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말해줬는데 숙모네 집에 고양이가 있다면서요? 저도 고양이 좋아해요!”“고양이가 있긴 한데 지금 링웜에 감염됐어. 사람한테도 전염될 수 있거든. 시아는 아직 너무 어리니까 고양이와 닿으면 감염될 수 있어.”“링웜이 뭔데요?”여자아이는 실망이 가득한 얼굴로 의아해서 물었다.“그건 말이지. 피부병의 일종이야.”온하랑은 휴대폰을 열어 인터넷에서 링웜 사진을 검색해 부시아에게 보여줬다.“이거 봐. 이게 바로 링웜이야.”면역력이 강한 어른이라면 전염될 확률이 낮지만, 부시아는 아직 너무 어린아이인지라 온하랑은 괜한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링웜이 아무리 치료 가능한 피부 질병이라고는 하지만 부시아가 자기 아이도 아닌데 만약 링웜에 감염되기라도 한다면 부선월의 질책을 피할 수 없었다. 링웜에 감염된 고양이 사진을 본 어린아이는 오만상을 쓰며 말했다.“윽, 너무 징그러워요. 나을 수는 있어요?”“그렇긴 한데 발진 부위가 조금 간지러울 거야”그 말을 들은 부시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가락을 입에 물고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고양이와 놀고 싶은데 어쩌면 좋죠?”온하랑은 빙긋 웃었다.“그럼 놀면 되지. 놀고 나서 목욕하고 소독하면 아마 괜찮을 거야.”부시아는 건강한 아이라 어쩌면 링웜에 감염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부시아는 온하랑의 말을 듣고 두 눈이 반짝 빛났다.“좋아요!”부시아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오른 온하랑은 버튼을 눌렀다. 아파트는 제일 위층에 근접해 있었고, 층수가 매우 높았다. 수다쟁이 꼬마는 신나서 떠들었다.“와, 숙모네 집 엄청나게 높아요.”잠시 고민하던 온하랑이 부시아에게 일러줬다.“시아야, 삼촌이랑 난 이미 이혼했거든. 그러니까 앞으로는 숙모 말고 고모라고 부를래?”부시아는 어리둥절해서 커다란 눈을 깜빡였다.“고모요?”“그래.”“그럼 앞으로 저한테 고모부가 생기나요?”꼬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이 꼬마는 지나치게 조숙했다.“음...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아.”온하랑이 말했다.
온하랑은 부시아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며 위로했다.“너를 처음 봐서 낯설어서 그러는 거야. 앞으로 자주 놀러 오면 괜찮아질 거야.”부시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내일도 송이 보러 올래요.”두 사람은 방에서 한참 동안 고양이와 놀다가 온하랑이 제의했다.“시아야, 너 강남에 처음 왔으니까 아직 시내를 못 돌아봤지? 같이 밖에 나가 놀까? 마침 어제 새로 산 카메라도 왔거든.”부시아가 대답하자 온하랑은 차 키를 들고 부시아와 함께 집을 나섰다. 강남은 제의도의 가장 큰 도시이자 정치 및 경제 중심지이며 관광업도 발전해 있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몇 군데 있었다. 그래서 휴가철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차를 운전해 강남의 두 명소로 가서 많은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았다.부시아는 신나서 할머니와 친구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한가득 샀다. 점심이 되자 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명소 근처의 맛집을 찾아가 식사했다.두 사람은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 쪽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의자가 높아서 온하랑은 부시아를 안아 자리에 앉혀줬다. 꼬마 아이의 짧은 다리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온하랑은 아이를 쉽게 돌보기 위해 옆에 가서 앉아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 물은 뒤 몇 가지를 주문했다.로스앤에 있을 때 부시아는 코리아타운에 살았던지라 한식을 먹는 것에 익숙했다. 하지만 해외라 한식 종류가 국내처럼 다양하지는 않았다.점심 식사 때 부시아는 드디어 맛있는 음식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군침을 삼키는 천진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선 볼에 잔뜩 묻히며 냠냠 맛있게 먹었다.다 먹고 나서 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겨주고 자리로 돌아와 옆에 꼭 붙어 앉아 휴식을 취하며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보았다.이때 온하랑이 테이블에 올려둔 휴대폰 화면이 밝아지더니 카톡 문자가 들어왔다. 온하랑이 들여다보니 민지훈에게서 온 문자였다.[누나, 점심 드셨어요?]이윽고 그는 또 한 장의
