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미는 말하면서 곽승재의 서류 가방을 대신 들어주려고 했다.그러나 곽승재는 백유미의 손을 피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이미숙에게 당부했다.“다음부터 제 동의 없이 외부인을 함부로 들이지 말라고 아랫사람들에게 전하세요.”“알겠습니다, 도련님.”이미숙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백유미는 순간 선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승재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언제부터 외부인이었다고 그래? 전에는 사무실에 함부로 찾아오지 말라고 하더니 이젠 집에까지 오지 말란 말이야?”“도련님, 저는 먼저 일하러 가볼게요.”이미숙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그녀가 자리를 피한 후 곽승재는 거실로 걸어가면서 성가시다는 듯 백유미에게 물었다.“대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거야? 또 전에 조사해달라고 한 일로 찾아온 거면 그만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나한텐 그럴 의무가 없으니까.”그의 말을 들은 백유미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승재야, 나한테 왜 그렇게 호되게 구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 건데? 네가 나 때문에 고은서랑 이혼한 것도 아니잖아.”곽승재는 소파에 앉으면서 짜증 나는 기색을 드러냈다.“너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별다른 일 없으면 얼른 가.”백유미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오늘 뉴스 봤어? 아빠가 모함당했어. 지금 다리 신경을 다쳐서 당장 치료받으러 해외 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불구가 될 수도 있대. 그런데 현재 상대방에서 합의를 거부하면서 아빠를 놓아주려 하지 않아. 심지어 현재 경찰서도 해성도 뜰 수 없는 상황이 되었어.”백유미가 곽승재를 향해 애원하기 시작했다.“승재야, 우리 아빠 치료받으러 가게 경찰서에서 나오게끔 네가 도와주면 안 될까?”그러나 곽승재는 아주 무덤덤해 보였다.“아저씨가 잘못이 없다면 상대방에서 그렇게 나올 일도 없겠지. 또한 경찰 측에서 무고한 시민을 잡아두고 안 놓아줄 리고 없을 거고.”백유미는 순간 휘청거렸다.“승재야, 이 모든 게 함정이라는 걸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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