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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비긴의 모든 챕터: 챕터 811 - 챕터 820

932 챕터

제811화

민시후가 송민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송 가주. 네 말은 이제 내게 신뢰를 잃었어. 내가 아는 너라면 평소에 절대 먼저 나서서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아. 그런데 왜 굳이 그 사람들이랑 함께 여재훈 씨를 만나러 갔고 왜 은서랑 그렇게 가까운 곳에 서 있었던 거야?”민시후의 질문에 송민준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가볍게 마셨다.“시후야, 넌 날 너무 과대평가하네. 나는 어디까지나 해성에서 겨우 자리 잡은 사업가일 뿐이야. 여재훈 씨처럼 배경이 탄탄한 사람과 인맥을 쌓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닌가? 나도 예외는 아니야. 그리고 은서 씨랑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서 있었는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송민준은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은서 씨가 위협받는 걸 본 순간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도왔을 뿐이야.”“우리 송 가주가 언제부터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었지?”민시후는 비웃듯이 말했다.“내가 기억하기로는 예전에 한 여자가 네 앞에서 기절했을 때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잖아.”송민준은 북성에서 손에 꼽히는 일등 신랑감으로 외출할 때마다 여자들의 접근을 피할 수 없었다.그날도 순진하면서도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 여자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그러다 갑자기 저혈당이 온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 모를 일이지만 곧장 송민준을 향해 쓰러졌다.그러나 송민준은 조금의 연민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무심하게 한 발짝 물러났다.같은 엘리베이터에 있던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얼굴은 땅에 처박혔을지도 몰랐다.이 장면을 직접 목격한 민시후는 그때부터 송민준은 여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인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또한 그에겐 평범한 감정조차 없다고 생각했다.민시후의 비꼬는 말에도 송민준은 신경 쓰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그 여자들이랑 은서 씨는 다르지.”그 말을 들은 민시후의 눈빛이 한층 차가워졌다.“너 정말 은서한테 다른 마음을 품은 거야?”“시후야, 오해야.”송민준은 온화하고 담담하게 말했다.“내 말은 은서 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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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송민준은 담담하게 민시후를 몇 초간 바라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시후야, 너는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내가 말했잖아. 은서 씨가 훌륭한 사람인 건 맞지만 다른 감정을 품지는 않았어. 할 말은 다 했고 차도 마셨으니 난 이만 가볼게.”그렇게 말하며 송민준은 자리에서 일어섰다.“송 가주. 앞으로 은서에게서 멀리 떨어져. 그리고 송민아를 빌미로 은서에게 다가가지도 마.”민시후가 다시 한번 경고했다.송민준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눈가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시후야, 아저씨랑 형을 봐서라도 네 태도는 문제 삼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근거 없이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송민준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 찻집을 떠났다....고은서는 박지연과 함께 차를 타고 유일 투자은행으로 돌아가고 있었다.운전은 육현석이 맡았다.차 안에서 고은서는 성동욱이 페인트를 뿌린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박지연이 놀라며 말했다.“성동욱 짓이었어? 나는 백승엽이 시킨 줄 알았지!”육현석이 얼른 말했다.“승재 형이 있는 이상 백승엽이 함부로 나서지는 못하지. 전에 T 국에서도 승재 형이 경고했고 게다가 백유미 일까지 터졌으니 백승엽도 정신없을걸?”박지연이 콧방귀를 뀌었다.“백승엽의 뒤에 곽승재 아버지가 있으니 곽승재의 경고는 무시하지 않겠어?”육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백승엽은 결국 외부인에 불과하지. 아버님이 아무리 그래도 백승엽을 위해서 승재 형이랑 계속 대립하지는 않을 거야.”“정말?”박지연이 여전히 불신의 눈초리를 비췄다.“전에 T 국에서도 백유미를 위해서 급히 갔잖아. 지금은 그룹에서 곽승재에게 압력을 넣고 있고. 그렇게 보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은데?”박지연의 말에 육현석이 헛기침했다.“아버님 성격이 좀 세시긴 하지만 이번에 승재 형에게 압박을 가한 건 백씨 가문 때문이 아니야.”박지연은 육현석의 말을 바로 이해했다.