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우, 군신 목숨을 이런 어린놈한테 맡기는 건 너무 무책임하지 않니?"그때 오십은 넘어 보이는 군관 하나가 현시우를 질책하듯 말했다.왜소한 몸집 탓에 온몸의 골격이 도드라져 더 섬뜩해 보였다.현시우는 현기웅의 친손녀이고 나이는 어리지만 전쟁에서 세운 공도 있었기에 작전지역에서는 다들 아가씨라고 존칭을 하는데 사람들 다 있는 앞에서 그런 현시우에게 하대를 할 정도면 그 군관의 지위도 상당히 높아 보였다.아니나 다를까 그 군관은 현재 작전지역의 대소사를 총괄하고 있는 이인자 용우범이었다."임찬혁 씨는 장호민이 추천한 의사예요. 의술이 이시진 선생보다 뛰어나답니다.""시수씩이나 되는 분이 이런 일에 거짓말하진 않았겠죠.""할아버지가 저렇게 힘들어하시는데 뭐라도 해야 하잖아요."용우범 앞에서도 현시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현시우는 현기웅의 친손녀로서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다.그것들에는 용우범이 호시탐탐 현기웅의 자리를 노려왔고 지금 현기웅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 게 적군과 용우범이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그리고 현시우는 이미 한차례 임찬혁을 시험해 보았고 전혀 긴장한 내색이 없었기에 한번 믿고 맡겨 보고 싶었다.현시우가 다 보는 앞에서 제 말에 토를 다니 용우범도 언짢았지만 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 여기서 더 막을 수도 없었다."어린 나이에 없는 실력으로 시도했다가 병이 더 심해질까 봐 그런 거지. 네가 정 괜찮다면 어디 한번 해봐."용우범은 코웃음을 치고서는 비웃음이 섞인 눈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젊은 놈이 의술이라고 해봐야 거기서 거기지, 현기웅이 임찬혁 손에 죽게 될 것이 뻔해 보였다."임찬혁 씨, 할아버지가 북경에서 지휘하시던 도중 낙마를 하셨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의식이 없으세요. 치료할 수 있겠어요?"현시우는 용우범을 무시하고 임찬혁에게 현기웅의 병에 대해 알려주었다."할 수 있어요."들어와서 부터 계속 현기웅을 관찰하고 있었던 임찬혁은 이미 어느 정도 생각이 섰기에 현시우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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