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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그 생각에 부승민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주었고, 손등은 핏줄로 불거졌으며, 눈은 점점 더 서늘해져 사냥감을 노리는 매처럼 온하랑을 노려보았다.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함께 씁쓸한 감정과, 질식할 듯한 고통이 비 오는 날의 곰팡이처럼 천천히 피어올라 왔다.

온하랑은 갈수록 잔인하게 변하는 부승민의 눈빛에 등골이 서늘해나며 힘껏 그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다.

“부승민, 뭐 하는 거야? 아파!”

부승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불규칙한 호흡을 억누르며 온하랑의 손을 놓았다.

“너 이주혁 안 좋아해. 처음부터 이주혁 안 좋아했지?”

온하랑은 자신의 손목을 문지르며 부승민을 흘겨보고는 뒤돌아 가버렸다.

“내가 누구를 좋아하든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부승민은 가만히 서서 온하랑의 뒷모습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짐작이 맞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건 이주혁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민지훈을 좋아할 리도 없었다.

10대 때 아버지를 여의고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그녀에게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심리 분석에 따르면, 온하랑은 대체로 자기보다 조금 나이가 많고 아빠처럼 보듬어 줄 수 있는 남자를 좋아할 가능성이 컸다.

아주 잠깐 부승민은 그 남자가 온하랑의 대학 시절 선생님이 아닐까 의심했다. 아직 뭘 모르고 사랑이 고픈 온하랑을 꼬드겨 놓고 결국 그녀를 버렸다. 그래서 온하랑이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게 아닐까?

틀림없다!

부승민은 바로 연민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랑이 대학 생활, 특히 선생님과의 관계에 대해 알아봐.”

“네!”

연민우는 깔끔하게 대답했다.

대표님이 딱 짚어 선생님이라고 했다는 건 뭔가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전화를 끊은 부승민은 스타 엔터테인먼트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주혁을 포섭하라고 지시했다.

온하랑은 이주혁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주혁은 온하랑을 좋아한다.

이주혁을 데려와 띄우면 돈도 벌고 일하느라 바빠서 온하랑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었다. 스타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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