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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비긴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777 챕터

제551화

송민준은 문자로 이전에 부탁했던 백씨 가문 산업과 관련된 일을 처리했음을 알려왔다.비록 민시후에게서 사전에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고은서는 송민준의 문자를 받고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건넸다.[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민아에게 듣기로는 친구가 되셨다면서요? 은서 씨 모습을 보고 정신 차렸는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하네요. 이전에 민아는 시후의 아내가 되어 현모양처가 되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날도 오네요. 정말 놀라워요. 부모님께서도 아시면 기뻐하실 거예요. 은서 씨, 앞으로도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네. 감사해요. 민준 씨.]고은서는 송민준과 예의상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다른 요청은 하지 않았다.송민준이 그녀를 도운 건 송민아의 가정부 진숙희 때문이긴 하지만 송민준 정도의 사람이라면 고은서와 백유미 사이의 갈등을 모를 리 없었다.처음 송민준을 끌어들일 때는 시험해 보려는 마음이었다.하지만 결과가 나왔으니 더 이상 그에게 다른 도움을 청할 생각은 없었다.원지훈의 전화를 받고, 송민준과 대화를 나누고 나니 고은서는 피곤함이 몰려왔다.그녀는 더 이상 곽승재의 인스타를 신경 쓸 힘도 없었다.침대에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울리는 화재 경보음에 고은서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복도에서도 분주한 발소리가 들려왔고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여실히 느껴졌다.하지만 해성 호텔에 있을 때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터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신하기 전에 함부로 나가기가 망설여 진 고은서였다.내선 전화를 들고 프런트에 문의하려던 찰나 문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곽승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서야! 안에 있어? 빨리 문 열어!”동시에 고은서의 핸드폰 화면에 곽승재의 연락이 떠올랐다.“무슨 일이야?”고은서는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화재 경보가 떴어. 빨리 나와!”고은서는 화재라는 말에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내선 전화를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곽승재가 초조한 표정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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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고은서도 쿠아를 구하고 싶었지만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여시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시은 씨, 먼저 나가요. 쿠아는 괜찮을 거예요!”“쿠아도 생명이 있는 아이예요! 제가 구해야 해요!”여시은이 고집을 부리며 쿠아 쪽으로 가려고 해서 그녀를 잡고 있던 고은서는 넘어질 뻔했다.다행히 곽승재가 빠르게 고은서를 붙잡아 세운 뒤 여시은까지 멈춰 세웠다.“소방대원들이 왔어요. 그들이 구해줄 거예요.”곽승재가 단호하게 말했다.고은서가 고개를 돌리며 막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보였다.여시은도 그들을 발견하고 즉시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제 고양이가 안에 있어요. 꼭 먼저 구해주세요.”소방대원들이 약속하자 여시은은 고은서의 부축을 받으며 곽승재와 함께 안전 통로로 향했다.계단에는 이미 소식을 들은 여행객들로 가득 차 있어 매우 혼잡했다.조금만 실수하면 넘어질 위험도 있었고 밀려드는 사람들에 짓밟힐 위험도 있었다.고은서가 걱정된 곽승재는 그녀를 꼭 껴안으며 보호했다.그로 인해 고은서는 여시은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저는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여시은은 이 상황에서도 점점 침착해 보였다.그러나 목욕 가운을 입은 채 젖은 머리를 한 그녀는 비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해 보였다.고은서는 그런 여시은이 신경 쓰였지만 곽승재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데리고 아래로 향했다.아래로 갈수록 사람들은 더 많아졌지만 곽승재의 보호 덕분에 고은서는 부딪히거나 다치지 않았다.호텔 밖으로 나오지 광장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 있었고 소방대원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사다리차도 준비해 두었다.“괜찮아?”곽승재가 물었다.고은서는 긴장감으로 물든 잘생긴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어깨 상처는 괜찮아?”