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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비긴의 모든 챕터: 챕터 801 - 챕터 810

932 챕터

제801화

민시후가 망설임의 알아차린 고은서가 입을 열었다.“너무 급한 일이 아니면 여기서 밥 먹고 가.”처리할 일이 있는 건 맞았으나 너무 오랫동안 고은서를 못 본 탓에 이렇게 떠나기는 아쉬웠다.민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려고 할 때 고은서가 말을 보태었다.“전에 병원에서 요리를 잘한다고 큰소리쳤잖아. 오늘 요리 실력 좀 보여줘야지 않겠어?”고은서의 도발에 민시후는 남아야겠다는 마음을 더 굳게 먹었다.그는 옷소매를 걷어 올리며 자신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이려 했다.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손님이었기에 이미숙은 모든 일을 민시후에게 떠넘기는 대신 그가 제일 잘하는 음식만 손보게 하고 나머지 음식은 자신이 도맡아 했다.얼마 후, 민시후는 자신이 만든 물고기 요리를 들고 나왔다.송민아는 눈치 있게 이미숙을 도우러 부엌으로 들어갔다.노랗게 구워진 물고기 위에는 견과류가 뿌려있었고 옆에는 녹색 잎으로 플레이팅까지 되어 있었다.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의 비주얼이었다.민시후의 기대하는 눈빛 아래 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한 입 먹어보았다.오렌지 껍질과 고춧가루 향이 물고기 잡냄새를 잡아준 덕분에 물고기의 특유한 고소한 맛이 미각을 자극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은서도 전에 곽승재의 관심을 받기 위해 요리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민시후의 요리 솜씨와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민시후는 고은서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며 자랑스럽다는 듯 턱을 치켜올렸다.“내가 말했지. 큰소리친 게 아니라고.”고은서가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었다.“물론이죠. 너무 맛있어요. 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우리 민 도련님 실력을 의심했네요. 십 점 만점에 십 점을 드리겠습니다.”바로 그때, 이미숙이 폰을 들고 부엌에서 나오는 바람에 전화 너머에 있는 곽승재는 그 광경을 전부 목격하게 되었다.밥상 위에는 아주 맛있게 생긴 음식이 놓여 있었고 고은서는 젓가락을 내려놓는 것도 까먹은 채 민시후의 요리 솜씨를 칭찬하고 있었는데 민시후는 아주 자랑스러워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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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고은서에게 거절당한 곽승재는 자신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차에 오르기 전, 곽승재는 손에 있는 버블티를 보면서 넋을 잃은 듯 서 있었다.“곽 대표님?”바로 이때, 뒤에서 익숙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뒤돌아보니 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시은이었다.“진짜 곽 대표님이었네요.”여시은은 약간 의아해했다.“곽 대표님이 왜 여기에 계세요? 오늘 바쁘다면서 저랑 아빠가 같이 밥 먹자고 초대하는 걸 거절하셨잖아요.”곽승재는 아주 간결하게 답했다.“개인적인 일이에요.”그러자 여시은은 그의 손에 있는 버블티를 빤히 바라보면서 부럽다는 듯 말했다.“와, 곽 대표님도 버블티를 마시나요? 이거 해성에서 엄청 이름 있는 브랜드인데 평소에 사려면 줄이 엄청 길던데요.”그러나 곽승재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자리를 뜨려고 했다.“별다른 일 없으시면 먼저 가보겠습니다.”“곽 대표님, 마침 이렇게 만났는데 저랑 얘기 좀 나누시죠?”여시은이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정략결혼 일로 아저씨랑 다툰 걸 저도 알고 있어요. 우리 같이 해결 대책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떤가요?”“저는 정략결혼을 하지 않을 겁니다.”곽승재가 직설적으로 말했다.“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 일로 이틀 전에 은서 씨를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이 앞에 양꼬치집 꽤 괜찮다고 들어서 오늘 특별히 저녁도 먹지 않고 찾아온 건데 저 밥 한 끼 사주세요. 그리고 자세한 건 먹으면 얘기하도록 하죠.”여시은이 나긋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두 집안 어른들이 가까이 지내는 데다가 또 사업 파트너이기도 했기에 두 사람은 여러 차례 같은 식사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고은서의 이름을 들은 곽승재도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그는 양꼬치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버블티를 기사에게 건네주면서 당부했다.“몇 잔 더 사서 라이트문으로 가져가.”기사는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곽승재는 이내 양꼬치집으로 들어갔다.