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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531 - 챕터 540

1186 챕터

제531화

사업 제국을 재건하고 싶었던 유남준은 다른 사업가들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었다.비즈니스 파티는 단순히 술만 마시는 자리가 아니었다.“네, 그럼 제가 더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함께 동행하겠습니다.”서다희가 말했다.권씨 가문 어르신들은 과거 유남준에게 손을 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유남우를 유남준으로 착각했었다.유남준은 원래도 몸이 약했던 데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후 치료를 위해 해외로 보내졌다.이후 유남준은 유앤케이 그룹을 점차 확장했고, 권씨 가문의 윗세대들은 그에 의해 하나둘씩 제거돼 이제 남은 것은 무능한 사람들뿐이었다.권해신은 살기 위해 유남준에게 무릎까지 꿇은 적이 있었다.유남준이 모두를 죽이지 않은 것은 너그러워서가 아니라 진주의 다른 가문에서도 두려움에 똘똘 뭉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옛말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하지 않았나.“그래.” 유남준이 대답하자 뭔가 떠오른 서다희가 다시 물었다.“다들 여자 파트너가 있는데 사모님 모셔 올까요?”그는 과거 박민정이 외부 행사에 자신을 데려가지 않는 유남준에게 화를 냈던 게 떠올랐다.지금이 바로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적기였다.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도 침묵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저었다.“필요 없어.”서다희는 조금 당황했다.“왜요, 지금이 사모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은데요.”“내가 지금 파티에 나타나면 상류층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 같아?”유남준의 질문에 서다희는 멈칫했다. 유남준이 이제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간과했다.“분명 수군거릴 거야. 민정이 데려가면 같이 그 이상한 시선을 받겠지.”유남준이 말했다.지금껏 서다희는 앞을 못 보는데도 침착하고 차분한 상사의 모습에 그가 자신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가 자신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다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빠르게 이성을 되찾고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잘 살아갈 뿐이었다.“맞습니다. 제가 미처 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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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시즌 호텔에서 진행된 파티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꽤나 많이 보였다.김인우가 박예찬을 데리고 나온 건 아이에게 일찌감치 사업가들을 만나게 해줘야 한다는 김훈의 말 때문이었다.김인우는 자신의 다리 보다도 짧은 꼬맹이를 바라보았다.“자식, 이따가 아빠라고 불러 알았어? 삼촌이라고 하지 말고.”박예찬은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뭐라고 부르라고요?”“아빠.”“오냐.”“...”유남준을 쏙 빼닮은 박예찬을 바라보며 그는 아이의 엉덩이를 때렸다.꼬맹이, 아직 어릴 때 때려야지.왠지 모르겠지만 예찬이를 때리는 순간 동년을 되찾은 기분이었다.어렸을 때 툭하면 유남준에게 맞았었는데…엉덩이를 맞은 박예찬은 얼굴을 붉히며 곧바로 김인우를 외면했다.김인우는 아이를 데리고 대충 사람들에게 인사시킨 후 구석에 앉아 술을 마셨다. 그는 이런 가식이 넘쳐나는 자리가 싫었다.그에게 잘 보이려고 다가온 사람들도 짜증스럽게 쫓아냈다.어린 예찬이는 그를 따라다니다가 문득 가녀린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저건 이지원, 그 나쁜 아줌마인데?“삼촌,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혼자 가.” 김인우가 말하자 박예찬은 눈을 흘겼다.이 남자가 애를 어떻게 챙기는 거야. 난 이제 겨우 네 살인데 납치라도 되면 어쩌려고?박예찬은 혼자 나갔고 김인우는 걱정하지 않았다.예찬이는 똑똑했기에 잃어버릴 일이 없었으니까.하지만 그는 잠깐의 방심이 곧 엄청난 후회를 몰고 올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파티에 막 도착한 이지원은 김인우를 발견했고, 유남우가 장담했음에도 여전히 겁에 질려 일부러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었다.하예솔의 약혼자이자 권씨 가의 셋째 아들 권유진은 이지원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이지원 씨, 오랜만이네요.”이지원은 권유진을 보자 여린 모습으로 매혹적인 눈빛을 보냈다.“권유진 씨, 오랜만이네요.”눈앞에 있는 남자가 친구의 약혼자라는 사실도 있었나.여자에 대해 잘 아는 권유진은 이지원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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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파티에는 유남우도 있었고, 그의 옆에는 정수미가 서 있었다.