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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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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연윤우?박예찬은 살짝 혼란스러웠다.그러나 이 사람들이 자기를 자기 동생인 박윤우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연윤우라는 이름은 동생이 다른 사람들을 속일 때 사용하는 것이었다.박예찬은 서다희가 아빠의 옆에 있는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예전에 분명 엄마를 많이 괴롭혔을 것이다.“날 잡아서 뭘 하려는 거예요?”박예찬은 서다희에게 침착하게 물었다.서다희는 조금 놀라며 연윤우가 왜 이렇게 얌전한 아이처럼 행동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했다.예전에는 조금만 놀려도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였다.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 보디가드의 손에 박예찬을 넘겼다.“대표님 만나러 가자.”나쁜 아빠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박예찬은 반항하지 않고 서다희의 손에 이끌려 차에 올랐다.박예찬도 왜 아빠가 신림현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지 궁금했다.마침 저택의 밖에 나왔을 때 이런 일이 생긴 걸 보니 설마 아빠가 계속 엄마를 스토킹하고 있었던 걸까?이런 가능성 까지 생각하니 박예찬은 등에 소름이 끼쳤다.너무 교활했다.유남준은 차 밖에서 스며드는 한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소리를 듣고 알 수 있었다.“대표님, 제가 데리고 왔습니다.”박예찬은 차에 오르자마자 유남준을 살폈다.‘아빠 눈이 정말 안 보이는 걸까?’박예찬은 슬며시 입을 열었다.“왜 날 납치해 온 거예요? 또 엄마를 협박하려고요?”유남준은 박예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서다희에게 말했다.“먼저 아이를 데리고 신림현으로 가.”하예찬은 신림현이라는 말에 바로 가기 싫다고 했다.“싫어요. 신림현으로 가기 싫어요. 빨리 날 풀어줘요.”박예찬이 다시 신림현으로 돌아가면 엄마는 또 난감해질 것이다. 엄마는 유남준과의 관계를 어떻게 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유남준의 어두운 눈동자가 그에게로 향했다.“이건 네가 결정하는 게 아니야.”“가기 싫으면 널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그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박예찬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박예찬은 비록 아빠는 눈도 안 보이고 기억도 잃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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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박민호는 너무 겁이 나서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저 그 자리에 선 채로 쉴 새 없이 다리를 떨어댔다.“매형 화내지 마세요. 제가 왜 우리 누나를 다치게 하겠어요? 지금 바로 소송 취하하라고 할게요.”유남준의 차가 멀리 떠나고 나서야 박민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다시는 큰소리를 치지 않았다. 그리고 1조 6천억도 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유남준이 별 볼 일 없는 누나를 위해 이렇게 나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예전에 박민정을 가장 싫어했던 사람은 바로 유남준이었기 때문이다.한수민은 돌아와서 자기 아들이 다친 것을 보고 분노했다.“민정이가 어떻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어?”“걔 아니에요. 옆에 있던 보디가드가 그랬어요.”박민호가 말했다.하수민이 뭔가 더 말할 때 박민호는 그녀에게 유남준이 이 일에 개입했으니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수민은 그 말을 듣고 침묵했다.“유남준이 민정이한테 정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네.”박민정은 돌아오는 길에 장명철 변호사로부터 하수민이 소송을 취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제야 그녀는 완전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반면 조하랑은 박예찬이 계속 돌아오지 않자 다급하게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그녀는 아직 친아빠인 유남준이 박예찬을 데려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예찬아 너 도대체 어디 있어?”조하랑은 갑자기 박예찬이 예전에 박민정과 함께 하수민을 만나러 갔었다는 말이 떠올라 바로 택시를 타고 저택으로 달려갔다.하지만 저택의 밖에 도착 해도 박예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사진을 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모두 모른다고 했다.조하랑은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찾으러 떠났다. 