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에 대해서도 의심스러운 게 조금 많습니다. 첫 번째로는 사모님께서 그곳에 계실 때 사이가 아주 각별하던 여자 동기가 한 명 있었는데 사모님께서 귀국하신 뒤에도 그 여자 동기라는 사람이 사모님께 따로 연락을 해봤더니 사모님께서는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아주 차갑게 대했다는 겁니다.”“두 번째로는 우리 쪽 사람이 사모님께서 계시는 곳은 물론 근처 지역들까지 포함해 모든 병원을 수소문 해봤는데요. 대학 병원이고 작은 클리닉 병원이고 그 어디에서도 사모님의 분만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모님께서는 더 먼 곳으로 가서 아이를 낳으셨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일부러 사모님의 병원 기록을 지웠다고 의심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또 하나 이상한 건, 사모님께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결석을 하셨으면 보통은 성적표에도 반영이 돼야 하는 게 보통입니다만, 사모님 성적표를 봤을 때 전공과목을 포함한 모든 과목의 성적에서 아무런 이상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좋았습니다.”연민우의 말이 끝났지만 부승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기다리다 못한 연민우가 다시 한번 부승민을 불렀다.“대표님?”“더 알아봐.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야 하는 거 알지?”“네, 알겠습니다.”부승민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휴대전화를 다시 침대 맡에 있는 탁자 위로 던져놓았다. 한순간에 공허해진 부승민은 손을 뻗어 송이에게 장난을 쳤다.아직 천진난만하기만 한 송이는 부승민의 손가락을 꼭 안은 채 여린 이빨로 힘껏 깨물었다. 그래봤자 부승민에게는 단순한 간지러움으로 느껴지겠지만.부승민은 눈을 꼭 감고 연민우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았다. 머릿속에서는 차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추측이 스쳐 지나갔다. 온하랑도 본인이 출산했다는 걸 아예 모르고 있다면?그게 아니라면 어떠한 이유로 온하랑이 자신의 유학 시절 기억을 아예 잊은 거라면?이럴 경우, 여태껏 그녀가 단 한 번도 유학 시절의 경험을 얘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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