“그렇다고 해도 곽승재 아버지도 참 웃기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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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육현석이 곽승재와 백유미의 관계를 해명하자 박지연은 그의 의도를 금세 파악했다.“곽승재가 백유미를 그렇게 챙기는 게 그냥 감정적으로 고마워서 그런 거라고?”박지연은 육현석의 설명을 믿지 않는 듯 바로 반박했다.“곽승재는 백유미를 판주 투자은행의 이사로 임명하고 백씨 가문 산업도 많이 도왔어. 그것만으로도 보답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곽승재는 백유미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백유미가 다치면 병원에 데려가고 또 백유미 때문에 은서를 의심했어. 이건 감사한 마음을 넘어선 거잖아.”육현석도 박지연의 말을 듣고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그는 고은서 앞에서 곽승재를 좋게 말하려던 의도였으나 오히려 상황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았다.박지연이 말한 부분들이 고은서가 계속 마음속으로 신경 쓰고 있었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제일 큰 문제는 곽승재의 행동에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었다.이렇게까지 말이 나온 이상 더 큰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육현석은 끝까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육현석은 차를 도로 옆에 세우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지연아, 은서야. 나는 형을 변호하려는 게 아니야. 하지만 형에게 백유미는 단지 형을 도와준 사람일 뿐이었어. 형은 처음부터 백유미의 의도를 의심한 적이 없었지. 그리고 억지로 한 결혼 때문에 은서 네 마음을 부정하고 너를 밀어냈던 거야. 게다가 백유미가 일부러 너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기에 여러 상황이 맞물려서 그렇게 반응한 것뿐이야.”육현석이 말을 이었다.“형도 너 때문에 속상해하며 나에게 몇 번이나 찾아왔어. 형은 단지 일을 처리하려 했을 뿐인데 너는 왜 계속 형에게 거리를 두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괴로워했지. 은서야, 형이 적절한 대처를 못 한 건 맞지만 백유미에게는 이성적인 감정이 전혀 없었어. 형이 좋아한 사람은 너뿐이야. 전에는 자존심 때문에 그걸 부인했지만 천천히 마음을 인정했지. 하지만 그때 네가 마음을 접었어.”육현석이 고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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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고은서가 회의실에 도착했을 때 곽승재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러나 그는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고 손에는 처리하지 못한 메시지가 담긴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다.그의 얼굴은 고된 일정을 나타내듯 미간은 찌푸려지고 얼굴에는 짙은 피로감이 묻어 있었다.고은서는 육현석에게서 곽승재가 제인 제약 프로젝트로 인해 주주들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GS 그룹 다음 분기 실적의 상승을 약속했다고 들었다.그로 인해 최근 거의 매일 같이 야근하고 있다고 했다.“은서야, 볼일은 다 끝났어?”고은서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중 곽승재가 눈을 떴다.시선이 마주치자 곽승재의 검은 눈동자에 또렷한 눈이 반짝였고 목소리에는 낮고 유혹적인 톤이 섞여 있었다.고은서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왜 아직 안 갔어? 할 말이라도 있어?”“저녁 안 먹었지? 옆에 가서 뭐라도 좀 먹을래?”곽승재가 소파에서 일어나며 제안했다.고은서도 저녁을 먹지 않았지만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밖에 나갈 시간이 없었다.“괜찮아. 배 안 고파.”하지만 곽승재는 굽히지 않았다.“그럼 음식 좀 배달시킬게.”곽승재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음식을 많이 보내라고 지시했다.“직원들도 아직 저녁 못 먹었을 거 아니야. 다 같이 먹자.”곽승재가 말을 덧붙였다.고은서는 이미 주문된 음식이었으므로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얼마야? 송금해 줄게.”곽승재가 깊은 눈동자로 고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은서야, 나랑 그렇게 내외하지 않아도 돼.”“나눌 건 나눠야지. 우리가 무슨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네게 빚질 수는 없잖아.”곽승재는 고은서의 목소리에서 불쾌함과 짜증을 느꼈다.하지만 곽승재는 화내지 않고 오히려 그게 좋은 신호라 생각했다.그는 고은서가 그에게 무관심하고 냉정하게 반응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 정도 불만을 가지는 것이 더 나았다고 느꼈다.하여 곽승재는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현금으로 줘. 지난번에 준 치료비랑 합쳐서 적금하면 되겠다.”