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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깊은 밤.

박연희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그 날, 어머니가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꿈을 꾸었다.

밤바람에 어머니의 치맛자락이 펄럭펄럭 휘날렸다.

그녀의 어머니가 찢어지게 소리를 질렀다.

“박정혁, 난 잘못한 게 없어. 모든 건 다 네 잘못이야!”

“엄마...”

박연희가 인형을 안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그녀가 한 발짝만 더 가면 엄마가 진짜 뛰어내릴까 봐 무서웠다...

민지희가 마침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막내딸을 마지막으로 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가 널 키워줄 거야. 연희야, 잘 있어.”

그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핏방울이 튀기고, 민지희의 옷이 바람에 날리며 그녀는 아주 멀리 날아갔다.

“엄마!”

박연희가 악몽에서 놀라 깼다.

그녀의 등뒤는 모두 식은땀이었다...

사방은 고요했고 조진범의 달콤한 숨소리만이 그녀의 마음속 고통을 소리 없이 어루만져 주었다.

박연희는 천천히 돌아누웠다.

그러나 심경서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어쩌면 그들은 혈연관계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던 그의 말이.

...

날이 밝아왔다.

병실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나자 박연희가 가서 문을 열었다.

밖에는 조은혁이 서 있었다.

박연희가 잠시 굳었다.

“진범이가 입원한 건 어떻게 알았어요?”

조은혁이 들어왔다. 그의 코트에는 한기가 묻어 있었고, 담배 냄새가 조금 났다.

그가 병상 가장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아침에 집에 갔는데 아주머니가 진범이가 아프다고 하더라고.”

진범이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조은혁은 박연희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있었다.

“방금 오면서 심경서를 만났는데. 그가 왜 병원에 있어? 병원에서 데이트하는거야?”

그는 서슬 퍼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박연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제가 당신처럼 염치없는 사람인줄 알아요? 당신이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호르몬을 뿌리고 다니겠죠.”

조은혁이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한참 뒤, 그는 그녀의 말을 믿은 것 같았다.

때마침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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