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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비긴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742 챕터

제601화

고은서는 해탈한 송민아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기뻐했다.그러나 고은서보다 더 기뻐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민시후였다.육현석과 한창 술 배틀을 하고 있던 그는 약혼을 없던 일로 하자는 송민아의 말을 듣자마자 술잔을 내려놓고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진심이야?”송민아는 속상함을 숨기면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나 원래부터 널 죽을 정도로 좋아하지 않았어. 단지 두 집 부모님 때문에 그래야 마땅하다고 오해했을 뿐이야. 지금이라도 미래 없는 감정에서 이탈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비록 넌 새로운 감정에 빠지게 되었지만 말이야. 나보다 더 힘든 사랑을 하길 기원할게!”송민아는 말하면서 갑자기 고은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고은서,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고은서는 재밌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반면 민시후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그게 뭐가 어때서. 고은서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견딜 수 있어. 아무튼 인생도 이것저것 다 겪어봐야 완벽한 거니까.”“...”송민아와 고은서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민시후, 너 설마 쫀 거야? 얼른 와서 술이나 계속 마셔.”육현석이 고은서 가까이 붙어있는 민시후를 보면서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우리 형수님한테 그런 생각을 품고 있다니. 너 오늘 혼쭐 좀 나야겠는데? 정말 너무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행동하는 거 아니야?”그 말을 들은 민시후는 헛웃음을 치면서 반박했다.“형수님은 개뿔. 여기 와서 고은서한테 형수님이라고 한 번 불러 봐. 어디 한 번 대답하나 보자.”육현석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는 고은서가 대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얼른 와서 술이나 마셔. 오늘 승부 날 때까지 튈 생각 하지마.”바로 이때, 밖에서 전화하고 있던 곽승재가 통화를 마치고 룸으로 들어왔다.그러자 민시후가 그를 보면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장본인은 여기 있건만 네가 왜 더 난리야. 마셔도 장본인이 직접 마셔야지.”곽승재는 이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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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그러나 곽승재는 팔로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고 그녀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날 평범한 구애자로 보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민시후는 다정하게 대하면서 나는 계속 거부하는 건데? ”어제저녁 득의양양해 하며 고은서 차의 조수석에 앉은 민시후의 모습.온씨 가문에서 나오고서도 자신을 거절하고 민시후가 운전하는 차에 앉아 돌아가던 고은서의 모습.그리고 방금전 룸에서 민시후와 사이좋게 얘기 나누던 그녀의 모습까지 포함해서 너무도 불쾌했다.“쫓아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인 줄 알아.”고은서가 눈을 부릅뜨고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곽승재는 끝내 참지 못하고 그녀를 다시 끌어안았다.“은서야, 악몽 속에서 네가 겪었던 일이 현실에서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내가 맹세할게. 그러니까 날 미워하지 말아줘.”고은서는 순간 멈칫했다.그러나 이번 생에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생에 생긴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 법.그녀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송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서!”고은서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송민아와 눈이 마주쳤다.“앗. 왜 지금까지 안 돌아오고 있나 했더니 곽 대표님이랑 함께 있었던 거야?”송민아가 놀라 하며 말했다.약간 수치스러워진 고은서는 곽승재를 힘껏 밀어내고 송민아한테 물었다.“무슨 일이야?”“아, 오빠가 마침 해성에 있는데 내가 취할까 봐 걱정되어서 데리러 왔대. 그래서 너한테 인사라도 하고 가려고.”고은서는 저 멀리 서 있는 송민준을 발견했다.아마 곽승재가 그녀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가오지 않은 듯했다.고은서는 약간 어색해 났다. 그녀가 민시후랑 사귀는 사이라고 알고 있는 송민준에게 전남편이랑 안고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되다니.