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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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구승훈의 차가 도로 위를 질주했다.“구승훈! 대체 뭐 하려는 거야!”그 안에는 엄마 걱정에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 강하리가 있었고.행여 강하리가 뛰어내리기라도 할까 봐 차 문을 구승훈이 모두 잠가버린 상태였다. 심지어 창문도 락을 걸어버렸다.차가 달리는 내내 구승훈의 핸드폰은 쉴 새 없이 울려댔다.구씨 가문 사람들이 걸어온 전화, 그리고 송유라가 걸어온 전화.구승훈은 하나도 받지 않았다. 급기야는 무음모드로 바꿔버렸다.강하리도 잠잠해졌다.시내를 벗어난 구승훈의 차가 어느 한적한 산길을 달리기 시작했다.척박해진 주위 풍경에 강하리의 관자놀이가 꿈틀했다.입을 떼는 순간.끼익-!차가 멈춰섰고 차 문이 열렸다.“내려.”덤덤한 구승훈의 목소리.“이건 도대체…….”야밤에 산꼭대기라니. 것도 구승훈과 단 둘이.이 남자가 자신을 해치지 않는단 걸 몰랐더라면 경찰에 신고하기 딱 좋은 시간과 장소였다.“그믐밤 같이 보내는 게 소원 아니었어?”남자의 눈 속엔 알지 못할 감정이 언뜰거렸다.‘같이 보내준다 뿐이겠어. 이런 것도 해줄 수가 있다고.’펑-!때마침 눈부신 빛 한 줄기가 허공을 가르며 솟아오르더니, 거대한 민들레 송이 같은 불꽃이 강하리의 눈 앞에 만개했다.쏟아져내리는 오색찬란한 빛이 멍해진 강하리의 얼굴을 채색으로 수놓았다.곧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늘로 솟아로른 빛줄기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했다.퍼엉! 펑! 퍼펑!불꽃놀이를 너무나도 좋아하던 강하리였다.순간이지만 눈부신 아름다움이 너무 좋았었다.넋을 놓은 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그런 강하리를 구승훈이 바라보고 있었다.강하리의 눈동자 속에 피어나는 빛이 사진 속 그것과 너무 닮았다.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뻗어 강하리의 눈가를 훔쳤다.흠칫 놀라며 구승훈을 돌아보는 강하리.“마음에 들어?”구승훈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피어났다.“……플러팅 수법이 꽤 다양하시네요.”“…….”구승훈의 입가에 맺혔던 미소가 그대로 쩌적 굳었다.“야 강하리! 나한테서 이런 대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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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몸부림치는 강하리를 구승훈이 옴짝달싹 몾 하게 붙들었다.콰직!비릿한 피 냄새가 둘의 입술 사이를 꽉 메웠다.하지만 구승훈은 아픔 따윈 잊은 듯, 강하리의 입술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그렇게 몇 분 동안이나 지난 뒤.드디어 구승훈의 입술이 강하리에게서 떨어졌다. 혀를 내밀어 피투성이가 된 입술을 슥 핥는 모습이 그토록 뇌쇄적이었다.다음 순간 그의 뺨에 강하리의 손바닥이 날아들었다.“이, 이 양아치가 끝끝내…….”치미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말을 더듬는 강하리.“주해찬도 못 해주는 것도 해 줬는데, 주해찬이 받은 걸 나도 받는 게 뭐가 문제야.”구승훈의 동기는 예상외로 간단했다.며칠 전, 주해찬이 강하리와 둘이 있을 때 했을 거라고 예상했던 그 키스.생각날 때마다 질투가 나 구승훈을 미치게 했던 그 상상 속 입맞춤.그걸 강하리에게서 오롯이 받아내고 싶었다.“받긴 뭘 받았다는 거예욧!”강하리가 구승훈의 다리를 콱 걷어찼다.“안 했어?”“뭐를요!”잔뜩 화가 난 얼굴의 강하리, 하지만 그 속에 뜨끔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순도 백 프로 ‘이 새끼가 돌았나’란 표정.“안 했으면 됐어.”다리가 아픈 것도 잊은 듯 구승훈이 씩 웃는다.그런 구승훈을 째릿 노려본 강하리가 산 아래로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어디 가!”“병원!”강하리의 몸이 붕 떴다. 다음 순간은 구승훈의 차 안이었다.죽일 듯이 구승훈을 노려보는 강하리의 눈빛. 하지만 상대는 왠지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보였다.당장이라도 콧노래를 흥얼거릴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서 말이다.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차가 멈춰서자마자 강하리가 도망치듯 차에서 내렸다.“강하리, 불침번 서자.”“꺼지라고 쫌!”병실 앞에서 썩 즐겁지 않은 짧은 대화가 오갔고, 강하리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그런 강하리의 태도는 전혀 개의치 않은 듯 구승훈이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저쪽 탕비실에 전자레인지도 있던데 도시락은 먹기 전에 좀 데우고. 추우니까 주해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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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꽤 좋았던 구승훈의 기분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뭐라고?”