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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최강 이혼남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1059 챕터

제21화

마침 양희지가 입원 병동에서 나오다가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하게 되었다.“염무현?”양희지가 그 실루엣을 정확히 확인하려던 때에 상대는 이미 코너를 돌아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염무현일 리가 없잖아!”VIP 병동엔 아무나 들어올 수 없었고 전부 유명 인사나 재벌가 사람들만 입원할 수 있었다.분명 그녀가 너무 피곤하여 착각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염무현이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을 때려 다치게 한 것에 관해 양희지는 일단 저녁에 있을 자선 행사 파티가 끝난 뒤에 다시 염무현을 찾아가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다.여하간에 회사 일이 더 중요했던 터라 눈앞에 차려진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반드시 회사 일에만 매진하여 차질이 없이 해결해야 했다.“희지니?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니? 어디 아픈 거니?”손에 약봉지를 든 어르신 한 명이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스크를 벗었다.여전히 생각에 빠져 있었던 양희지는 갑자기 나타난 어르신에 화들짝 놀랐다. 상대를 확인한 그녀는 바로 입을 열었다.“아, 아저씨. 전 아는 사람 병문안을 왔어요.”어르신은 바로 우현민이었다. 그녀의 말에 우현민의 얼굴 가득했던 걱정이 사라지고 어느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희지야, 무현이가 없는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이제 반년이 남았으니 조금만 버티면 다시 행복해지겠구나!”양희지는 순간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네? 반년이라니요?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우현민은 바로 정색했다.“반년 뒤에 무현이가 출소하는 날이잖니. 무현이가 출소하기만 하면 더는 걱정할 것 없단다. 명문대를 나왔으니 널 먹여 살리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혹시... 무현이가 언제 출소했는지 기억... 안 나시는 거예요?”“괜찮다, 아저씨는 널 탓하지 않아. 분명 일이 바쁘고 힘드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지. 괜찮다. 아저씨가 기억하고 있으니 무현이 출소일이 되면 내가 알려주마.”양희지는 여전히 이 상황이 이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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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우현민 그 늙은이는 기껏해야 60대 초반이지 않았니? 왜 그 나이에 갑자기 치매라는 거니?”그러자 양희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내가 어떻게 알아? 아, 됐어. 그만 말해. 어차피 이혼도 했는데 우리랑 아무런 상관없는 남이야. 차차 알게 되겠지. 우리가 걱정할 건 아니라고 봐.”“무현이 그놈이 왜 우현민 그 늙은이를 찾아가지 않은 거지?”서아란은 두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무현이 그놈이 지금 서해에 남아 있는 친척이라곤 우현민 그 늙은이밖에 없는 거지?!”옆에 있던 양문수가 바로 입을 열었다.“왜 안 찾아갔겠어? 쪽팔리니까 안 간 거지! 감방에서 4년이나 썩은 것도 모자라 이혼까지 당했는데 찾아가봤자 욕만 들을 게 뻔하잖아?”서아란은 속으로 아주 기뻐했다. 심지어 표정 관리도 하지 않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희지야, 여긴 네 아빠만 있으면 되니까 얼른 가봐. 회사 일이 더 중요하잖니.”양희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난 지금 바로 갈 테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해.”“알았다니까. 얼른 가!”서아란은 이미 그녀를 쫓아내는 듯한 어투로 말하고 있었다.양희지가 병실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침대에서 펄쩍 내려와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말했다.“여보, 기회가 왔어요! 우현민이 지금 아무것도 기억 못 하고 있잖아요. 무현이 그놈 출소한 것도 기억 못 하고 있으니 우리가 가서 한번 돈 좀 챙겨야죠. 돈만 있으면 무현이 그놈 감형 가능하다고 말하면 넘어올 거예요.”그러자 양문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속을까?”“타이밍이 제일 중요하죠! 지금이 마침 우리가 움직일 타이밍이고요. 분명 속아 넘어올 거예요. 우리가 이렇게 똑똑한데 설마 치매 걸린 늙은이 한 명 못 속이겠어요?”서아란은 의욕이 활활 타올랐다.양문수는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하지만 그 늙은이한테 돈이 있을까? 전에 무현이 그놈 어떻게든 형량 줄여보겠다고 집도 팔고 사채도 끌어다 써서 빚이 한가득이잖아! 