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781 - Chapter 790
794 Chapters
제781화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을 리 없었다.사랑과 미움은 한끝 차이라고 했던가.그렇게 화를 내면서도 그녀를 상처주기 아까워 그는 젖은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었다. 그가 내뿜는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차가운 피부에 흩뿌려져 간간이 떨렸다.그의 목소리는 허스키했고 무력감을 띠고 있다.그는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말투로 그녀에게 구걸했다.“연희야,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줘. 넌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그 영상은 네가 사람을 시켜 합성한 것이라고 말해줘. 연희야, 빨리 말해. 말해봐..."박연희는 차가운 타일에 몸을 기대었다.그녀는 그저 우스울 뿐이다.조은혁, 당신이 아프다고?이런 아픔을 박연희는 일찍이 천만 번을 겪었다는 걸 이 사람은 알고 있을까? 박연희가 아직 어리숙한 소녀였을 때, 그녀가 조은혁의 몸에 있는 향수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 그의 목에 있는 키스 자국을 처음 보았을 때, 박연희는 지금의 조은혁보다 천 번을 더 아팠다. 그건 믿음의 붕괴였다.그런데 이게 뭐라고...그녀는 그저 그에게 안겨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인 것 같았다.그는 그녀의 귓가에 엎드려 조용히 물었다.“말해, 그 사람 누구야?”“그냥 호스트예요.”“당신은 찾을 수 없을거예요. 제가 그에게 10억을 주고 이미 고향으로 보냈거든요.”...조은혁은 그녀의 목을 졸랐지만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알아서 찾아볼게. 박연희, 내가 그 사람 찾아내면 꼭 진상을 캐낼거야. 그리고 그가 널 만진 곳마다 다 박살내 버릴거야.”한편, 심씨 집안의 심경서는 갑자기 목이 시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늦은 밤.조은혁이 박연희를 데리고 떠났다. 그들은 옷이 다 젖었는데 김 비서가 옷을 가져다 주었다.문이 열렸고 조은혁의 얼굴은 어두었다.김 비서는 한 마디도 못했다.그녀는 큰일이 났다는 것을 예감하고는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김 비서가 문밖에서 30분가량 기다린 뒤, 스위트룸 문이 다시 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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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가끔 그는 술에 만취하면 유흥업소의 룸에서 잠을 잤고 깨어나면 아무것도 없었다.그 밤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박연희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고, 그녀의 차가운 태도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와 잠자리에 들고 싶지도 않았다. 그날 그녀와 함께 할 때 그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조은혁은 독한 술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웃었다.그녀는 정말 그를 화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술에 만취한 그는 술집 테이블에 엎드려 박연희의 이름을 속삭였다.그때, 부드러운 두 손이 가볍게 그를 어루만졌다.“연희야.”조은혁은 꿈결에 뒷목의 솜털이 곤두섰고, 박연희의 이름을 부르며 술에 취한 눈으로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하지만 그 사람은 진시아였다.그는 갑자기 흥미가 식어 다시 독한 술을 한 잔 따라 머리를 들고 한 모금 들이켰다.독한 술이 목구멍을 막았다.술이 목구멍으로 흘러내릴 때의 그 자극적인 고통은 그의 마음속의 고통에 비하면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그는 진시아를 바라보며 자조하듯 입을 열었다. “나 비웃으려고 온거야? 조은혁에게도 이런 날이 왔다고, 이렇게 초라하게 한 여자를 위해 술로 슬픔을 잊는 날이 왔다고?”“아니!”“난 슬프지 않아. 난 괜찮아. 나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내가 그렇게 신경써서 뭘 하겠어? 밖에 예쁜 여자들이 그렇게 많은데. 내가 그 여자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나?”“그녀는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도 내 진심을 짓밟았어.”“정말 죽이고 싶어. 정말 그 여자를 죽이고 싶어!”“그런데 그럴수가 없어.”...그가 또 술을 마시려고 하자 진시아가 그를 가로막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마시지 마요, 은혁 씨. 그 여자는 당신이 이럴 가치조차 없어요. 우리 집 가요, 제가 해장국 끓여 줄게요... 그리고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갈비탕도 있어요.”남자는 실의에 빠졌을 때 가장 약하다.그녀는 조은혁이 유혹에 못 이겨 그녀와 아파트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었다. 