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1202 챕터

제361화

정란 일가는 후회막심했다. 조희선을 매정하게 대하지 않았다면 진서준의 도움을 받아 잘 나갔을지도 몰랐다.하지만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었다.정란 일가가 떠나자 조희선이 말했다.“서준아, 우리도 이만 가자꾸나.”“네.”진서준은 조희선의 휠체어를 밀면서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어머님, 저는 아직 출근해야 해서 같이 못 갈 것 같아요.”허사연이 말했다.“괜찮아. 저녁에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와.”조희선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녀는 허사연을 볼수록 마음에 들어 했다.“아, 서준 씨. 저녁에 윤진이랑 일 끝마치고 같이 밥 먹으러 와요.”허사연이 한마디 타일렀다.한집안 식구가 될 거기 때문에 허윤진이 진서준 가족과 친해졌으면 했다.“네. 윤진 씨랑 일찍 가볼게요.”진서준이 웃으면서 약속했다.차에 앉은 조희선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서준아, 사연이랑 언제 결혼할 거야? 엄마는 빨리 손주 보고 싶어!”진서준의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엄마. 저랑 사연 씨는 고작 20대 초반이에요. 올해 결혼한다고 해도 일찍 아이 가질 생각이 없어요.”“너도 이제 스물다섯이야. 엄마가 살면 얼마나 살겠니!”조희선이 한숨을 내쉬었다.“엄마 평생소원이 네가 사연이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거야. 그래야 우리 진씨 가문이 대를 이어갈 수 있지 않겠니?”“엄마, 그런 말 좀 하지 마세요. 제가 곁에 있으니 꼭 장수하실 거예요.”진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기사회생 침으로 엄마랑 여동생이 장수할 수 있게 만들 자신이 있었다.“그런 효심만으로도 족해. 그런데 엄마는 그래도 손주를 보고 싶어.”조희선이 말했다.“그러면 저녁에 사연 씨한테 물어보세요. 사연 씨가 올해 아이를 갖겠다고 하면 저는 상관없어요.”진서준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네가 물어봐야지.”조희선이 고개를 흔들었다.“재촉 안 하는 게 낫겠어. 네가 알아서 해.”진서준은 집에 돌아가자마자 옆에 있는 별장에서 수련하기 시작했다....용행 무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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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이 노인은 태양혈이 울끈불끈한 게 심상치 않아 보였다.이 사람은 바로 강성준의 사부인 정민식이었다.“정 선생님!”강옥산은 황급히 달려와 예의 갖춰 인사했다.무관 수강생들은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강옥산은 용행 무관의 관장으로서 실력이 만만찮은 사람이었다. 분명 그가 직접 주먹으로 20cm나 되는 나무판을 부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정민식은 강옥산을 힐끔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관장님, 너무 예의를 차리실 필요 없습니다.”강옥산은 강성준을 정민식한테서 무술을 배우게 하려고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다.강성준은 비록 돈을 들여 정민식의 제자가 되었지만 명실상부 정민식의 제자가 맞았다.정민식은 제자가 맞았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그는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세 명의 제자와 함께 왔다.상대방과 단체전을 하든 1:1 대결을 하든 전혀 두렵지 않았다.“성준이한테서 들었는데 정 선생님께서 종사 레벨로 업그레이드되셨다면서요?”강옥산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종사라 하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강옥산은 아직 내공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 종사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서준과 충돌이 없었더라면 용행 무관 하나만으로도 평생 잘 먹고 잘살 수 있었다.“종사는 그저 무인의 밑거름일 뿐입니다. 이 외에도 더 높은 경지가 많습니다.”하지만 그래도 정민식은 우쭐거리면서 말했다.백만 명 중에서 한 명이 나타날 법한 종사는 실력이 막강한 존재였다.많은 무인들은 내공을 아무리 쌓아도 평생 종사 급에 달할 수 없었다.“정 선생님 실력은 저희가 평생 따라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정민식은 손을 저었다.“아닙니다. 제 제자를 위해 복수하러 왔는데 그놈이 어디 있는 것입니까?”강옥산이 멈칫하고 말았다.“정 선생님, 급할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곧 저녁 시간도 되고 해서, 식사부터 하시고 푹 쉬시고 내일 움직이는 건 어떠신지요?”“그래요, 사부님.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강성준이 한마디 했다.정민식 역시 잠깐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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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진서준은 가소롭다는 듯이 도전장을 쳐다보았다.