그녀는 박민정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가 겁이 났다.신림현.서다희는 박예찬을 데리고 이미 도착해 있었다. 두 사람은 먼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차에 앉아 유남준을 기다렸다.차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니 서다희는 박예찬이 배가 고프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물었다.“먹고 싶은 거 있니?”박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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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박예찬은 온몸에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어렸을 때 이후로 누군가가 엉덩이를 때린 것은 처음이었다.“이 나쁜 놈.”“죽여버릴 거야.”박예찬은 집으로 가는 길에서 유남준을 죽여버리겠다고 아우성쳤다.두 사람이 집에 도착했을 때 박민정은 조하랑에게서 박예찬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그런데 유남준이 박예찬을 한 마리의 강아지처럼 집어 들고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박예찬은 아직도 으르렁거리고 있었다.“내가 죽여버릴 거야.”박민정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린 뒤 유남준의 손에서 아이를 뺏어왔다.박예찬은 그녀의 품에 돌아가니 죽여버리겠다는 말은 하지도 않고 아주 살갑게 딱 붙어 있었다. 전에 유남준이 박윤우도 데려갔던 것이 떠올라 박민정은 박예찬을 꼭 껴안으며 바로 유남준에게 물었다.“유남준 씨 내 아들한테 무슨 짓이에요?”박예찬은 박민정의 품에 안긴 뒤 천천히 진정되었고 박민정에게 더 꼭 붙으려고 했다.유남준이 말하기도 전에 박예찬은 바로 박민정에게 고자질했다.“오늘 내가 가서 택배를 가지고 오는데 저 나쁜 아저씨가 잡아갔어. 그리고 이제 부터 내 새아빠라고 했어.”새아빠...박민정은 가슴이 철렁했다.유남준도 부정하지 않았다.“민정아. 나도 윤우가 너와 연지석의 아이라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데려왔잖아.”“우리 이제 같이 살자.”말을 마친 뒤 유남준은 또 박예찬에게 말했다.“연윤우. 넌 싫어도 참아. 이제 커서 능력이 생기면 그때 가서 날 죽여.”“지금 네 엄마는 내 와이프니까 법적으로 내가 네 새아빠야.”연윤우...박민정은 그제야 유남준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다급하게 박예찬의 입을 막으며 유남준에 말했다.“연우는 지석 씨가 돌봐줘도 괜찮아요. 우리가 함께 살 필요는 없어요.”“돌봐준다고?”유남준은 오늘 길가에서 혼자있는 박예찬을 만난 일을 박민정에게 말했다.“그게 아버지로서 아이를 돌보는 거야?”박민정의 품에 입이 막힌 채로 안겨 있던 박예찬은 그 말을 듣고 까만 눈동자가 복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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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박예찬은 슬퍼하는 엄마를 보고 순간 당황하며 작은 손을 들어 엄마를 안아 주며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엄마, 나랑 동생은 영원히 엄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절대로 다른 사람이 뺏어갈 수도 없어.”박민정은 박예찬의 위로에 그를 꼭 끌어안았다.“고마워 예찬아.”박예찬은 애교가 별로 없었기에 엄마와 자주 포옹을 하진 않았다.예전에는 박민정이 안으려고 하면 박예찬은 항상 튕기며 거절했었다.사실 박예찬은 엄마와의 포옹이 좋았지만 쑥스러웠을 뿐이다.지금도 박예찬의 얼굴은 빨갛게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엄마 우리 지금 저 사람을 속여야 하는 거야? 저 사람이 계속 나를 연우로 알고 있어야 하는 거지?”박민정은 이렇게 어린아이가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는지 깜짝 놀랐다.“아니. 저 남자는 이미 엄마가 쌍둥이를 낳았다는 걸 알고 있어.”그녀는 박예찬에게 거짓말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박예찬은 엄마의 말에 작은 머리로 곰곰이 생각하는 듯싶었다.“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먼저 예찬이라고는 말하지 않을게. 그러면 되지?”“그래.”두 모자는 약속했다.박예찬은 그제야 엄마가 자기를 혼내지 않은 것에 안심했다.이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민정아.”은정숙이었다.박민정은 바로 가서 문을 열었고 박예찬도 문을 향해 달려갔다.“할머니.”은정숙은 박예찬을 보고 놀라지 않았다. 이미 방 안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를 듣고 알고 있었다.그녀는 박예찬에게 웃어주며 아이를 데리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갔다.박민정이 거실로 나왔을 때 유남준은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남준 씨.”박민정은 앞으로 걸어가 입을 열었다.“만약 지금 후회하는 거라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우리 이혼해요.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유남준은 그녀의 말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녀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민정아. 