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아가 장난스럽게 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에서 시킨 저녁 식사 메뉴가 하나씩 도착해 테이블 위에 놓였다.부시아는 작은 손을 뻗어 에그타르트 한 조각을 들어 윌슨에게 건넸다.“외할아버지, 에그타르트 드세요.”“알겠다, 카롤 정말 기특하구나.”윌슨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도 얼른 먹으렴. 자꾸 할아버지한테만 신경 쓰지 말고.”“외할아버지, 이 샐러드도 진짜 맛있어요, 한 번 드셔보세요...”“이 치즈도 진짜 고소해요, 외할아버지. 한 입 드셔보세요...”“...”“...”윌슨은 이제야 왜 부승민이 아내와 떨어져 지낼 위험도 감수하며 이 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는지 이해했다.저녁 식사가 끝날 때쯤, 윌슨은 귀여운 외손녀의 달콤한 말에 온종일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옆에 있던 비서 앨런이 속으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윌슨 가문의 수장으로서 윌슨은 항상 엄하고 단호한 이미지였다. 그는 오직 아내와 이엘리아의 앞에서만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친아들 카이사르조차도 윌슨의 미소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 이엘리아의 딸이 윌슨을 이토록 기쁘게 만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앨런은 동정 어린 시선으로 옆에 있던 연도진을 바라보았다.저녁 식사 후, 부시아는 돌아가려 했지만 윌슨은 계속 아쉬워하는 눈치였다.하지만 부승민이 이미 사랑스러운 외손녀의 마음속에서 미처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위치를 선점해버린 탓에 어쩔 수 없었다.기특하고 사랑스러운 외손녀는 외할아버지의 슬픈 표정을 보자 바로 그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외할아버지, 나중에 카롤이 보고 싶어 지면 언제든 보러 오세요.”그 말에 윌슨은 더더욱 부시아를 보내기 싫어졌다.“카롤, 돌아가서 아빠랑 잘 상의해보렴. 네가 필라에서 잠깐 사는 게 어떤지 말이야.”윌슨은 “상의”라는 단어를 썼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결심을 끝낸 상태였다. 만약 부승민이 거절한다면 직접 그를 찾아가 “상담”을 해볼 생각이었다.
Last Updated : 2024-08-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