‘패잔병 주제에 도전장을 내밀다니!’진서준은 강씨 부자가 도전장을 내민 것을 보고 분명 무슨 고수를 모셔 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좋게 말할 때 그만할 것이지. 굳이 내가 본때를 보여줘야겠어?’진서준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고한영은 방으로 들어가려는 진서준을 유심히 쳐다보았다.이글거리는 눈빛을 전혀 감출 생각이 없었다.이때 진서준이 마른기침을 하면서 말했다.“저녁은 밖에서 먹을게요.”그제야 정신 차린 고한영은 실수했다고 생각했는지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고개를 숙였다.“그래요. 야식은 드실 거예요? 요즘 새로운 요리를 배웠는데 드셔보실래요?”진서준이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말로만으로도 고마워요.”고한영이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그러면 내일 아침에 해드릴게요. 요리 솜씨가 많이 늘었으니까 먹을만할 거예요.”고한영의 열정에 진서준은 더는 거절 할 수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러면 부탁드릴게요.”“별말씀을요. 먼저 일 보세요. 저는 이만 내려가 볼게요.”고한영은 기쁜 표정으로 1층으로 내려가 자신을 위한 저녁밥을 준비했다.진서준은 방으로 들어가 오늘 쇼핑몰에서 샀던 새로운 정장으로 갈아입었다.정장을 입은 진서준은 여느 때보다도 더욱 멀끔하고 잘생겨 보였다.고한영은 마침 계단에서 내려오는 진서준을 보게 된다.‘너무 잘생겼잖아!’진서준보다 두 살 많은 고한영은 헤벌쭉한 표정을 지었다.“서준 씨, 이렇게 멋있게 입고 데이트하러 가는 거예요?”고한영이 물었다.“아니요. 친구 도와주러 가는 거예요.”진서준이 급히 설명했다.허윤진의 형부로서 그녀와 데이트할 수는 없었다.“아, 그러면 조심해서 다녀오세요.”고한영이 웃으면서 말했다.“왜 조심해야 하죠?”진서준이 이해되지 않는지 물었다.“밖에 여우가 많거든요!”고한영이 입을 틀어막으면서 웃었다.“날이 어두워지면 여우가 많이 나타날 거예요.”고한영의 농담에 진서준은 결국 피식 웃고 말았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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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그것도 모자라 잘생기기까지 했다.“죄송해요. 파트너 있습니다. 잠시만 비켜주시기 바랍니다.”진서준은 예의 갖춰 인사했다.“괜찮아요. 파트너분이 힘들어하시면 저랑 바꾸셔도 돼요.”“이거 제 연락처니까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 저녁에 드라이브하실 때 심심하면 연락해 주셔도 되고요!”몇몇 담 큰 여학생들은 자신의 연락처가 적혀있는 종이를 아예 진서준의 주머니에 쑤셔넣었다.진서준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서 서서히 학교 입구로 걸어갈 뿐이다.“형부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블랙 드레스를 입은 허윤진은 학교 입구에서 조마조마하게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아직 진서준의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설마 약속 시간을 어기는 건 아니겠지? 그랬다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허윤진은 두리번거리다 눈에 띄는 진서준을 보게 된다.허윤진은 그가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다 비키세요!”허윤진이 다가와 소리쳤다.여학생들은 허윤진의 쌀쌀한 포스에 무의식적으로 길을 내주었다.진서준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쳐다보았다가 오늘 한껏 꾸민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블랙 드레스는 허윤진의 섹시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고 원래는 풀었던 머리마저도 포니테일로 꽉 묶여있었다.게다가 3센티미터 정도의 하이힐을 신어 키가 더 커 보였다.오늘의 허윤진은 마치 동화 속 공주와도 같았다.진서준은 이렇게 잘 꾸민 허윤진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허윤진은 그가 놀라는 것을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내가 얼마나 정성 들여 꾸몄는데!’이렇게 꾸며도 진서준을 놀래킬 수가 없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어때요? 예뻐요?”허윤진은 진서준의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었다.“예쁘네요.”진서준이 사실대로 고개를 끄덕였다.“형부도 오늘 잘 꾸미셨네요. 창피할 일은 없겠네요.”허윤진은 진서준의 차림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자신과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인 사이라고 오해할 정도였다.“가시죠. 파티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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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커플의 성지인 교내에서 혼자 걸어 다니는 학생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허윤진은 그렇게 진서준의 팔짱을 낀 채 대강당으로 향했다.