배 속에 아이도 내 아이가 아니라고 했잖아?”박민정은 멈칫했다.“그렇다면 이제 한 아이가 더 생긴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야.”유남준은 잠시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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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이 기간에 유남준은 기억을 매번 조금씩 되찾고 있었다. 그는 자기도 어렸을 때 코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박예찬이 일부분을 작성한 뒤 유남준이 검사했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박예찬은 아직 어린아이였기에 겸손해야 하는 법을 몰랐다.“내가 아저씨 나이가 되면 분명 아저씨보다 더 잘할 거예요.”유남준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럼 네가 날 뛰어넘은 다음에 얘기해.”박예찬은 순간 머릿속에 나쁜 꿍꿍이가 떠올랐다.“우리 내기할래요? 만약 아저씨가 지면 우리 엄마를 떠나요. 어때요?”“그럼 내가 이기면?”“그럼 여기에 계속 있게 허락해 줄게요.”유남준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기에 조건이 나한테 너무 불공평해. 난 너하고 내기를 하지 않아도 계속 여기 살 수 있는걸.”박예찬은 아빠의 머리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그럼 원하는 게 뭔데요?”아빠는 지금 앞을 볼 수 없으니 만약 코딩 내기를 한다면 반드시 자기가 이길 것이다.“만약 내가 이기면 넌 날 아빠라고 불러.”박예찬은 순간 깜짝 놀랐다.자기가 어떻게 이 쓰레기 아빠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을까?박예찬이 고민하고 있을 때 유남준이 그를 비웃으며 자극했다.“왜 못하겠어? 고작 아빠라고 부르는 건데? 질 것 같아서 무서워?”“누가 못하겠대요? 하면 하는 거죠.”박예찬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말했다.박민정은 이때 방을 정리한 다음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박예찬과 유남준이 모두 거실에서 각자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두 사람이 왜 갑자기 사이가 좋은 거지?“윤, 윤우야. 목욕해야지.”박민정은 하마터면 잘못 부를 뻔했다.그녀는 예찬이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남준이 오해했다면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어차피 기억을 회복하면 그녀를 떠날 것이다.“엄마 잠시만. 엄마 먼저 자요.”박예찬은 말을 하면서도 계속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었다.“알겠어.”3살이 된 이후부터 박예찬은 혼자서 샤워했다.한 시간 뒤.유남준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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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박예찬이 강연우에 대해 알아본 바로는 강연우는 다들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의 최고 변호사로서 보통의 남자들은 감히 비벼볼 수도 없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었다.조하랑이 박예찬에게 골라준 유치원은 있는 집 자녀들만 다니는 명문 사립 유치원이었지만 그들의 아버지는 다 와이프가 있었기에 일단 후보에서 제외되었다.전날 박예찬은 학교에 간 김에 틈을 타 유지훈에게 돈 많고 잘생긴 사람을 아냐고 물었었다. 그러자 유지훈은 우쭐거리며 말했다."돈 많고 잘생긴 사람은 당연히 우리 유씨 집안에 있지."그때 조하랑의 친조카인 조동민이 그들에게로 다가오며 말했다."예찬아, 너희 아빠도 잘생기고 돈 많잖아."박예찬은 아빠라는 소리에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우리 아빠?""그래, 저번에 원장님이 얘기하시던 분."조동민이 눈치 없이 얘기하자 유지훈이 그의 말을 정정해주었다."그분은 예찬이 아빠가 아니라 인우 삼촌이야. 박 씨랑 김 씨, 성도 다른데 어떻게 아빠야?"조동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근데 할아버지가 인우 삼촌은 이모랑 결혼한댔는데. 예찬이는 이모 아들이니까 결혼하면 삼촌이 예찬이 아빠 아니야?"그 말을 들은 유지훈도 어쩌면 일리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유지훈과 조동민이 한창 수다를 떨고 있을 때 박예찬은 잘생긴 사람을 찾으러 가지 않겠냐고 묻자 오늘 그 둘은 학교에 있으면서 내내 박예찬을 기다렸다.유지훈과 조동민은 과외가 있다는 핑계를 대고 박예찬이 오길 기다렸다가 함께 나가려고 했다."어제 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 선생님께 얘기만 하고 올게. 그리고 바로 나가자."박예찬은 가방을 내려놓고 서둘러 교무실로 달려가 수학 경시대회에 지원하고는 친구들과 함께 유치원을 나섰다.조동민은 하품을 하며 가장 근본적인 질문부터 했다."근데 잘생긴 사람을 어디 가서 찾아?"그때 유지훈이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내가 알아."수호 클럽에 많아. 나 우리 아빠 골드 카드까지 들고 왔다고."