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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하인아는 속셈이 들통나자 오히려 화를 냈다.

“거짓말 하지 마요! 우빈이는 분명히 당신 때문에 피해를 입었어요.”

박연희는 줄곧 냉정했다.

그녀가 담담히 말했다.

“남녀의 감정은 억지를 부린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조은혁의 마음속에는 당신이 없어요. 그는 당신을 신경쓰지도 않는데 왜 그에게 집착하는 거죠? 당신은 분명히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어요.”

하인아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사실 그녀는 박연희의 말이 모두 옳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녀의 열정이 결국 조은혁에게 쓰레기처럼 버려졌는데 그렇게 비참하게 퇴장하는 걸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입술을 떨며 한참 동안 박연희를 바라보다가 결국 얼굴을 가리고 도망갔다.

텅 빈 응접실, 식어버린 커피, 박연희는 홀로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임우빈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보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게 그를 해칠까 봐 두려웠다.

하인우로도 그녀가 평생 속죄하기에는 충분하다...

따스한 봄꽃 필 무렵.

그녀는 하민희를 데리고 하와이로 돌아가 그녀의 부모님의 제사를 지냈다.

봄바람이 한들거리며 불어왔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노란 데이지꽃은 마치 전소미가 하인우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인우야, 하민희라는 이름이 난 좋아.”

“인우야, 우리 시골로 가자.”

“인우야, 아직도 날 탓하는 거야? 그때 내가 너한테 사실을 숨긴 걸 탓하는 거야?”

...

바람이 불어오자 박연희 얼굴에 맑은 눈물이 스치고 지나갔다.

...

2.14 밸런타인데이에 박연희의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그녀는 자금과 인맥이 있었기에 갤러리는 개업 당일부터 장사가 잘 되어 오전에만 42폭의 그림이 팔렸고 그중 몇 개는 몇 십억 급이다. 시작이 좋았다.

박은화는 외지에 있어서 특별히 전화해서 축하해줬다.

박연희가 전화를 받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운이 좋았죠. 여사님의 도움에 감사드려요.”

박은화는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박연희와 조은혁 부부의 감정이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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