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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위태로운 제안: Chapter 991 - Chapter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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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원래라면 연도진은 이엘리아를 구치소에 5일 정도만 가둬두었다가 바로 빼 내줄 생각이었다.하지만 대화를 나눠본 후, 연도진의 생각이 바뀌었다.연도진은 젊은 형사에게 다가가 물었다.“구치소 감금 최대 기간이 어떻게 되죠?”“37일입니다.”“그럼 37일로 해주세요.”“?”젊은 형사의 입이 크게 떡 벌어졌다.시 의원 서정훈의 사무실.연도진의 결정에 서정훈은 아무런 찬반도 표하지 않고 물었다.“... 너 이렇게 하는 거, 너희 아버지께서도 동의하신 거니?”“아버지께서 반대하셨으면 제가 외삼촌한테까지 찾아왔을까요?”연도진이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차분하면서도 평온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이 녀석, 나를 총알받이로 쓰려는 게냐?”서정훈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연도진을 떠보려는 듯한 질문을 던졌다.“네가 이번에 이렇게까지 화 난 이유가 혹시, 김시연 씨 때문이니?”지난번 경찰서에서부터 서정훈은 연도진이 김 씨 성을 가진 그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특별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연도진은 서정훈의 말을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이엘리아 저 성격은 꼭 고쳐야 해요.”이엘리아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지만 그저 서정훈에게 의지하며 제멋대로 굴었다.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고통을 모르는 사람이었다.이엘리아가 멋대로 날뛸 때마다 연도진은 그저 몇 마디 꾸짖고는 그녀 대신 문제를 해결해주고 피해자에게 보상까지 다 해줘 왔다.이번에도 이엘리아가 타겟으로 삼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연도진도 이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하필 이엘리아가 손을 댄 사람이 김시연이었다.연도진의 약점을 건드려버린 것이다.서정훈이 고개를 가볍게 가로저으며 말했다.“이미 그렇게 커버린 아이인데 어디 쉽게 고쳐지겠니... 김시연 씨랑 이엘리아의 갈등은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네가 더 골치 아파해야 할 것 같구나.”연도진이 실종됐을 때, 서희수 부부가 모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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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점심이 되자 연도진은 김시연을 데리고 식사를 하러 이동했고, 온하랑은 부시아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아갔다.차 안에서 김시연은 조수석에 앉아 새로 산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예뻐?”연도진이 한 번 쓱 보더니 말했다.“응.”가늘고 예쁜 김시연의 손목에 어제 끈에 묶인 탓에 생긴 빨간 자국이 남아있었다.“밥 어디서 먹을 거야? 어제 구해준 게 고마워서 오늘은 내가 쏠게. 아무 데나 골라 봐.”김시연이 말했다.“어디든 다 좋아.”연도진은 어제 사건을 겪고도 아무렇지 않은 김시연을 보며 웃었다.“어제 봤던 세 집 중에 뭐가 제일 마음에 들어?”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김시연이 진지하게 평가했다.“생각해봐, 집은 우리 서로 다 방해 안 되게 충분히 커야 하고, 여가생활을 위한 다른 방도 필요해. 실버 플라워는 시내에 있어서 좋긴 하지만 내가 봤을 땐 조금 좁은 것 같고, 푸르지오는 우리 집이랑 너무 멀어. 집 구조도 생각보다 별로고. 인테리어를 내 마음대로 하려면 돈이 꽤 들긴 하겠지만, 가성비는 괜찮다고 봐. 그린 빌리지는...”“어떤데?”“다 좋은데 가성비가 별로야. 우리 둘만 사는데...”이렇게 말하는 김시연의 말투에서는 미련이 뚝뚝 흘러내렸다.“외부 요소 같은 건 따지지 말고 네가 제일 맘에 드는 게 뭔데?”“그린 빌리지.”김시연은 생각도 거치지 않고 말했다.“그래, 점심 먹고 바로 부동산 찾아가서 계약서 쓰자.”김시연은 연도진의 말에 순간적으로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연도진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뭐라고?”환청을 들은 건 아니겠지?“그러니까, 점심 먹고 부동산 가서 바로 계약하자고.”연도진은 고개를 돌려 김시연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말했다.“무슨 계약?”“매매 계약서.”“그 집 사려고?”“그린 빌리지. 좋다고 하지 않았어?”“...”김시연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더니 내려갈 줄 몰랐다.“연도진, 방금 그 말 진짜야?”“물론이지.”