“남우야, 협업은 잠시 보류하자. 넌 아직 어려서 미처 생각지 못할 수도 있어. 조금 더 경험을 쌓으면 그때 다시 협업해.”정수미의 의도는 분명했다. 생각지 못한 부분이란 그녀의 딸인 윤소현을 가리키는 것이었다.유남우도 말뜻을 알아차리고 여전히 온화한 표정으로 정수미를 배웅했다.그때 권해신이 그에게 다가왔다.“남우야, 정말 좋은 사돈을 만났네. 윤씨 집안이 평범하긴 해도 윤소현 어머니는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지.”유남우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두 사람이 이쪽에서 얘기를 나누자 반대편에 있던 서다희가 이를 알아차리고 유남준에게 조용히 알렸다.“대표님, 둘째 도련님과 권해신이 함께 있습니다.”유씨 가문과 권씨 가문은 숙명의 라이벌이고 권해신은 유남준을 무척 증오했다.어쩐지 요즘 들어 유남우의 움직임이 수상했다.“사람 보내 지켜보게 해.”“네.”유남준은 전에 협력했던 사람들 중 누가 진심이고 누가 가식이었는지 구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예전에 그가 챙겨주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여전히 유남우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이지원은 이미 유남준을 발견했고 그를 보자마자 유남우가 지시한 걸 떠올리며 손에 든 와인잔을 꽉 쥐었다.동시에 유남우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밤은 당신한테 달렸어요.”“좋아요.”유남우는 전화를 끊은 후 권해신에게 말했다.“유남준 옆에 있는 서다희 보통 사람 아니니까 잘 지켜봐.”권해신은 피식 웃었다.“걱정 마. 연회 음식에 한 번이라도 손이 닿았으면 꼼짝없이 걸린 거니까. 게다가 우린 다른 것도 준비하지 않았어?”권해신은 이런 수작에 도가 텄다.그는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모든 이들을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배짱이 부족해 이렇듯 비열한 수작만 부리는 것이었다.권해신은 의아했다. “남우야, 그냥 바로 죽이면 유씨 가문은 네 것이 되잖아.”그도 자신의 둘째 동생을 죽였다.유남우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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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아이가 남의 손에 있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정수미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윤우를 데리고 화장실로 향한 박민정은 아이를 남자 화장실 문 앞까지 데려다준 뒤 밖에서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키 큰 남자 몇 명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마침 화장실 안에 있던 박예찬도 시간이 지나자 중년 남자도 갔을 거라 생각하며 밖으로 나오는데 남자 세 명과 딱 마주쳤다.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한 명이 약에 젖은 천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박예찬은 도움을 청하지도 못하고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남자들은 검은 외투를 벗어 그를 감싸안은 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손을 씻은 다음 나오려던 윤우는 예찬이를 데리러 온 김인우에게 붙잡혔다.“이 자식아, 무슨 화장실에 한 시간 넘게 있어. 빠진 줄 알았잖아.”그는 박윤우가 입은 평범한 옷을 보고 이상한 듯 물었다.“왜 옷까지 갈아입었어? “이 옷은 어디서 난 거야, 너무 유치한데.”박윤우는 눈앞에 다소 취한 듯 멍청한 아저씨를 바라보았다.“사람 잘못 보셨어요.”김인우는 당황했다.“뭐?”“전 윤우예요, 예찬이가 아니라.”박윤우는 눈을 흘길 뻔했다. 자신과 형이 얼마나 다른데, 그것도 알아보지 못하다니.“내 옷 안 놔주면 소리 지를 거예요.”박윤우는 그가 손을 놓지 않자 계속해서 말했다.김인우가 자세히 보니 예찬이와 꼭 닮은 외모였지만 애늙은이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그는 놓아주지 않고 화가 나서 붉어진 윤우의 얼굴을 꼬집으며 물었다.“예찬이는 어딨어?”박윤우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게 싫었고, 눈빛에는 혐오감이 가득했다.“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전화하면 되잖아요. 쳇, 이거 놔요. 진짜 소리 질러요.”김인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눈앞에 있는 윤우가 예찬이보다 더 재밌는 것 같았다.“안 놔주면 어떻게 소리를 지를 건데?”“엄마!!!”박윤우가 소리치자 남자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윤우의 비명소리에 박민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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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윤우를 데리고 나온 박민정은 호텔 밖에서 사람들이 거의 다 떠날 때까지 기다렸지만 여전히 유남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설마 혼자 간 건가,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박민정이 휴대폰을 들고 유남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길이 엇갈렸다고 생각한 박민정은 윤우와 함께 차를 몰고 돌아왔다.