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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1272 챕터

제901화

부시아는 이미 두 달 동안 온하랑을 보지 못해 그녀가 너무 그리웠다.오후 수업을 마치고 부시아는 평소대로 짝꿍과 함께 줄을 서서 유치원에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그때, 짝꿍의 귀띔 소리가 들렸다.“시아야, 네 부모님께서 데리러 오셨어.”짝꿍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니 웬 남자와 여자가 차 옆에 나란히 서서 유치원생 무리를 살피고 있는 것이 보였다.검은색 셔츠에 양쪽 소맷부리를 걷어 올려 탄탄한 팔뚝을 드러낸 남자는 검은색 정장 바지에 가죽 벨트를 착용해 늘씬한 다리를 과시하는데 모델이 따로 없는 옷핏이었다.여인은 상반신에 늘씬한 흰색 레이스 블라우스를 입고 하얗고 정교한 쇄골에 은백색 목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겉으로 드러난 팔뚝은 하얗고 가늘어 마치 서리 눈처럼 희고 부드러워 보였다. 게다가 카키색 랩 스커트를 입어 훤히 드러난 두 다리는 희고 가늘어 마치 흰 눈과도 같이 맑았다.그들은 훈훈한 외모로 많은 학부모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심지어 어린아이들마저 두 사람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짝꿍은 부시아의 잘생긴 아버지를 한눈에 발견했다.아빠에게서 들은 바로는 부시아의 잘생긴 아빠가 엄청 대단하다는 것이다. 하여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부시아와 짝꿍이라는 말을 듣고 그녀더러 부시아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며 신신당부했던 것이다.부시아는 온하랑을 발견하고는 초롱초롱 빛나는 두 눈으로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외쳤다.“숙모!”그러자 온하랑은 곧바로 몸을 숙여 그녀를 안아 들고는 아이의 작은 볼에 두어 번 입을 맞추었다.“시아야, 숙모가 돌아왔다. 숙모 보고 싶지 않았어? ”“보고 싶었어요!”온하랑이 막, 다시 무슨 말을 하려 하는 순간, 옆에서 갑자기 귀여운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시아야, 네 어머니 정말 아름다우시다.”부시아는 깜짝 놀라 온하랑을 바라보며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온하랑이 고개를 들자 웬 포동포동한 얼굴을 가진 어린 여자아이가 보조개를 자랑하며 밝게 웃고 있었다.“아, 칭찬해줘서 고마워. 너도 엄청 귀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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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부시아는 자신이 이전에 같은 반 친구들 앞에서 온하랑이 촬영 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자랑한 기억이 떠올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눈을 깜빡였다. 그러고는 작은 손가락으로 종이 한 장 두께만큼의 제스처를 취했다.“조금 말했어요.”“앞으로는 비교하지 마, 알았지?”“네, 네!”부시아는 마치 병아리가 모이를 쪼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온하랑의 품에 파고들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온하랑에게 점점 더 의지하게 되었다.‘숙모 너무 좋아! 숙모가 진짜 엄마였으면 좋겠어!’“숙모, 오늘 밤 나랑 같이 자요.”부시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온하랑이 대답하기도 전에 부승민이 말했다.“안 돼.”“삼촌한테 물어본 거 아니거든요?”부시아는 온하랑의 품에서 머리를 내밀어 부승민을 노려보았다.온하랑과 함께 잘 수 있는 기회를 두고 저녁 식사 후 부시아와 부승민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너 이제 다섯 살이라 9월부터는 유치원에서도 언니 소리 듣게 되잖아. 근데 아직도 숙모랑 같이 자겠다고?”부승민은 소파에 앉아 허리에 손을 얹고 서 있는 부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삼촌은 서른 살이잖아요. 그런데도 숙모랑 같이 자잖아요!”부시아는 무시하듯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난 다섯 살인데 왜 안 돼요?”부승민의 어이없는 표정을 보고 온하랑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곧 부승민은 논리적으로 반박했다.“숙모는 내 아내야, 우리가 같이 자는 건 당연하지.”“두 사람 다시 결혼했어요?”부시아는 눈썹을 살짝 들어 부승민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혼인 신고서라도 있어요?”이 말에 부승민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온하랑의 웃음소리를 듣고 부승민은 그녀를 한 번 보며 눈 속에 감춰진 위험한 기운을 내비쳤다.그러자 온하랑은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오늘 밤은 나 시아랑 잘게.”그녀도 그 일은 즐기지만 최근 며칠 동안 하도 피곤했던 지라 조금 쉬고 싶었다. 어린아이는 포근하고 향기로운 데 반해 부승민은 온몸이 단단했다.“아싸!”