이제 그녀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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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김 비서가 이불 속에서 기어 나와 사람을 데리러 경찰서에 갔다.그녀가 경찰서에 도착한 뒤에야 오늘 사고를 낸 사람이 JH그룹의 대표라는 것을 알게 된 경찰서의 사람들은 큰 돈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김 비서는 4억을 주고서야 사람을 빼냈다.맞은 남자는 아직도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돈 깨나 있다고, 잘 생겼다고 네가 잘난 줄 알아? 그래봤자 아내는 도망가지 않았어? 그 여자는 너의 그 포악한 모습을 참을 수 없었던 거야! 너 같은 놈은 그래도 싸다 싸!"조은혁이 또 앞으로 나가 그를 폭행하려 했지만 김 비서는 그를 말릴 수 없다.결국 경찰들이 뒤에서 그를 껴안고 뜯어말렸다.“조 대표님, 진정하세요. 당신은 돈이 많아서 그 작은 돈에 개의치 않잖아요. 하지만당신은 유명인이에요. 싸움으로 인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라도 하면 큰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해요, 진정해.”그는 오랫동안 뜯어말려서야 마침내 그를 진정시켰다.조은혁이 떠났다.그 경찰은 입구에 서서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 곧 양쪽에 두 사람이 와 서더니 불을 빌렸다. 세 사람이 함께 서서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경찰이 가볍게 비웃었다.“아픈 곳을 밟힌거지. 아내한테 푸대접 받으니까 밖에 나와서 남에게 화풀이 하는거지.”다른 두 사람이 따라서 웃었다.그 경찰이 이어서 말했다. “저 사람 가십 들어봤어? 진짜 드라마인 줄 알았다니까. 그래도 이런 사건이 터지니까 저 사람이 돈을 써서 우리한테 입막음이라도 하는거지. 덕분에 우리 반 년 동안은 걱정이 없겠어. 이따가 퇴근하면 다 같이 고기집 가서 술 마시면서 축하 좀 하자. 그건 그렇고, 방금 맞은 친구도 합의금을 받은 것 같은데. 그 사람은 재수가 없었던 거지. 하필이면 바람 피는 걸 조 대표한테 걸릴게 뭐야.”경찰이 말하며 담배를 비벼 껐다.“고기 먹으러 가자!”...차 안에서 김 비서가 밖에 있는 진시아를 보았다.그녀가 조은혁에게 말했다.“진시아 씨와 만난 일을 사모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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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조은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장숙자가 아침을 만들 때, 그는 침실로 들어가 두 아이를 보았다.아침 햇살이 방안을 비추고 두 아이가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다.하민희는 정면으로 누워 자는 것을 좋아하지만 조진범은 무언가를 안고 자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작은 베개를 껴안았지만 지금은 여동생이 생긴 후 동생의 보들보들한 몸을 안는 것을 좋아한다.조은혁은 침대 옆에 앉았다.그가 손을 뻗어 아이의 얼굴에 닿았다. 아이는 부드럽고 깨끗했고 순진무구했다.조진범이 여동생을 꼭 껴안았다.하민희의 작은 입이 우유라도 마시고 싶은 듯 움직였지만 오빠가 그녀를 껴안고 있었기에 그녀는 안심하고 곧 달콤한 꿈나라로 들어섰다.조은혁은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그는 밖으로 나가 담배를 꺼내 손가락 사이에 끼웠지만 불을 붙이지 않았다...장숙자가 그에게 작은 만둣국 한 그릇을 만들어 주었다.만두는 그녀가 직접 만든 것으로 속이 알알이 꽉 차 있었고 국에는 참기름 몇 방울이 들어가 냄새가 좋았다.장숙자는 그에게 빨리 먹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모님이 집에 있으면 이런 좋은 음식을 감히 그에게 먹일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조은혁은 입맛이 없었기에 먹지 않았다.“다음에, 다음에 와서 먹을게요.”그가 떠날 때 장숙자가 그를 배웅하며 그에게 물었다.“저는 바깥 일을 잘 몰라요. 대표님, 사모님 일이 지금 순조롭지 않은거죠? 그렇지 않으면 왜 보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걸까요?”조은혁이 굳었다.잠시 후 그는 마지못해 웃었다.“곧 올거예요.”...장숙자의 추궁에 대처하느라 그는 이미 지쳤다.조은혁은 곧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가 차에서 내릴 때 햇빛이 그를 비추었고 그의 모습이 매우 창백하고 퇴폐적인 것처럼 보였다.그가 위층을 향해 걸어가며 생각했다.지난 일을 잊어야 할지, 박연희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어야 할지 그는 생각했다. 어쨌든 그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와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었다.그러나 자정에 그는 박연희가 그 젊은 남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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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한참 후에야 조은혁은 이를 갈며 물었다.