진서준은 대강당 내부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천 평 가까이 되는 크기에 센터에 있는 30cm짜리 계단에는 2천만 원짜리 피아노가 놓여있었고 그 옆에서 마이크가 세워져 있었다.인테리어 역시 으리으리한 것이 5성급 호텔 못지않았다.“학교에 돈이 많은가 봐요.”모교 대강당과 비교해 보니 그곳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좋은 대학이라 많은 분이 기부를 해주셔서요.”허윤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나긋하게 말했다.평소 말괄량이와 다름없는 허윤진이 갑자기 이러니 도저히 적응되지 않았다.‘윤진 씨가 오늘 갑자기 왜 이러지?’“이따 댄스 한 곡만 추고 가도 되는 거죠?”진서준이 물었다.“왜 가지 못해서 안달이세요?”허윤진이 불쾌한 표정으로 째려보았다.“얼마만의 댄스파티인데요. 한 곡으로 되겠어요? 그리고, 남자친구인 척 저를 보호해 주려고 온 거 아니에요?”진서준은 멈칫하고 말았다.“춤만 추면 된다면서요? 왜 남자친구인 척까지 해야 하는 거예요?”진서준이 당황해하자 허윤진은 더욱 화내면서 말했다.“왜요? 남자친구인 척 하는 게 싫어요?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제 남자친구가 되고 싶어 안달인 줄 아세요?”파트너가 있는 남학생들은 힐끔힐끔 허윤진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오늘 정말 예뻤다.심지어 어떤 남학생들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째려보기까지 했다.허윤진한테 당한 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잠시 후, 한 사회자가 대강당 센터에 나타나 인사했다.뒤이어 음악이 울려 퍼지고, 불빛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일부 남녀들은 손잡고 센터로 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저희도 가시죠.”허윤진 역시 진서준을 이끌고 센터로 향했다.“저 춤출 줄 몰라요.”두 날 전에 이미 했던 말이다.“괜찮아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우리 언니도 제가 가르쳐 드렸어요. 저희가 출 춤은 아주 간단한 왈츠예요. 배우기 쉬워요.”허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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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허윤진은 얼굴이 발그레해지면서 진서준과 눈을 마주치기 어려워했다.“제 발을 보세요. 제가 앞으로 가면 뒤로 가주시고, 제가 뒤로 가면 앞으로 다가와 주세요.”“그래요.”습득력이 빠른 진서준은 1분도 지나지 않아 가장 기본적인 왈츠를 섭렵하게 되었다.허윤진도 부끄러워하던 것이 점차 평정심을 되찾았다.“다른 곳 말고 제 눈을 바라보세요.”허윤진은 진서준이 자꾸 시선을 피하자 일부러 말했다.진서준은 둘 사이가 어색해질까 봐 눈을 마주치지 못했던 것이다.비록 춤 때문에 붙어있긴 하지만 눈까지 마주쳤다간 허사연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빨리요!”허윤진은 그가 그래도 눈을 마주치지 않자 그의 허리를 꽉 꼬집었다.진서준은 그렇게 어쩔 수 없이 허윤진의 두 눈을 바라보게 되었다.눈이 마주친 순간, 허윤진의 얼굴은 또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진서준 역시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비록 장생결을 수련했다지만 사람인지라 허윤진처럼 아름다운 여성을 보니 생리적 반응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음악이 멈추자마자 두 사람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저희 이만 돌아갈까요?”진서준이 말했다.“사연 씨가 오늘 우리 집에서 밥 먹기로 했는데 파티가 끝나면 같이 오라고 했거든요.”허윤진은 허사연이 진서준의 집에서 밥 먹기로 했다는 말에 경계심을 품었다.“한 곡 더 추고 가시죠!”허윤진이 말했다.“그래요.”진서준은 허윤진의 성격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내린 결정은 쉽게 바꿀 수가 없었다. 만약 춤을 한 곡 더 추지 않으면 자신을 평생 미워할지도 모른다.“잠깐만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허윤진은 화장실로 종종 걸어갔다.진서준이 이 틈을 타 물이나 한잔 마시려고 했을 때, 누군가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잠깐 보시죠!”진서준은 누군지 뒤돌아보게 된다.2미터 가까이 되는 웅장한 체격에 근육이 빵빵해서 입고있는 흰색 정장이 작아 보일 정도였다.진서준은 상대방이 시비 걸러 온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허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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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덩치 큰 자의 이름은 임표였다. 그의 옆에는 7, 8명의 2미터 가까이 되는 남학생들이 함께했다.