신난 부시아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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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이렇게 말하며 온하랑은 옆에 누운 부시아를 살짝 바라보았다. 부시아는 눈을 감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언제 깰지 모르는 일이었다.온하랑은 부시아가 이 장면을 목격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하지만 부승민이 아무 대답 없이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목덜미에 내뱉는 바람에 온하랑은 온몸이 소름이 돋았다.그는 그녀의 귓볼을 잡아 세게 빨았다.전류가 흐르는 듯한 짜릿함이 온몸을 스치자 온하랑은 몸을 떨며 발가락을 오므리고 목을 움츠렸다.순간, 온하랑은 깜짝 놀라 정신이 들며 급히 부승민의 손을 붙잡았다.“뭐... 뭐 하는 거야?”그러자 부승민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좀 편하게 해줄게.”“하지 마...”“편하게 해주고 나서 잘 거야.”온하랑은 입술을 깨물었다.“안 돼, 지... 지금은 안 돼.. 시아가 옆에 있잖아... 제발...”하지만 머릿속에 하얀 빛이 번쩍이며 온하랑의 몸이 갑자기 경직되었고 그녀는 초점을 잃은 채 천장을 응시하며 거칠게 숨을 쉬었다.부승민은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추고 물티슈로 그녀를 닦아준 뒤 조심스럽게 그녀의 위에서 내려와 침대의 다른 쪽에 누웠다.“자.”곧 피로가 몰려왔고 온하랑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부승민이 온하랑을 공항에서 데려오던 같은 시간에, 이엘리아도 강남국제공항에 도착했다.도착 게이트에 오자마자 이엘리아는 그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마치 옷가게의 마네킹처럼 키가 크고 균형 잡힌 체형으로 사람들 속에서 두드러져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이엘리아는 기뻐하며 그에게 인사하려고 다가가려 했다.그때 부승민의 뒤에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발걸음을 멈칫한 이엘리아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서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그녀는 며칠 전 필라시의 담당자가 페이가 협력의 진상을 알아차리고 변호사를 선임해 먼저 고소하고 귀국했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간단한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페이는 발끝으로 몰래 부승민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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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그런데 부선월은 중요한 준비물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으니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와, 마세라티야. 이엘리아, 너희 삼촌 너 정말 아끼시나 보다?”앨리스가 감탄하자 이엘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비록 삼촌과의 관계가 약간 소원했지만 물질적인 면에서는 삼촌은 그녀를 부족함이 없도록 만들어주었다.차 안에서 앨리스는 뒤로 지나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감탄했다.“여기가 강남시구나.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네.”앨리스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필라시로 이민을 갔고 고향은 북쪽 지역에 있었다. 비록 어른이 된 후 몇 번 돌아왔지만 강남시는 처음이라 매우 호기심이 많았다.이엘리아는 웃으며 말했다.“강남시는 정말 멋진 곳이야. 내가 내일 너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시켜줄게. 그리고 오후에 우리 오빠 데리러 가자.”“좋아.”연도진을 언급하자 앨리스의 눈이 반짝였다.이틀 전, 이엘리아는 앨리스에게 연락해서 카이사르가 강남시에 오게 될 것이라며 아마도 오랜 시간을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앨리스에게도 강남시에 오고 싶냐고 물었다.앨리스는 고민 끝에 부모님과 상의한 후 강남시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근데 왜 페이가 귀국한 다음 날 오는 거지? 혹시 따라온 건가? 설마 페이를 좋아하나?’“앨리스, 무슨 일 있어? 우리 오빠가 온다는데 기쁘지 않아?”앨리스는 정신을 차리고 씁쓸하게 웃으며 방금 떠오른 생각을 이엘리아에게 말했다. “... 오지 말았어야 했나? 강남시에서 나를 보면 자기를 따라온 거로 생각하고 더 싫어할지도 몰라...”“자기 자신을 그렇게 낮추지 마. 기억해, 너는 나와 우리 엄마가 선택한 윌슨 가문의 미래 며느리야. 페이 그 여우 같은 여자? 흥, 내가 절대 그 여자가 우리 오빠와 함께 있게 두지 않을 거야!”그러더니 이엘리아는 공항으로 전화를 걸어 부승민이 온하랑을 마중 나와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떠나는 장면을 CCTV에서 편집해 익명으로 연도진에게 보내도록 지시했다....