여시은은 웃으면서 기사 손에 있는 버블티를 힐끔 보고는 쿠아를 안고 곽승재를 따라갔다.양꼬치 집은 환경뿐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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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곽승재는 고양이 이름에 관해 아무런 흥취도 없었다.그러나 흥미진진해 하는 여시은을 보며 곽승재는 예의상 궁금한 척했다.“왜죠?”“왜냐하면 당시 만났을 때 고슴도치처럼 털이 곤두서 있었거든요. 그리고 상처를 치료해주려 할 때 저를 향해 쿠아하고 소리 내며 저를 물려고 했어요.”여시은이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이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곽승재를 보며 어색한 미소를 띠어 보였다.“쿠아 얘기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죄송해요.”갑자기 고은서가 떠오른 곽승재는 정신이 이미 딴 곳으로 가 있었다.‘고은서도 토끼랑 판다 같은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는데. 전에 쿠아를 만날 때마다 만져보면서 그랬는데.’“아무래도 우리 여자들의 천성인 것 같아요.”여시은이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은서 씨도 동물 좋아하죠? 민시후 씨가 은서 씨를 위해 동물원까지 선물했다고 하던데...”그러나 여시은은 이내 자신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죄송해요. 일부러 기분 나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었어요.”“다 사실인데 기분 나쁠 일 없어요.”곽승재가 덤덤하게 말했다.그가 민시후를 싫어하는 건 맞지만 고은서를 기분 좋게 만드는 일에서만은 민시후가 그보다 훨씬 성공한 것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바로 이때, 마침 셰프가 식재료를 들고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조용해졌는데 여시은도 눈치 있게 더는 말하지 않았다.철판 위에 올려진 고기는 육즙이 가득 차 보였고 이어 구미를 돋구는 향기가 몰려왔다. 여시은은 당장이라도 침을 흘릴 것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철판 위의 고기를 빤히 쳐다보았고 반면 곽승재는 아무런 흥취가 없는 듯 계속 손목시계만 내려다보았다.이를 본 여시은은 셰프에게 먼저 내려가 보라고 말했다.“곽 대표님, 정략결혼 일로 많은 민폐를 끼쳐 죄송해요. 전에 은서 씨를 찾아가 이 일에 관해 얘기했었는데 은서 씨는 계속 결혼하라고 저를 달래더라고요. 혹시 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아직 덜 풀렸나요?”곽승재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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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곽승재는 여신은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고 뒤돌아 나갔다....이틀 후, 고은서의 다리는 거의 다 나았고 개업식 날짜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민시후의 견지하에 백씨 집안 기업은 다 유일 투자은행 소유가 되었다.유일이라는 이름은 고은서와 도아름이 긴 고민 끝에 결정한 이름이다.박지연도 듣자마자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유일무이하다. 뜻이 너무 마음에 드는데.”고은서가 다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도아름은 그녀를 보러 직접 라이트문까지 찾아왔다.“아름 언니, 별로 크게 다치지도 않았는데 힘들게 직접 오지 않아도 되는데. 이미 다 나았는걸요.”고은서가 약간 어색해하며 말했다.그러자 도아름이 웃으면서 답했다.“난 그저 간단하게 차 한잔하러 온 것뿐이야.”“차 한 잔쯤이야 얼마든지 되죠. 언제든지 환영이에요.”고은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녀가 도아름과 앉아서 회사 일에 관해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이미숙이 문을 열고 확인해 보니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고은혜였다.“여기까진 웬일이야?”고은서가 약간 의아해하며 물었다.고은혜가 그녀의 주소를 알고 있는 건 맞았지만 직접 찾아온 건 이번에 처음이었다.“엄마 아빠가 언니 상황을 좀 알아봐달라고 해서 온 거야.”고은혜는 찾아온 목적을 숨김없이 다 말했다.“삼촌이랑 숙모가 궁금한 게 있으면 나를 직접 찾아오면 되는데 왜 굳이 널 보낸 거야?”고은서가 약간 어리둥절해 했다.“아마 물어봐도 안 알려줄 거라고 판단해서 날 보낸 게 아닐까? 예를 들어 언니 감정 문제에 관해 엄청 궁금해하는데 대체 곽승재랑 재결합할 생각이야 아니면 민시후랑 사귈 생각이야?”고은혜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회사 개업식 때문에 바빠 죽겠는데 연애할 시간이 어디 있니.”고은혜는 고은서의 답을 듣자마자 입술을 삐죽거리며 약간 난처해하며 말했다.“언니가 회사를 세운 게 다 할아버지 도움을 받아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고은서는 이내 고국성과 단은숙이 자신이 회사를 세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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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도아름 입에서 곽승재의 이름을 들은 고은서는 약간 놀라했다.