‘조금 전까지 나를 보호하느라 끌어안고 사람들 틈에서 치였으니 부상이 심해졌을지도 몰라...’곽승재가 어깨를 살짝 움직이며 답했다.“큰 문제 없어. 나중에 병원 가서 한 번 볼게.”그들이 대화하는 동안 여시은도 소방대원의 보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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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고은서가 여시은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러세요?”“두 분께 너무 큰 폐를 끼친 것 같아 정말 죄송하네요.”여시은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곽 대표님께서도 다쳤다고 들었는데 소파에서 주무시게 하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요. 괜찮다면 저희 둘이 같은 방을 써도 될까요?”겁먹은 여시은의 모습과 품 안에 안긴 쿠아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고은서는 여시은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기에 그녀가 불편할까 봐 방과 침대를 양보하려 했다. 게다가 곽승재가 먼저 소파에서 자겠다고 하니 여시은에게 방을 양보하려던 참인데 여시은만 괜찮다면 고은서는 곽승재와 한방에서 지내는 것보다 그녀와 함께 있는 게 더 나았다.곽승재에게 문자를 보낸 고은서가 여시은에게 말했다.“시은 씨, 얼른 씻고 푹 쉬어요.”여시은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쿠아를 좀 안아 주시겠어요? 많이 놀랐을 거예요.”쿠아를 받아 안아 든 고은서는 몸을 작게 웅크리고 두려워하는 쿠아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고은서가 쿠아의 머리를 쓰다듬자 쿠아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그때 곽승재에게서 답장이 왔다.[상처가 아프네.][흉터를 제거하기 위해 서운에 온 거 아니었어? 그럼 상처는 이미 나아서 실밥도 풀었어야 하는 거 아니야?]고은서는 일부러 사실을 들춰가며 답했다.곽승재는 한참 지나고도 답장이 다시 오지 않았다.고은서도 콧방귀를 뀌며 더 이상 묻지 않고 쿠아를 달래며 시간을 보냈다.담이 작고 체력이 좋지 않아 보여 물을 조금 주려고 할 때 책상에 놓인 여시은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에는 아빠라고 표시되어 있었다.혹시 급한 일인가 싶어 고은서는 욕실 문을 두드렸다.“시은 씨, 전화 왔어요. 아버지신 것 같아요.”“죄송하지만 대신 받아서 이따 다시 전화하겠다고 해주실래요?”여시은이 답했다.고은서는 여시은의 말대로 전화를 받았다.“시은아, 왜 이제야 전화를 받는 거야? 아직 서운에 있어?”고은서가 입을 열기도 전에 반대편에서 걱정스러운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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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그들이 공손한 태도에서 여재훈의 지위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그들은 여시은이 수중에 든 물건들을 건네받으며 함께 밖으로 향했다.“곽 대표님, 우연이네요. 야식 사서 오시는 거예요?”여시은은 눈치 빠르게 곽승재를 발견하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곽승재는 차분히 물었다.“여시은 씨는 어디 가시는 길입니까?”여시은은 여재훈과의 통화를 간단히 설명했다.“곽 대표님. 오늘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많은 폐를 끼쳤네요. 그리고 조금 전에는 제가 조금 겁이 나서 은서 씨를 잡아 뒀는데 혹시 대표님 상처 회복에 영향을 드렸다면 다시 한번 사과드릴 수밖에 없겠네요.”여시은은 솔직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말했다.곽승재는 고은서를 한 번 바라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럼 먼저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여시은은 손을 흔들며 반짝이는 차 뒷좌석에 올라탔다.차가 떠나자 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여시은 씨 아버지는 높은 권력을 지니신 분인가요?”곽승재는 간결하게 답했다.“상당히 강한 실력을 갖춘 가문의 후계자야. 정치적 배경도 있긴 한데 더 깊게는 몰라. 나도 스쳐 가며 한번 만난 게 전부라서.”고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전화로 여기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사람을 보내 여시은을 데려가더라니.’“아직 아프다더니 왜 나갔어?”고은서가 물었다.곽승재는 손에 든 여러 봉투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간식 좀 사 왔어. 배고프지는 않아? 근처에서 꼬치랑 간식 좀 샀는데 같이 먹을래?”곽승재가 고은서를 초대했다.‘도도하기로는 남한테 뒤지지 않는 사람이 이렇게 서민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지난번에는 호텔 밖에서 아침을 사다 주더니 오늘은 야식이네.’고은서는 곽승재가 일부러 그러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이런 음식은 절대 손대지 않으면서 순전히 나를 유혹하려고 산 게 분명해.’저녁을 대충 때웠던 고은서였기에 고소한 냄새가 풍기자 그녀는 입에 군침이 돌았다.“샀으니 버릴 수는 없잖아.”