이들은 학교 농구팀 멤버로서 덩치가 일반사람보다 컸다.다른 학교 농구팀과 경기했을 때 시비가 붙어 상대방 선수들을 20 몇 명이나 때려눕힌 적이 있다.임표가 조규범의 귓가에 속삭였다.“조 도련님, 이놈 심상치 않습니다.”“왜 겁먹은 거야? 너희 8명이 쟤 하나 해결 못 해?”조규범은 임표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가 보기엔 진서준이 아무리 무술을 배웠다고 해도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다리 하나 부러뜨리면 오늘 클럽 쏠게!”조규범이 시원하게 말했다.이 말에 농구팀 선수들은 하나같이 눈이 반짝거렸다.한창 피가 들끓는 나이라 클럽에서 술 마시고 여자 만나는 것이 좋았다.이런 유혹으로 꾀면 안 넘어올 자가 없었다.농구팀 리더인 임표가 명령하기도 전에 이들은 진서준을 포위했다.“이봐. 가만히 다리를 내놓으면 고통받지 않게 해줄게!”진서준은 이들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지금 꺼지면 없었던 일로 해줄게. 아니면 뒷감당하지도 못할 거야...”그는 대학생을 상대로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그래도 눈치 없이 계속 달려든다면 혼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뒷감당하지 못해? 허세는. 설마 혼자서 우리 8명을 때려눕히기라도 하겠다는 거야?”그중 한 선수가 진서준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키를 보든 체중을 보든 진서준이 열세였다.더군다나 일손도 많아 진서준에게 질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이때 한 선수가 먼저 1m 20cm 가까이 되는 긴 다리를 뻗어 진서준의 배를 걷어차려고 했다.이대로 맞았다간 일반사람이라면 전치 2주를 받았을 수도 있다.진서준은 눈썹을 움찔하더니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기로 했다.상대방은 진서준에게 닿기도 전에 발에 걷어차여 십 미터 밖으로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이 모습에 조규범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진서준이 무술을 배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방에 2백 근 가까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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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오면 어쩔 건데?”진서준은 심지어 발걸음을 더 빨리 움직여 조규범 앞에 나타나 그의 목을 졸랐다.“으윽...”조규범은 얼굴이 빨개진 채 숨 쉬어 보려고 힘껏 발버둥 쳤다.하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그는 진서준 앞에서 개미보다도 못한 존재였다.“서준 씨, 그만 하세요!”대강당에서 기다리고 있던 허윤진이 갑자기 달려왔다.진서준은 살기가 점차 사라지면서 조규범을 쓰레기 취급하듯이 한쪽으로 내팽개쳤다.바닥에 버려진 조규범은 오장육부가 찢기는 듯이 아파져 와 비명을 질렀다.허윤진 역시 그를 보고선 발로 한 매 걷어찼다.워낙 앞이 뾰족한 하이힐이라 조규범은 아파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허윤진은 진서준에게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요?”진서준이 피식 웃으면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농구부 선수들을 가리켰다.“제가 쟤들처럼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이 있겠어요.”진서준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허윤진은 뒤돌아 조규범을 향해 소리쳤다.“조규범, 내가 어제 말했지? 나한테 치근덕거리지 말라고. 그리고 내 남자친구한테 손대지도 마. 왜 말을 안 들어!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허윤진은 전에는 그래도 조규범의 체면을 지켜주었다면 오늘에 한 짓을 봐서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조규범은 아무 말 없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과 허윤진을 쳐다보면서 속으로는 꼭 복수하리라 마음먹었다.어릴때부터 그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없었다.진서준과 허윤진에게 복수하지 않고서는 고개를 쳐들고 살 수가 없었다.진서준은 조규범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고는 다가가 그의 머리를 짓밟았다.“복수할 거면 언제든지 환영해. 그런데 한 가지만은 기억해. 윤진 씨한테는 손대지 마. 아무리 네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똑같이 죽여버릴 거니까!”이 말을 들은 허윤진은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부드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게 된다.이 순간만큼은 언니의 남자를 빼앗아 자기 남자로 만들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였다.