김시연은 연도진의 말에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 내어 웃음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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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걱정하지 마, 충분하니까. 네 돈 안 쓸 거야.”“너한테 지금 돈이 그렇게 많다고?”김시연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반짝였다.연도진은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학비마저 지원받아야 했던 가난한 아이였다. 7년 만에 할인이나 서정훈의 지원도 마다하고 이 집을 사기 위해서는 연도진에게 적어도 16억은 있어야 했다.벤처 투자만으로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건가?“뭐, 어느 정도 간신히? 집 사고 나면 난 굶어야지.”“괜찮아. 내가 너한테 월세 낼게!”김시연이 대범하게 얘기했다.잠시 후, 상담원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두 사람에게 다가와 매매 계약서와 볼펜을 함께 내밀었다.“연도진 님, 김시연 님, 저희의 매매 계약서입니다. 사인 해주시면 됩니다.”연도진은 볼펜을 건네받아 김시연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네가 사인해.”김시연이 잠시 멍을 때리다가 손에 쥐어진 볼펜을 보더니 다시 연도진을 바라보며 자신의 코앞을 가리켰다.“내가...?”“응.”연도진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집문서에도 네 이름 적을 거야.”그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상담원이 부러운 눈길로 김시연을 바라보았다.잘생기고 돈도 많은 데다가 이렇게 통도 큰 남자친구가 왜 본인 인생에는 안 나타날까?김시연은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입술을 달싹이다가 펜대를 만지작거리며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이래도 되나? 그럼 내가 미안해지는데.”“너 주는 거니까, 사인만 해.”“알겠어.”김시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하며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리며 두어 번 정도 펜을 휘갈겨 자신의 사인을 새겼다.헤헤... 헤헤헤헤...마음속의 어린아이는 이미 바닥에 누워 배를 부여잡은 채 깔깔 웃고 있었다. 겉으로는 최대한 점잖게 행동하며 펜을 내려놓고 귀 옆머리를 정리하고는 연도진을 바라보았다.“됐어, 이제 무르기 없기다.”“안 그래.”연도진은 김시연이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자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상담원이 포스기를 들고 왔다.연도진은 지갑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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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이 별장만 보면 다음 달 결혼이 무슨 말인가. 내일이라고 해도 김시연은 좋다고 받아들일 것이다.어차피 가짜 결혼이니까.별장은 두 사람의 독립적인 공간이 충분히 있을 정도로 컸다. 그 덕분에 서로에게 방해가 될 일도 없었으니 김시연은 연도진을 없는 존재로 여기고 지낼 수도 있어 보였다.“그래.”별장은 작은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지금은 아직 잔디만 깔려있었다.남쪽 정원에서 바라보면 큰 강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물안개가 얼굴에 와닿으니 더위가 조금 가시고 시원해졌다. 소음은 줄어들고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공기도 시내보다는 훨씬 맑은 것 같았다.김시연은 정원 구석을 가리키더니 눈을 반짝이며 잔뜩 흥분한 채 말했다.“여긴 장미 같은 걸 좀 심고, 포도나무 덩굴도 만들고 싶어. 내년 여름엔 여기서 시원한 바람도 맞으면서 꽃이랑 강경치도 보고, 그러면서 샤부샤부까지 먹으면 진짜 행복하겠다.”“맞아.”연도진이 웃으며 김시연의 말에 대답해주었다.“너 좋을 대로 다 해.”김시연은 연도진을 한 번 쳐다보며 웃었다.“가자, 안에 좀 더 살펴보자.”집에 돌아오자마자 김시연은 이 좋은 소식을 바로 온하랑에게 공유했다.“온하랑도 연도진이 이 정도로 대범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보아하니, 연도진이 외국에서 돈 꽤 많이 벌었나 봐.”연도진이 나중에 이 집을 되찾으려 하든 말든 일단 지금 연도진의 행보는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도진이 능력 있잖아.”김시연이 온하랑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왠지 모르게 그런 말을 하는 김시연은 어딘가 연도진 대신 뿌듯해졌다.“고등학생 때 우리 반 반장이었는데 성적도 좋았고 반 관리도 잘했었어. 뒷자리 문제아들까지 다 따랐으니까 말이야.”안 그랬으면 김시연 같은 여자가 어떻게 먼저 연도진에게 대시했겠나?“오.”온하랑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김시연의 말에 리액션을 해주었다.