냥 너희 둘이 잘 지내는 거 보니 마음이 놓여서 하는 소리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래, 계속 이렇게 잘 지내줘, 아주 보기 좋아!”그때 하연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부남준’이라는 이름이 뜨자 그녀는 잠시 긴장한 듯 눈빛이 흔들렸다. “오빠들, 먼저 얘기하고 있어요. 난 전화 좀 받고 올게요.” 하연이 자리를 비우고 복도로 나가자, 하성은 방금 전과는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상혁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요즘 너희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있더라. 동건 삼촌 쪽에서 뭔가 일이 있는 것 같던데?” 상혁은 하연이 마시다 남긴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시선을 복도 쪽에 고정한 채 무심하게 말했다. “첩이 ‘본처’의 자리를 노리는 거야. 흔한 일이잖아.” 하성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동건 삼촌이 그 여자를 꽤 오랫동안 봐줬던 모양이던데. 이제는 꽤 많은 걸 쌓아둔 듯하고, 한번 크게 판을 벌일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