“송민준 씨.”고은서는 애써 괜찮은 척하며 그를 향해 인사했다.송민준은 그제야 발걸음을 떼고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고은서 씨, 곽 대표님. 오랜만이네요.”곽승재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랜만이네요. 요즘 들어 해성에 많이 들른다고 하던데 회사를 해성 쪽으로 발전시킬 의향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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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고은서는 곽승재의 말을 듣자마자 마음이 아파왔다.당시 그녀는 곽승재를 무척 원망했었다.아이를 없애라고 자신을 협박하고 백유미를 죽이려는 자신을 막고 자신의 아이라는 걸 믿지 않는 곽승재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그러나 다리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민시후 아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곽승재의 오해를 유발한 그녀의 탓도 있었다.곽승재의 성격으로 그녀를 믿지 않는 게 도리어 정상이었다.“아니. 이미 다 지나간 일이야.”고은서가 곽승재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룸으로 다시 들어갔다.그날 저녁, 박지연은 성공적으로 만취 상태에 이르렀다.고은서가 그녀를 부축해 차에 앉히려고 할 때 그녀는 고은서의 어깨에 기대어 중얼거렸다.“은서야, 나 지금 기분이 너무 좋아. 이 년 동안 참느라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니까.”“그러니까 왜 지금까지 참았던 거야.”고은서가 맞장구를 쳤다.“은서야, 나 바보인가 봐. 이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바보. 이 년 동안 내 돈과 사랑만 허무하게 낭비해버렸어. 바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박지연이 아우성쳤다.고은서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러자 박지연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이어갔다.“은서야, 왜 계속 참고 진심으로 대해주면 꼭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던 걸까? 진작에 네 말 듣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걸...”“괜찮아. 이제부터 너 자신을 더 사랑하면 되잖아.”고은서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위안했다.육현석은 주차장에 서서 점점 멀어지는 고은서의 차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평소에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더니 이젠 이혼까지 했는데 왜 가만히 있는 거야?”곽승재도 멀어지는 고은서의 차를 보면서 물었다.“부담 주기 싫어서. 이렇게 갑작스레 이혼한 걸 봐서는 큰 상처를 받은 게 분명해. 지금 고백한다고 해도 지연이한테는 부담만 될 뿐 잘못하면 우리 둘 사이가 더 멀어질 수도 있잖아. 게다가 형수님이 옆에서 보살펴주는데 잘 이겨낼 거야.”육현석이 답했다.“기회를 잡지 않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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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마침 주인혁한테서 전화가 왔다.그는 고은서한테 오늘 저녁에 자선 파티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알려주기 위해 전화를 했던 것이다.주인혁한테서 연락 오지 않았더라면 고은서는 이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을 것이다.“지금 당장 준비하고 갈게. 약속 시간 대로 도착할 수 있어.”“제가 데리러 갈까요?”“괜찮아. 조금 있다 연회장에서 봐.”고은서가 사양했다.주인혁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일위로 데뷔하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팬들도 전보다 훨씬 많아졌고 인기도 날이 갈수록 많아졌다.그가 고은서를 데리러 왔다가 파파라치한테 사진이라도 찍히면 분명히 두 사람 다 여론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고은서는 비교적 괜찮은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그저 얼굴만 보이면 되었기에 너무 갖춰 입을 필요가 없었다.이어 그녀는 간단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를 묶어 올렸다.그리고 고준석 기사의 차에 앉아 연회장으로 향했다.고은서는 연회장에 도착하고서야 자선 파티의 스케일이 주인혁이 알려준 것보다 훨씬 크다는 걸 발견했다.파티는 많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해성 각 업계의 유명인들도 참석할 정도로 스케일이 어마어마했다.기자들도 적지 않게 있었는데 고은서는 약간 무안해졌다. 그런데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주인혁에게 몇 마디 응원하는 얘기라도 전해주고 가려고 했다.고은서는 요청장을 내밀고 파티 현장으로 들어갔다.그녀가 주인혁에게 어디냐고 전화하려고 할 때 멀리서 익숙한 남자 한 명이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 걸 발견했다.