“그러니까... 심지철 어르신의 손자?”경호원이 그렇다고 말했다.잠시 후 그가 머뭇거리며 말했다.“조 대표님, 저희가 조사를 하던 중 마침 심지철 어르신도 이 일을 알게 되셨는데... 어르신께서 심경서를 훈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 대표님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으며 조 대표님께 따져 묻겠다고 말하셨습니다.”“심씨 집안의 차가 지금 별장 밖에 주차돼 있습니다.”“심지철 어르신이 말씀하시길 심경서는 총각이라고... 그래서 조 대표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사모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하십니다.”...조은혁은 검은 눈을 가늘게 떴다.당한 사람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심지철 어르신이 먼저 찾아오다니. 이게 무슨 상황이지?경호원은 우물쭈물했다.“어떡하죠 대표님? 지금 차가 아직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요즘 밀고 계신 중요한 프로젝트가 심지철 어르신 손에 달려 있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프로젝트가 심지철 어르신의 손을 거쳐야 할텐데... 그 어르신이 다 엎으시면 지난 2년 동안 대표님이 그린 그림이 전부 물거품이 되는 셈입니다.”조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많이도 알고 있네.”경호원이 말했다.“김 비서도 지금 밖에 있는데 대표님이 충동적일까 봐 대신 전하라고 했습니다.”조은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손을 흔들며 경호원에게 먼저 나가라고 했다.잠시 후 그는 박연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왔다. 그의 입가에 상처가 있었지만 박연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그를 얼마나 미워하는지를 알 수 있다.그는 샤워를 하고 반듯한 옷으로 갈아입었다.1층에서 김 비서가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들어 그를 불렀다.”대표님.”조은혁이 말했다.“심씨 가문에 잠깐 들르지.”김 비서의 표정이 진지해졌다.그녀는 조은혁의 심복으로 이 일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그녀도 박연희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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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스물두 살쯤 된 모습.하얀 셔츠를 입은 모습이 조용하고 아름다웠다.그는 심지철의 아래쪽에 점잖은 모습으로 앉아 있다.하지만 조은혁은 동영상을 보았기에 심경서가 점잖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몸속의 포악함을 억누르고 심지철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었다.“어르신께서 저를 찾으신다고 들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저도 어르신을 마침 뵙고 묻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심지철은 찻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조은혁을 바라보았다.조은혁이 물러서지 않자 심지철이 웃었다. “은혁아, 왜 이렇게 진지한거냐. 하늘이 무너져도 당연히 내가 너를 지지해 줄 거야.안그래도 내가 지금 이 쓸모없는 짐승 같은 놈에게 그 일을 낱낱이 너에게 들려주라고 할 참이었다. 만약 이 애가 감히 조금이라도 속인다면 네 앞에서 내가 얘 다리를 부러뜨리고 다시는 다른 사람의 아내를 유혹하지 못하게 하겠어.”그는 말은 공평한 듯 했지만 실제로는 심경서를 감싸고 있다.조은혁이 모를리가 없었다.하지만 그는 진실을 알고 싶었기에 조용히 있었다.조은혁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심지철이 호통쳤다.“이 짐승 새끼가, 아직도 무릎을 꿇지 않느냐. 그 일에 대해 한 번 솔직히 털어놓아보거라.”심경서가 무릎을 꿇으려 할때, 입구에서 심경서의 어머니가 들어오셨다.그녀는 아들의 손을 잡고 심지철을 원망했다.“아버님, 경서는 몸이 약한데 이렇게 괴롭히다니요. 애를 벌하고 싶어도 일이 제대로밝혀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정말 경서의 잘못이라면... 제가 절대 이 애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심지철이 그녀를 욕했다.“네가 그렇게 무르니까 애가 이 모양이지.”그가 조은혁에게 사과했다. “은혁아, 웃음거리를 보여서 미안하게 됐구나.”조은혁이 냉소했다.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악역을 맡고, 나머지 하나가 심경서를 감싸고... 그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알아채지 못할리가 없었다.하지만 그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심경서가 입을 열었다.그는 말하는 것도 점잖았다. 심경서는 모든 것이 오해라고 말했고 그와 박연희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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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30분 후, 차는 별장으로 돌아갔다.