괜히 힘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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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염무현은 순간 당황함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삼촌 가족이 이사를 하셨나?'중년의 아줌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원래 여기 살던 사람 중에 대학교수가 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이 우리한테 집을 팔았어요.”‘대학교수? 그럼 삼촌 집이 맞잖아!'염무현은 서둘러 물었다.“그게 언젠지 기억하세요?”“4년 전이요! 정확히 말하면 4년은 안 됐어요. 한두 달 정도 차이가 있을 거예요. 급하게 내놓은 집이라 집값이 비싸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바로 계약을 했죠.”염무현은 또 물었다.“그럼 어디로 이사를 하셨는지 혹시 아실까요?”아줌마는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기억에... 정진 영천인가? 그쪽으로 이사를 한다고 들었던 것 같네요!”“정말요?”염무현은 믿기지 않았다.우현민의 가정 형편이라면 새집으로 이사를 하여도 더 좋은 집으로 가야 마땅했다. 게다가 원래 살던 집까지 팔았으니 당연히 고급 아파트 쪽으로 이사를 가야 했고 그 정도는 거뜬히 부담할 수 있는 정도였다.“언제 한번 그쪽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 가족들을 보았어요.”아줌마는 확신하며 말했다.“정진 영천 서쪽 끝에 있는 마을에 사는 거 같더라고요. 우연히 만나거라 인사도 했는데 거기 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정진 영천은 10년이 넘도록 철거가 완료되지 않은 마을이었고 얼마나 낡고 황폐한지 짐작할 수 있다.원래 있던 주민들도 더는 견디지 못해 떠나 버린 곳이기도 했다.여전히 믿기지 않았지만,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고마워요, 아주머니. 실례했네요.”“아이고, 괜찮아요! 4년 동안 집값도 얼마나 올랐는데요. 전 이 집을 참 잘 샀다고 생각하거든요.”아줌마는 웃으며 말했다.염무현은 여전히 의구심을 마음속에 품고 단지 밖으로 나가 정진 영천으로 가보기로 했다.정진 영천.그곳은 한눈에 봐도 낡고 황폐했고 주위엔 쓰레기와 오수가 가득해 공기 중에 구역질을 나게 만드는 이상한 냄새도 풍겼다.마을 깊은 곳, 제일 안쪽에 있는 집의 대문이 열려있었다.서아란은 고가의 밍크코트를 입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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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사돈, 정말 고생하셨군요. 우리를 위해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다니, 남은 건 우리한테 이제 맡기면 돼요.”우현민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매일 꿈에서도 염무현이 얼른 출소하길 바란 사람이었기에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그의 말에 양문수와 서아란은 바로 속으로 기뻐했다.우현민이 맡기라고 말했다는 것은 아직 돈이 있다는 소리였고 그들은 헛수고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얼마나 필요한 거예요?”정은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녀는 대학교수인 남편과 달리 그저 평범한 주부였다. 그랬기에 학력도 높지 않았고 평소에도 집안일만 하여 사람을 만나는 일도 적었으며 이런 일에 더더욱 눈치를 채지 못했다.그래서 양문수와 서아란이 두 부부를 만만하게 여기는 것이기도 했다.한 명은 치매에 다른 한 명은 아무것도 모르니 속이기 딱 좋은 상대였고 아주 쉬웠다!서아란이 먼저 입을 열었다.“2,000만 원이요.”양문수는 당황하더니 이내 다시 표정 관리를 하며 서아란을 보았다.‘분명 오기 전에 1,000만 원이라고 입을 맞추자고 하더니, 왜 지금 갑자기 2000만 원이 된 거지?'‘그렇게 많은 돈을 요구하면 부담되어 싫다고 포기하면 어쩌려고 이러는 거지?'‘돈을 얻어내지 못하면 전부 헛수고가 되는 거잖아!'“네? 2,000만 원이요? 그렇게 많아요?!”정은선은 역시나 놀란 표정을 지었고 안색도 변했다.양문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들키는 건 아니겠지?'‘이 망할 년이! 그러게 왜 마음대로 금액을 바꿔서 이러는 거야! 만약 실패라도 하면 돈 한 푼도 못 받아내는데!'서아란은 그런 양문수의 시선을 무시하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2,000만 원이 많아요? 정말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시네요! 번마다 염무현이 명문대 나와서 다른 사람들보다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 사람이 출소하고 나면 4,000만 원 이상을 버는 건 문제도 아닐 거잖아요. 안 그래요?”우현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문제가 되진 않죠. 우리 무현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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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그러자 정은선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아이고, 사돈. 