유지훈은 가방에서 골드 카드를 꺼내 들며 자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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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잘생긴 남자를 데려오라는 말을 들은 매니저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여기까지 놀러 온 남자애들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찾는 게 가장 이상했지만 한눈에 보아도 재벌 집 아들들 같아 보이는 모습에 토 달지 않고 대답했다."잠시만 기다리시면 금방 데려오겠습니다."매니저는 이 셋의 아빠가 누군지 알아보려고 전화하려 했지만 갑자기 들려오는 박예찬의 섬뜩한 말에 행동을 멈추었다."삼촌, 우리 아빠 누군지 알고 싶은 거예요 설마? 우리 아빠가 알게 되면 이 가게부터 없어질 텐데?""그리고 아빠는 우릴 데리고 나가겠죠. 삼촌은 그렇게 직장을 잃게 될 거고. 좋을 게 없을 텐데요."박예찬의 말에 설득된 매니저는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굽신거렸다."걱정 마세요 도련님. 비밀로 하겠습니다."어차피 제 아들이 아니니 상관은 없었다.매니저는 그래도 애들이니 술은 다 치우고 달달한 디저트와 주스들로 채운 VIP룸으로 데려갔다.그때 그 모습을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김인우가 보게 되었다.친구들에게 끌려와 술을 양껏 마시고 이제서야 눈을 떴는데 이런 곳에서 보게 된 아이들에 김인우는 매니저가 돌아오길 기다려 물었다."저 애들은 여기 왜 온 거야?"김인우의 질문에 매니저는 다급히 말했다."잘생긴 남자를 찾으러 왔다고 합니다.""잘생긴 남자?"갑자기 흥미가 생긴 김인우는 일단은 나가지 않고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잘생긴 남자는 찾아서 뭐 하려고 그러는지 좀 잘 살펴봐.""네."...VIP룸.룸으로 들어온 조동민과 유지훈은 이것저것 건드려 보며 신기한 듯 구경했다.그때 그들과 상반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박예찬을 향해 조동민이 물었다."예찬아, 넌 왜 이렇게 여길 잘 알아? 자주 와봤어?"유지훈도 내심 궁금했는지 박예찬을 바라보았다.소파에 가만히 앉아있던 박예찬은 순간 움찔했다.제 엄마인 박민정은 저를 이런 곳에 데리고 올 사람이 아니었다. 전부 티비에서 배운 걸 따라 한 것뿐이었다."가끔 왔어."유지훈도 와본 적 없는 곳에 와봤다는 박예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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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신림현.새 회사의 일도 한창 바쁘던 유남준의 핸드폰에 갑자기 시끄럽게 울려댔다.[체크승인]177600000원XX 카드유남준님12/12 10:24 [체크승인]77600000원XX 카드유남준님12/12 10:26 [체크승인]377600000원XX 카드유남준님12/12 11:00 반 시간 사이에 몇억이 사라져 버렸다.유남준에게는 푼돈이었지만 유남준이 아직 유치원에 있을 꼬맹이가 어디에 이 많은 돈을 쓴 건지 궁금해져 전화를 들었다."윤우 유치원에서 뭐 하는지 좀 알아봐.""네."옆방.방에는 박민정이 간병인과 은정숙의 보살핌을 받으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박민정은 오늘이 돼서야 유남준이 제 간병인을 바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은정숙은 박민정이 들인 간병인이 사사건건 유남준과 부딪치며 유남준의 신경을 긁었다고 하는데 박민정은 그 화면이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영상 찍어주시지 그러셨어요."박민정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은정숙과 말이라도 해야 몸의 아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게. 그 모습을 찍어뒀어야 했는데. 그 생각을 못 했네."은정숙이 새로 온 간병인을 보며 목이 마르다고 하자 간병인은 서둘러 물을 가지러 내려갔다.간병인이 나가고 은정숙이 박민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민정아, 네 남편이 예찬이 데려왔는데 혹시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지?"이건 박민정도 늘 걱정하던 일이었다."걱정 마세요. 그 사람 지금 눈도 안 보이고 기억까지 잃었으니까 아무 짓도 못 할 거에요."은정숙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요새 쓸데없는 걱정이 더 늘었어."유남준과 얘기할 때 은정숙도 그의 악의를 느끼진 못 했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은 그렇게 쉽게 알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유남준이 언제까지고 박민정을 아껴줄 거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그런 은정숙을 다독여 주던 박민정은 몸이 조금 찌뿌둥해지자 그제야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굳게 닫힌 유남준의 방문을 보았지만 박민정은 신경 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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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한수민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보아낼 수 없을 위선이었다.박민정은 예쁜 눈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이번엔 또 어디로 나를 팔려고요? 