차에서 내린 조은혁은 빠른 걸음으로 현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그는 박연희가 보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마음은 착잡했다.심씨 가문이 끼어든 이상 앞으로 편히 살 수는 없을 것 같다.그러나 그가 침실 문을 열고 박연희가 침대에서 깊이 잠든 것을 보았을 때 그의 마음속은 이유없이 평화로워졌다.그와 박연희가 함께한 세월이 그렇게 긴데, 심경서 하나가 어찌 그들 사이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단 말인가?심씨 가문이 확실히 세력이 있지만 조은혁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심지철은 이런 태도가 아니었을 것이다...몇 초 동안 조은혁은 많은 생각을 했다.그는 침대 곁으로 가서 박연희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요즘 줄곧 그를 경계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그의 침대에서 푹 자는 경우는 드물었다.조은혁은 그녀를 보면서 넥타이를 벗었다.그는 그녀 옆에 누워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연희가 깨어났고 그녀의 눈에서 떨림을 보자, 그는 순간 화가 치밀고 가슴이 쓰려와 그녀의 얇고 둥근 어깨를 단번에 감싼 채 그녀를 품에 안고 키스를 했다.“으음...”그녀는 싫어서 몸부림을 심하게 쳤고, 가늘고 긴 다리를 그의 품에서 필사적으로 걷어차다가 실수로 그의 명치를 찼다.순간 그녀가 그에게 눌렸다.그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희고 깨끗한 피부나 붉은 눈은 전혀 진범이를 낳아본 엄마 같지 않고, 오히려 20대 초반 같았다.조은혁은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움직이지 마. 연희야, 널 다치게 할까 봐 걱정돼.”“놔줘요.”박연희는 작은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작은 코끝이 살짝 붉어지며 부드러운 베개에 묻혔다. 목소리는 짙은 콧소리를 띠고 있었다. “조은혁 씨, 당신 또 나한테 강요할 거예요?”몇 차례의 좋지 않은 경험이 그녀에게 트라우마를 주었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반항하였으나 남녀의 힘 차이는 뚜렷하여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조은혁이 그녀와 깊이 결합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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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박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은혁은 속으로 화가 났지만 그도 너무 뻣뻣하게 굴고 싶지 않아서 어조를 부드럽게했다.“이리 와서 좀 자. 며칠 동안 잠을 잘 못 잤잖아?”박연희는 물컵을 들고 통창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잠시 후,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집으로 갈래요. 이미 보름 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아서 아주머니가 나를 걱정하실 거예요.”조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기가 네 집이야.”“우리 별거 중이잖아요.”박연희의 목소리는 담담했다.“조은혁 씨, 설마 당신이 행패 몇번 부리고 강요 몇 번 했다고 제가 당신과 함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이제 제겐 자존심도 없는데, 뭐가 무섭겠어요?”조은혁은 그녀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임우빈의 일은 어떻게 계산해도 그의 잘못이 맞았다.그래서 그는 생각 끝에 그녀를 놓아주었다....조은혁이 박연희를 배웅하려고 했지만 박연희가 거절했다.그녀는 운전기사의 차를 탔다.보름 만에 자신이 살던 아파트로 돌아온 그녀는 느낌이 남달랐다.장숙자가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사모님, 캐리어는요?”박연희가 말했다.“갤러리에 있어요.”장숙자는 별 생각 없이 따라 들어와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저는 갤러리에 문제라도 생긴 줄 알았어요. 오늘 아침 일찍 대표님이 갑자기 오셔서 제가 그런거 아니냐고 물으니까 대표님께서 사모님은 곧 돌아오신다고 하셨어요. 근데 정말 이렇게 돌아오셨네요.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은 다 맞는 것 같아요.”박연희가 그녀의 마음을 눈치챘다.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 그와 잘 될 수 없어요. 평생 불가능해요.”그녀는 오랫동안 두 아이를 보지 못했기에 침실로 들어서자 마자 조진범에게 다가갔다.조진범은 다정하게 엄마를 안고 부르며 같이 동생을 보러 가자고 했다.하민희는 곧 6개월이 된다.장숙자가 그녀에게 분홍 옷을 입혀 주었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잘 어울렸고 작은 얼굴도 보기 좋았다. 그녀는 박연희를 알아보고는 작은 손을 흔들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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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하인아는 속셈이 들통나자 오히려 화를 냈다.