멀지 않아 20분이면 도착했다.하지만 집 문을 열고 들어가도 나설 때와 다를 게 없이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유남준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엄마, 아저씨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박윤우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호텔 내부의 화장실을 사용하러 갔을 때 그는 그곳의 보안 분위기가 다른 곳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누군가를 보호한다기보다는 잡거나 막으려는 것 같았다.박윤우의 말을 듣고 박민정은 서다희에게도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쪽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서다희는 병원에 있었다. 그의 여자 친구는 교통사고로 경미한 부상을 입었는데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지금 남준 씨랑 같이 있어요?”박민정이 묻자 서다희는 의아한 듯 말했다.“아니요, 오늘 일이 좀 있어서 대표님 먼저 보냈는데요.”“남준 씨가 돌아오지 않았어요.”박민정의 말에 서다희는 멈칫했다.여자 친구가 멀쩡하니 그도 이제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젠장!”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박민정은 처음 듣는 서다희의 말투에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래요?”“대표님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 봐요. 걱정 마세요, 지금 바로 사람 보낼게요.”서다희는 전화를 끊었다.“엄마, 어떻게 됐어요, 아저씨랑 연락됐어요?” 박윤우가 물었다.“아직.”“윤우야, 넌 집에서 쉬고 있어. 엄마가 가서 아저씨 찾아볼게.”박윤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쓰레기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아이도 궁금했다.만약 쓰레기 아빠가 죽는다면 쓰레기 아빠의 재산을 자신과 형이 상속받지 않을까?유남준은 박민정에게 빚이 많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윤우와 예찬은 전혀 믿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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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이지원이 아직 유남준의 입술에 닿기도 전에 큰 힘이 그녀를 밀어냈고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가 눈을 떴다.“오빠.”유남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유남우가 분명 유남준은 약에 취해 저항 능력이 없다고 말했는데?’이지원이 일어나려고 하는데 유남준이 먼저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누가 널 여기로 보낸 거야? 목적이 뭔데?”이지원이 그를 납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오빠. 난 오빠가 지금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오빠가 술에 취해서 나한테 전화해서 이리로 오라고 했잖아요.”이지원은 변명을 늘어놓았다.그녀가 지금 유남우인 것을 고백한다면 결과는 오직 죽음뿐이었다.유남준은 이 순간 겨우 버티고 있었다. 파티에서부터 약에 취했고 그의 강인한 의지로 지금까지 계속 말짱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유남준의 이마는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는 이지원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그녀의 목을 졸랐다.“말해. 아니면 지금 널 죽여버릴 거야.”이지원은 순간 온몸을 긴장한 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살려줘. 살려.”유남준이 그녀의 목을 조르는 손에 힘을 주자 그녀는 순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입구에 사람 있는 거 알고 있어. 넌 그 사람들이 들어와서 널 구하는 게 빠를 것 같아? 아니면 네가 내 손에 죽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이지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유남준이 이렇게 두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몸부림을 바로 멈췄다.유남준은 손을 살짝 풀며 말했다.“말해.”“유남우가 나한테 시켰어요. 유남우가 나한테 오빠하고 자는 동영상을 찍어서 박민정한테 보여주겠다고 했고 또 내일 날이 밝으면 언론사에서 와서 사진 찍기로 했어요.”유남준은 그의 친동생이 이런 낮은 수준의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이제 박민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만약 박민정이 그가 지금 이지원과 함께 자는 것을 보면 두 사람에게는 정말 기회가 없을 것이다.“엊그제 뉴스에 폭로된 사진도 유남우가 한 짓이야?”“네. 유남우가 찍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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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말해 보세요.”