고은서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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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곽승재는 고은서를 바라보며 속에 있는 실망감을 감추며 차분하게 말했다.“은서야, 널 돕는 건 시간 낭비가 아니야.”고은서는 갑자기 짜증 내며 답했다.“곽승재, 정말 이럴 필요 없어. 난 당신한테 감정이 식었어.”곽승재는 잠시 침묵한 후 단호하게 말했다“알아. 네 선택을 존중할 거라고 말했잖아. 네 결정에도 간섭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너를 좋아하고 널 위해 움직이는 건 내 선택이고 내 권리야. 그걸 네가 막을 수는 없어.”고은서는 말로 다 하지 못할 느낌을 받았다.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곽승재는 근처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직원들은 음식을 보고 고은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대표님 정말 통이 크시네.”직원들은 모두 큰 책상에 둘러 앉아 함께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곽승재도 자연스럽게 그들 사이에 앉았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곽승재를 알고 있었고 고은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고은서 옆자리를 그에게 양보했다.곽승재는 고은서가 좋아하는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많이 먹어. 요즘 살이 많이 빠졌더라.”고은서가 그를 경고하듯이 바라보자 곽승재는 더 이상 음식을 집지 않고 대신 고은서에게 물과 휴지를 건넸다.“대표님, 곽 대표님 정말 다정하시네요.”한 직원이 부러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두 분 정말 너무 보기 좋으세요. 저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네요.”곽승재의 외모도 자신감 있는 분위기는 다른 사람들이 다가가기 어렵게 했다.하지만 그런 사람이 고은서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자 사람들은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은서가 말한 여직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보는 사람마다 응원하다가는 큰코다칠 거예요.”“몰라요. 너무 보기 좋은 걸 어떡해요! 곽 대표님, 힘내세요! 저희가 열심히 응원해 드릴게요.”곽승재는 고은서를 향해 말했다.“노력할게요.”“와!”곽승재의 대답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고은서의 반응을 기대했다.“다들 그만 떠들고 밥이나 먹어요.”고은서는 직원들의 호들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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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곽승재가 태연히 답했다.“목적지가 같은 데 왜 같이 안 가? 너랑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잖아.”고은서는 말문이 막혔다.결국 운전대는 곽승재의 손으로 넘어갔다.그가 내세운 이유는 고은서가 하루 종일 피곤하게 돌아다녔으니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서 운전하는 건 피로 운전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했다.차에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은서는 주인혁의 연락을 받았다.주인혁이 명운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나서 두 사람의 연락은 줄어들었다.주인혁의 매니저가 좋은 배역을 따내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전생에서 주인혁은 가요계에서만 발전하고 영화계거나 드라마계에는 들어가지 않았었다.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왜 마음을 바꿨는지는 몰라도 고은서는 그를 응원했다.“인혁 씨, 촬영은 다 끝났어요?”고은서가 물었다.“아니요. 아직 촬영 중이에요.”주인혁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고 부드러웠다.“누나, 오늘 회사 개업했다면서요? 죄송해요. 이제야 소식을 들어서 축하 화환도 보내지 못했네요.”고은서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말했다.“괜찮아요. 촬영이 중요하죠.”“며칠 뒤에 해성에 돌아가는데 밥이라도 한 끼 살게요.”고은서가 장난스럽게 답했다.“팬도 많은 가요계 왕자인데 함부로 밥을 어떻게 먹어요. 혹시나 팬들에게 사진이라도 찍히는 날에는 팬들이 저를 괴롭힐지도 몰라요.”“누나, 놀리지 마세요.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도 직업일 뿐이에요. 사생활까지 다 빼앗길 순 없죠.”주인혁은 마음이 급했다.고은서가 웃으며 답했다.“농담이에요. 촬영 잘하고 해성으로 오면 연락해요.”“네.”주인혁은 전화를 끊기 아쉬운 듯 다시 말했다.“누나, 바빠도 몸 잘 챙기세요. 너무 무리하지 마요.”“내가 누나인데 그런 건 동생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고은서가 장난스럽게 답했다.“걱정하지 마요. 신경 쓸게요.”주인혁이 잠시 멈칫하여 말했다.“누나, 지금은 제가 크게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그래요. 인혁 씨도 몸 잘 챙겨요.”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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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고은서는 잠시 생각한 후 거절했다.