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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고마워.“

부승민이 자신의 앞에 놓인 뜨거운 물을 집어 들더니 고개를 들어 뜨거운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온하랑은 그런 부승민을 못 본 척 몸을 돌려 소파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오늘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확인했다.

솔직히 온하랑은 아직 사진 공모전의 주제를 떠올리지 못했다. 여전히 지금은 자신만의 느낌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그녀는 모든 정신을 집중한 채 열심히 카메라를 보았다.

그러던 순간, 온하랑은 갑자기 왼쪽 귀가 간지러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왼쪽 귀를 만지작대다가 다시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른쪽 귀가 간지러워져 또다시 손을 들어 오른쪽 귀를 문질렀다.

왼쪽 귀가 여전히 간지럽고 뜨겁더니 귓불까지 저도 모르게 점점 빨개졌다.

이상했다.

그녀는 빠르게 몸을 똑바로 일으켜 뒤를 바라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부승민이 그녀의 등 뒤로 다가와 두 손을 소파에 짚은 채 몸을 숙여 온하랑의 귀에 바람을 불고 있었다.

온하랑의 귓불은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피가 날듯 새빨개지더니 그 열기가 점점 귓바퀴까지 퍼져나갔다. 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화에 정신까지 혼미해졌다.

“부승민, 미쳤어?”

평소에 욕이라고는 딱히 하지 않는 온하랑은 기껏해야 미쳤냐 정도의 말 밖에 하지 못했다.

부승민의 눈빛에 웃음기가 감돌더니 재밌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나 미쳤다. 너 안 보면 인생이 재미없어 죽어버릴 것만 같은데 이게 미친 상사병 아니면 뭐냐.”

“…”

대체 어디서 배워온 악취미인지 부승민의 대답이 지나치게 오글거린 나머지 온하랑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부승민의 말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하랑아.”

부승민이 온하랑을 불러 세웠다.

딱 들어도 별 좋은 소리를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온하랑은 못 들은 척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가지 마, 할 얘기 있어. 시아 얘기야. 좀 들어봐.”

온하랑은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부승민을 바라보며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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