그렇게 말하며 고은서는 봉투 하나를 받아 들고 즉시 옥수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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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고은서의 이상함을 눈치챈 곽승재가 그녀를 잡으며 물었다.“왜 그래?”고은서는 곽승재의 손을 뿌리치며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날 속인 거 아니야? 이 과일주 사실은 도수가 높은 거지?”곽승재는 차분히 답했다.“이거 파는 사장님이 도수가 높지 않아 마시기 좋다고 했어. 특히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산 건데 못 믿겠으면 병에 적힌 도수를 확인해 봐.”고은서는 병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손이 빗나가 허공만 휘저었다.곽승재는 그녀를 놀리지 않고 빈 병을 하나 들어 올려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자, 봐봐. 10도에서 15도 사이야. 높은 도수는 아닌데 너무 빨리 마셔서 그런가보다.”음료수처럼 벌컥벌컥 마셨으니 어지럽지 않을 리가 없었다.고은서는 여전히 자신이 멀쩡하다고 느끼며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렸다.“얼른 방으로 돌아가. 난 씻고 자야겠어.”곽승재가 말했다.“너 취한 것 같아.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네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갈게.”고은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유심히 살폈다.담담한 표정과 침착한 말투를 한 곽승재는 그녀를 단순히 걱정하는 것 같았다.“괜찮아. 나 안 취했어. 아무 일도 없을 거야.”고은서가 단호히 말했다.“취하지 않았더라도 혼자 두면 안 돼. 호텔 3층에 피부과를 겸한 스파관이 있어. 여러 가지 서비스가 있던데 전신 스파도 받을 수 있대. 같이 가 줄까?”고은서는 최근 며칠간 피곤했던 터라 목욕도 하고 마사지를 받는 편이 방에서 곽승재와 함께 있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결국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함께 3층으로 향했다.스파관은 남겨 구역이 나뉘어 있었다.고은서는 따뜻한 욕조에 편안히 몸을 담그고 미용사가 등을 마사지하는 것을 느꼈다.미용사의 숙련된 손길과 따뜻하고 향기로운 방 안에서 그녀는 점점 졸음에 빠져들었다.얼마나 지났을까 고은서는 누군가에게 들리는 느낌에 눈을 뜨려 했지만 어지럽고 무거운 머리로 인해 제대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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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은서야, 물 좀 마실래?”곽승재의 손이 고은서의 이마에 닿았다.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곽승재가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차갑게 말하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왜 갑자기 나한테 잘해주나 했어! 달콤한 말로 속여서 사인하게 만들려고 그러는 거야!’고은서는 곽승재의 손을 홱 밀쳐내며 몸을 뒤로 물렸다.“일부러 속여가며 잘해주는 척할 필요 없어! 난 사인하지 않을 거야! 이혼 안 해!”순간 멍해진 곽승재가 침대에 앉으며 물었다.“은서야, 우리 지금 이혼했어? 안 했어?”그 말을 듣자 고은서는 눈물을 흘리며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안 해! 나 이혼 안 해! 할머니 만날 거야! 할머니는 우리가 이혼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날 강제로 사인하게 할 수는 없어!”곽승재는 눈앞의 고은서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얼굴은 술기운에 의해 붉어져 있었고 두 눈에는 긴장감과 혼란이 가득했다.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렀고 그녀는 두 손을 자신의 등 뒤로 감췄다.마치 그가 억지로 그녀의 손을 잡고 사인하게 할까 두려워하는 듯했다.그녀의 모습에 곽승재의 마음은 저도 모르게 아파졌다.“은서야...”“나가! 난 사인 안 할 거야! 그건 내가 한 게 아니야! 이혼 못 해!”곽승재가 뭐라 하기도 전에 고은서는 침대 끝으로 가 몸을 움츠리고 고개를 베개 아래에 숨기며 울부짖었다.곽승재는 급히 고은서를 품에 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흥분하지 마. 억지로 사인하라고 하지 않을게. 우리 이혼 안 해.”고은서는 곽승재의 품속에서 몸을 떨며 웅크렸다.그녀는 마치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듯 슬픔에 빠져 울었다.“승재 오빠, 그 방화 사건은 정말 내가 한 게 아니야. 제발 나 믿어줘...”고은서의 눈물이 곽승재의 팔에 닿자 그의 심장은 뜨겁게 달아오르며 아파졌다.곽승재는 그녀의 여린 몸을 꼭 안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울지 마. 너 믿어.”...고은서는 목이 말라 깼다.흐릿한 정신으로 물을 마시려 몸을 일으켰지만 욱신거리는 두통이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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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고은서의 질문에 곽승재는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며 말했다.