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하랑이 시계를 흘끔 쳐다보더니 말했다.“얼른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시연이가 곧 돌아올 예정이라서.”“시연 씨가 돌아오는데 우리가 왜 나가야 해?”부승민이 물었다.“그러니까요!”부시아가 동의하며 말했다.“시연이가 여기서 너희들이랑 마주치면 내가 좀 곤란해져.”부시아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시연 아줌마 이제 저 안 좋아해요?”“아니, 시연이는 너희 아빠를 싫어하는 거야.”김시연은 어느 정도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아무 죄 없는 아이에게 반감을 품지는 않았지만 항상 부시아가 이엘리아와 부시아의 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었다.“그럼 삼촌, 삼촌 혼자 돌아가는 건 어때요?”아이는 온하랑의 곁을 떠나기가 싫었다.부시아는 온하랑의 집에 남고 싶으면 남고, 함께 자고 싶으면 잘 수 있었던 예전이 그리웠다!부승민이 아이를 안아 들며 말했다.“그건 안돼. 너 혼자 여기 남는 건 숙모한테도 민폐야. 같이 가자.”“흥.”부시아는 어쩔 수 없이 부승민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 채 온하랑에게 손을 흔들었다.“숙모, 안녕히 계세요.”“그래, 안녕.”두 사람이 집을 떠나기 무섭게 김시연이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원래는 온하랑이 직접 공항까지 마중을 나갈 예정이었지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운전기사를 따로 고용해 스스로 운전을 하지 않았다. 며칠 전, 촬영을 나갈 때도 운전기사가 데려다줬던 것이었다.이번에도 운전기사가 직접 공항까지 가 김시연을 데리고 왔다.“왔어?”“응.”김시연은 캐리어를 들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온하랑이 눈썹을 들썩였다. 오늘따라 김시연이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예전 같았으면 김시연은 캐리어를 한쪽 구석에 버려두고 대자로 소파에 뻗어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하소연해야 했다. 왜 오늘은 아무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거지?온하랑이 몸을 일으켜 김시연의 방문을 두드렸다.“시연아, 괜찮아?”“괜찮아.”방 안에서 김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가도 돼?”“그래, 들어와.”온하랑이
Last Updated : 2024-08-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