“거짓말 하지 마요! 우빈이는 분명히 당신 때문에 피해를 입었어요.”박연희는 줄곧 냉정했다.그녀가 담담히 말했다.“남녀의 감정은 억지를 부린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조은혁의 마음속에는 당신이 없어요. 그는 당신을 신경쓰지도 않는데 왜 그에게 집착하는 거죠? 당신은 분명히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어요.”하인아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사실 그녀는 박연희의 말이 모두 옳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그녀의 열정이 결국 조은혁에게 쓰레기처럼 버려졌는데 그렇게 비참하게 퇴장하는 걸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떨며 한참 동안 박연희를 바라보다가 결국 얼굴을 가리고 도망갔다.텅 빈 응접실, 식어버린 커피, 박연희는 홀로 앉아 있었다.그녀는 임우빈에게 미안했다.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보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게 그를 해칠까 봐 두려웠다.하인우로도 그녀가 평생 속죄하기에는 충분하다...따스한 봄꽃 필 무렵.그녀는 하민희를 데리고 하와이로 돌아가 그녀의 부모님의 제사를 지냈다.봄바람이 한들거리며 불어왔다.바람결에 흔들리는 노란 데이지꽃은 마치 전소미가 하인우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인우야, 하민희라는 이름이 난 좋아.”“인우야, 우리 시골로 가자.”“인우야, 아직도 날 탓하는 거야? 그때 내가 너한테 사실을 숨긴 걸 탓하는 거야?”...바람이 불어오자 박연희 얼굴에 맑은 눈물이 스치고 지나갔다....2.14 밸런타인데이에 박연희의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그녀는 자금과 인맥이 있었기에 갤러리는 개업 당일부터 장사가 잘 되어 오전에만 42폭의 그림이 팔렸고 그중 몇 개는 몇 십억 급이다. 시작이 좋았다.박은화는 외지에 있어서 특별히 전화해서 축하해줬다.박연희가 전화를 받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운이 좋았죠. 여사님의 도움에 감사드려요.”박은화는 잘 알고 있었다.비록 박연희와 조은혁 부부의 감정이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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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박연희는 조용히 글을 다 읽었다.그녀는 이 축하 선물이 그가 마음 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쓴 카드도 진심이겠지만, 그녀는 받을 수 없다.그녀는 그림을 창고에 넣고, 그 카드는 쓰레기통에 버렸다.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사장님, 어떤 손님이 가장 비싼 그림 5점을 모두 사고 80억짜리 수표를 줬습니다. 그 손님이 사장님을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박연희가 몸을 일으켰다.“지금 갈게요.”그녀는 비서를 따라 전시 구역에 왔다.VIP 코너.등을 돌린 채 서 있는 최민정은 검은 머리를 뒤에 곱게 묶고 개량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뒷모습만 봐도 기품이 넘쳤다.박연희가 걸어갈 때 최민정이 몸이 돌리고 빙그레 웃으며 박연희를 바라보았다.”박연희 씨죠?”박연희가 순간 굳었다.최민정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제 남편은 심씨예요. 경서가 그쪽 얘기를 하면서 그쪽을 존경한다고 해서 일부러 와봤어요. 과연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재능이 있네요.”박연희가 부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날 밤은 아무 일도 없었다지만 그녀는 심경서를 호스트로 여겼었다. 그런데 지금 심경서의 어머니가 오셔서 그녀의 사업을 지지해주고 그녀와 말을 나누기까지 하시니...박연희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사모님, 그날은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최민정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경서가 뭐 숫처녀도 아니고,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집안 어르신께서 화가 많이 나셔서 굳이 경서에게 설명을 듣고 경서를 박연희 씨에게 주겠다고 헛소리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박연희 씨가 지금 이혼 수속을 밟고 있으니 앞으로 사귈 기회는 많을 거라고 해뒀죠.”“...”“...”박연희와 그녀의 비서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최민정은 목적을 달성하였다.그녀의 점잖은 아들이 그녀에게 와서 개업하는 날에는 시끌벅적해야 한다고, 박연희를 추켜세워 달라고 부탁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대신 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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