또 뭐가 필요해서 왔는데요? 왜요, 제가 이용가치라도 생겼나 봐요?"제 위선이 단번에 들키자 한수민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본심을 드러냈다."내가 그런 눈으로 보지 말랬지."저런 박민정의 경멸 어린 눈을 볼 때마다 한수민은 그 눈을 파내 자근자근 밟아주고 싶었다.박민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그냥 돌아가실래요 아니면 제가 갈까요?"박민정이 저를 바라보던 그 눈빛은 아무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한수민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회사를 박민정에게 넘겨준다는 박민호에게서 전해 들은 박형식의 유언만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 무덤을 파버리고 싶었다. 딸이나 그 아비나 어떻게 하나같이 저 모양인지, 한수민은 회사를 하나뿐인 아들이 아니라 딸에게 물려주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죽어서도 짐이야."...누군가에게는 한평생을 들여 치유해야 하는 것이 어린 시절이었다. 박민정이 바로 그러했다.박민정은 한수민의 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서도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그때, 누군가의 코트가 박민정의 어깨 위로 걸쳐졌다.뒤를 돌아보니 언제 왔는지 모를 연지석이 서 있었다."언제 왔어?""유감스럽게도 한수민 가기 전에."박민정은 눈꼬리를 가볍게 내리며 말했다."그런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연지석은 손을 들어 박민정 머리 위에 내려앉은 눈을 털어내며 말했다."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였는데 뭘. 우리 사이에 뭐 그런 걸 신경 써."박민정은 눈물이 맺힌 채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근데 갑자기 왜 온 거야?""정숙 아주머니가 불러서 왔어.박민정은 은정숙이 무슨 얘기를 할지 알아 방으로 들어가기 전 연지석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지석아, 아줌마가 하는 말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아줌마는 그냥 나를 보살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래. 근데 나는 이제 혼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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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하민재도 당연히 장난이었기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미안해 형. 나 진짜 할 말 있어."연지석은 귀찮지만 하민재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형이 전에 유앤케이 그룹 프로젝트 몇 개 뺏어왔다고 했었잖아? 근데 거기서도 눈치챈 것 같아. 유남준이 우리 사람한테 협박했대."연지석은 유앤케이 대표가 가짜라는 것을 아직은 하민재에게 알리지 않고 있었다."그럼 일단 프로젝트 중단해."근데 아마 가짜라고 너무 방심한 듯싶다."알겠어."...한편 유남준은 전주 보디가드에게서 온 전화를 받고는 박예찬이 클럽에 간 사실과 그의 이름이 연윤우가 아니라 박예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왜 그 어린애가 클럽에 가서 카드를 긁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었다.전화를 끊자 들리는 발소리와 다른 남자의 목소리에 눈썹을 치켜세운 유남준이 방을 나갔다.금방 들어온 건지 아직 열린 문으로 느껴지는 한기에 박민정과 연지석을 향해 유남준이 물었다."민정아, 손님 왔어?"박민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연지석이 말했다."접니다 연지석."연지석이라는 이름을 들은 유남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두 남자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도 모른 채 박민정은 밥을 하러 가겠다 말했다."난 저녁 준비할게요. 얘기 나눠요.""내가 도울게.""도와줄게."주방 앞에 선 박민정이 거절하려 하는데 연지석이 말해왔다."유남준 씨는 앞이 안 보이니까 내가 도울 게 민정아."그 말을 들은 유남준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 구겨졌다.지금 상황을 보아 제가 허락하지 않으면 유남준도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아 박민정은 연지석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유남준이 앞이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고 또 요리를 배운다 배운다 하면서도 지금까지 밥을 짓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도움이 되지 않을 듯했다."그래."연지석은 자신이 이겼다는 듯한 표정으로 유남준을 한번 보고 나서 박민정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거실에 홀로 남은 유남준은 주방에서 들려오는 둘의 다정한 대화와 웃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점점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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