“제 생각에 대표님께 일어난 일이 둘째 도련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권씨 가문과 다른 몇 개 가문은 모두 제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째 도련님은.”서다희는 조금 난감해하고 있었다.부하인 그가 상사의 동생인 유남우를 찾아가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았다.게다가 그가 하룻밤 사이에 그 많은 곳을 혼자서 다 찾아갈 수도 없었다.박민정은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제가 찾아가 볼게요.”“네.”서다희는 또 당부했다.“만약 곤란한 일이 있으시면 고 사모님을 찾아가세요.”고영란은 분명 큰아들에게 벌어진 일을 앉아서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서다희는 그제야 안심하고서는 부하들과 권씨 가문으로 향했다.권씨 가문의 사람들이 대표님을 데려가지 않았더라도 대표님이 파티 이후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것은 분명 권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30분 뒤.권씨 가문은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였다. 권해신은 너무 당황스러웠다.“서 비서님 이게 무슨 짓이에요?”서다희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유 대표님 어디 계세요?”“서 비서님 그쪽 대표가 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서 비서님이 유남준을 잃어버렸어요?”권해신은 당황함을 감추려고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는 밖에 어두운 무리를 바라보며 약간 의문스러웠다.‘유남준은 이미 실권을 잃지 않았나? 왜 저렇게 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있어?’서다희는 권해신의 말에 바로 손을 들어 콧등에 금테 안경을 밀어 올렸고 다른 한 손으로 권해신의 손목을 부러트렸다. 투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아.”권해신은 비명을 지르며 다급하게 말했다.“서 비서. 말로 해. 난 정말 유 대표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서다희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다른 한쪽 손도 필요 없으세요?”권해신은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서 비서가 내 양쪽 손목을 다 부러트려도 난 정말 몰라.”시간은 1분 1초 흘러갔고 서다희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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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조하랑은 자기 앞에서 누군가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입을 열었다.“저기 그만해요. 이 사람은 예찬이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먼저 바지를 잡아딩긴 것도 예찬이고요.”조하랑은 예찬이를 찾은 다음에 왜 다른 사람의 바지를 잡아당겼는지 먼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김인우도 조금 조급해하고 있었다. 게다가 몇 시간 동안 감시 카메라를 보며 이미 짜증이 쌓일 대로 쌓여 인내심을 잃은 상태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조하랑을 바라보며 말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요? 내 이름 몰라요?”웃음기를 뺀 김인우의 모습에 조하랑은 겁을 먹었다.김인우는 미간을 문지르며 부하에게 지시했다.“그럼 그냥 쫓아내.”“네.”조하랑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감시 카메라 영상을 봤다.김인우는 또 부하에게 밖에 있는 감시 카메라를 확인하라고 했다. 하지만 예찬이는 애초에 밖에 나가지 않았다.“이 녀석이 설마 아직도 호텔 안에 숨어 있는 거 아니야?”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그는 바로 호텔 매니저에게 말했다.“오늘 이 호텔에 묵고 있는 손님들 전부 비워요. 그럼 꼬맹이도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예요.”“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조하랑은 김인우가 정말 예찬이를 걱정하는 모습에 더는 그를 비난하지 않고 호텔직원과 함께 예찬이를 찾았다.유씨 가문.유남우는 이때 집에 앉아 잠도 자지 않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윤소현은 이미 윤씨 가문으로 돌아가서 그가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갑자기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는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고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전화를 받았다.“서방님 잠깐 뵐 수 있을까요?”유남우는 이미 문자를 받아 서다희가 유남준을 찾으러 갔으니 분명 박민정이 와서 유남준의 일을 물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민정 이렇게 늦었는데 무슨 일이야? 난 이제 자려고.”