아침, 온하랑은 눈을 비비며 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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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그녀들은 정말로 이엘리아의 천적이었다!이엘리아는 온하랑과 김시연을 증오가 담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마음을 굳혔다.“오늘 반드시 저 둘을 혼내줘서 내 속을 풀 거야!”그러자 앨리스가 만류했다.“이엘리아, 그러면 안 돼. 여긴 화국이야...”“우리 삼촌이 있는데 뭐가 무서워?”이엘리아는 개의치 않으며 말했다.“따라와.”온하랑과 김시연은 이야기를 나누며 한 의류 매장에 들어갔다.매장 안에는 최신 유행의 옷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온하랑은 오프숄더 롱드레스를 골라 탈의실로 들어갔다.김시연은 탈의실 밖에서 기다리다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진짜 그날 여자 화장실 문 앞에서 부 대표님과 함께 있던 여자가 그 이엘리아였어?”온하랑은 필라시에 있을 때 김시연과 자주 영상 통화를 하며 근황을 전하곤 했다.그래서 김시연은 온하랑이 비행기에서 만난 그 자만심 가득한 여자가 필라시의 재벌가 집안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맞아.”온하랑은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그 여자가 강남시에 왔다고?”“기억나? 우리 전에 경찰서에서 만났던 그 높은 사람? 그 사람이 그 여자 삼촌이야. 와! 내가 막 다 질투 나는데?”“...시연아, 잠깐 들어와서 지퍼 좀 올려줘... 지퍼가 걸렸어...”김시연은 두말없이 커튼을 살짝 열고 들어와서 바로 커튼을 닫았다.그녀는 오프숄더 롱드레스를 입은 온하랑을 보며 가슴 부분에 시선을 두고 침을 삼켰다.“헉... 더 커진 것 같은데?”“무슨 소리야! 정신 차려!”그녀는 얼굴이 붉어져 등을 돌렸다.“나 완전 진지해... 비결 좀 알려줘, 어떻게 그렇게 큰 거야?”김시연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온하랑의 지퍼를 올려주었다.“몰라.”온하랑은 당황스러웠다.그녀도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사실 최근 들어 그녀도 약간 더 커진 느낌을 받았지만 특별히 한 것도 없었다.“만져봐도 돼?”“안 돼!”드레스를 입고 온하랑은 커튼을 열고 나와 큰 거울 앞에서 자신을 비춰보았다.직원은 옆에서 열심히 칭찬하며 홍보했고 결국 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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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안 다쳤어?”그 순간 온하랑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본능적으로 반응했다.“안 다쳤어.”“아직 안 갔을 거야. 찾아보자.”온하랑이 말했다.“알겠어.”두 사람은 아까 자동차가 사라진 방향으로 걸어갔다.“저기 있다.”온하랑이 목소리를 낮추며 앞쪽에 있는 자동차를 가리켰다.자동차가 지나갈 때 그녀는 번호판을 기억해 두었다.곧 김시연이 앞으로 가려 했지만 온하랑이 그녀를 잡아당겼다.“잠깐 기다려, 차에서 준비물 가져오자.”이엘리아는 그 두 사람이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닫고 아무 데나 주차하고 머리를 쓸어넘기며 짜증을 냈다.“너무 아까웠다!”그러자 앨리스가 권고했다.“너무 위험해, 그만두자.”‘페이가 반응이 빨라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거의 부딪힐 뻔했어.’“안 돼!”이엘리아는 이를 악물었다.“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어. 절대 이렇게 넘어가지 않아!”그러던 와중, 갑자기 ‘쿵’ 소리가 나며 자동차가 두 번 흔들렸다.펑!깜짝 놀라 앨리스와 함께 뒤를 돌아본 이엘리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자동차 뒤쪽 창문이 산산조각나며 후방 트렁크에 쏟아져 오직 가장자리 일부만이 남아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할 틈도 없이, 이엘리아는 옆에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고개를 돌리자 온하랑이 안전망치를 들고 자동차 앞 유리창을 내리치는 것이 보였다.쾅!이엘리아는 앞 유리창이 거미줄 모양으로 금이 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금은 순식간에 유리 전체로 퍼졌다.김시연이 손가락 하나로 유리를 슬쩍 밀자 수많은 유리 조각이 쏟아져 내렸다.이엘리아는 급히 얼굴을 감쌌다.계기판 위에도 발밑에도 유리 조각이 쌓여 있었고 이엘리아와 앨리스의 몸에도 유리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이엘리아는 눈을 떴다. 더 이상 유리로 가려지지 않아 시야가 명확해졌다.온하랑과 김시연은 자동차 앞 양쪽에 서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당신들!”이엘리아는 안색이 새파래진 채 두 사람을 증오가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며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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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앨리스가 고개를 들어 보니 이엘리아는 머리채를 잡혀 땅에 눌려 있었고 두 손은 김시연에게 묶인 채로 다리를 힘없이 버둥거리고 있었다.