화내지 말아요. 우린 그런 뜻이 아니에요. 우리가 어떻게 사돈의 호의를 의심하겠어요. 무현이의 장인어른과 장모님이니 분명 무현이를 위해 그런 것이겠죠! 저도 당연히 무현이가 빨리 출소했으면 해요. 하루라도 말이에요! 우리가 방금 기분을 거슬리게 했다면 사과할게요. 그러니 부디 세상 물정 모르는 이 늙은이의 말을 담아두지 말아요.”우현민이 손을 들어 정은선의 말허리를 자르고 진지하게 말했다.“그 돈, 반드시 마련해 볼게요!”서아란과 양문수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속으로 기뻐했다.‘됐어, 넘어왔어!'‘2,000만 원이야! 많다면 많지 않고, 적다면 적지 않은 금액이지. 이걸로 염무현한테서 병원비를 받아낸 것으로 퉁 치지 뭐. 앞으로도 기회는 많이 차려질 테니 말이야.'“하지만... 우리가 어디서 그 큰돈을 마련해요?”정은선은 아주 난감했다.그러자 우현민이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없으면 빌리면 그만이에요! 친척들이랑 친구나 직장 동료한테 연락을 돌려요. 그리고 예원이한테도 연락해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보라고. 그러면 분명 돈을 2,000만 원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정은선은 바로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돈 빌리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잊었어요, 벌써? 4년 전에 이미 할아버님이랑 할머님께 겨우겨우 사정해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빌려주던가요?”만약 정말로 빌렸다면 우현민은 사채까지 쓸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족히 3년하고도 반년을 더 지났지만, 이자만 벌써 원금을 초과했고 4개월 전에 겨우 갚았다.그들은 모든 것을 아껴 썼다. 심지어 그들의 딸 우예원도 마찬가지로 아껴 쓰며 살며 고생을 해왔다.우예원은 4년간 새 옷을 산 적이 없었다. 매일 교복이 되어버린 과잠을 입고 학교로 갔고 대충 학교 쓰레기통에서 쓰다 버린 펜이나 노트를 주워 썼기에 친구들 앞에서 고개조차 들고 다니지 못했다.“예원이 금방 졸업했어요. 그런 애한테 돈을 빌려보라니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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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우현민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서 사장,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점심 전까지 가능할까?”“얼마나?”상대가 되물었다.우현민은 고민을 하더니 금액을 말했다.“1,400만 원.”“물론 가능하지. 우리 단골인데 말이야. 규칙은 알고 있지? 이자가 원금의 절반이라는 거. 10원 하나 부족해서도 안 돼! 문제없다면 지금 와서 가져가. 차용증에 사인만 하면 바로 돈을 가져갈 수 있을 거야.”우현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서 사장 고맙네. 지금 바로 갈게.”서아란과 양문수는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한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내심 엄청 기뻐하고 있었다.“우리가 같이 가드릴게요. 그러면 돈을 받자마자 우리한테 넘기고 도와주신다는 분께 전할 수 있잖아요. 이런 일에 1분 1초라도 늦어져서는 안 되죠. 전 여기서는 못 기다리거든요.”서아란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혹시라도 뜻밖의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된 것이다.우현민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정은선에게 말했다.“당신은 집에서 기다려요. 내가 얼른 갔다 올 테니.”“아이고, 조심히 다녀와요.”정은선은 잊지 않고 일러두었다.우현민이 몸을 틀어 나가려고 할 때 염무현이 바로 나타났다. 염무현이 결국 참지 못하고 대문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자 우현민은 그대로 멈춰 서버리게 되었다.그는 이 상황을 믿지 못했다. 여하간에 치매에 걸린 그는 기억력이 감퇴할 뿐만 아니라 가끔 환각도 보이기도 했었으니까 말이다.“너... 너는 무현이냐?! 내가 헛것을 보는 건 아니겠지? 여보, 얼른 나와서 봐요!”우현민은 눈을 비볐다. 하지만 그럼에도 염무현은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아 바로 정은선을 불렀다.서아란과 양문수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이 자식이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지?'두 사람이 우현민을 속이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기에 대문 쪽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 내지 못했다.