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훈의 아내, 이엘리아와 연도진이 거실에서 부승민과 부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다.먼저 말을 꺼냈던 사람은 서정훈의 아내였다. 밖에서 누군가가 들어오는 인기척에 부시아에게 시선을 옮긴 그녀는 아이를 보자마자 두 눈을 반짝였다.“할머니가 제 외외종 할머니세요? 칭찬 해주셔서 감사해요.”아이가 새하얀 앞니를 드러내며 밝게 웃어 보였다.“아이고, 애가 참 똑똑하네. 어서 할머니한테 와보렴.”부시아는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로 다가가 어여쁜 목소리로 말했다.“외외종 할머니, 혹시 우리 친할머니랑 동년배예요? 보기엔 우리 친할머니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데요.”누군가에게 이끌려 공항으로 가고 있던 부선월이 듣는다면 말을 잃을 게 분명했다.“...”서정훈의 아내는 아이의 달콤한 말에 해맑게 웃으며 안주머니에서 용돈 봉투를 꺼내 아이에게 쥐여주었다.“애가 말도 참 예쁘게 하네. 자, 첫 만남이니까 할머니가 주는 선물이야. 받아.”“감사합니다, 외외종 할머니. 하트 드릴게요.”용돈 봉투의 두께를 확인한 부시아가 기쁜 듯 밝은 웃음을 지었다.거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시아야, 할머니가 할아버지 불러올게.”서정훈의 아내가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향했다.부승민은 건너편 소파에 앉아있던 연도진과 눈이 마주쳤다.“이건 무슨...?”이엘리아가 분위기를 틈타 말을 얹었다.“우리 오빠예요. 시아야, 외삼촌이야. 얼른 외삼촌이라고 해봐.”부승민이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이엘리아의 오빠를 보는 순간, 부승민은 낭천에서 만났던 김시연의 전 애인인 혼혈 남자를 떠올렸다.“외삼촌, 안녕하세요.”부시아는 연도진을 바라보며 예의 있게 인사를 건넸다.“그래, 안녕. 이건 외삼촌이 주는 첫 만남 선물.”연도진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용돈 봉투를 건넸다.봉투를 건네받은 부시아는 두둑한 봉투 두께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아이는 입을 벌려 활짝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외삼촌. 외삼촌 진짜 좋아요!”연도진은 아이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8-0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