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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집안을 울리는 듯한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염무현은 여전히 양팔을 벌리고 있었고 상황 파악 안 된 듯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우현민과 정은선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딸이 이런 행동을 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염무현의 실력으론 가뿐하게 그녀의 손을 피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우예원은 연약한 여자가 아니던가. 아무리 건장하고 튼실할 군인이 그의 뺨을 갈군다고 해도 그는 재빠르게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이 그의 얼굴에 닿고 경쾌한 소리를 내서야 그는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그는 그때 자신의 등에 업혀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거리던 소녀가 자신의 뺨을 때릴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와 우예원은 친남매는 아니었지만, 친남매처럼 자랐다!

염무현은 그녀가 얼른 자랐으면 바라기도 했고 자라지 않았으면 바라기도 했었다.

예전에는 그에게 부족한 것이 없었기에 어딜 가나 빛이 나던 존재였고 우예원도 다른 소녀들과 다를 바 없이 그를 동경해 왔다.

그러나 그는 함정에 빠져 감방에 4년 동안 갇혀 있게 되었다.

그 시절 소녀가 동경하던 존재도 당연히 사라져 실망만 남게 된 것이다.

극도로 실망한 탓에 증오만 남아 있었다.

염무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직 세 사람이 실망할 만한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자신의 호의로 양준우의 죄를 뒤집어쓰고 감방에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은혜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아까와 같은 적반하장의 상황만 겪게 한 것이다.

이 일을 또 어떻게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멋대로 나대서 우리 가족이 이 꼴이 된 거잖아! 그런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또 찾아온 거야? 우리 아빠 엄마가 너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데!!”

우예원은 그간 마음속 꾹꾹 눌러 담았던 울화를 전부 표출해 냈다.

잔뜩 분노 가득한 그녀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염무현을 죽여버릴 것 같은 눈빛이었다. 염무현은 그런 그녀의 눈빛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예원아,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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