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쪽에서 알아주는 큰 도시였던 C 시에는 간식거리의 종류가 아주 많았다. 그중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취두부, 킬바사 소시지, 쌀국수, 새우튀김 등이 있었다.김시연은 예전에 출장으로 C 시에 와본 적이 있었지만 촉박했던 시간 탓에 다른 곳들만 대충 돌아보고 이곳 먹자골목은 처음이었다.그녀는 우선 킬바사 소시지 두 개를 구매해 하나를 연도진에게 쥐여주었다.소시지를 절반 정도 먹은 김시연은 모찌를 파는 구역으로 가 군침을 삼키며 말했다.“쓰레기통 어디 있어요?”“남은 거 안 먹으려고?”“응.”“맛없어?”“아니, 완전 맛있어. 근데 다른 것도 많잖아, 배 남겨둬야지.”“...”“나 줘,”연도진은 김시연의 손에서 절반 정도 남은 소시지를 건네받더니 아무런 무리도 없이 바로 자신의 입속으로 집어넣었다.그러는 사이, 김시연은 이미 모찌를 구매했다.김시연은 일제강점기에 쳐들어온 왜놈이라도 된 것처럼 한 군데도 놓치지 않고 몇 입 맛만 본 후 남은 것들은 다 연도진에게 처리했다.연도진은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7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마음이 싱숭생숭했다.지긋지긋한 공부가 끝나면 주말마다 둘이서 몰래 나와 이런 식으로 데이트를 하곤 했다.그 시절, 연도진의 아버지가 병원비로 집안의 전 재산을 털어 써버리는 바람에 연도진의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학비도 연도진의 성적을 괜찮게 여기고 있던 선생님이 어떻게든 방법을 대 받게 된 후원금으로 댔다.그리고 평소 생활비 같은 것은 방학마다 간단히 아르바이트와 과외를 해가며 천천히 모아 겨우 써왔다.그러니 두 사람의 데이트 비용은 대부분 김시연이 냈다.연도진도 김시연의 가정 형편이 좋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재산의 정도를 떠나 김시연만 돈을 내는 것이 불편했던 연도진은 가끔 모은 돈으로 자신이 감당 가능한 김시연을 먹자골목 같은 곳으로 데려가고는 했다.김시연은 다양하게 사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한두 입 정도만 먹고 남은 것은 다 연도진의 몫이었다.가난
Last Updated : 2024-08-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