“누나!”몇 달 동안 보지 못했던 주인혁이 맞춤 제작 정장을 입고 넥타이까지 하고 있었다. 헤어스타일도 연예인답게 아주 멋있게 하고 있었다.전보다 패션 스타일이 많이 세련되었지만 똘망똘망한 눈빛과 아직까지 애티 나는 볼살은 여전했다.“누나, 왔어? 목마르지 않아? 내가 물 가져다줄까?”“괜찮아. 옷 너무 어울린다. 멋있어.”고은서가 그를 아래 우로 훑어보면서 칭찬했다.“기억 안 나? 이거 누나가 사준 정장이잖아.”주인혁이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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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여시은이었다.그녀는 연 핑크색 맞춤 드레스를 입고 드레스와 알맞게 공주님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메이크업도 은은하게 귀여운 매력을 돋보이게 했는데 평소보다 더 매력적이었다.그녀의 옆에는 오십 대 좌우로 보이는 아주 품격있는 중년 남성 한 분이 서 있었는데 전통 정장을 입은 그는 몸도 꽤 건장해 보였고 남다른 기품을 뽐내고 있었다.고은서는 그가 상류계층 사람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우리 아버지세요. 오늘 자선 파티에 제가 좋아하는 쥬얼리 액세서리가 있어서 강제로 끌고 왔어요.”여시은이 고은서에게 자신의 아버지인 여재훈을 소개해줬다.“아빠, 이분은 고은서 씨에요. 전에 서운에서 저를 엄청 많이 챙겨줬어요.”“시은이를 챙겨줘서 고맙습니다.”여재훈이 웃으면서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서도 따라 대범하게 웃으면서 답했다.“별말씀을요.”“은서 씨, 마음에 드는 쥬얼리가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요.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괜찮아요. 따지고 보면 별로 도움이 된 것도 없는데요 뭐. 게다가 오늘은 쥬얼리 대신 그저 친구 만나러 온 거예요.”고은서가 웃으면서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게다가 우리 MQ 고객이신데 제가 도리어 선물을 드려야죠.”고은서가 장난삼아 말했다.그러자 여시은도 더는 강요하지 않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화제를 돌렸다.“은서 씨, 오늘 향수 샘플을 만들었다고 저한테 문자 했잖아요. 혹시 지금 가지고 있나요? 마침 우리 아빠도 퍼퓸 제작에 관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있으면 한 번 시향하게 하려고요.”고은서도 마침 샘플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가방에서 샘플을 꺼내 여시은에게 건네주었다.“으음~ 향 엄청 좋은데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아빠도 한 번 맡아봐요.”여시은은 자신이 먼저 시향한 후 여재훈에게 건네주었다.여재훈도 샘플을 들고 아주 진지하게 자세히 맡아보았다.“무화과를 베이스로 하셨나요?”“무화과 향이 느껴지시나요?”고은서가 약간 놀랐다.일반인들은 향수를 평가할 때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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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고은서는 조용히 테라스에서 야경을 구경했다.얼마 후, 주인혁이 그녀를 찾아왔다.그는 방금전 그녀를 혼자 두고 간 일로 사과하려다가 고은서의 괜찮다는 말에 자신의 팀원들이 고은서를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시간 될 때 같이 밥 먹자고 화제를 돌렸다.고은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알겠어. 마침 널 친구한테 소개해주고 싶었거든. 백주 브랜드 앰버서더 한 번 해보지 않을래?”“명운 주류?”주인혁은 이내 어색해하며 설명했다.“누나 한 번 친구랑 백주 마시다가 실검에 올랐잖아. 그래서 이 브랜드가 갑자기 떠올라서 한 번 물어본 거야.”‘엄청 오래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맞아. 내가 명운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상장 수속을 밟고 있거든.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에 알맞는 앰버서더로 유명세를 좀 타고 싶어서.”주인혁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제안을 승낙하면서 무상으로 해주겠다고 했다.그러나 고은서가 주인혁을 손해 보게 할 리가 없었다.“줄 건 줘야지. 마음에 걸리면 우리 둘 사이 우정을 보아서 적당하지만 그래도 푼푼하게 넣어줄게.”“누나, 나에게 있어 우정은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존재야. 전에도 계속 날 도와주고 했는데 나도 마땅히 도울 수 있을 때 도와야지. 게다가 그저 앰버서더일 뿐인데 서먹서먹하게 굴면서 거절하지 마.”고은서는 주인혁의 진지한 표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었다.“너는 그렇다고 해도 네 주변 다른 사람들은 먹고살아야 할 거 아니야. 게다가 다른 사람을 찾는다고 해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너야말로 거절하지 말고 받아.”“하지만...”“곽 대표님께서 오셨어!”주인혁이 말하려고 할 때 누군가가 로비에서 소리치는 바람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아니나 다를까 곽승재가 검은색 맞춤 수제 정장에 흰 셔츠를 입고 남다른 기품을 뿜내며 걸어들어왔다.