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은 일반인으로서 자각이 있어야지, 무술인의 세계에 기웃거리면 되겠는가?이곳에 남아봤자 뭐 하나?설령 경기를 끝까지 관람한다고 해도 그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그렇다고 연봉이 인상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설문호는 굽신거리며 사과했다.“여보, 화내지 마. 아까는 내가 잘못했어. 구경 안 하면 되잖아. 혼자 간다고 하니까 너무 걱정되어서 그래. 허허벌판에서 무슨 일 당할지 어떻게 알아?”게다가 잃어버린 800만도 약혼녀한테서 받아내야만 했다.즉,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 그는 문성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입장이었다.문성은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설문호는 힐끔 뒤돌아보았고, 비록 속으로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눈 딱 감고 뒤를 따랐다.링 위에서 허무진은 오른쪽 다리를 제 자리에 옮기더니 거물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으스대며 말했다.“아무나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까 만약 나를 이기면 입장권을 공짜로 드리지.”이에 거물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선수들도 감히 찍소리를 못했다.깡마른 놈이 건방진 건 둘째치고 실력이 여간 대단한 게 아니었다.단 한 방에 지필립을 이기다니? 다들 충격에 빠졌다.그런 사람에게 도전하라고? 정녕 말이 되는가?지면 망신당할 게 뻔하고, 이겨도 그리 떳떳하지는 못했다.“중원 무술자는 전부 물러 터졌나 보군.”이내 엄지를 치켜들더니 천천히 아래로 내리면서 지극히 모욕적인 제스처를 취했다.도전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는 링 위에서 훌쩍 뛰어내려 김준휘의 곁으로 다가갔다.“임무 완료했습니다.”“아주 좋아!”김준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마치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말했다.허무진은 김준휘의 등 뒤로 가서 잠자코 서 있었고, 조금 전 오만방자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세상 공손했다.이어진 경기에서 거물들도 승패가 갈렸다.승자는 싱글벙글했고, 패자는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본인의 사업을 걸고 배팅할지는 그들에게 사뭇 중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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