김시연은 고개를 돌려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온하랑의 흥미로운 기색에 김시연은 어색하게 웃다가 귀 끝을 붉혔다.“... 그냥 막 해본 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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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그날 저녁, 김시연은 온하랑과 함께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다.김시연은 너무 기쁜 나머지 과음을 한 탓에 얼굴은 원숭이 엉덩이처럼 빨개져 자유를 만끽했다.그러다가 김시연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에서 잠들었다.“응?”김시연은 졸린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집 도착했어? 하랑아, 왜 안 내려?”“내가 어떻게 내려?”온하랑이 웃으며 말했다.김시연이 고개를 숙이자 온하랑에게 문어처럼 매달려있는 자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그제야 멋쩍게 웃으며 온하랑에게서 떨어졌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김시연은 자신의 이마를 문지르며 물었다.“나 뭐 이상한 짓 안 했지?”“안 했어.”“그렇다면 다행이네...”김시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연도진한테 전화를 걸었을 뿐.”“...”김시연은 순간적으로 너무 놀란 탓에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서둘러 온하랑에게 물어보았다.“나 별말 안 했지?”“안 했어.”김시연은 또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 뒤로 온하랑의 말이 들려왔다.“그냥 노래 몇 곡 불러주던데.”“무슨 노래 불렀는데?”김시연이 마음을 졸이며 물었다.“아주 나이스.”“... 또 있어?”“럭키 걸.”김시연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또... 또 있어?”“빙고.”“... 더 얘기하지 마.”김시연은 이마를 짚더니 할머니라도 된 듯 그대로 쭈그려 앉았다.“왜 나 안 말렸어?”“난 말렸지... 근데 넌 굳이 다시 전화를 걸더라. 전화 걸어선 내가 너 전화도 못 하게 괴롭힌다고 연도진 씨한테 고자질이나 하고.”“난 아무래도 지구를 떠나야겠다. 안녕.”김시연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통화 기록의 첫 번째를 확인해보았다.연락처: 연도진, 통화 시간: 37분.김시연은 침묵을 지키며 자신이 이 37분이라는 시간 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해내려 애썼다.연도진이 혹시라도 자신을 얕잡아 보지는 않았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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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김시연은 태생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그날, 연도진이 얘기했던 “컸다”라는 말에 어찌 된 영문인지 김시연은 자꾸 버섯의 크기가 알고 싶어졌다. 그것은 순전히 김시연의 호기심이었다.절대 다른 의도는 없었다.이런 면에서 그녀는 늘 대범했다. 고등학생 시절에도 인간 생명의 기원을 탐색하고 싶어 했던 쪽도 항상 김시연 쪽이었다.하지만 연도진 앞에서 그런 말을 꺼내다니...이러면 마치 김시연이 줄곧 연도진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이란 말인가.정말이지 술이 원수였다!김시연은 찬물로 세수를 하며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씻고 난 후, 김시연은 집 계약서를 꺼내 사진을 찍어 김연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했다.김연자는 김시연이 혼자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는 생각에 곧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연아, 갑자기 집을 샀다니? 게다가 그린 빌리지? 대출을 도대체 얼마나 받은 거야? 클래식캐슬 그 집은 어떻게 할 건데?”김시연이 헤헤 웃으며 대답했다.“엄마, 이건 제가 산 게 아니라 누가 저한테 사준 거예요.”김연자가 몇 초 정도 침묵을 유지하다가 말했다.“시연아, 너 연도진이랑은 다음 달에 결혼하려던 거 아니었니?”“맞아요.”“근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주는 집을 그렇게 덥석 받아?”“... 맞아요, 제가 어떻게 다른 사람이 주는 집을 그렇게 덥석 받겠어요?”김연자가 순간 멈칫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 별장 설마, 도진이가 선물해준 거니?”“네!”김시연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전액 결제로?”“걔한테 무슨 돈이 있어서?”“어쨌든 훔친 것도, 누구 것 뺏은 것도 아니잖아요. 엄마, 딸이 돈 잘 버는 사위 구해왔는데 기쁘지도 않으세요?”“당연히 기쁘지. 도진이가 너한테 얼마나 잘 해줬니? 지금 이렇게 별장까지 선물해주고, 게다가 앞으로는 회사 일도 부탁해야 하잖니. 너도 도진이 잘 챙겨줘야 해.”“네네네, 엄마는 벌써 도진이 편부터 드시네요!”“얘 좀 봐.”