온하랑은 이엘리아의 위에 올라타서 그녀의 턱을 잡고 얼굴에 두 대의 따귀를 때렸다!온하랑은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그녀는 새로운 원한과 옛날 원한을 함께 풀고 있었다.카이사르의 비행기가 곧 도착할 예정이었다. 앨리스는 얼굴이 붉게 부은 상태로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아아아! 딱 기다려! 내가 반드시 너네 죽여버릴 거야! 이거 놔! 우리 삼촌한테 너희 다 감옥 보내라고 말할 거야! 기다려! 아아! 페이 너 이 빌어먹을 년!”이엘리아는 땅에 누워 날카로운 소리로 울부짖었다. 그녀는 이 나이 먹도록 크면서 처음으로 이런 모욕을 당했다!‘이 원한을 제대로 갚아주지 않으면 난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내가 꼭 삼촌한테 너네 둘 감옥에 집어넣고 사형 집행하라고 시킬 거야!’이엘리아의 소리는 몇몇 행인들의 관심을 끌었다.그러나 옆에 주차된 차가 마세라티인 것을 본 행인들은 이 사건에 끼어들 수 없음을 알았고 그냥 구경만 할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누군가가 동영상을 찍고 있었지만 온하랑은 두려워하지 않았다.이엘리아가 계속해서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우리 삼촌한테 너희들 다 감옥에 집어넣으라고 할 거야!”이 말이 녹화되면 서정훈이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지 않도록 할 것이 분명했다.김시연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화장해서 재가 되어도 입만 살아남을 사람이네, 아주!”차 안에 있던 앨리스는 온하랑이 거의 다 때렸다고 생각하며 대시보드에서 유리 조각을 집어 손에 그었다.곧 하얀 피부에 선명한 피의 자국이 나타났다.그녀는 유리 조각을 던지고 차 문을 열고 내리면서 온하랑과 김시연을 막는 척했다. “그만 때려요!”온하랑은 상황을 보고 일어서서 손을 털고 옆에 있는 안전망치를 들며 이엘리아를 내려다보며 경고했다.“이엘리아 씨, 앞으로 또 장난치면 몇 대의 따귀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그 말을 하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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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이런 성격이니 맞아도 싸지!’이엘리아는 차를 고치기 위해 돌아간 후 사람을 불러서 견인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는 사람을 불러 자신을 데리러 오게 했다.전화를 끊고 나서 이엘리아는 옆에 있는 앨리스를 보며 뭔가 생각난 듯 차갑게 쳐다보았다.“아까 내가 맞을 때 너는 차 안에서 뭐 하고 있었어?”앨리스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도와주려고 차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내 쪽 차 문이 유리 조각 때문에 안 열리는 거야. 그래서 힘들게 열었고 그 과정에서 손도 다쳤어...”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자신의 상처 입은 손을 보여주었다.마치 깨끗한 흰 종이에 잉크가 떨어진 것처럼 상처는 매우 두드러져 있었다.이엘리아는 그제야 좀 납득하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이엘리아, 차가 오면 어디로 갈 거야?”“어디로 가겠어?”이엘리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냉소를 지었다.“당연히 집으로 가서 삼촌에게 이 일을 해결해 달라고 해야지!”앨리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카이사르 오빠 비행기가 곧 도착하는 거 아니야?”이엘리아는 멈칫했다.‘하마터면 잊을 뻔했잖아!’그녀는 이를 갈며 말했다.“그러면 먼저 우리 오빠를 맞이하러 가야지! 내가 이 지경이 됐는데 아직도 그 여자를 좋아할지 봐야겠어!”앨리스는 안심시키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오빠는 널 무척 아끼니까 분명 널 위해 싸워줄 거야!”...강남국제공항.연도진은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옆에 서서 자신의 짐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켜고 일반 모드로 전환했다.곧바로 그는 낯선 번호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다.연도진은 영상을 열어 보았다. 공항에서 찍힌 CCTV 영상 같았다.영상을 자세히 본 그는 영상 속 인물이 온하랑과 부승민 같다는 것을 알았다.‘So?’연도진은 금테 안경을 밀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영상을 삭제했다.그러고는 수하물 트롤리를 끌고 도착 게이트를 나서며 주위를 둘러보았다.“오빠, 여기야!”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연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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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이엘리아는 당연히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전에 시테니에서 있었던 일 기억하죠? 