“취해서 계속 나한테 승재 오빠라고 부르면서 가지 못하게 했어.”고은서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피곤했던 그녀는 어젯밤 마사지를 받으며 깊이 잠 들었고 그 이후 어떻게 방에 돌아왔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난 취했으니까 네 말이 맞는 걸로 할게.”고은서가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곽승재, 일부러 과일주 사서 마시게 하고 스파까지 데려간 거지? 그렇게 해서 내가 방심한 틈을 타서 뭐라도 하려고 한 거야?”곽승재는 화도 내지 않고 차분히 답했다.“너한테 무슨 짓 하려는 생각은 없었어. 너는 어젯밤 날 못 가게 했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이혼은 안 된다고 하면서 강제로 사인시킬 수는 없다고 하더라. 고은서, 이혼은 분명히 네가 먼저 얘기했고 나한테 사인하라고 강요한 것도 너였잖아. 내가 언제 널 강제로 사인하게 한 적 있어?”고은서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또 환생한 걸 깜빡했나 보네. 정신병원에 있었던 걸로 착각했나...’전생에서 곽승재의 변호사가 이혼 합의서를 가지고 와서 강압적으로 사인하라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때 고은서는 거절하며 곽승재에게 직접 만나서 물어보겠다고 했지만 변호사는 싸늘한 어조로 곽승재가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다고 했다.또한 사인하지 않으면 소송으로도 빠르게 판결을 받아내겠다고 협박하기도 서슴지 않았다.고은서는 울며 변호사에게 곽승재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변호사는 그녀에게 짜증 내며 두 명의 간호사를 데리고 그녀를 강제로 사인하게 했다.“고은서, 방화 사건은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진실을 밝히라고 했는데 무슨 진실을 얘기하는 거야?”곽승재가 물었다.고은서가 환각제를 먹었을 당시에도 곽승재를 보고 승재 오빠라고 부르며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했었다.어젯밤에도 마찬가지로 술에 취한 고은서는 억울하고 절망적인 어조로 방화 사건은 그녀가 한 일이 아니라고 믿어달라고 했다.처음에는 고은서가 환각 상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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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너와 단둘이 해외로 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노력해 보겠다고 할머니한테 부탁했어. 하지만 해외로 가기 전날 백유미 집에 누군가가 들어와 집을 털고 방화까지 했다고 했어. 범인이 잡히자 그 사람은 내가 시킨 거라고 했어. 너는 내 말을 믿지 않았고 나를 정신병원에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둬놨어. 심지어 너는 백유미랑 결혼하려고 변호사를 보내 이혼 계약서에 사인하라고 강요했잖아!”고은서가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나는 정신병원에서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았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위암까지 걸렸어. 나는 내가 오래 살지 못할 걸 알았기에 외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드리려고 했어. 할머니가 준 팔찌를 팔아서라도 너와 한 번만이라도 만나려고 했지만 내가 아무리 부탁하고 빌어도 너는 나를 내보내 주지 않았어. 내가 너와 백유미의 결혼을 방해할까 봐 두려워서.”곽승재가 정신병원에서 보였던 냉담한 표정과 그녀가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듯한 싸늘한 시선이 떠오르자 고은서는 목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환생한 지 몇 달 지났고 곽승재가 이전보다 그녀에게 잘해주고는 있지만 그 기억은 여전히 고은서를 분노와 절망으로 몰아넣었다.곽승재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췄다.그는 여러 가능성을 떠올렸었지만 고은서가 꿈 때문에 한순간에 태도를 바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곽승재, 비록 꿈에 불과하지만 내가 예전처럼 너에게 매달리면 꿈에서처럼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까?”곽승재의 생각을 읽은 고은서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나를 한 번이라도 믿어본 적 있어? 전에 GS 그룹 프런트에 있는 직원이 나를 모함해도 너는 나를 믿지 않았는데 죽마고우 백유미의 말은 어떻겠어.”곽승재는 반박하려고 했지만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걸 깨닫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예전의 고은서는 그의 마음속에서 고집스럽고 성격이 궂은 사람으로만 여겨졌기 때문이다.고은서와 얽힌 일이 생기면 그는 저도 모르게 고은서가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난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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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곽승재는 기념일을 함께 보내지 않아서 화가 나서 뛰어내렸다고만 생각하며 이혼을 요구한다고 생각했다.