부시아의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온하랑은 디저트를 주문하고 계속 부시아와 함께 사진을 보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휴대폰을 테이블에 올려둔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카톡 알림음과 함께 화면이 다시 밝아졌다. 보나 마나 또 민지훈이 보낸 문자라고 단정한 그녀는 못 들은 척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그러자 부시아가 의아해서 물었다.“숙모, 문자 왔는데 왜 안 봐요?”온하랑은 무심히 대답했다.“중요한 문자가 아니라서 괜찮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요?”“...”이 꼬마는 왜 이렇게 똑똑할까?!맛있는 디저트로도 입을 막을 수 없다니!“저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그래요?”부시아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숙모는 제가 꼬마라서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죠. 사실 저 다 알거든요. 민지훈이라는 사람 제 고모부가 되고 싶어서 그런다는 거...”“고모는 시아가 볼까 봐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중요하지 않은 문자라서 그러는 거야.”“그러다 다른 사람이면 어떡해요?”“...”온하랑은 하는 수 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민지훈이 보낸 문자였다.[누나한테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요즘 시간 있어요?]혹시라도 온하랑이 거절할까 봐 민지훈은 얼른 한마디를 더 보냈다.[이제 막 인턴십을 시작해서 모르는 것도 너무 많아서요. 누나가 전에 BX 그룹 직원이었으니까, 누나한테서 이것저것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이 사람 고모랑 밥 먹자고 하네요.”“그래.”온하랑은 이내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회답 안 해요?”“안 해도 돼.”“알았다. 숙모는 이 사람 안 좋아하는 거 맞죠! 저도 안 좋아해요!”“넌 왜 안 좋아하는데?”부시아는 두 손가락을 맞대더니 냉큼 온하랑의 팔을 끌어안고 칭얼거렸다.“이 사람 삼촌한테서 숙모 뺏으려고 하잖아요! 전 숙모가 좋아요. 계속 제 숙모였으면 좋겠어요.”“시아가 좋으면 그냥 고모 하면 되지 굳이 숙모일 필요는 없잖아. 이미 삼촌이랑은 이혼했고, 이건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일이야. 더 이상 숙모가 될 수
부시아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이제 고작 하루밖에 안 됐는데 만약 부승민을 위해서 더 많이 말했다가는 온하랑의 의심을 살 게 뻔했다.“그럼 됐잖아.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 같이 사진이나 고를 까? 네가 돌아갈 때 고모가 앨범 하나 만들어 줄게.”“고마워요, 숙모.”부시아는 온하랑의 볼에 쪽쪽 뽀뽀했다.“...”호칭을 여러 번 고쳐줬지만 부시아가 여전히 숙모라고 불러서 온하랑은 이미 포기한 상태였고, 이제 그냥 내버려두기로 생각하는 그녀였다.음식점에서 나오자 부시아는 조금 졸려 보였다. 온하랑은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낮잠을 좀 자다가 다시 강남을 돌아다녔다.저녁 5시쯤이 되니 하늘이 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생선구이 전문점에 밥먹으러 왔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부시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숙모, 저 화장실 다녀올게요.”“숙모랑 같이 가자.”“괜찮아요. 저 들어올 때 저기 화장실이 있는 걸 봤어요.”부시아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그래, 그럼 혼자 갔다 와.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부르고.”이 음식점은 쇼핑센터 안에 있지 않았고, 화장실도 실내에 있어 온하랑은 부시아가 혼자 가게 내버려둘 수 있었다.화장실에 간 부시아는 아무 칸에나 들어가 변기 위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했다. 전화가 이내 연결되고 부시아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삼촌, 우리 지금 문화로에 있는 화연정에 있어요. 아직 음식이 오르지 않았어요. 빨리 와요.”온하랑이 음식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부승민의 이름이 나타났다.“숙모, 삼촌한테서 전화 왔어요.”눈치가 빠른 부시아는 냉큼 휴대폰 화면을 보며 말했다. 온하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집이야? 지금 시아 데리러 갈게.”온하랑은 휴대폰을 멀찍이 치우고 옆에 있는 부시아를 보며 물었다.“시아야, 삼촌이 데리러 오겠대. 저녁에 고모랑 돌아갈래? 아니면 밥 먹고 삼촌이랑 돌아갈래?”곰