강하리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같은 말 두 번씩 시킬 거예요?”그리고는 구승훈의 손을 탁 쳐냈다.이 두 사람 때문에 기분 잡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너무 익숙히 봐 와서 무던하다고 생각했는데.자신에게서 떨어지자마자 송유라와 함꼐 있는 구승훈을 보니 토가 나올 것 같았다.빠른 걸음으로 병원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강하리.따라온 구승훈이 입을 열었다.“송유라가 다짜고짜 끌어안은 거야.”강하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왜 해명하세요? 끌어안은 게 뭐 대수라고. 둘이 입을 맞춰도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잖아요. 대신 내 앞에서 그러지만은 말아줘요. 토 나오니까.”삽시에 두 사람 사이에 철벽을 치는 강하리의 말투.“정말 대수롭지 않은 거야?”“내가 왜요?”“강 부장님, 죄송해요. 오빠가 너무 보고싶어서 그만……. 다 제 탓이에요. 오빠한테 그러지 마요.”송유라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강하리는 속이 더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재빨리 병원 문을 열었다.“강하리!”노기에 찬 구승훈의 부름소리.“봤을 거 아니야. 내가 밀어내는 거.”그냥 핑곗거리다. 송유라와 확실이 선을 긋는 게 아닌.안 그랬다면 송유라가 안으려 할 때 열 번 피하고도 남았을 거다.휙 돌아선 강하리가 송유라에게 시선을 던졌다.“되도 않는 그 클리셰 순진녀 연기는 넣어두시고. 구승훈 넘겨줬으니까 잘해 봐. 화이팅.”병원 안으로 강하리가 사라졌고, 구승훈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미안해요 오빠, 이럴 줄은 몰랐는데.”구승훈의 차가운 눈길이 어쩔바를 몰라하는 송유라의 표정에 멈췄다.“뭘 몰랐다는 거지? 의도한 대로 아주 잘 된 것 같은데.” “0아니에요 오빠! 나는 정말…… 오빠가 너무 보고싶었을 뿐이에요.”“앞으로 나 찾지 마. 부탁할 거 있으면 안현우한테 말하고. 우리 둘의 어렸을 때 추억이 네 치트키가 아니란 걸 명심해.”송유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성형수술 뒤 이마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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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눈물이 송유라의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차에 타는 구승훈의 유리창을 애처롭게 두드렸다.하지만 그녀의 울음소리는 소음차단 성능이 좋은 유리창에 막혔고.구승훈은 송유라를 보는 척도 않은 채 담배 한 대를 꺼내 물었다.골치가 아파왔다. 방금전 강하리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면서 가슴이 답답해났다.여태껏 따라다니면서 수발을 들어준 게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송유라한에 화이팅을 외치다니.구승훈은 강하리를 어떻게 대했으면 좋을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차 밖에서 나지막한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이대로 확 가 버리고 싶은 생각이 머리끝까지 치솟았지만, 구승훈은 창문을 내렸다.“타. 데려다줄게.”송유라를 내버려뒀다가 강하리한테 무슨 패악질을 할지 걱정이 되어서였다.적어도 자신이 보는 앞에 있는 편이 나았다.구승훈의 목소리에 울음을 뚝 그친 강유라.“오빠, 나 용서해주는 거예요?”차 보닛을 에돌아 차에 타려던 송유라가 그 자리에 굳어졌다.조수석 문이 잠겨져 있었던 것.“뒤에 타.”송유라의 얼굴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항상 그녀 차지였던 구승훈의 옆자리.그걸 지금 구승훈이 빼앗아갔다.“조수석은 내 자린데…….”얼빠진 듯 되뇌이는 송유라의 말에 구승훈의 미간이 짜증으로 구겨졌다.“안 탈 거면 알아서 돌아가든가.”이를 꽉 악문 채, 송유라가 뒷좌석에 탔다.……병실로 올라가는 길에 강하리는 손연지의 전화를 받았다.엄마가 깨어날 것 같다는 소식에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지금 당장 연성으로 올라오겠다는 걸 겨우 말렸다.손연지와 한참 수다를 떨고나자 그제야 강하리는 기분이 좀 풀리는 느낌이었다.“아 맞다, 요즘 구승재가 계속 나한테 고등학교 때 네가 좋아한 애가 누군지 물어보고 있어. 구승훈이 시킨 거 아냐?”“글쎼.”“나 진짜 입이 근질거려 죽을 뻔했다니까 글쎄? 구승훈에게 확 알려줘 버리는 건 어때? 그 애가 지란 걸 알면 무슨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 미치겠어.”강하리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절대 그러지 마. 그러잖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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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송유라의 목에 걸린 목걸이.그 끝에 달린 핑크색 크리스탈 리시안셔스 꽃송이가 강하리의 눈을 자극했다.