그는 고은서가 방법을 바꿔서 매달린다고 여기고 결국은 후회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고은서의 결심은 더 확고해졌고 고은서는 여러 이유를 들었지만 곽승재는 여전히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고은서가 꿈에 관해 얘기하자 곽승재는 고은서가 꿈속에서 겪은 비참함을 떠올리며 마음이 아파졌다....고은서가 세안 후 방을 나왔을 때 곽승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은서는 그가 어디 갔는지 신경 쓰지 않고 짐을 정리한 후 기지를 들러 귀여운 아기판다들을 보고 오후 비행기를 타고 해성으로 돌아갔다.이륙 전 고은서는 늦게 온 곽승재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곽승재는 그녀 옆에 앉아 작은 보석함을 건넸다.“은서야, 선물이야.”보석함을 열어보니 안에는 판다 모양의 금팔찌가 들어있었다. 팔찌 참들은 하나같이귀여운 판다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정교하고 특별했다.곽승재가 아침 내내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이 팔찌를 제작하느라 그랬다는 것을 고은서는 바로 눈치챘다.“이전에는 제대로 선물 준 적이 없잖아. 네가 판다를 좋아한다고 해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야.”곽승재는 아침에 아무런 대화를 한 적도 없다는 듯이 차분히 말을 이었다.“금은 재물을 불러들인다고 해. 네가 좋아하는 판다와 함께 착용하면 일석이조라고 하더라.”다른 보석이라면 거절했겠지만 판다 모양의 팔찌는 처음 본 것이기도 했고 아래 이니셜이 각인되어 있어 고은서는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얼마야? 이체해 줄게.”고은서가 말했다.“은서야, 이건 선물이야. 날 너무 밀어내지 마.”고은서는 팔찌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그럼 네가 재혼할 때 축의금 많이 내줄게.”“다른 사람이랑 결혼할 생각 없어.”고은서가 팔찌를 착용하려고 하자 곽승재가 나섰다.“내가 도와줄게.”“괜찮아.”고은서가 곽승재의 손을 피하며 팔찌를 착용했다.“그러면 이 팔찌는 내 재혼 선물을 미리 받은 걸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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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고은서는 곽승재의 모습을 보고 화내지 않고 말했다“결혼 선물은 미리 고마워.”말을 마친 고은서는 팔찌를 잠시 감상하다가 핸드폰을 들고 앨범을 정리했다.두 시간 정도 지나자 비행기는 해성에 도착했다.고은서가 착륙하자 민시후에게서 연락이 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곽승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를 알아본 사람에게 잡혀 한참 인사를 나눴다.고은서는 그 틈에 먼저 밖으로 향했다.주차장에 다다르자 민시후는 정말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여느 때처럼 눈에 띄는 스포츠카를 몰고 하얀색 바지를 입은 채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차 옆에 기대 서 있는 민시후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멋진 모습이었다.“은서야, 여기!”그녀를 보자 민시후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손짓했고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고은서는 민시후 쪽으로 가려고 했으나 갑자기 큰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뒤돌아보니 어느새 따라 나온 곽승재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왜 나 안 기다렸어? 운전기사가 우리 기다리고 있어. 내 차 타.”고은서가 답하기도 전에 민시후가 이미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곽 대표, 자꾸 나랑 은서가 같이 있는 걸 방해하는데 내가 매번 참을 거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곽승재의 눈빛이 즉시 어두워졌다.고은서는 공항 라운지에서의 상황이 재현되는 것을 원치 않아 곽승재의 손을 뿌리치고 민시후의 소매를 잡아끌며 말했다.“가자.”“은서를 봐서라도 오늘은 그냥 넘어간다.”민시후는 곽승재를 향해 냉소적으로 말했다.차에 올라탄 고은서는 안전벨트를 매고 민시후에게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 그녀는 더 이상 주목받고 싶지 않았다.민시후도 망설이지 않고 엑셀을 밟았다.“곽 대표, 먼저 갈게.”곽승재 옆을 지나갈 때 민시후는 일부러 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곽승재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이를 본 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민시후를 째려보며 말했다.“민 도련님. 제발 유치하게 굴지 않으면 안 돼?”민시후가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곽승재가 나를 집으로 쫓아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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