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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부승민은 곧바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눈썹이 아래로 축 처지고 눈동자는 어둡게 변했다.

“그렇게 내가 꼴 보기 싫은 거야?”

“제가 대표님을 보고 싶을지 말지는 본인이 더 잘 아시지 않나요?”

“...”

부승민은 온하랑의 대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는 온하랑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다. 결혼 전에 그녀는 항상 그를 예의 바르게 대했고, 결혼 후에는 그의 말이라면 더더욱 따라줬다. 그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온하랑이 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평온한 삶을 유지하기를 원했다는 것쯤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아이도 잃고, 이혼도 하고 그녀는 더 이상 그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온하랑은 부승민의 말을 무시하고 부시아에게 말했다.

“시아야, 숙모 먼저 갈게.”

“숙모, 저 내일도 숙모랑 놀래요. 그래도 되죠?”

입가가 지저분해서 고개를 쳐들고 말똥말똥한 눈을 깜빡이며 말하는 부시아는 마치 작은 얼룩 고양이 같았다.

온하랑은 이성적으로는 부시아와 너무 가깝게 지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부승민과도 계속 흐지부지 엮이게 될 테니까.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부시아를 밀어내려야 밀어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아이를 잃은 그녀라서 아이에게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원인도 있겠지만, 부시아는 정말이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좋아, 그럼 내일...”

“내일 네가 와서 시아를 데려가. 난 일 때문에 데려다주지 못할 거야.”

부승민은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온하랑은 얼굴빛이 가라앉더니 부승민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부시아를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시아야, 내일 아침 9시 반에 데리러 갈게.”

“좋아요, 숙모. 조심히 가세요.”

온하랑은 웃으며 부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내일 봐.”

“내일 봐요.”

그녀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온하랑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부시아가 고개를 돌리고 부승민을 보며 배시시 웃었다.

“삼촌, 오늘 오전에 잘생긴 아저씨가 숙모랑 밥 먹자고 했어요. 근데 숙모가 대답하지 않았어요.”

부승민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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