‘난 단 한 번도 대원에서 있었던 일을 곽승재한테 말한 적이 없는데 대체 어떻게 안 거지? 게다가 그땐 아직 백유미를 의심하지 않았을 때인데 왜 날 도와준 거지?’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린 도아름이 입을 열었다.“나도 처음엔 그저 추측뿐이었어. 그런데 나중에 서인수가 자살해서 병원으로 실려 간 날 곽 대표님한테 직접 물었는데 맞다고 하더라고. 아마 그전부터 백유미를 의심하기 시작했는데 너한테는 안 알려준 것 같아.”도아름은 이 기회에 숨기고 있던 일을 고은서에게 다 알려주기로 했다.“사실 이 집도 곽 대표님 부탁을 받고 너한테 판 거야.”고은서는 또다시 놀랐다.‘왜 내 집 구조를 익숙히 알고 있나 했더니 곽승재 집이었던 거야?’“그럼 언니가 전에 말했던 친구분도 혹시 곽승재에요?”고은서가 물었다.“곽 대표님께서 직접 나서서 도우면 네가 거절할 거라면서 나한테 도움을 청했던 거야. 그때 집을 여러 개 보고도 마음에 안 들어 했잖아. 마침 곽 대표님이 연락이 와서 도운 것뿐이야. 일부러 너한테 숨기려 한 거 아니야.”틀린 소리는 아니었다. 당시 고은서는 여러 곳을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 집을 찾지 못했었다.그러나 지금 이 집은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된 데다가 위치도 좋고 가격도 알맞춤해서 단번에 사려고 마음먹었었다.그런데 이 집이 곽승재가 미리 자신을 위해 준비해둔 집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은서야, 당시 GS그룹 파티에서 네가 속상해하는 것 같아서 네 감정 문제에 관해서 단 한 번도 내 의견을 말하지 않았던 거야. 하지만 네가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서 얘기해주는 거야. 곽승재가 한 일은 다 사실이고 용서하든 안 하든 또한 다 네 스스로의 선택일 뿐이야.”도아름이 온화하게 말했다.“얼마 되지 않는 인생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 네가 누굴 선택하든 혹은 평생 혼자 살든 다 네 맘이야.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고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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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이후 송민준은 몇몇 사업가들에게 이끌려 한쪽으로 가버렸다.민시후가 고은서에게 물었다.“송민준은 왜 온 거야? 네가 초대했어?”고은서는 며칠 전 송민준과 송민아와 함께 식사했던 일을 민시후에게 말했다.민시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멀지 않은 곳에서 미소를 띠고 있는 송민준을 바라보았다.“쟤 뭔가 이상하단 말이야.”“뭐가 이상한데?”“일부러 너한테 접근하는 것 같아.”고은서는 민시후의 말에 놀라 사레가 들려 기침하기 시작했다.민시후는 그녀에게 물을 건네며 말했다.“뭘 그렇게 놀라?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송민준은 절대 의미 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법이 없어. 송민아를 보러 온다는 명목을 내세우기는 했지만 마주치는 횟수가 너무 많은 것 같지 않아?”물 한 모금 마신 고은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비록 송민준을 자주 마주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 항상 조심하려고 하고 있었다.“이제 송민아한테 살짝 물어볼게.”고은서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앞쪽에서 약간의 소란이 일었다.고은서가 바라보니 곽승재가 도착해 있었다.곽승재는 몸에 딱 맞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안에는 흰 셔츠를 매칭했다. 서 있는 자세와 긴 다리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사람들은 곽승재와 친해지기 위해 앞다퉈 인사를 건넸다.곽승재는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예의 바른 미소를 유지하며 사람들을 능숙하게 상대했다.도아름이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곽승재는 그녀와 인사를 하고는 고은서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왔다.“은서야, 할아버지도 오셨다면서? 가서 잠시 얘기 나누고 올게.”민시후는 곽승재를 마주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런 자리에서 불쾌한 일이 생기길 원하지 않았기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곽승재는 곧 고은서 앞에 다가왔다.“축하해.”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고마워.”곽승재가 먼저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일이 잘 없었기에 곽승재가 먼저 고은서에게 말을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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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도아름과 몇몇 정치인들이 여재훈을 맞이하며 자리로 안내했다.