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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문득 주위가 다소 조용해졌다.

고개를 든 온하랑은 부승민의 짙은 눈빛을 마주하고 제꺽 반응하며 줄곧 기다리고 있던 사냥꾼에게 잡힌 토끼처럼 당황했다.

“집에 있었어? 볼 일 있다며? 왜 객실에서, 그것도 지금 이 시간에 샤워를 해?”

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

그녀는 부승민이 자신에게 미남계를 쓰는 건 아닌지 의심했고 부승민은 아무렇지 않게 두 손을 펼쳐 보였다.

“하나하나 대답하자면,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고, 시아가 안방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어서 객실에서 샤워한 거고, 어젯밤 늦게까지 시아와 게임을 하느라 지금 샤워한 거야. 만족스러운 대답이야?”

온하랑이 부승민을 차갑게 바라보다가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돌려 안방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부승민이 온하랑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왜 이래?”

온하랑이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데 부승민이 그런 그녀의 손을 끌어 자신의 복근에 가져다 댔다.

“만지고 싶어 했잖아.”

가늘고 부드러운 손가락이 갈라진 근육에 닿자 익숙한 체온이 느껴졌고, 온하랑은 화상을 입은 듯한 느낌이 들어 황급히 손을 떼고 부승민을 노려보았다.

“부승민, 미쳤어?”

온하랑은 미처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걸음을 재촉하며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작은 소파에 앉아 아이패드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던 부시아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숙모, 왔어요!”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탄력 있는 촉감이 손끝에 여운이 남은 것 같아 온하랑은 손가락을 비틀며 마음을 다잡았다.

“시아야 가자. 숙모랑 나가서 놀자.”

“잠깐만요!”

부시아는 재빨리 애니메이션을 껐다.

“가요.”

온하랑은 빠르게 부시아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을 나서는 순간 그녀는 마치 바늘에 찔린 것처럼 날카로운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느꼈다.

애써 돌아가고 싶은 충동을 뿌리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고, 부시아는 고개를 돌려 2층 테라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삼촌, 나 숙모랑 놀러 가요!”

“그래, 숙모 말 잘 들어.”

뒤에서 상대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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