“고맙지만 매일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돌볼 시간이 없을 것 같네.”곽승재가 차분히 답했다.“그럼 아주머니가 계속 여기 남아서 돌봐주면 되겠네.”고은서가 고개를 저었다.“좋아한다고 해서 꼭 소유해야 하는 건 아니야. 그냥 가끔 보는 걸로 만족할게.”곽승재는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다.이미숙이 차를 가져와 고은서와 곽승재에게 각각 한 잔씩 건넸다.고은서는 작은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이미숙에게 말했다.“며칠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 나았으니 짐 정리하셔서 승재랑 예원 별장으로 돌아가셔도 돼요.”그 말을 들은 이미숙이 급히 말했다.“사모님, 저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예원 별장에는 이미 가정부가 많이 있어서 제가 없어도 괜찮아요. 예전에도 말씀하셨잖아요. 같이 나와서 돌봐달라고. 저 여기 남아도 괜찮을까요?”고은서는 예원 별장을 나오기 전 이미숙을 설득한 적이 있었다.그녀는 신중하고 음식도 잘하고 나쁜 습관도 없었다.하지만 이미숙은 그녀가 곽승재를 사랑한 과거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지금에 와서 집에 남긴다면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할 것이고 어쩌면 그녀의 행방을 곽승재에게 이를지도 몰랐다.“네 일정 알기는 쉬워. 아주머니가 아니더라도 알아낼 방법은 많아.”고은서의 생각을 눈치챈 곽승재가 담담히 말했다.“잘 생각해 봐. 아주머니를 남기고 싶으면 앞으로 네가 월급을 주면 돼. 주 비서에게 계약 해지 하라고 통보할게.”곽승재는 공사를 구분해서 말했다.“사모님, 사모님과 지연 아가씨 두 분 모두 출근해야 하잖아요. 스스로 돌보기도 어려우니 제가 남으면 두 분 잘 도와드릴 수 있어요.”이미숙의 말에 고은서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지금까지 밥은 항상 박지연이 하고 있어 그녀도 부담스러운 참이었다.적당한 가정부를 찾고 싶었던 차에 이미숙이 자발적으로 남고 싶다고 하니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아주머니가 수고해 주세요.”“감사합니다. 사모님!”이미숙은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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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고은서가 먼저 투자의사를 비추자 상대방은 당연히 기쁜 표정을 지었지만 동시에 몇 가지 의문도 품고 있었다.두 사람은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에 다시 만나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로 약속했다.명운 주류의 상장 일정이 확정되고 판매 상황도 안정적이었다.상장만 하면 도아름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 분명했다.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아름에게 아첨하려고 했고 그녀가 유일 투자은행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교육 관련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다.교육 관련 프로젝트는 상당히 성숙한 분야 이를 추진하려는 회사들도 많았기에 좋은 프로젝트로 평가받았다.고은서는 도아름에게 연락처를 받은 후 대표와 골프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오후가 되어 고은서는 송민아와 전문 투자 분석가와 함께 해성에 있는 유명한 골프장으로 향했다.만나자마자 양측은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형식적인 대화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협력을 요청했었는지 상대방은 고은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차가운 태도를 보였고 그들이 새로 시작한 회사라는 사실을 알자 협력 의사가 전혀 없는 듯해 보였다.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고은서는 상대방이 골프를 좋아한다는 점을 알아차리고 비즈니스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고은서도 골프를 할 줄 알았지만 오랜만이라 약간 서툴렀다.송민아는 자진해서 골프를 잘한다며 몇 게임 함께 치자고 제안했다.상대방도 좋아하는 일에 마음을 열고 함께 골프 코스로 향했다.“우와, 내가 이겼어!”그때 멀리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서가 고개를 들어 보니 역시나 여시은이 있었다.그녀는 흰색 골프복을 입고 흰색 장갑을 끼고 기뻐하며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은서 씨!”여시은도 그녀를 발견하고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했다.여시은이 유일 투자은행 개업식에 여재훈을 데리고 왔다는 생각에 고은서는 감사 인사를 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은서는 송민아와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여시은에게 다가갔다.고은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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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여재훈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중년 남자는 다시 한번 감탄하며 말했다.