그때 한 직원이 다가와 고은서에게 무언가를 물었고 고은서는 그 직원가 함께 옆으로 가려 했다.“고은서! 죽어!”그때 갑자기 한 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서가 고개를 돌리자 한 남자가 자신의 품에서 빨간색 액체가 담긴 병을 꺼내 고은서에게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상대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고은서는 반응할 시간도 피할 시간도 없었다.“조심해!”액체가 자신의 몸을 덮을 거로 생각한 순간 회색 그림자가 그녀의 앞에 나타나며 몸으로 막아섰다.퍽!그와 동시에 고은서에게 액체를 뿌리던 남자가 발에 차여 쓰러지며 아픔에 울부짖었고 병은 바닥에 떨어져 큰 소리를 냈다.강한 페인트 냄새가 고은서의 코끝을 찔렀고 그녀는 얼떨떨하게 고개를 들었다. 그때야 그녀는 자신을 구한 사람이 바로 송민준임을 알아챘다.페인트가 그의 등 뒤로 튀었고 그의 옷깃과 목 부위에도 붉은 자국이 많이 묻었고 머리와 얼굴에도 페인트가 튀어 다소 난처한 모습이었다.“은서야, 괜찮아?”그때 곽승재와 민시후가 급하게 달려와 고은서를 살폈다.그들 뒤에는 송민아도 있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소란스러운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괜찮아.”고은서는 빠르게 진정하려 애쓰며 송민아에게 말했다.“민아야, 오빠 데리고 가서 씻게 하고 깨끗한 옷으로 준비해 줘.”고은서는 옆에 있던 두 경호원에게도 지시했다.“이 사람은 사무실로 데려가서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내가 같이 갈게.”민시후가 나서며 말했다.고은서는 민시후가 자신을 위해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감사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부탁할게.”고은서의 대처에 곽승재는 그녀가 개업식을 무사히 치르려 한다는 마음을 깨닫고 사람들에게 말했다.“다들 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사고가 있긴 했지만 이제 괜찮습니다.”곽승재의 진지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안심했다.소란을 일으켰던 사람도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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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사회자는 의식 시작을 알렸고 밴드는 음악을 연주하며 현장에서 불꽃놀이와 예포를 발사했다.관중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그 후 사회자는 중요한 손님들을 소개한 후 다음 절차로 넘어갔다.고은서는 주최자이자 창립자로서 당당하게 무대에 올라 모든 손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리본 커팅식에서는 미리 정해진 사람들 외에도 현장의 한 지도자가 여재훈을 무대 초대하며 센터로 안내했다.고은서는 여재훈 옆에 배치되었고 빨간색의 실크 리본을 자르자 현장에서는 더욱 힘찬 박수가 이어졌다.고은서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리본을 자른 후 여재훈과 악수하던 중 여시은의 미소가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은서가 고개를 돌려 자세히 보자 여시은은 여전히 전처럼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리본 커팅이 끝난 후 고은서와 도아름은 손님들에게 사무실을 안내해 주었다.식사와 선물 증정 등 모든 절차가 끝나자 이미 오후가 되어있었다.손님들을 배웅한 후 고은서는 송민아 사무실에 남아있는 송민준에게 향했다.송민준은 예비 정장을 갈아입었는데 이전의 어두운 회색 대신 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는 더 우아하고 차분해 보였다.“민준 씨,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죄송하고요.”송민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도울 수 있어서 도왔을 뿐입니다. 너무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비록 도울 수 있어서 도왔다고는 하지만 고은서가 페인트를 정통으로 맞았다면 그녀는 개업식에 맞춰 발언하지 못했거나 의식이 연기되었을 수도 있었다.어떤 결과가 되었든 이번 개업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어쨌든 민준 씨 덕분에 일이 쉽게 풀렸어요.”고은서가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인사를 전했다.송민준이 웃으며 답했다.“너무 그러지 않으셔도 돼요. 은서 씨가 우리 민아 많이 도와주고 계시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누가 은서 씨를 겨냥했는지 경찰 쪽에서 소식이 있었나요?”송민준이 화제를 바꾸자 고은서도 솔직히 답했다.“방금 민시후에게서 연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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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민시후는 송민준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고은서는 마음이 불편해서 뒤돌아보며 송민준에게 말했다. “민준 씨, 같이 가시겠어요?”