박민정은 그가 이제 자려고 한다는 말에 서다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유남준이 갑자기 실종된 것이라면 유남우와 반드시 관련이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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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유남우는 과거의 추억이 떠오를수록 더욱 기분이 안 좋았다.“나도 파티에 참석했어. 근데 형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네.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형을 찾고 있었어?”“네. 서방님도 모른다니까 이만 가볼게요.”어쩌면 과거가 유남우에게 한 겹의 빛을 선사하고 있는 것인지 그와 관련된 기억에는 한 겹의 필터가 깔린 것처럼 박민정은 그가 나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박민정이 차에 타려고 할 때 유남우가 먼저 그녀의 앞을 막았다.“나도 같이 형 찾으러 가자.”“아니에요. 가서 쉬세요.”박민정은 바로 거절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그를 불러낸 것만으로 그녀는 이미 미안했다.“안 돼. 이렇게 늦었는데 너 혼자서 형을 찾게 하는 건 너무 걱정돼.”유남우는 말을 끝낸 뒤 박민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미 운전석에 올랐다.“가자. 운전은 내가 할게.”박민정은 상황을 보고 더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네.”유남우는 차를 몰고 도시 중심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아주 오랜만에 이렇게 단둘이 함께 있는 것이었다.“형은 파티에서 사라졌어?”“아니요. 파티가 끝난 뒤예요.”유남우는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근처 감시 카메라 찾아보라고 할게.”“아니에요. 이미 찾아봤어요. 근데 감시 카메라 사각지대에서 남준 씨가 사라졌어요.”박민정은 사실을 얘기했다.“그럼 사각지대를 지나간 차량이나 사람들을 찾아보라고 할게.”유남우가 또 말했다.“네.”유남우는 전화를 걸어 부하에게 오늘 밤 안으로 유남준의 소식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두 사람은 호텔 입구 근처에 도착했을 때 그는 차의 속도를 줄였다. 그렇게 해야 두 사람이 더 편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진주시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도시였다. 사람 하나를 찾는 것은 망망대해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비슷했다.박민정은 유남우가 아무런 소식도 알아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남우는 전화를 받았다.그는 차를 세워놓고 진지한 얼굴로 받았다.“어떻게 됐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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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난 한 번도 남준 씨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며칠 전에 내가 남준 씨한테 물었는데 아니라고 했어요.”박민정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유남우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했고 그냥 혼잣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그녀는 지금 아직 임신 중이었기에 감정 기복이 크면 안 좋았다. 그녀는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괜찮아. 또 속은 걸 거야.’‘괜찮아. 화내지 말고 슬퍼하지도 말자.’‘괜찮아. 이렇게 되면 이제 완전히 유남준에게서 벗어날 수 있잖아.’박민정은 계속해서 마음속으르 자신을 위로했다.유남우는 그녀의 상태를 알아차리고서는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괜찮아요. 내가 있잖아요.”박민정은 멈칫하며 유남준에게 잡힌 자기 손을 바라보고서는 순간적으로 바로 손을 빼냈다.유남준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그녀도 같이 잘못을 저지를 수는 없었다.“남우 씨는 윤소현 씨의 약혼자예요.”그녀는 상기시키며 말했다.유남우는 텅 빈 손을 바라보며 살짝 이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바로 부드럽게 말했다.“네가 오해한 거야. 내 말은 난 언제나 네 편에 서겠다는 말이었어. 우리 아직 친구잖아? 넌 걱정하지 마. 형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난 형 편을 들지 않을 거니까.”박민정은 그제야 안심했다.그녀는 차 안에서 시간을 확인했다. 이미 새벽 1시였다.“우리 이제 돌아가요.”“그래.”유남우는 차를 몰고 먼저 박민정을 데려다주었다. 돌아가는 길에서 유남우는 때때로 곁눈질로 그녀를 바라보며 운전대를 꽉 잡았다.그는 어떤 수단을 쓰든 꼭 박민정을 되찾을 것이다.‘형. 날 너무 비난하지 마. 형이 먼저 내 물건을 뺏어간 거니까.’두원 별장에 도착자 박민정은 차에서 내리며 유남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이 차는 먼저 내가 갖고 갔다가 내일 돌려줄게.”“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혼자서 별장으로 들어갔다.돌아가서 그는 서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서 비서님. 남준 씨 찾을 필요 없어요.”서다희가 궁금해하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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