고은서는 약간 의아했다.‘곽승재가 이런 자선 파티에 왜 참석한 거지?’“파티 주최 측에서 많은 기업을 향해 요청장을 보냈다고 하던데 곽승재 씨가 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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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주인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곽승재를 보며 물었다.“무슨 일 있나요?”“지금 입고 있는 정장, 신상 아닌 것 같은데요?”곽승재가 담담하게 물었다.이젠 주인혁뿐만 아니라 고은서도 약간 어리둥절했다.‘갑자기 사람을 불러세운 이유가 정장에 관해 평가하기 위해서야?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주인혁은 자신의 정장을 아래 우로 훑어보면서 사실대로 말했다.“네, 몇 개월 전에 산 거예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인혁이가 의미 있는 정장이라고 고집부리면서 입고 왔는데 혹시 어디 문제라도 있나요? 저희가 다음부터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매니저가 옆에서 대신 입을 열었다.많은 걸 겪어온 매니저는 곽승재가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주최 측에서도 신중히 대하는 사람을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법. 곽승재가 무슨 의미로 그런 물음을 제기했든 사과부터 하고 보는 게 우선이었다.그러나 곽승재가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죠?”“죄송하지만 개인적인 일이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주인혁이 주눅 들지 않고 대답했다.“곽 대표님한테 무슨 태도야?”매니저가 주인혁을 꾸짖고는 이내 곽승재한테 다시 설명했다.“친구분이 선물한 정장이어서 오늘 같은 중요한 자리에 참석할 때 입은 겁니다.”곽승재는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다. 그러나 끝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매니저는 곽승재의 속을 정확히 알 수가 없었지만 그가 자신이 책임진 아티스트한테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었다.더 오래 남았다가 모순이 점점 더 격화될 것 같아 보이자 매니저는 이내 빨리 공연 준비하러 가야 한다면서 주인혁을 끌고 자리를 떴다.“곽승재, 뭐 하자는 거야? 왜 갑자기 주인혁한테 시비 걸고 난리야?”고은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주인혁 편드는 거야?”곽승재가 고은서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대체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주인혁이 당신 심기라도 건드렸어?”고은서는 화를 억누르고 있는 곽승재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고은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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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이혼하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한테 선물도 못 준단 법이 어디 있어?”고은서가 헛웃음을 치면서 말했다.“그럼 당신은 백유미한테 선물 주기 전에 내 허락받았어?”“내가 백유미한테 무슨 선물을 줬다고 그래?”“생일 꽃다발, 풍부한 이윤을 거두어드릴 수 있는 프로젝트 계약서, 다이아몬드 귀걸이. 설마 다 잊은 건 아니지?”고은서가 냉소를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심지어 내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많은데 나 몰래 준 선물은 더 많겠지?”“프로젝트 계약서는 네가 백유미 목을 조른 보상으로 주민기한테 보상으로 전해주라고 한 거야. 그리고 꽃다발과 다이아몬드 귀걸이는 나도 모르는 일이야.”곽승재가 이를 악물고 해명했다.“모른다고? 곽승재, 과거를 부인한다고 그 과거가 사라지는 건 아니야.”고은서는 그의 말이 너무도 우스웠다.“우리 오 주년 기념일 때 백유미 생일 축하해주러 가면서 꽃다발 선물했잖아. 그리고 백유미가 샹들리에에 깔려서 병원으로 이송되었을 때 밤중에 백유미 보러 가며 다이아몬드 귀걸이 두 세트 사서 백유미한테 하나 주고 나머지 하나를 나한테 줬잖아.”“그날 승엽 아저씨가 불러서 간 거야. 나도 처음엔 백유미 생일인 줄 몰랐다고. 그런데 내가 왜 꽃다발을 선물하겠어.”곽승재도 어이가 없었다.“그리고 그 다이아몬드 귀걸이는 산 적도 없어. 다 백유미가 준 거라고. 백유미가 준 물건을 받은 내 탓이라고 해. 그런데 그날 네가 꿀꿀해 하기에 선물이라도 받으면 좋아하지 않을까 하고 너한테 준 거야.”고은서는 억울하다는 듯 화내면서 말하는 곽승재를 보면서 약간 어리둥절해졌다.‘그러니까 내가 인스타에서 본 그 꽃다발 사진이 다 백유미가 날 자극하려고 일부러 올린 거란 말이야? 그럼 그 귀걸이도 나를 자극하려고 작정하고 두 세트를 사서 그중 한 세트를 곽승재한테 줬단 말이야? 그때 분명 마음에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이천만 원을 계좌 이체해주며 곽승재한테 연락하지 못하게 한 게 다 이유가 있어서였어. 