김연자가 어쩔 수 없다는 듯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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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안 보인다니?뭐가 안 보인다는 거지?김시연이 의아하다는 듯 연도진을 한 번 바라보다가 물었다.“뭐가?”연도진은 김시연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그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앞을 응시했다. 마치 조금 전 연도진의 말이 환청이라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김시연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트위터를 대충 훑어보다가 문득 연도진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답답하네.김시연은 연도진을 흘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아래로 축 내렸다.그 순간, 연도진은 그런 김시연의 눈빛을 눈치챈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게 궁금하면 오늘 밤 직접 한 번 볼래?”“난 겁쟁이 버섯 따위엔 관심 없거든.”식물 vs 좀비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인 겁쟁이 버섯은 날씬하고 큰 키를 갖고 있지만 좀비를 만나는 순간 겁을 먹고 몸을 움츠려 버린다.“그럼 폭탄 버섯은?”“콜록콜록...”김시연의 머릿속에 감히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은 미처 눈 뜨고 볼 용기조차 없었다. 김시연은 짜증 섞인 눈빛으로 연도진을 노려보았다.“궁금하면 솔직하게 얘기해.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연도진이 김시연을 한 번 쳐다보고는 안경을 올려 쓰며 말했다.“난 그냥 네 호기심을 채워주려는 것뿐이니까.”“흥, 고작 너 같은 그 작은 고깃덩어리가 볼 게 뭐 있다고.”김시연이 입술을 삐죽이며 화제를 돌렸다.“야, 너 혹시 외국에 있을 때 태권도라도 배웠어? 그날에 어떻게 그렇게 빨리 그 세 놈을 처리해버린 거야?”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연도진은 마르고 얇은 남학생이었다.지금도 물론 마른 편이긴 했지만 핸들을 잡은 팔 위의 셔츠 주름이 어깨 근육과 팔의 잔 근육을 보여주었다. 딱 봐도 속이 꽉 찬, 아주 탄탄한 근육이었다.“응.”연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갑자기 대화 주제 돌리는 스킬이 진짜 서툴구나, 너는. 분명 관심 있으면서. 왜? 못 보겠어?”절대 넘어가선 안 된다.“누가 못 본대? 내가 안 보고 싶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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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너 이 녀석...”“시연아, 너 아버님께 자꾸 왜 그런 식으로 얘길 하는 거야? 게다가 서 의원님께선 이미 희수 씨한테 결혼 상대 찍어주셨고, 희수 씨가 하루빨리 나한테서 마음을 접길 바라고 계시는 중이야. 설령 의원님께서 희수 씨 편에 서신다고 해도 아버님께서 그렇게 하실 리가 없잖아. 그렇죠, 아버님?”연도진이 말했다.김웅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도진이 말이 맞아. 아빠가 어떻게 너희를 갈라놓을 생각을 하겠니?”그 말을 하면서도 김웅은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다음 달에 결혼이라니, 시간은 조금 촉박하겠지만 안 될 건 없지. 희수 씨한테는 언제라고 얘기했어? 어느 호텔에서 할지는?”연도진은 김시연을 한 번 보더니 최대한 날짜를 앞당겨 말했다.“10월 14일, 글로벌 빌리언 캐슬 호텔입니다.”“그렇게 가까운 날짜에? 호텔 이미 예약 다 끝났을 텐데...”“걱정하지 마세요, 아버님.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할게요.”김웅은 이미 연도진의 능력을 믿고 있었던 덕에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 집 사느라 돈 많이 썼을 텐데, 혹시라도 돈이 부족하다 싶으면 언제든 아저씨한테 얘기하려무나, 사양하지 말고.”예식장 임대료, 연회, 웨딩드레스, 웨딩사진 등등을 다 합쳐보면 결혼식 비용도 절대 적지 않았다.“걱정하지 마세요, 아저씨. 돈은 저한테 있어요. 필요할 때는 꼭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날짜를 정하고 나서 김웅과 김연자는 간단히 연도진과 함께 결혼식 준비에 대해 상의하기 시작했다.김 씨 본가에서 나온 연도진이 입을 열었다.“이제 웨딩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네가 좋아하는 스튜디오라도 있어?”“없어.”김시연은 그쪽 분야에 전혀 알아본 적도 없었던 탓에 고개를 가로저었다.문득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우리끼리 옷 대여해서 하랑이한테 찍어달라고 하면 되지 않아? 우리가 하랑이의 고객이 되면 되잖아.”“안 될 건 없지. 네가 하랑 씨 실력을 믿는다면야.”“나야 당연히 믿지.”