염무현이 분노와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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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양희지가 큰 결심을 내려 그에게 이혼을 제안했고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그리고 그의 처남이었던 양준우는 장인어른과 장모님과 함께 그를 찾아와 난동을 부리며 돈을 달라고 했다.염무현은 원래 그저 장인어른인 양문수가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전혀 아니었다. 이 사람들은 잘못을 반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뻔뻔하게 나오고 있었다.역시 괜히 한 가족인 것이 아니었다.“돈을 뜯어내려고 사기를 치는데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염무현은 차갑게 말했다. 양문수 가족에 이미 철저히 실망한 것이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예전의 자신이 바보처럼 여겨졌다. 연기를 잘하는 이 사람들 탓에 그는 전혀 이상한 낌새를 눈치 못 챘으니 말이다.서아란은 눈을 부릅뜨며 고개를 홱 돌려 그들을 보더니 적반하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헛소리! 이건 명예 훼손이야! 어디서 감히 헛소리를 퍼뜨려! 네가 사람들을 데리고 쳐들어와서 난동 피우고 나와 우리 준우까지 때렸잖아. 너한테 맞은 곳이 아직도 아파! 그리고 내 불쌍한 아들은 너 때문에 한창 젊은 나이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어. 우리 준우 고작 24이야. 정말 장애인이 된다면 남은 인생도 망하게 되는 거라고! 넌 우리를 그렇게 때려놓고 훌쩍 가버렸으니 당연히 저 늙은이를 찾아와야지 누굴 찾아와? 그러게 누가 네 가족이 저 늙은이라고 했니? 우리가 저 늙은이를 안 찾아오면 누굴 찾아가야 하는데?”양문수도 뻔뻔하게 맞장구를 쳤다.“아들이 사고 쳤으면 당연히 부모가 갚아주는 거야! 아무리 네 친애비가 아니라고 해도 널 친아들처럼 키워줬잖니. 그런 사람을 우리가 찾아오는데 뭐가 잘못된 거냐?”우현민은 다시 한번 놀란 표정을 짓게 되었다.“무현아, 정말 네가 사람을 때렸어?”그러자 염무현은 정색하며 말했다.“그건 맞을 짓을 해서 그런 거예요!”그는 이런 상황이 될 줄 알았다면 그때 조금 더 세게 때렸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랬다면 서아란이 이렇게 두 발 멀쩡히 찾아와 뻔뻔하게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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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그의 눈빛은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서아란과 양문수도 순간 느껴지는 두려움에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게 되었다.살기 가득한 서늘한 눈빛에 마치 저승에서 두 사람의 영혼을 거두려고 찾아온 저승사자 같아 소름이 오소소 돋기도 했다.전에 변호사가 염무현에게 알려준 적이 있었다. 양희지의 가족들이 노력한 끝에 피해자의 선처 탄원서를 받아내 가벼운 형량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이다.그래서 줄곧 염무현은 양희지가 자신을 위해 돈과 인맥을 전부 소진하여 남도훈의 선처 탄원서를 받아내고 형량도 줄인 것이라 여겨왔다.정말 그랬다면 염무현도 평생토록 자신을 도와준 양씨 가문에 고마워하며 살 것이었다.여하간에 그를 키워준 우현민은 대학교수였고 평생 글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인간관계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이 우현민을 속여 집을 팔게 하고 사채를 쓰게 하여 돈을 얻어내려는 그들의 속셈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양문수는 놀라 덜덜 몸을 떨다가 그만 참지 못하고 먼저 솔직하게 입을 열려고 했다.“사실은 그게...”“사실은 그게, 네 가족만 집을 판 게 아니야. 우리도 팔았어!”서아란은 바로 말을 가로채며 말하고는 두 눈을 부릅떴다.“어차피 네가 신혼집을 살 때도 우리 가족도 들어가서 살게 해준다고 했으니 당연히 우리 몫도 있는 거지.”염무현이 양희지를 알게 되었을 때 그들 가족은 도시 외곽 쪽에서 살고 있었다. 서아란은 집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고 양문수는 운전기사였다. 가정 형편이 지금 그들이 있는 정진 영천 마을보다 더 못했다.그래서 그는 학교 다니면서 모아 두었던 돈과 회사 다니면서 벌어들인 첫 월급으로 집을 한 채 장만하게 되었고 곧바로 신혼집으로 썼다.양희지 부모님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한 그는 먼저 흔쾌히 들어와서 살아도 된다고 말했고 그 사람들은 바로 그의 신혼집으로 옮겼다.서아란은 눈알을 데구루루 돌리면서 말했다.“그 도련님의 용서를 받기 위해 그 집을 팔겠다는 희지를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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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정은선은 급히 나서서 말렸다.“이러지 말고 말로 해결해요!”“뭐야, 이 노친네는. 비켜요!”양문수는 바로 정은선을 밀쳐 바닥에 넘어지게 했고 다시 한번 염무현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퍼억-!염무현의 발이 먼저 양문수의 복부에 닿았다. 