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2화

그 순간, 온하랑은 빠르게 손을 빼내며 말했다.

“목이 좀 마르네. 나 커피 한 잔만 줄래요? 카푸치노로요.”

온하랑의 한 손은 이미 부시아가 잡고 있으니 남는 한 손에는 커피를 든다면 민지훈과 손이 닿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민지훈의 손이 잠시 공중에서 멈췄다. 하지만 그는 이내 묵묵히 손을 다시 거두고 봉투에서 온하랑이 얘기한 카푸치노와 빨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여기요.”

“고마워요.”

“별 말씀을요.”

영화관에 도착하자 온하랑은 모니터에서 지금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과 회차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인터넷에서 그 영화에 대한 긴략한 소개글들을 칮아 부시아에게 보여주며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관람 시작 시간은 2시로 아직 20분 정도는 남아있었다.

온하랑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로비 오른쪽에 있는 한 줄의 의자를 발견하고는 부시아와 함께 가 착석했다.

20분이 지나 상영관으로 입장을 하던 중 온하랑은 이 상영관으로 들어온 사람 대부분이 아이를 데리고 함께 입장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스크린에서는 이미 영화 인트로를 보여주고 있었다.

세 사람은 정해진 자리에 착석했다. 온하랑이 가운데 앉고 그 양 옆으로 부시아와 민지훈이 앉았다.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스토리는 생각보다 유치하지 않고 탄탄했다. 온하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영화에 몰입했다.

그와 반대로 민지훈은 그닥 영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는 수시로 고개를 돌려 영화에 집중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고개를 세 번째로 돌렸을 때, 민지훈은 부시아의 동그랗고 큰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부시아는 천진한 표정으로 작게 속삭였다.

“오빠, 왜 자꾸 우리 숙모 쳐다봐요?”

부시아를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로 여기고 있던 민지훈은 민망한 듯 코를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주위 좀 대충 둘러보고 있었어.”

말을 마친 민지훈은 급하게 시선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네 번째로 고개를 돌려 온하랑을 바라보려던 그 순간, 민지훈은 또 부시아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정면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