똑같은 목걸이가 자신에게도 있었다.어렸을 적에 구승훈이 준 선물이자, 그가 떠나가며 그녀에게 남겨준 유일한 물건.하지만 그 목결이는 강찬수의 발길에 박살이 난 지 오랬다.방과후 집 문을 열자마자 시선에 들어왔던 상처투성이가 된 엄마와 아수라장이 된 집 안이 기억에 생생했다.가루가 되어 책상밑에 널브러져 있던 그 목걸이도.그걸 본 순간, 기를 쓰고 강찬수에게 대들었더랬다.그 대가로 몰매를 맞았었고.핸드폰을 쥔 강하리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어제밤은 기분이 잡쳐 송유라의 인상착의을 찬찬히 뜯어볼 겨를도 없었는데.지금 와서 그 목걸이가 송유라의 목에 걸려있는 걸 보자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결국…… 그 목걸이마저도 나한테만 준 게 아니었어.’허무한 웃음이 강하리의 입에서 새어나왔다.고이 간직해 두었던 어렸을 적 기억이 순식간에 하찮아졌다.아파오는 가슴을 달래며 강하리는 스읍 숨을 한 번 들이쉬었다.연락처에서 구승훈의 전화번호를 찾아 다시 차단해 버렸다.다시는 그 남자와 연락이 닿고싶지 않았댜.연락처에서 나오는 순간 울리는 핸드폰.발신인을 본 강하리가 멈칫했다.[해찬 선배]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하리야.”언제 들어도 따뜻한 목소리.“선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그래, 하리도. 지금 어디야?”“엄마 병원에요.”“지금 바로 갈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강하리가 멍해진 채 통화를 마쳤다.선배가…… 연성에 있다고?그것도 설날 이른 아침에?정말이지, 이렇게 과분한 대우를 자신이 받아도 되나 싶었다.그와 함께 주해찬에 대한 미안함도 커져만 갔다.환한 웃음과 함께 나타난 주해찬이 떡국이 든 보온통을 내밀 때까지도 강하리는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미안, 어제 오려고 했는데 할아버지꼐서 갑자기 편찮으셔서. 병원에서 잔 거야?”“네, 고마워요 선배.”주해찬이 떠주는 뜨끈뜨끈한 떡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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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누가 내보낸 거야?”그러자 구승재가 이마를 찌푸렸다.“사진은 처음에 한 팬이 흘려 내보낸 거예요. 하지만 후에 송유라의 매니저가 인터넷에서 돈으로 댓글 알바를 구하고 마케팅 계정을 샀어요.”구승훈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송유라가 잘못을 알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인터넷에 돌고 있는 사진들은 이미 삭제 중이라 금방 없어질 거예요. 하지만 형...”“둘째에게 가서 말을 바꿀 필요 없다고 전해줘.”구승재는 멈칫 놀라더니 이내 눈에 빛이 반짝였다.“형, 정말이에요? 좋아요. 지금 바로 가겠어요.”그는 말하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구승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형님, 사진 얘기는 강 부장에게 설명 안 해도 괜찮을까요?”구승훈는 강하리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했다.‘하리는 신경도 안 쓰는데 설명할 게 뭐가 있어?’게다가 해명할 건 어젯밤에 이미 전부 해명했다.“괜찮아.”구승훈이 말을 마치자마자 휴대전화가 울렸다.구승훈은 휴대 전화를 보고 바로 받았다.“승훈아, 뭐 하고 있어?”하지만 구승훈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무슨 일이야?”노민우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정말 강하리 씨와 헤어진 거야?”그 말을 들은 구승훈은 어이가 없었다.“...”“설날에 고작 이런 일 때문에 전화 한 거야? 노민우, 그렇게 심심해?”“나도 상황을 알고 싶어서 그래. 그러지 않으면 강 부장이 바람을 피웠는지 아니면 보통 남자 사람 친구랑 함께 있는지 알아야 하잖아.”구승훈은 발걸음을 갑자기 멈췄다.“강하리가 남자랑 있다고? 만났어? 누구랑 있어? 지금 어디야?”“영화관에서 보았어. 방금 강하리 씨가 어떤 잘생긴 남자랑 영화 보러 왔는데 강 부장이 선배라고 부르는 것 같아.”그 말을 들은 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전화를 끊고 직접 강하리에게 전화했다.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러자 구승훈은 순간 안색이 나빠졌다.사용한 지 얼마 안 되는 전화번호가 또 강하리에게 차단당했다.단지 송유라가 어젯밤에 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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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그 말을 들은 강하리는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그제야 구승훈을 알아보았다.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주해찬을 바라보며 말했다.“선배님, 저랑 자리 좀 바꿔요.”그러자 주해찬은 구승훈을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구승훈이 강하리의 손목을 잡았다.