두 사람의 외모 자체가 나쁘지 않은 덕에 다른 일반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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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그녀는 이미 온하랑의 다음 스케줄이 글피로 예정된 덕분에 내일과 모레에는 시간이 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비서는 속으로 수많은 물음표를 띄웠지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답장을 보냈다.“죄송합니다만, 온하랑 작가님께서는 웨딩 촬영은 받지 않으십니다.”“그래도 말은 한 번 해주세요. 제가 온하랑 작가님 스타일을 너무 좋아해서 그래요! 부탁드립니다!”“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한 번 여쭤보도록 할게요. 하지만 작가님께선 내일이랑 모레만 시간이 비셔서요. 그 후부터는 한 주일 스케줄 꽉 차 있거든요.”“일주일 뒤면 너무 늦어요. 내일이나 모레도 괜찮습니다!”몇 분 정도 지나자 비서에게서 답장이 왔다.“죄송합니다. 작가님께서 요즘 몸 상태가 안 좋으시다고 쉬고 싶다고 하셔서요. 아쉽지만 거절하셨습니다.”사실 온하랑이 웨딩 촬영을 거절했던 이유가 힘든 촬영에 비해 보수가 너무 낮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런 그녀의 뜻을 비서가 고객에게 완곡하게 전달하는 중이었다.김시연은 온하랑이 임신 중이라는 것을 감안해 역시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비서에게 말했다.“이틀 동안 최대한 빨리 찍도록 할게요! 그리고 저는 작가님 스타일 자체를 좋아하는 거라 딱히 까다롭게도 안 굴 겁니다. 금방 끝날 거예요! 보수는 두 배로 지급해드릴게요! 저는 진심으로 작가님 작품을 좋아하고 있는 팬입니다!”몇 분 정도가 더 지나자 비서에게서 답장이 왔다.“작가님께서 동의하셨어요. 내일 아침 8시까지 스튜디오로 오셔서 계약서 쓰기고 자세한 거 얘기해주신 다음에 큰 문제 없으시면 바로 촬영 가능하십니다. 하지만 의상은 직접 준비해오셔야 합니다.”“좋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기뻐요!”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는 김시연을 발견한 연도진이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신났어?”“하랑이가 우리 웨딩 촬영을 수락해줬어. 내일 아침에 바로 스튜디오로 가면 된대.”“그래.”연도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 침구 세트를 가리켰다.“이 색깔은 어떤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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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직원이 드레스를 입은 김시연의 자태를 보며 감탄했다.“시연 님, 안목이 정말 탁월하신데요. 드레스 정말 잘 어울리세요!”웨딩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딱 맞는 머메이드 스타일로 김시연의 아름다운 몸매를 부각 시켰다. 불규칙한 머메이드 라인이 오른쪽 다리의 반을 드러내며 하얀 피부와 매끄러운 다리를 드러냈다.거울을 보던 김시연 역시 자신의 모습에 빠져 몇 번이고 거울을 더 쳐다보았다.그녀 역시 이 드레스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커튼 열어서 약혼자분께 보여드릴까요?”“네, 좋아요.”직원이 커튼을 열고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소파에 앉아있던 연도진을 불렀다.“손님, 시연 남 환복 끝나셨습니다. 얼른 와서 보실래요? 정말 아름다우세요.”커튼이 열리자 연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시연을 바라보았다. 그 자리에 머뭇머뭇 서 있던 연도진의 목울대가 울렁거렸다.김시연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이미 연도진의 꿈에 수도 없이 나타났었다.하지만 이렇게 실제로 보니 마치 꿈만 같았다.김시연이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더니 입술을 앙다물고는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으며 연도진에게 물었다.“예뻐?”연도진의 뜨거운 시선으로 유추해보았을 때 예쁜 게 분명했다.연도진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그의 시선이 김시연을 위아래로 살피더니 옆에 있던 직원에게 물었다.“하이힐 있나요?”“잠시만요.”직원은 김시연에게 신발 사이즈를 물어보더니 이내 그녀의 발에 맞는 하이힐을 가져왔다. 직원의 손에서 하이힐을 받아든 연도진이 말했다.“제가 직접 할게요.”연도진은 하이힐을 들고 단 옆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어앉았다.그의 의도를 알아챈 김시연이 바로 입을 열었다.“내가 해도 돼.”연도진은 김시연의 말을 못 들은 척 가볍게 무시하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잡더니 다른 한 손으로 신발을 들이밀며 말했다.“발 조금 들어봐.”연도진의 큰 손이 발목에 닿자 이상하게 느껴지는 열기에 김시연이 무의식적으로 발목을 빼려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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