그리고 몇 미터 나가떨어지더니 그대로 처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떨어졌다.“감히 내 남편을 때려? 내 너를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그러자 서아란이 달려들었다.염무현은 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언성을 높였다.“꺼져!”서아란은 그 기세에 놀라 다리가 후들거리더니 그대로 주저앉게 되었다.양문수도 그런 그의 모습에 적잖이 놀라 창백해졌고 비참한 모습으로 두 사람은 서로를 부축하며 도망갔다.대문까지 달려간 두 사람은 그제야 두려움이 가셨는지 서아란이 달려나가면서 소리를 질렀다.“염무현! 이 빌어먹을 개 같은 놈아! 너 딱 기다려. 내가 반드시 널 죽여버릴 거야! 안 그러면 내가 서아란이 아니야!”우현민은 정은선을 부축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무현아, 말로 좋게 보낼 수는 없었니? 굳이 이렇게 소란을 피워야겠어? 그러면 나중에 다시 희지랑 잘될 기회가 없어지는 거잖니.”“원래부터 그 기회는 없었어요.”염무현은 그제야 다시 미소를 지었다.“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그냥 내버려두라. 이건 삼촌이 저한테 가르쳐주신 거잖아요. 그러니 너무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마세요. 벌어지지도 않은 미래에 지레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만 소중히 여기면 돼요.”그러자 우현민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난 그냥 아쉽구나. 희지 그 애가 참... 아이고, 아니다. 뭐가 어떻게 되었든 네가 돌아왔으니 그걸로 되었다!”“여보, 뭘 아직도 멍하니 서 있어요. 얼른 장 봐야죠.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우리 무현이가 좋아하는 거로, 좋은 거로 사 와요!”정은선도 기쁜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얼른 손만 씻고 나갈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정은선은 싱싱한 생선과 갈비 등 여러 가지를 사 왔고 전부 염무현이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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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집안을 울리는 듯한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염무현은 여전히 양팔을 벌리고 있었고 상황 파악 안 된 듯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우현민과 정은선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딸이 이런 행동을 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사실 염무현의 실력으론 가뿐하게 그녀의 손을 피할 수 있었다.더군다나 우예원은 연약한 여자가 아니던가. 아무리 건장하고 튼실할 군인이 그의 뺨을 갈군다고 해도 그는 재빠르게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손이 그의 얼굴에 닿고 경쾌한 소리를 내서야 그는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그는 그때 자신의 등에 업혀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거리던 소녀가 자신의 뺨을 때릴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와 우예원은 친남매는 아니었지만, 친남매처럼 자랐다!염무현은 그녀가 얼른 자랐으면 바라기도 했고 자라지 않았으면 바라기도 했었다.예전에는 그에게 부족한 것이 없었기에 어딜 가나 빛이 나던 존재였고 우예원도 다른 소녀들과 다를 바 없이 그를 동경해 왔다.그러나 그는 함정에 빠져 감방에 4년 동안 갇혀 있게 되었다.그 시절 소녀가 동경하던 존재도 당연히 사라져 실망만 남게 된 것이다.극도로 실망한 탓에 증오만 남아 있었다.염무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직 세 사람이 실망할 만한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자신의 호의로 양준우의 죄를 뒤집어쓰고 감방에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은혜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아까와 같은 적반하장의 상황만 겪게 한 것이다.이 일을 또 어떻게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다 너 때문이야! 네가 멋대로 나대서 우리 가족이 이 꼴이 된 거잖아! 그런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또 찾아온 거야? 우리 아빠 엄마가 너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데!!”우예원은 그간 마음속 꾹꾹 눌러 담았던 울화를 전부 표출해 냈다.잔뜩 분노 가득한 그녀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염무현을 죽여버릴 것 같은 눈빛이었다. 염무현은 그런 그녀의 눈빛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예원아,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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