그러자 강하리는 죽을힘을 다해 그의 손을 뿌리쳤다.“승훈 씨, 손목이 탈고된 적이 있다고요.”구승훈은 바로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강하리는 주해찬과 자리를 바꾸었고 더 이상 구승훈에게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구승훈은 묵묵히 강하리의 옆에 앉아 있는 주해찬을 바라보았다.“주해찬 씨는 보기에 너무 거슬리네요.”그러자 주해찬은 구승훈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구승훈이 대답했다.“설날인데 보경시에 있지 않고 연성시까지 와서 뭐 하세요?”주해찬이 웃으며 대답했다.“놀러 왔죠.”구승훈은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연성시가 보경시보다 더 재미있겠어요?”주해찬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물론이죠. 경치도 아름다운 데다가 사람이 더 아름답죠.”구승훈은 다시 한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전 여자 친구겠죠.”주해찬은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하리의 남자 친구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그러자 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승훈은 이제야 생각이 났다.주해찬은 강하리의 첫 번째 남자 친구라고 할 수 있었다.구승훈은 갑자기 마음이 찡해졌고 질투심이 가득했다.구승훈은 강하리의 첫 남자 친구라는 신분이 부러웠다.앞으로 다른 사람이 강하리의 연애사에 관해 묻는다면 구승훈은 자신이 언급될 가치도 없는 사람일까 봐 걱정했다.구승훈은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답답해졌다.주해찬도 이런 구승훈의 모습을 보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주해찬은 구승훈이 아직도 강하리를 좋아한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심지어 강하리도 구승훈에게 호감이 전혀 없는 게 아니었다.주해찬은 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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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구승훈은 다시 쫓아가려고 했지만 주해찬이 그 앞을 막았다.“주해찬 씨, 또 얻어터지고 싶어요?”구승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주해찬은 끄떡없었다.“하리가 당신과 말하기 싫어하는 걸 모르겠어요? 구승훈 씨, 하리는 당신 때문에 고생을 너무 많이 했어요. 정말 하리를 행복하게 할 수 없으면 더 이상 상처 주지 마세요.”구승훈은 화가 많이 난 상태였기에 주해찬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주해찬 씨, 당신과 뭔 상관이에요? 해찬 씨는 하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주해찬은 잠시 침욱을 지키다가 대답했다.“사실 저도 아직 확신이 없어요. 그래서 지금 친구인 신분으로 하리의 곁을 지키는 거죠.”주해찬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말하고 바로 차에 탔다.차량이 떠나자 구승훈은 냉소했다.그는 이제야 알았다. 강하리와 주해찬은 단지 친구 사이었다. 하지만 강하리와 그 남자만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강하리는 차에 돌아왔고 아직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사실 강하리는 구승훈을 차단하고 혹시 주승훈을 오해했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강하리는 심지어 그 목걸이는 사실 송유라가 스스로 샀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희망이 실망으로 변해버렸다.주해찬이 강하리에게 휴지를 건넸다.“울고 싶으면 울어도 괜찮아.”강하리는 가슴이 미어졌지만 꾹 참고 고개를 내저었다.“괜찮아요.”주해찬은 강하리의 애써 침착한 모습을 보고 그녀의 주의를 돌리기로 했다.“설 연휴가 끝나면 세계 정상회의가 있어. 박 교수님의 뜻은 네가 이번 통역을 맡아줬으면 해.”그러자 강하리는 마음을 다잡고 멍하니 주해찬을 바라보았다.강하리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선배님, 농담이죠? 전 아직 외교부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요.”외교부의 직원도 아니었지만 가끔 협력했던 이유로 세계적인 회의에서 통역을 맡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주해찬은 웃으며 말했다.“진 장관님께서 이미 허락하셨어. 널 위해 마련한 특별한 자리야.”사실 강하리는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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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그 말을 들은 구승재는 목이 메었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구승훈이 정말 이제 더 이상 송유라를 신경 쓰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그러면서도 구승제는 이렇게 말했다.