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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부승민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만약 고모가 정말 시아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단순히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시아한테 널 멀리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을 거야.”

온하랑은 시아에게 상처를 줄 사람도, 시아를 나쁜 길로 들어서게 할 사람도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시아 역시 온하랑을 좋아하고 잘 따랐으니 굳이 부시아와 온하랑을 강제로 떼어놓을 필요가 없었다.

온하랑이 살포시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게 인지상정이야. 만약 시아가 내 아이였어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랑 접촉하는 걸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을 거야. 다만 고모님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쳤을 뿐이지.”

온하랑의 말을 들은 부승민은 부선월이 온하랑에게 줬던 모욕들을 떠올리며 미간을 좁혔다. 그는 온하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시아도 여기 남길 원한다면 내 딸로 호적에 올릴 생각이야. 시아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시아 생모는 너로 해둘 생각이고.”

부승민의 말에 온하랑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부승민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여러 번의 심사숙고를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야. 넌 어떻게 생각해?”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대외적으로 부시아가 딸이라고 밝혀도 거기에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기 위해서 어쩌면 이게 제일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온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이런 얘기를 지금 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지 않아?”

시아의 휴가도 길어봤자 한 달이었다.

어떻게 이 짧디짧은 한 달 때문에 부시아더러 로스앤에서의 4년을 포기하라고 할 수 있을까?

부승민은 온하랑에게서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부시아의 얘기를 할 때야 두 사람은 평화롭게 앉아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부승민은 온하랑의 표정을 자세히 관찰하더니 무심코 질문을 던졌다.

“시아한테서 들었는데 오늘 금방 민지훈이랑 약속 잡았다며?”

그 순간, 부승민은 순간적으로 온하랑에게 설마 정말 민지훈에게 마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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