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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851 - Chapter 1854

1854 Chapters

제1851화

오준수는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지엔 그룹 부사장한테 전화를 걸었다.“부사장님, 여태껏 저희랑 잘 지내왔으면서 이번 건은 왜 갑자기 취소한다는 걸까요?”이때 수화기 너머에서 한껏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굴 건드렸는지 아직도 몰라요?”오준수는 당연히 몰랐다.“저는 건드린 적이 없는데요?”한껏 주눅이 든 목소리는 전혀 오준수답지 않았다.부사장도 이처럼 멍청한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이제는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지엔 그룹의 새 대표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나요?”매일 술이나 마시고 다니느라 회사 일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한때, 그의 아버지 오현웅은 모든 일을 빈틈없이 깔끔하게 처리했던 사람이라 오준수가 이런 자잘한 일까지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작년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부담이 오준수 한 사람에게 떠넘겨지게 되었다.오준수가 다급히 비서에게 묻자 비서는 현재 신임 대표는 정수미의 딸인 박민정이라고 알려줬다.“박민정...”오준수는 왠지 귀에 익은 듯한 이름을 계속 곱씹어 봤지만 정확하게 그녀가 누구였던지 기억나지 않았다.이때, 옆에 있던 비서가 다시 그에게 말했다.“손연서 씨 친구입니다.”순간 오준수는 온몸이 굳어졌다.애써 정신을 차리고 수화기에 대고 대답하려고 보니 상대방 쪽에서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린 상태였다.지엔 그룹 부사장은 지금 오준수와 그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았다.오준수는 끊어진 전화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힘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내가 왜 그걸 잊어버렸지?”그러면서 머리를 몇 번 세게 두드렸다.“연서가 지엔 그룹의 대표랑 친구 사이라고? 어쩐지 우리랑 갑자기 계약을 취소하더니 외부에도 우리랑 계약하지 말라고 했네.”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오 대표님, 사모님한테 빨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아까까지 손연서라고 이름을 부르던 비서도 눈치껏 사모님이라고 불렀다.그 의미를 눈치챈 오준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손연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신호음만 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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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그러자 손연서가 느긋하게 하품하며 답했다.“응, 그래야 속이 시원할 것 같은데?”오준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으며 다시 설득했다.“연서야, 만약 네가 박민정 씨한테 우리랑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 마디만 말해주면 내가 당장 너랑 재혼해 줄게.”그 말에 손연서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졌다.갑자기 수화기 너머에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자 오준수가 이상하다는 듯이 되물었다.“왜 웃어? 방금 내가 한 말 들었어?”손연서는 한참 웃다가 겨우 멈추고는 다시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저기요, 오준수 씨? 설마 지금 내가 그쪽이랑 재혼하고 싶어서 이런다고 생각하는 거야? 분명히 말하는데 난 당신을 사랑한 적도 없고 재혼도 하기 싫어. 난 그저 당신이 처참하게 당하는 꼴을 보고 싶을 뿐이라고!”“기대해 봐. 이제부터 시작이니까.”말을 마치자마자 손연서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오준수는 또다시 일방적으로 대화가 단절되자 화도 나는 한편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그러면서 예전에 엄마 말을 듣지 않고 기어코 손연서와 이혼했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누가 손연서한테 이런 황금 동아줄과 같은 친구가 있을 줄 알았단 말인가.“오 대표님, 사모님께서 뭐라고 하나요?”비서가 조심스레 묻자 오준수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사모님은 무슨, 이혼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사모님이야.”“내가 고작 이런 여자한테 당할 줄 알아? 지금 당장 박민정 씨가 어디 있는지 알아봐. 내가 직접 만나러 가야겠어.”“네.”말을 마치자마자 비서는 사무실을 나갔다.그리고 손쉽게 박민정은 지금 정수미와 같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그렇게 오준수는 여러 가지 고급스러워 보이는 선물을 준비한 뒤 빠르게 병원으로 향했다.병원 안.박민정은 마침 손연서와 통화 중이었다.“민정 씨, 너무 고마워요. 덕분에 오늘 제대로 그 사람 골탕 먹였거든요. 그리고 뻔뻔스럽게 저랑 재혼하자는 거 있죠?”그러자 박민정이 눈살을 찌푸리고 답했다.“그래도 아주 멍청한 사람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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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오준수의 얼굴이 순간 굳어버렸다.“설마요? 혹시 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한 게 맞아요? 전 오현웅 씨의 아들, 오준수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정 대표님과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저를 젊은 사람이 능력까지 갖췄다고 칭찬도 했었다고요.”순간 경호원의 눈빛이 아까보다 더욱 살벌해졌다.“계속 여기서 소란 피우면 어쩔 수 없이 저희가 손을 대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그러나 오준수는 이대로 가기 싫었다. 막무가내로 병실 안을 향해 달려던 이때, 그와 그의 비서는 몇 명의 경호원에 의해 보기 좋게 쫓겨났다.그렇게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집에 돌아왔는데 그의 얼굴에 울긋불긋 멍이 든 모습을 본 이천애가 깜짝 놀라 물었다.“오빠, 얼굴이 왜 이래? 누구한테 맞았어? 누가 감히 오빠를 때렸는데?”이천애의 쏟아지는 물음에 오준수는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꺼져!”그러자 이천애도 슬슬 기분 나빠지기 시작했다.“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예전 같았으면 금방에라도 달려가 그녀를 달래줬을 텐데 지금 이천애를 보면 자꾸 손연서만 생각났다.“나한테 도움도 안 되는 게, 왜 쓸데없이 연서한테 시비 걸었어? 안 그랬으면 내가 이혼할 일도 없었잖아!”이혼하지만 않았으면 지금 정씨 가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그의 말에 이천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손연서랑 이혼하길 잘했다고 말했던 사람인데 말이다.“오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녀가 다시 차분하게 되묻자 오준수는 애써 화를 억누르고 오늘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모조리 말해줬다.이천애는 그의 말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연서 씨가 어떻게 지엔 그룹의 대표랑 친구 사이일 수가 있죠? 그리고 그 박 대표라는 사람은 고작 친구 하나 때문에 회사의 이익도 고려하지 않는대요? 우리가 어떤 가문인지 아직 잘 모르는 게 분명해요.”그러나 오준수는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지엔 그룹과 같은 대기업은 오씨 가문과 계약해도 그만, 안 해도 아무 손해가 없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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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4화