조규범이 대답하지 않자 진서준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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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조규범의 아버지는 아들이 머리가 밟혔다는 사실을 듣고 화가 치밀었다.애지중지 키운 외동아들을 짐승처럼 대했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내일 바로 사람을 보낼게.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 봐.”조규범은 전화를 끊자마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미 마음속으로 어떻게 복수할 것인지 계획한 모양이었다.진서준이 보는 앞에서 허윤진의 몸에 손대고, 또 허윤진이 보는 앞에서 진서준을 갈가리 찢어놓으려고 했다....진서준은 허윤진을 데리고 대강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예 학교 밖으로 나가버렸다.방금 있었던 일로 춤에 흥미를 잃은 것이다.“죄송해요. 저는 조규범이 그런 놈일 줄 몰랐어요.”차에 올라탄 허윤진은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진서준은 그녀의 사과가 적응되지 않았지만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마음에 두지도 않았는데요, 뭘.”“그런데 조규범은 전라도 3대 가문의 사람이라 분명 사람을 보낼 거란 말이에요.”허윤진이 후회막심한 표정으로 말했다.허씨 가문은 아무리 서울에서 손꼽히는 가문이라지만 전라도 3대 가문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서준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농담을 쳤다.“잊었어요? 저는 남주에서 이름난 진서준이라고요!”만월호 사건으로 진서준은 남주에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심지어 전라도 3대 가문도 이 소식을 듣고 그와 손을 잡고 싶어 했다.실례가 갈까 봐 직접 만나러 오지 않고 몰래 사람을 보내 진서준의 신분을 조사했다.조사가 끝나고, 진서준같이 실력이 강한 사람이 왜 감옥에 갔는지 의아했다.“그런데 혼자잖아요. 한 가문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어요?”허윤진은 여전히 진서준이 걱정되었다.“한 가문이면 뭐 어때서요? 결국엔 티끌 모아 티끌인 거예요.”진서준이 차분하게 말했다.“억지 좀 부리지 마세요!”허윤진이 화난 듯했다.하지만 진서준은 그녀가 지금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렇게 말했다.“조씨 가문이 대단하다는 걸 알아요. 만약 누가 찾아오면 숨어버리면 되잖아요. 그러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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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허사연은 허윤진이 말한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진서준을 쳐다보았다.진서준은 어차피 들킬 바에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어떤 남자가 처제한테 치근덕거려서 내가 손 좀 봐주고 왔어요.”허사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둘이 몰래 나쁜 짓을 한 줄 알았던 것이다.“그래요? 난 또...”진서준이 웃으면서 질문했다.“무슨 생각을 했던 거예요?”허사연은 어색한 표정으로 진서준의 팔을 꼬집었다.“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아요. 얼른 옷이나 갈아입어요. 집에서 온종일 기다렸잖아요.”허사연이 이곳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진서준은 기쁘기만 했다.“그래요. 먼저 옷부터 갈아입고 올게요.”이 별장에도 진서준의 방이 있었다. 진서준은 냉큼 방으로 들어가 정장을 벗었다.진서라는 여전히 드레스를 입고있는 허윤진을 보면서 말했다.“윤진 씨도 얼른 옷 갈아입으세요. 식사하기 불편하겠어요.”“그런데 갈아입을 옷이 없네요...”허윤진이 뻘쭘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제 옷 입으면 돼요. 옷장에 새로 산 옷들이 많거든요.”그날 진서준이 사준 옷들을 아직 입어보지도 못했다.“그래요. 고마워요.”허윤진은 진서라 따라 방으로 들어가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모두 식탁 앞에 모이자, 유정과 진서라가 주방에서 요리를 꺼내왔다.진서진은 조희선을 가장 상석에 앉혔다.조희선은 밥상 앞에 모인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진서진이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갔을 때, 오직 진서라와 둘뿐이었다.심지어 진서라가 일 때문에 바쁠 때는 혼자 밥 먹을 때도 있었다.“엄마, 왜 그래요?”이상함을 감지한 진서준이 물었다.“아니야. 그냥 기뻐서 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게 얼마 만이야. 네가 감옥에 갔을 때 맨날 네가 배를 곯지 않을까, 잠은 잘 자고 있을까 걱정했거든. 다리만 부러지지 않았다면 매주 보러 가는 건데...”옛 생각에 조희선의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엄마, 이미 지나간 일은 잊으세요. 같이 밥 먹는 날이 오늘만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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