송민준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좋아요.”경찰서로 들어가는 길에 고은서는 민시후에게 오늘 자신에게 페인트를 뿌린 사람의 배후가 성아연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들었다.성동욱은 성아연이 구속되고 곽승재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안 그래도 크지 않던 사업마저 망하게 되고 빚까지 지고 세무서 등에서 조사까지 받았는데 고은서는 새로운 회사를 개업한다는 소식에 분노하여 개업식을 망치려고 사람을 보냈다고 했다.범인은 돈을 받고 일을 행한 사람으로 경찰서에 오자마자 심문을 받고 범행을 자백했다.성동욱도 경찰서에 끌려와 사실을 시인했다.이내 고은서는 성아연의 아버지를 마주했다.예전과 달리 성동욱은 기세가 꺾여 훨씬 초라하고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하지만 고은서를 마주한 그는 전혀 반성하는 기색 없이 말했다.“난 그저 사람을 시켜 페인트를 뿌리라고 했을 뿐이야. 류산도 아니고 너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아연이한테 한 것처럼 그렇게 해야겠니?”성동욱의 말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성아연은 자기가 잘못해서 고소당하고 판결을 받은 거예요. 제가 그렇게 손쉽게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리 없잖아요.”고은서가 싸늘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회사가 조사받고 문을 닫게 된 것도 다 본인이 자초한 결과인데 저랑 무슨 상관이죠? 왜 사람을 보내 저를 귀찮게 하냐고요!”성동욱이 크게 외쳤다.“왜 너랑 상관이 없어! 너랑 아연이 옛날에 그렇게 친했잖아. 아연이가 조금 실수했다고 해서 너희 집안이 어떻게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어? 네 외숙모는 우리 집에 와서 행패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연이한테 직접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어! 아연이는 화가 나서 너한테 겁을 주려고 했을 뿐 정말 납치한 것도 아니잖아! 너는 아무 부상도 입지 않았는데 왜 그런 이유로 아연이가 그렇게 오랫동안 감옥에 있어야 해?”성동욱의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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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이전에 집안끼리 사이가 좋았던 걸 봐서라도 이 삼촌을 한 번만 용서해 줄 수 없을까? 삼촌이 잠시 정신이 나갔던 거야. 다시는 이런 짓 하지 않을게...”성동욱의 머리에는 이미 흰머리가 꽤 섞여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비굴하고 애처로웠다.아무리 가여워 보이는 사람이라도 미워할 구석은 있기 마련이었다.고은서는 성동욱이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단지 결과가 이렇게 심각할 줄 예상치 못했을 뿐이었다.만약 단순한 경범죄 처벌 정도에서 끝났다면 아마 그는 여전히 기세등등했을 것이다.한 번 용서해 주면 다음번에는 더 악랄한 짓을 저지를 게 뻔했다.그래서 고은서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마땅한 벌을 받아야 했다.그 후 고은서와 송민준은 경찰서에서 간단한 진술을 마쳤다.회사에 돌아가 다른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마침 박지연에게서 연락이 와 그녀를 데리러 오겠다 했다.하여 고은서는 민시후의 제안을 거절했다.민시후도 굳이 고집부리지 않고 송민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송 가주, 오늘 은서 도와줘서 고마워. 차 한잔 살게.”송민준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신경 쓰지 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뭐.”“그래도 한잔하자. 마침 할 얘기도 있어.”민시후가 말하자 송민준은 한 번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이지.”고은서는 민시후가 송민준과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몰랐지만 적어도 그가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믿었다.그때 박지연이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고은서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넨 뒤 밖으로 향했다....조용한 찻집.송민준은 직접 정성스레 차를 우리고 있었다.그는 평소에도 차 마시는 것을 즐겼기에 차를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여유로운 분위기가 흘러나왔다.“시후야, 무슨 얘기 하려고?”송민준이 여유롭게 물었다.민시후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송민준을 바라보며 싸늘한 기색을 띠었다.“오늘 은서한테 페인트를 부린 일, 네가 사주한 거지?”송민준은 그 말을 듣고는 마치 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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