“특히 이 눈썹과 눈매. 마치 똑같은 틀에서 찍어낸 것 같네.”고은서는 여재훈의 날카로운 눈매를 바라보았다.그는 이미 중년이 되었지만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이목구비에서 강한 기품이 느껴졌다. 젊었을 때는 분명 완벽한 미남이었을 것이다.자신도 외모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두 사람을 부녀로 착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고은서가 당황해하며 해명하려던 찰나 앞쪽에서 되돌아오는 여시은이 보였다.아마도 중년 남자의 말을 들었는지 여시은의 얼굴이 잠깐 굳어진 듯했다.“장 대표, 내 딸은 저쪽에 있네.”여재훈이 여시은을 바라보며 손짓했다.여시은은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며 늘 그렇듯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아빠!”여재훈이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소개했다.“전에 말한 적 있지? 한라 그룹 장 대표야. 조금 늦게 왔어.”여시은이 달콤한 목소리로 인사했다.“아저씨, 안녕하세요.”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장우현은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다.“아하! 여기가 우리 조카였네. 내가 착각했어. 우리 조카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네. 분위기만 봐도 명문가 아가씨라는 게 티 나네.”여시은도 웃으며 말했다.“제가 엄마를 더 닮았어요. 아저씨는 전에 저를 만난 적이 없으니 착각하실 만도 하죠.”그러고는 다정하게 고은서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여기는 제 친구예요. 은서 씨는 능력 있는 친구예요. 직접 투자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저씨도 관련된 업무 있으시면 많이 도와주셔야 해요.”장우현이 호쾌하게 웃으며 답했다.“그럼, 그럼. 조카의 친구인데 당연히 잘 챙겨야지.”그렇게 답한 장우현은 실수한 것을 만회하려는 듯 여시은을 한참 동안 칭찬했다.“아저씨, 아빠랑 가서 라운딩하세요. 아버님도 저쪽에 계세요.”여시은은 다시 환하게 웃으며 여재훈을 향해 말했다.“아빠, 저는 은서 씨랑 얘기 좀 나눌 테니까 아빠는 가서 아버님이랑 있어 주세요.”여재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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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고은서는 옅게 미소 지으며 여시은과 더 깊이 이야기하지 않고 대신 여재훈을 데려와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여재훈이 참석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유일 투자은행의 실력을 다시금 평가하게 되었고 개업식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이제 몇 개의 프로젝트만 더 따낸다면 유일 투자은행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터였다.여시은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친구잖아요.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당연히 도와야죠! 아빠도 마침 시간 되길래 같이 가자고 했어요.”이야기를 나누던 중 여시은의 전화가 울렸다.전화를 받은 그녀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는 기뻐하며 말했다.“정말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며칠 더 쉬게 한 후에 제가 데리러 갈게요.”통화를 마친 여시은은 먼저 고은서에게 쿠아가 다쳤다는 사실을 설명했다.“며칠 전 쿠아가 위층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앞다리가 골절되고 이빨도 하나 부러졌어요. 방금 수의사가 추가 검진을 마치고 다친 다리도 붕대로 잘 감싸 놓았다고 연락하셨어요.”말을 마친 여시은은 쿠아가 다쳤을 때의 사진을 보여주었다.사진 속 쿠아는 대리석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입 주변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엉망이 된 털, 몸을 웅크린 앞발, 반쯤 감긴 눈에는 공포와 경계심이 가득 차 있었다.고은서는 사진만 봐도 얼마나 심하게 다쳤는지 느껴져서 가슴이 아팠다.“은서 씨 개업식 날 저녁에 떨어졌어요. 제가 그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르실 거예요.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요. 다행히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여시은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쿠아가 그렇게 말썽꾸러기였어요?”고은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그녀도 쿠아를 여러 번 안아봤지만 쿠아는 겁이 많고 심지어 낯을 가리는 편이었다.‘그런 녀석이 활발하게 뛰어다니다가 위층에서 떨어졌다고? 고양이들은 유연성이 좋아서 웬만해선 크게 다칠 일이 없을 텐데...’여시은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이죠. 미리 케이지에 넣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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