왜냐면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산 사람이 애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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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고은서는 곽승재의 일에 끼어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이미 이혼한 마당에 같이 앉는다는 게 말이 돼?’고은서는 혼자 속으로 생각하면서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화장실로 갔다.한참 화장실 안에서 꾸물거리다가 밖으로 다시 나가려고 할 때 여자들의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곽 대표님 봤어? 진짜 너무 잘생기지 않았어? 몸매랑 기품도 완전 매력적이지 않아?”“그러니까. 오늘 현장에 온 연예인들보다도 더 멋있다니까.”‘진짜 어디 가나 여자들한테는 인기짱이네.’고은서가 속으로 감탄했다.“파티장에 들어오면서 여씨 가문 아가씨랑 얘기 나누는 거 봤는데 꽤 친해 보이던데? 심지어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저녁 식사하던데 혹시 가문끼리 협력관계라도 맺으면서 결혼이라도 하려는 건가?”고은서가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할 때 다른 여자가 또 입을 열었다.“나도 그 생각 했는데. 그런데 이미 결혼했다고 하지 않았어? 얼마 전에 제삼자에 관한 소문도 났었잖아.”“이혼한 지 오라거든. 내가 얼핏 들었는데 곽 대표님 전처 조건 엄청 별로라던데. 곽 대표님한테 빌붙어 살다가 쫓겨난 거라잖아.”“소식이 정확하지 않은 것 같네요.”고은서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한 두 여자는 깜짝 놀라 하며 고개를 돌렸다.반면 고은서는 덤덤하게 손을 씻으면서 말했다.“그쪽들이 말하는 전처가 곽 대표가 싫어서 이혼을 먼저 제기한 거예요.”“지금 무슨 헛소리에요. 어디서 들은 가짜 소식을 가지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예요!”여자는 이내 비꼬는 듯한 말투로 반박했다.“제가 그 조건이 별로인 전처거든요.”고은서는 손을 닦으면서 말했다.두 여자는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경악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러나 고은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미친 거 아니야? 어디서 함부로 전처라고 나대는 거야?”“내 말이. 아무리 이쁘장하게 생겨도 곽 대표님 눈에 들지도 못할 사람이 왜 저러는 거야?”두 여자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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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경매 가격이 이억에 달한 이상 그녀와 겨룰 사람은 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고은서도 브로치가 이억에 낙찰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곽승재가 갑자기 팻말을 들면서 경매에 참여하려고 했다.“사억.”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경매 가격을 듣자마자 입을 쩍 벌리며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대부분 경매 가격을 이천만씩 올리는 게 보편적이었는데 곽승재처럼 가격을 단번에 배로 늘리는 사람은 없었다.“여씨 가문 아가씨가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알면서도 경매에 참여하는 걸 봐서는 여시은 아가씨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러는 게 분명해.”사람들의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고은서의 귀에도 들렸다.“요즘 여씨 가문에서 해성 있는 프로젝트 하나를 눈 여겨두면서 GS그룹이랑 협력하려고 한다던데. 브로치 하나로 환심 사는 게 마땅한 거 아니야?”‘여씨 가문이랑 GS그룹이 협력한다고? 전생에는 없던 일인데.’주인혁은 묵묵히 현장을 지켜보고만 있는 고은서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위안했다.“누나, 다 헛소리야. 내가 보건데는 곽승재 씨가 누나 주려고 경매에 참여한 거 같아.”“위안할 필요 없어. 누굴 주든 곽승재 마음이야.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주인혁도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소문을 전해 듣긴 했으나 그는 곽승재가 아직도 고은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여기까지 찾아와서 자신이 입고 있는 정장을 보며 비아냥거리지 않았을 것이다.“사억, 사억, 사억! 낙찰입니다!”땅 하는 소리와 함께 브로치는 곽승재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일반 경매와 다르게 이번 경매는 경매가 끝나자마자 경매품을 경매자한테 가져다주는 독특한 면이 있었다.곽승재는 브로치를 가져다준 웨이터를 보면서 그에게 무슨 말을 전달하는 것 같았다. 이어 웨이터는 트레이를 들고 고은서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고은서는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면서 순간 불안해졌다.아니나 다를까, 웨이터가 브로치를 들고 고은서 앞에 멈춰 섰다.순간, 사람들의 부러운 눈길이 그녀한테로 쏠렸다.무대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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