만약 부시아가 정말 그와 온하랑의 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부승민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두 사람이 앉은 테이블로 걸어갔다. 그는 접시에 가득 남아있는 요리를 보며 말했다.“금방 먹기 시작한 거야?”“네, 맞아요.”온하랑이 입을 열기도 전에 부시아가 말했다.“삼촌, 식사했어요? 같이 먹을래요? 이 생선구이 진짜 맛있어요!”부승민은 두 사람 앞에 앉아 온하랑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나 아직 밥 안 먹었는데, 같이 먹어도 돼?”온하랑은 싸늘하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안 돼!”“숙모, 삼촌도 같이 먹어요. 네?”부시아는 온하랑의 팔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 온하랑은 부승민을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술을 꾹 다문 부승민은 온하랑이 아직도 토라져 있는 것을 알고는 스스로 자리에 앉아 종업원을 불러 수저를 부탁하고 온하랑과 부시아가 좋아하는 음식을 더 주문했다.“시아야, 오늘 숙모랑 어디 어디 갔었어?”부승민이 물어오자 부시아는 신나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똑 부러지는 말투가 어찌나 조리 있고 설득력이 넘치는지, 무심코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는 부시아의 목소리에 이끌려 참지 못하고 온하랑에게 말을 건넸다.“저기요, 실례지만 따님이 몇 살이에요? 말을 너무 조리 있게 잘하네요. 우리 애는 이제 초등학교에 갔는데 아직도 말을 잘 못 해서 걱정이에요.”부시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전 이제 4살이에요.”“뭐 4살밖에 안 됐어?!”그 아주머니는 흠칫 놀라더니 부시아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며 말했다.“아이를 잘 키우셨네요. 똑똑하고 예절도 바르고 너무 귀여워요! 물론 부모님들도 이렇게 미남 미녀시니까, 아이도 예쁠 수밖에 없겠죠!”온하랑은 겸연쩍게 웃었다.“딸이 아니고 조카예요.”그 말을 들은 아주머니는 뜻밖의 대답에 깜짝 놀란 눈치였다.“어머, 미안해요. 아이가 남자 친구랑 정말 많이 닮았네요. 전 두 분 따님인 줄 알았어요!”아주머니는 말하며 온하랑 앞에 있는 부승민을 쳐다보았다. 온하랑은 난처해서
부승민은 곧바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눈썹이 아래로 축 처지고 눈동자는 어둡게 변했다.“그렇게 내가 꼴 보기 싫은 거야?”“제가 대표님을 보고 싶을지 말지는 본인이 더 잘 아시지 않나요?”“...”부승민은 온하랑의 대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는 온하랑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다. 결혼 전에 그녀는 항상 그를 예의 바르게 대했고, 결혼 후에는 그의 말이라면 더더욱 따라줬다. 그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온하랑이 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평온한 삶을 유지하기를 원했다는 것쯤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아이도 잃고, 이혼도 하고 그녀는 더 이상 그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온하랑은 부승민의 말을 무시하고 부시아에게 말했다.“시아야, 숙모 먼저 갈게.”“숙모, 저 내일도 숙모랑 놀래요. 그래도 되죠?”입가가 지저분해서 고개를 쳐들고 말똥말똥한 눈을 깜빡이며 말하는 부시아는 마치 작은 얼룩 고양이 같았다. 온하랑은 이성적으로는 부시아와 너무 가깝게 지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부승민과도 계속 흐지부지 엮이게 될 테니까.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부시아를 밀어내려야 밀어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아이를 잃은 그녀라서 아이에게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원인도 있겠지만, 부시아는 정말이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다.“좋아, 그럼 내일...”“내일 네가 와서 시아를 데려가. 난 일 때문에 데려다주지 못할 거야.”부승민은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온하랑은 얼굴빛이 가라앉더니 부승민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부시아를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시아야, 내일 아침 9시 반에 데리러 갈게.”“좋아요, 숙모. 조심히 가세요.”온하랑은 웃으며 부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내일 봐.”“내일 봐요.”그녀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온하랑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부시아가 고개를 돌리고 부승민을 보며 배시시 웃었다.“삼촌, 오늘 오전에 잘생긴 아저씨가 숙모랑 밥 먹자고 했어요. 근데 숙모가 대답하지 않았어요.”부승민은 미
