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하랑은 집에 돌아온 뒤 거실을 한 바퀴 쭉 둘러보았다. 하지만 송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엎드려 테이블 아래를 봤을 때, 아니나 다를까 그 동글동글한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온하랑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온하랑을 보고 나서야 송이는 안심된 듯 테이블 밑에서 나왔다.“야옹-”온하랑은 허리를 굽혀 송이를 품에 안은 뒤 어루만져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소파 위에 앉아 한쪽으로는 송이를 쓰다듬어주며 한쪽으로 핸드폰을 꺼내 본가에 전화를 걸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전화는 연결되었고 수화기 너머에서 가사도우미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하랑 아가씨?”“아주머니, 할머니 집에 계세요?”“네. 바꿔드릴게요.”가사도우미는 옆에 일인용 소파에 앉아있던 부승민을 힐긋 쳐다보고는 전화를 할머니한테 넘겼다.“하랑이니? 귀국한 거냐? 해외는 어땠어? 재밌었어? 할미한텐 어쩐 일이냐?”할머니는 전화를 받고 부승민에게 조용히 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할머니, 아무 일 없어요. 할머니 보러 가고 싶은데 집에 안 계실까 미리 전화해 여쭌 거예요.”“이 할미 집에 있으니까 얼른 오렴. 나도 보고 싶단다.”부승민은 그 말을 듣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온하랑의 목소리는 못 들었지만 온하랑이 무슨 무슨 말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온하랑이 묻고 싶은 건 할머니가 집에 계시느냐가 아니라 부승민이 집에 있느냐 없느냐였다.“맞다, 할머니. 집에 또 누구 다른 사람 있어요?”온하랑은 명백한 의도를 갖고 물었다. 이 다른 사람이 누구를 뜻하는지 할머니는 제꺽 눈치챘다. 할머니는 부승민을 한 번 쏘아보고는 칼 같이 말했다.“없지, 당연히! 나랑 아줌마만 있어.”“알겠어요. 저 지금 갈게요.”온하랑은 전화를 끊고 송이한테 밥을 준 뒤 집을 나서 운전대를 잡았다.그 시각 본가, 할머니는 전화를 내려놓고 부승민을 째려보며 말했다.“너 아직도 안 가고 뭐 하니?”부승민은 어이가 없었다.“할머니...”“나 불러도 소용없어. 난 네가 하랑이 괴롭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