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정이 갑자기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할 줄을 몰랐던 고은서는 애써 그녀를 위안했다.“어머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머니 보살핌 덕에 승연이도 잘 컸잖아요.”그러나 서연정은 고개를 저으며 약간 미안한 기색을 띠며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사고 때문에 조산하지만 않았더라면 더 건강하게 컸을 텐데. 내가 아무리 잘 돌본다고 해도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었잖아.”서연정이 무슨 사고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고은서는 그녀의 말을 통해 당시 그 일이 곽현수와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서연정이 홀로 곽승연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고은서는 이런 사적인 일을 캐묻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승연이 아빠가 우리더러 호원 저택으로 가라고 하는데 너한테는 오라고 강요하지 않을게. 대신 디퓨저는 계속 부탁해. 그리고 네가 시간 될 때 승연이 데리고 너 보러 갈게.”고은서는 확실히 호원 저택으로는 가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사실 서연정도 굳이 그곳으로 갈 필요가 없었다. 전에 전미자는 서연정이 이혼을 제기한다고 해도 전적으로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어머니, 거절한다고 해도 곽 회장님께서 뭐라고 하시지 않을 것 같은데요.”고은서가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서연정은 이내 고은서의 뜻을 알아차리고 나긋하게 웃어 보이며 답했다.“우리 둘 사이의 악연은 한두 마디로 쉽게 설명할 수가 없어. 귀국한 후, 승연이 상태도 많이 나아졌고 나도 이젠 Y국으로 가지 않으려고. 그리고 해성으로 돌아온 이상 나도 어엿한 곽씨 가문 사모님인데 겉으로라도 화목한 모습을 보여줘야지.”고은서도 더는 캐묻지 않았다.“은서야, 여씨 집안이랑 사돈 맺으려는 거 다 승재 아빠 생각이야. 승재는 동의한 적이 없어.”서연정이 말을 이어갔다.“승재 아빠는 다른 사람에게 명령을 내리는데 이미 습관이 되어서 누군가가 자신을 거역하는 걸 원치 않거든. 방금전 일 때문에 불쾌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할게.”“괜찮아요.”고은서가 담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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