[먼저 10년 전에 발생한 납치 사건부터 말씀드리자면 인터넷에 대부분 정보가 지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복구 기술로 뉴스와 게시물을 회복해 보았지만, 여전히 그때 납치 사건에 관한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인질이 가정 형편이 평범하지 않은 대학생이라는 점과 성공적으로 구출되었다는 것이 전부였어요. 그리고 누가 그 뉴스 보도를 지웠는지에 대한 제 생각은 인질이 대중들 앞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 인질의 가족이 유력합니다. 당시 보도에서 언론이 인질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거든요.]온하랑이 물었다.[납치범들이 몸값을 받았나요? 사건은 해결됐어요?]서우현:[몸값에 관한 건 잘 모르겠지만 범인들은 잡히지 않았어요. 현재 시스템 명단에는 두 명의 지명수배자 정보가 있는데 뭔가 합리적이지 않아요. 왕대운과 같은 업계에 종사한 사람의 정보를 찾아봤는데 이름은 민성주고 왕대운과는 같은 고향 사람입니다. 다만 민성주는 지명수배자 명단에 없어요. 민성주가 10년 전에 해외로 이민했는데 이민 간 시간이 하랑 씨 아버님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입니다. 외모를 대조해 보면 사건 당시 빠뜨린 범인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제가 민성주의 구체적인 파일을 보내드릴게요. 한 번 보세요.]온하랑:[네, 고마워요.]서우현은 민성주에 관한 파일을 보냈다. 온하랑이 열어보려고 하는데 서우현에게서 또 문자가 왔다.[하지만 민성주는 지명수배자 시스템 명단에 올라와 있지 않아서 그 사람이 왕대운과 관계가 있다고 해도 딱히 뭐라고 정의할 수는 없어요.]민성주는 경찰조사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 아버지의 교통사고가 일반 음주 운전 사고로 분류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온하랑:[그래서 핵심은 여전히 납치 사건에 있단 말씀이죠?]만약 민성주가 납치범이라는 사실만 밝혀낸다면 왕대운과의 관계가 더해져 모든 실마리가 순조롭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성주가 당시 납치범 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한단 말인가?서우현:[맞아요. 다만 이 납치 사건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몸값을 요구하는 단순한 납치 사건이 아니라 뭔가 목표가 뚜렷해 보였다. 그 목표는 아마도 인질일 가능성이 높고, 인질과 원한이 있을지도 모른다.온하랑이 물었다.[인질의 정체를 알아낼 수 없을까요?]서우현에게서 이내 회답이 왔다.[제가 그때 당시의 많은 게시물을 복구하고 그해의 신문을 찾아보았지만, 명확한 답이 없었어요. 이제 몇 년이나 지났으니 알아내기가 훨씬 어려울 겁니다.] [알겠어요. 잠시만요. 저 우선 민성주의 정보부터 살펴볼게요.]온하랑은 서우현이 보낸 파일을 열었다. 그 안에는 민성주에 관한 모든 정보가 들어 있었다. 단숨에 훑어본 온하랑은 갑자기 멈추고 한 부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가족 관계 사항 아래에는 민성주의 아내와 아들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아들에 대한 내용에는 외아들 민지훈, 22세, 현재 보스틴 대학교 4학년 재학생...민지훈...그녀가 알고 있는 그 민지훈일까?22세, 보스틴 대학, 4학년 이 모든 항목은 모두 일치했다. 곰곰이 지난 기억을 돌이켜보던 온하랑은 노르빈에 있을 때, 민지훈이 12살이 되던 해에 가족과 함께 M국에 이민을 갔다던 말이 생각났다. 정확히 10년 전이었다.민성주에 관한 일을 민지훈도 알고 있을까?문득 원하랑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그녀는 카카오톡을 열어 민지훈과의 대화를 눌렀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여전히 민지훈이 점심에 보낸 문자에 머물러 있었다.[누나한테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요즘 시간 있어요? 이제 막 인턴십을 시작해서 모르는 것도 너무 많아서요. 누나가 전에 BX 그룹 직원이었으니까, 누나한테서 이것저것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온하랑은 문자를 보냈다.[미안해요. 오늘 오후 일이 있어서 휴대폰을 보지 못했어요. 며칠 동안은 계속 시간이 비니까 지훈 씨가 편한 날로 정해요.]그녀의 손가락은 발송 버튼 위에서 몇 초간 머물러있다가 버튼을 눌렀다. 온하랑은 다시 서우현과의 대화창으로 돌아갔다.[납치 사건을 더 깊게 파고들 수는 없을 까요? 우선 다른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