그때 시계를 훔쳐 간 사람이 바로 그 여자들이었어요. 며칠 전 쇼핑몰에서 페이의 친구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나를 알아보고 비웃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그 여자들이랑 마주쳐서 겁주려고 했는데 되레 내 차를 부수고 나를 때렸어요.”연도진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누가 너보고 겁주라고 했어?”시테니 사건을 언급하자마자 그는 온하랑과 김시연일 것이라고 직감했다.그때 그는 귀국하지 않았지만 김시연의 블로그를 통해 온하랑이 시테니에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온하랑은 자신이 손해를 입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지만 아무 이유 없이 남을 비웃을 사람도 아니었다.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또한, 이엘리아가 겁을 주려 했다는 말도 믿기 어려웠다.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말하기 마련이다. 예전에 이엘리아가 누군가의 다리를 부러뜨렸을 때도 그녀는 단순한 부상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이엘리아는 믿을 수 없었다.“내가 겁을 주려 했어도 그 사람들은 아무런 손해도 보지 않았어요. 근데 왜 내 차를 부수고 나를 때린 건데요? 오빠, 왜 자꾸 그 여자들을 감싸고 돌아요?”그녀는 최대한 자신의 책임을 축소했지만 연도진은 여전히 그녀의 편을 들지 않았다.그는 정말 페이에 미쳐 있는 것 같았다!“며칠 전에 비웃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복수하지 그랬어?”연도진은 차가운 얼굴로 이엘리아를 한 번 쳐다보았다.“왜냐하면...”하지만 연도진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왜냐하면 넌 아버지와 가문에 의지할 뿐 아무것도 할 줄 모르기 때문이지. 억울하면 마치 어린애처럼 어른들에게 하소연할 뿐이잖아!”“오빠...”이엘리아는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온하랑에게 차를 부수고 따귀를 맞은 후, 이제는 연도진에게까지 꾸중을 듣다니...그녀는 정말이지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정말 너무해요. 돌아가서 삼촌한테 다 말할 거예요!”“그래, 가서 말해봐. 삼촌이 널 감싸 줄지 어디 한번 보자.”연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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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자신이 이렇게 맞고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연도진이 여전히 페이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이엘리아는 페이를 그의 마음속에서 지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렇게 이엘리아는 상처 입은 얼굴로 서정훈의 집으로 돌아갔다.서정훈에게는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었는데, 아들은 이미 결혼해서 며느리와 함께 집을 나갔고 딸은 해외에서 유학 중이었다.서정훈은 일로 바빴고 그의 아내도 한 부서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어서 집에는 자주 사람이 없었다.저녁이 되어서야 서정훈 부부가 집에 돌아왔다.이엘리아는 서둘러 서정훈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에게 불리한 요소는 감추고 애교를 부렸다.“삼촌, 숙모, 꼭 저 대신 복수해주셔야 해요!”그러자 서정훈의 부인은 피곤한 듯 이마를 주무르며 서정훈을 힐끗 바라보았다.서정훈은 이엘리아를 지그시 쳐다보았다.그의 온화한 외모 뒤에 있는 깊고 강렬한 눈빛은 마치 어떤 비밀도 그의 앞에서 숨길 수 없다는 느낌을 주었다.이엘리아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고 손바닥에는 땀이 났다.“삼촌...”“그 말 다 사실이야?”서정훈은 물었다.“...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서정훈은 그녀의 진심이 담기지 않은 모습을 보고 미소 지었다.“확실해?”“저... 저...”이엘리아는 눈을 깜빡이며 변명하려 했지만 말을 더듬었다.그러자 연도진이 비웃으며 말했다.“이엘리아, 거짓말이지? 내가 추측하기엔 넌 단순히 겁을 주려 한 것이 아니라 진짜 복수를 하려 한 것 같은데... 그 사람들한테 되레 당했지, 그렇지?”“아니요... 그렇지 않아요...”이엘리아는 변명하려 했지만 연도진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앨리스를 겨누며 말했다.“그쪽이 말해봐요!”앨리스는 이 상황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이엘리아의 눈짓을 받았다.그래서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말했다.“사실 처음에 자동차로 그 사람들을 치려고 했어요...”이 말을 들은 이엘리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하지만 이엘리아를 탓하지 마세요. 제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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