“형님이라면 분명히 약손 한 대로 하실 겁니다. 강 부장님, 제 형님을 믿어주세요. 형님은 지금 밤마다 이불을 끌어안고 울 정도로 후회하고 있어요.”강하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구승재를 바라보았다.“승재 씨, 정말 제가 승재 씨 형님을 모를 줄 알아요?”그러자 구승재는 할 말이 없었다.“...”구승재가 막 말하려고 할 때 강하리가 입을 열었다.“게다가 나와 구승훈 사이에는 단지 이 일 때문이 아니에요. 승재 씨, 돌아가서 형님을 잘 타이르세요. 저에게 찾아와도 소용없어요.”강하리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하리의 휴대 전화에 메시지가 도착했다.구승재가 보낸 한 사진이었다.구승훈이 침대에 누운 채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고 초췌한 얼굴이 담긴 사진이었다.강하리는 손가락을 잠시 머뭇거렸다.바로 메시지를 삭제했다.하지만 그때 구승재가 또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구승훈이 베란다의 벤치에 기대어 반쯤 죽은 모습이었다.그리고 계속하여 많은 사진을 보냈다.강하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직접 구승재에게 전화를 걸었다.“승재 씨, 그만 보내요.”구승재는 알았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스타에 강하리를 태그하는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왔다.전부 구승재가 올린 것들이었다.정상적인 글들이 없었다.[형님이 정말 바로 죽을 것 같아요.][우리 형님은 이제 어떡해요.][휴. 아무도 관심해 주지 않으니 이렇게 되는 거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스스로 자초한 일이죠. 매일 밤 남의 집 밑에서 용서를 빌다니. 얼어 죽지 않은 게 다행이에요.][형님이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나 있을까요?]그걸 본 강하리는 할 말이 없었다.“...”그녀는 크게 한숨을 들이쉬고는 구승재에게 말을 보냈다.[그만 올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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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강하리는 송동혁을 빤히 노려보면서 비웃는 듯했다.“송동혁 씨, 할 말 있으면 빨리하세요. 이런 말로 사람 구역질 나게 만들지 말고.”그러자 송동혁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하리야, 그래도 난 네 아버지야.”“아버지란 단어를 모욕하지 마세요. 당신은 기껏해야 유전자 제공자일 뿐입니다.”“하리야!”송동혁은 몇 년 동안 송씨 가문을 더 발전시키지 못했지만 송유라와 구승훈 덕에 이 바닥에서 아무도 그를 난처하게 하지 못했다.하지만 강하리는 그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다. 송동혁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그러나 그는 강하리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송동혁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상냥한 척하려고 노력했다.“네 엄마가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며?”정서원을 언급하자 강하리는 갑자기 긴장했다. 그녀는 경계심이 가득한 눈으로 송동혁을 쳐다봤다.“송동혁 씨, 우리 엄마는 당신과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그러자 송동혁이 피식 웃었다.“하리야, 나는 네 아버지야.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그리고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너랑 유라는 친자매야. 왜 이렇게까지 싸워야 해. 하리야, 유라를 한 번만 봐줘. 앞으로 내가 너랑 네 엄마를 잘 보상해 줄게. 아니면 가격을 말해. 얼마면 네 동생을 봐줄 건데?”강하리는 어이가 없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송동혁 씨, 잠이 덜 깼으면 돌아가서 자세요. 여기서 헛소리하지 말고.”강하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송동혁은 그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강하리! 네가 뭐라든 송유라는 네 친동생이야. 만약 남자 때문에 네 동생과 사이가 틀어지면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강하리는 송동혁과 논쟁하기 귀찮아 고개를 돌리고 경비원을 바라봤다.“내쫓으세요. 앞으로 대양 그룹에 한 발짝도 못 들이게 하세요.”그러자 송동혁의 안색은 어두워졌다.“강하리, 네가 감히!”하지만 강하리는 그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 경비원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자 송동혁은 쫓겨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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