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집들이 파티에서 나를 그렇게 배려했던 것도 같은 맥락일까?’어쨌든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이 심어지면 상대를 100% 신뢰하기란 쉽지 않았다.고은서는 예의를 지키며 말했다.“시은 씨, 제가 했던 일은 그저 작은 도움에 불과했어요. 그렇게 마음 쓰실 필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그러니 앞으로 제 일이나 곽승재와 관련된 일에 관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알겠어요. 앞으로 조심할게요.”여시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과한 뒤 물었다.“은서 씨, 지난번 민 대표님 일도 아직 신경이 쓰여요.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직 소식이 없더라고요.”“특별히 사과할 필요 없다고 했어요. 요즘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 답한다는 걸 잊었네요.”“혹시 민 대표님과 그 일 때문에 오해라도 생기셨나요?”여시은이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올라올 때 1층에서 민 대표님을 만났어요. 같이 올라가실 거냐고 물었더니 바쁜 일이 있다며 먼저 가셨어요.”그 말을 들은 고은서는 잠시 멈칫했다.최근 민시후는 그녀와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 지난번 ZY 그룹에서 업무 인수인계를 할 때도 민시후는 직접 나서지 않고 대신 담당자를 보냈었다.하루는 저녁에 통화를 한 적도 있었지만 제인 제약과 관련된 이야기만 간단히 나누고 금세 전화를 끊었다.‘오늘 왜 왔을까?’“은서 씨, 정말 민 대표님과 다투신 거예요?”여시은이 난감해하며 말을 이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날 너무 많은 사람을 초대하지 말았던 걸 그랬어요.”고은서가 고개를 저었다.“시은 씨랑은 상관없어요. 제 개인적인 문제예요.”이후 여시은은 고은서의 새 사무실을 둘러보며 칭찬을 건네며 개업식에 꼭 참석하고 싶으니 초대장을 보내달라고도 했다.약 한 시간 후 여시은이 쿠아를 안고 사무실을 떠났다.고은서는 잠시 고민하다 민시후에게 전화를 걸었다.벨이 몇 번 울리고 민시후가 전화를 받았다.“은서야, 무슨 일이야?”고은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시은 씨가 말하길 사무실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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