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눈부실 햇살이 베갯머리에 비쳤고 비몽사몽 침대에서 일어난 온하랑은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옆자리 침대 시트를 보더니 어제 일이 떠오른 듯 본능적으로 아랫배를 어루만졌다.아이가 생긴 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임신을 떠올리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 얼굴에 넘쳤고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부승민이 그녀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면 얼마나 기뻐할까?얼른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온하랑은 두 눈이 반짝였다.하지만 아침을 먹은 후에도 부승민은 돌아오지 않았다.어쩌면 본가에서 바로 출근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온하랑은 보고서를 들고 부시아와 함께 차에 올라탔다.기사는 부시아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온하랑을 BX 그룹으로 데려다줬다.그러나 그녀가 유치원을 떠났을 때 누군가가 부시아를 데려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BX 그룹.프런트 직원은 온하랑을 보자마자 밝은 웃음으로 맞이했다.“하랑 씨, 대표님 만나러 오셨어요? 지금 회사에 안 계십니다.”온하랑은 흠칫했다.“출근했다가 다시 나간 거예요?”“아니요. 출근을 안 하셨습니다.”방금 전에도 부승민을 찾는 사람이 있어 프런트 직원은 이미 대표 사무실에 확인을 마친 상황이었다.온하랑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보통 이 시간에 부승민이 출근을 안 할 리가 없다.온하랑은 홀 구석으로 가서 부승민에게 전화를 걸었고 10초간의 연결음 끝에 핸드폰 너머로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하랑아?”온하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너 지금 어디야?”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회사지. 무슨 일 있어?”흥미로운 상황에 온하랑은 속으로 비웃었다.‘부승민, 이제는 대놓고 거짓말하네? 잘하는 짓이다. 이제 만나면 가만 안 둬.’“아니야. 별일 없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부승민은 망설였다.“하랑아, 나 곧 출장 가야 할 것 같아. 무슨 일 있으면 연 비서한테 연락해.”“응. 알았어. 먼저 일 봐.”온하랑은 싸
Last Updated : 2024-07-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