그렇게 밤을 꼬박 새웠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오준수의 엄마, 차현영이 그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울먹거리며 물었다.“준수야, 대체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왜 업체들이 갑자기 우리더러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건데?”오준수는 하룻밤 사이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상태로 겨우 말을 내뱉었다.“엄마, 우리 이제 끝난 것 같아요.”두 사람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이천애도 마음이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아무리 눈치 없다고 해도 오씨 집안이 진짜 큰일 났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차현영이 아침 댓바람부터 이렇게 찾아와 울부짖지도 않았을 것이다.집에는 오직 오성훈만 아무 걱정도 없이 쿨쿨 자고 있었다.차현영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떻게 된 건지 빨리 말해. 누구한테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거야?”오준수는 어쩔 수 없이 모든 일에 대해 차현영에게 말해줬다.그러자 그녀는 대뜸 오준수를 꾸짖기 시작했다.“이 멍청한 놈, 그때 그렇게 이혼하지 말라고 뜯어말렸는데도 내 말은 귓등으로 흘려보내더니. 손씨 가문 딸이면 우리 가문에도 얼마나 득이 되고 좋아? 하필이면 아무 쓸모도 없는 모델을 데려와서는.”“이천애는 그냥 우리 집안이랑 안 맞는 여자야.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회사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터지는 것 좀 봐, 이제 어떡하면 좋지?”“지금 당장 연서한테 가서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사과해!”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돌려보니 이천애가 구석에서 몰래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여우 같은 계집애, 우리 집에서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당장 꺼지지 못해?”이천애는 오랜만에 집에 온 거라 이대로 순순히 돌아가기 싫었다.“어머님, 아무리 그래도 제가 성훈이 친엄마인데 아이 앞에서 굳이 이런 식으로 저를 대해야겠어요?”“그나마 성훈이가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진작에 널 밖으로 끌어냈어.”그러다가 차현영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는지 다시 오준수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따 사과하러 갈 때 천애도 같이 데려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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